완벽한 생일 파티 노란상상 그림책 96
대니얼 그레이 바넷 지음, 김지은 옮김 / 노란상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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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했던 생일파티가 언제인지 말할 수 있나요? 사실 저는 '가장'에 딱히 어떤 날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린 시절 엄마의 김밥에 꽂혀있던 초도, 친구들과 보낸 생일파티도, 내 딸이 고깔모자와 케이크까지 '대신' 차지해준 생일파티도 분명 즐거웠거든요. 빠짐없이, 그 모든 날이. 혹시 내가 너무 많은 생일파티를 해서 그런가 하여 딸에게도 물었더니, 아이도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어린이집 친구들 떼창도, 가족과의 생일파티도, 생일기념 여행도 고를 수 없이 행복했다고. 

 

그런데 여기, 평범한 마을에 평범한 날에 생일을 맞은 아이가 있어요.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엄마의 아이, 지저분한 것을 싫어하는 아빠의 아이 앨버트. 특별하길 바랐던 앨버트의 바람과 달리 이번 생일 역시 평범한 하루로 시작을 했는데, 아주 특별한 할머니 제트의 등장으로 아주 <완벽한 생일파티>를 하게 됩니다. 

 

대니얼 그레이 바넬 작가님의 <완벽한 생일파티>는 아이들의 상상력에 불을 반짝 켜주는 것 같은 기발한 그림책입니다. 최우수 신인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답게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재미가 뛰어났는데, 특별한 것은 이 엄청난 그림에 세 가지 색만 사용된다는 것. 주황색과 파랑, 그리고 회색만 사용된 일러스트가 어찌나 환하고 밝은지, 마치 세상의 모든 색을 사용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세 가지 색의 비중을 조절하여 분위기까지 바꾼다는 것. 회색으로만 표현된 '평범한 하루'에 점점 주황색과 파란색이 더해지며 앨버트의 변해가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앨버트의 표정을 관찰해보는 것도 특별한 재미. 문을 여는 앨버트의 표정과 마지막 러그 위의 앨버트 표정을 관찰해보면, 우리 아이가 어떤 표정으로 하루를 살게 해주어야 할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바위산에 나란히 앉은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아이에게 늘 제트 할머니처럼 즐겁고 행복한, 그리고 언제나 옆에 있어 주는 사람이 되어주어야지,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뽑은 명장면은 제트 할머니와 앨버트가 약초를 모으는 장면이었는데, 그 이유로 앨버트의 표정을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이라고. 

 

일러스트도 오래 기억될 만큼 아름답지만, “그 뒤로 앨버트는 생일이든, 아니면 무슨 날이든 너무 평범하고 지루하다고 느끼는 날은 없었습니다. 단 하루도요.”로 끝나는 내용도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른들은 할 일이 너무 많아 때로 자신의 삶이 평범하고 지루하다고 느낍니다. 그러면서도 늘 '남들처럼' 살기를 꿈꾸죠. 평범함을 잃어버린 후에야 평범한 것이 때론 가장 어려운 일임을 깨닫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자신의 삶이 얼마나 감사할 일이 가득한지, 행복이 가득한지 잃어버리곤 합니다. 어쩌면 제트 할머니는 아이들이 아닌 어른에게 그것을 알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특별한지, 얼마나 아름다운지. 

 

당신은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엄마인가요? 지저분 한 것을 싫어하는 아빠인가요? 아니면 특별한 하루를 꿈꾸는 앨버트인가요? 어쩌면 우리가 누구의 모습이든, 제트 할머니는 우리 안에 있는 '상상력'입니다. 우리가 몇 살이든 그것을 꺼낼 수 있다면 하루하루가 특별할 수 있겠죠.

 

오늘, 우리 아이의 제트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나의 제트 할머니를 돌아보았습니다. 

당신의 오늘이 '완벽한 행복'이길 바라며, 당신의 제트 할머니에게 안부를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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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봄에는 할 일이 참 많습니다 - 101세 화가 모지스 할머니의 말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지음, 류승경 편역 / 수오서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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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지요. 다 우리가 겪어내야 하는 일들입니다. 나의 삶을 돌아보니 하루 일과를 돌아본 것 같은 기분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마쳤고 내가 이룬 것에 만족합니다. 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그래왔고, 또 언제까지나 그럴 겁니다. (p.75) 

 

 

내 삶이 이미 여름이나 가을의 초입에 들어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01세 화가 모지스 할머니의 말을 묶은 <인생의 봄에는 할 일이 참 많습니다>를 읽고 보니, 내 삶이 여전히 봄에 있구나- 나는 여전히 봄을 살고 있구나 싶어진다. 왜 바보같이 나이로 삶을 규정지으려 했을까. 70대 중반에 화가가 되어 101살까지 한 세기의 삶을 사신 할머니는 평생을 봄으로 사셨는데 말이다. 소위 말하는 '객관적 지표'로 볼 때 그녀는 분명 지금의 우리보다 풍진 삶을 사셨을 텐데도, 자신의 인생을 부지런히 가꾸고 사랑하며 '봄'처럼 찬란한 삶을 살다 가셨는데, 우리는 훨씬 좋은 세상에 살면서도 우리 삶을 힘들다는 말로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닐까.

 

모지스 할머니의 다른 책을 읽을 때도 긍정적인 마음이 세상에,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많이 깨닫곤 했는데, 이번 책은 특히나 나에게 많은 생각을 준 것 같다. 할머니의 인터뷰나 대화의 내용을 모은 책이라 분량도 짧고 쉬이 읽히는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서일까. 마치 모지스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듯 마음에 닿는 말들이 많았다.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현인들에게 토닥임을 받으며 듣는 위로의 말 같았달까. 

 

어떤 페이지는 단 두 줄, 어떤 페이지는 또 한 장 가득. 할머니가 누군가와 주고받았던 말들을 읽으며 문득,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은 그냥 하는 말도 명언이 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더 알차게 살아보겠다고, 나의 하루를 더 '나답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책 읽을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도, 한 가지에 길게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도 괜찮다. 이 책은 그냥 식탁이나 소파 등에 던져두고, 아무 페이지나 먼저 만나도 괜찮고, 잠들기 전 두어 장만 읽어도 충분하다. 대화 글을 모은 것이기에 전혀 어렵지 않은 문장이 가벼이 당신을 반겨줄 테니.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이 주는 위로는 절대 짧지 않을 것이다. 101살이라는 긴 세월을 단단히 살아온 이의 묵직해지면 명랑한 위로가 당신의 등을 가만히 쓸어줄 테니. 

 

아무 생명도 없을 것 같은 겨울이 있어야 더욱 찬란한 봄이 온다는 것을 이제야 겨우 안다. 그래서 웅크린 시간들이 오면 가만히 나를 도닥이고, 품어주어야 한다는 것도. 모지스 할머니 덕분에 순간순간의 고통은 웃어넘기고, 작은 행복은 더 소중하게 간직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어본다. 맞다. 분명 힘든 일도 결국에는 지나간다. 또 웃다 보면 그 웃음의 힘으로 또 하루를 살게 된다. 나도 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야지. 모지스 할머니처럼 명랑하고 행복하게 살아야지! 오늘, 모지스 할머니에게서 갓생을 사는 꿀팁을 많이 얻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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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솔솔 핫초코 소원우리숲그림책 11
양선 지음 / 소원나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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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바탕, 마법사의 모자 같은 예쁜 잔. 거기에 달님 별님이 토핑으로 들어있는 핫초코라니! 어른조차 한잔 꿀떡 마시고 싶어지는 마법의 핫초코가 반겨주는 표지를 열면 상상력이 가득한 꿈속 나라를 만나게 되는 <잠이 솔솔 핫초코>를 소개한다. 

 

속표지부터 마법사의 무대를 상상하게 하는 초록 커튼을 열고 들어가면 아기코끼리와 아기곰이 잠잘 준비를 한다. 크레파스로 쓱쓱 그린 것 같은 일러스트는 한 장, 한 장 어찌나 다채로운 색이 가득한지 따라 그리고 싶은 페이지가 가득. 시곗바늘이 우수수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잠이 오지 않을 때 더욱 크게 들리는 시계가 떠올라 작가님의 표현력에 깜짝 놀랐다. 잠이 솔솔 핫초코 레시피를 꺼내는 곰의 손은 또 어찌나 귀여운지. 

 

우리 아이는 '잠이 솔솔 나라'에 가고 싶다고 잠들기 직전까지 일러스트를 뚫어지라 바라보기까지! 하긴, 우유가 흐르는 강, 코끼리 코로 따는 초콜릿 열매, 곰돌이가 이미 맛봐버린 꿀, 터질 것 같이 빨간 볼을 가진 귀여운 주전자까지. 정말 어느 페이지 하나 부족함이 없이 사랑스러운데 어떤 아이가 가고 싶지 않을까! 어른인 나도 예쁜 잔이 열리는 나무가 너무 탐나더라. (방금 딴 신선한(?) 컵에 에스프레소를 마시면 얼마나 맛있을지 잠시 상상해보고 피식 웃었다) 아이가 뽑은 베스트 페이지는 아기코끼리와 아기곰이 핫초코를 완성하는 장면. 동물들이 기뻐하는 표정과 팡팡 터지는 핫초코가 축제같이 행복이 터질 것 같아서 저절로 행복한 밤이 될 것 같다고. 

 

사랑이 넘치는 일러스트도 이 책의 매력이지만, 다양한 의성어의태어를 만날 수 있어 더욱 좋다. 말문이 트이는 즈음의 꼬꼬마들은 운율감 넘치는 독서로 즐거움을, 어린이들은 다양한 어휘를 만나 어휘력을 확장하는 개념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터. '어둠 속에 소리가 녹는다' 혹은 '떨어지는 잠 조각' 등의 표현은 시처럼 아름다워 아이들의 문장력에도 선한 영향을 준다. 

 

종종 아이가 몇 살 때까지 잠자리 독서를 하면 좋겠냐는 물음을 만난다. 부족한 엄마인 내가 정답을 알 길은 없지만, '아이가 원하지 않을 때까지'라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예쁜 책을 읽고 잠든 아이가 푹 잔다면, 아이의 내일은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작가님께 잠이 솔솔 쏟아지는 핫초코를 한잔 얻어먹고 좋은 밤을 만난 나는, 양심도 없이 '용기 톡톡 스파클링' , '행복 팡팡 딸기우유' 등도 나눠달라고 조르고 싶어진다. 작가님, 이왕 주신 거 몇 잔 더 나누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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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 꽃을 세지 project B
미카엘라 치리프 지음, 아만다 미항고스 그림, 문주선 옮김 / 반달(킨더랜드)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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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는 밤, 집마다 잠드는 방법은 다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대부분은 양을 센다고 말할 것 같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영화나 만화 등에서 잠이 오지 않는 주인공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양을 우리는 꾸준히 봐왔으니까. 우리 집은 아이의 눈썹을 살살 쓸어주곤 하는데 양을 세며 자지 않는 우리 아이조차도 왜 잠이 안 오면 양을 세나 궁금해하더라. 그런데 그 호기심보다 한층 더 귀여운 <양은 꽃을 세지>를 만났다. 그래, 우리는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그렇게도 양을 찾아놓고, 왜 양이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귀여운 호기심을 자랑이라도 하듯, 아기자기 귀여운 일러스트가 우리를 반긴다. 첫 페이지를 펼쳐 만나게 된 다양한 양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번진다. 우리 아이 역시 알록달록한 양들과 푸른 빛이 가득한 일러스트를 오래도록 감상했다. 이 책은 특히나 일러스트가 매력적인 책이라 생각하는데, 매우 다양한 표현법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페이지에서는 물감의 번짐을, 어떤 페이지는 사인펜의 선을, 또 콜라주 기법을 만나기도 한다. 그 외에도 판화형식이나 오일 파스텔 제형까지 만나볼 수 있다. 아이와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내내 어떻게 표현한 작품인지, 어떤 색인지,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가 어른인 나보다 훨씬 섬세하게 작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아이는 특히 몸은 색칠하지 않고 팔다리만 색칠해둔 모습들에 관심을 가졌는데, 그 모습이 '세상이 다 양의 옷'이라서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작가님의 의도를 미처 다 알지는 못하지만, 아이가 맑은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잠시 엿본 기분이었다. 

 

짧지만 강렬한 문장들도 이 책의 매력을 높인다. 많아야 서너 줄, 이 책에는 그리 많은 내용이 있지는 않다. 그런데 그 문장들이 얼마나 강렬한지 마치 노래나 시처럼 느껴졌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문장은 양이 잠들기 전에 먼데 사는 다른 양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부분이었는데, 세상의 공존을 표현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 페이지는 일러스트도 몽환적이라 아이들이 꿈의 세계를 여행하듯 신비로운 기분이 들었다. 

 

종종 어떤 그림책은 그림책으로 보기 아까운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는 이 책이 그랬다. 글도 그림도 너무 좋아서 만약 이 작품을 커다란 캔버스로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러 번 생각했다. 

 

이 책을 처음 만날 때는 부디 밝은 곳에서 일러스트 하나하나를 찬찬히 관찰하듯 읽으시면 좋겠고, 두 번째에는 잠자리 독서로 읽으셨으면 좋겠다. 이 책은 조명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고, 글도 읽는 순간순간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한번 보고 말 게 아니라, 여러 번 다시 읽고 나이를 먹어가며 또다시 만나면 좋겠다.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완전히 새로운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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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와 고프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2024 북스타트 선정도서, 2024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미소 그림책 1
양은아 지음 / 이루리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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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반짝반짝 돼지만 보이는 늑대, 고프. 오늘 우리가 만나볼 주인공 늑대다. 우리 아이는 이 책 표지를 보더니 “배가 고파 고프인가? 그럼 블러는 배가 부른가?”하며 미소 가득한 얼굴로 책을 펼친다. 누구 배가 부른지 궁금해하던 아이는 곧바로 “혼자 블루베리를 먹는 돼지가 블러구나!”한다. 우리 집은 언제나 일러스트를 먼저 감상하고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해보곤 하는데, 우리 아이가 상상한 블러와 고프와 실제 내용이 같고도 달라서 이야깃거리가 아주 많았던 <블러와 고프>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 아이가 상상한 스토리! 

파란 새와 고프가 이벤트를 해주기 위해 블러의 모자를 가지고 갔고 맛있는 과일과 죽을 대접하고, 자신의 본능을 이긴 채 블러와 친한 친구로 지내서 블러가 감동하고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 

 

이 이야기도 꽤 그럴듯한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고프는 블러를 잡아먹기 위해 모자를 뺏은 것! 하지만 우리 아이가 상상한 것과 비슷하게 고프는 블러와 시간을 보내는 중 블러를 좋아하게 되고, 이 둘은 서로를 좋아하고 배려하게 된다. 찡한 이야기에, 파랑이는 그렇지 않다는 마지막 말로 웃음 한번 크게 주는 것까지 잊지 않는 센스 넘치는 스토리! 

 

<블러와 고프>는 일러스트로 감상할 때와 텍스트를 함께 볼 때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어 좋았는데, 아이와 나눌 이야기도 풍성했다. 늑대와 돼지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인가로 찬반 토론을 나누기도 했고, 파랑이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상상해보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블러네 집에 노란 새가 한 마리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또 일러스트를 꼼꼼히 관찰하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었는데 블루베리를 잔뜩 묻힌 블러의 입, 어둠 속을 걸을 때와 고프의 집 앞에 당도했을 때의 표정, 고프가 블러를 안마해줄 때 비치는 고프의 마음, 수영하는 둘을 바라보는 바다친구들의 표정 등 어느 페이지 하나 심심한 페이지가 없었다. 아이가 베스트로 뽑은 장면은 둘이 노을을 바라보는 장면. 사실은 이미 이때 서로의 마음에서는 친구가 된 거 같다고 말하는 아이의 모습에 괜히 마음이 찡해졌다. 내가 베스트로 뽑은 장면은 블러가 블루베리를 권하는 고프를 보고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 그림으로도 저런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기 때문. 블러의 마음이 어떨지에 대해 상상을 해보았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블루베리도 입에 넣을 수 없을 만큼의 슬픔”이라고 말하더라. 아이들의 마음에도 저마다의 감정이 자라고, 성장하고 있음이 대견하고 기특했다. 

 

어떻게 보면 짜릿한 사랑 이야기, 어떻게 보면 감동적인 이야기인 <블러와 고프>. 우리 집에서처럼 블러의 마음, 고프의 마음, 파랑이의 마음을 상상해보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이야기해보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볼 기회가 될 것이다. (다른 아이들의 감상도 너무 궁금해지는 책이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느끼는 '반짝이는' 책, <블러와 고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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