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아트메신저 이소영이 전하는 명화의 세계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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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감정에 주는 영향이라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햇빛이 자잘하게 나를 감싸는 날은 이유 없이 마음이 들뜨고, 온종일 비 오는 날은 이유 없이 울적해진다. 맑은 날에 울적해지면 날씨에게 미안해지기 마련인데, 비 오는 날은 울적해져도 날씨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다. 또,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는 마음을 뻥 뚫리게 해서 시원하지만, 온종일 내리는 비는 마음을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언제부터 날씨와 시간의 변화에 연연하는 사람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세상 모든 날씨가 마음에 와닿는 걸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날씨에 민감해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비 오는 날, p.77)

 

 

읽고 나면 책꽂이에 정리하는 책이 있고, 다 읽고 나서도 넣지 못하고 늘 식탁에 두고 틈틈이 펼쳐보는 책이 있다. 아마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은 완전히 후자에 속하는 책이다. 분명 다 읽었는데도 식탁 위의 책꽂이에 두고 오가며 펼쳐보게 되는 책.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의 저자 아트메신저 이소영 작가님은 『그림은 위로다』, 『미술에게 말을 걸다』,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등 다양한 미술서를 출간하셨고, 나 역시 몇 권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책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을 고를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일상과 그림을 나란히 투영해 보는 기분이랄까. 많은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예술적인 지식이 부족하기만 한 나지만, 그래도 예술을 가까이하고 싶고, 좋아하는 나에게 '그림'을 조금 더 가까운 대상으로 느끼게 하는 촉매제 같은 역할을 해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미술을 감상하고 싶지만 어렵다고 느껴왔다면, 속는 셈 치고 이 책을 펼쳐보시길. 분명 당신도 '일출'과 '일몰'이라는 특별하고도 평범한 순간(생각해봐라. 분명 해가 지고 뜨는 것은 매일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인데, 우리는 그것들을 '느낄 때마다' 멋진 풍경이라고 말하지 않는가!)을 만나듯, 그림이 특별하고도 일상이 되는 순간을 느끼게 될 테니 말이다. 

 

마치 도시락처럼 그림 하나와 이야기 하나를 담아놓은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읽는 것도 좋고, 그날그날 마음에 닿는 그림을 먼저 보아도 좋다. 나같은 경우는 전체를 읽고 난 후 식탁 위에 두고 오가며 넘겨보고 있는데, 때로는 가만히 그림만 바라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내용을 같이 만나기도 한다. 때로는 나는 어떨 때 오늘의 소중함을 떠올려보는지, 어떨 때 이해와 용서의 마음을 가지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아무튼,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커피 한잔을 마시다보면 나의 하루가 조금 더 풍요롭고, 내 생각이 조금 더 향을 가진다. 문득 작가님이 말하는 '그림을 통해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견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최근 내가 가장 자주 바라본 그림은 암브로시우스 보스샤르트의 <꽃다발>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 아래에 “죽음은 피할 수 없고 한 번뿐인 삶이니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살아라”라고 적혀있는데, 우리 삶을 피고 지는 꽃에 비유한 것이라 더욱 마음에 닿는다. 이것이 부질없다는 것이 아닌, 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삶은 한 번이니, 최선을 다해 피고, 행복하라고 풀이하는 것을 읽으며 그야말로 완벽한 비유가 아닐까 싶어지는 것. 

 

내일은 또 어떤 그림에 마음이 닿을지 모른다. 그게 이 책의 매력이니. 다만 어느 페이지에 내 눈이 닿든, 그 그림마다 담긴 이야기가 나를 환영할 것이고- 나는 또 나의 하루를 잘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인생그림으로 하나의 작품을 고르지 못하면 어떤가. 오래도록 좋아한 사임당의 그림 말고도, 다른 그림들도 너무 좋으면 어떠한가. 매일 다른 그림을 야금야금 맛보며 사는 삶도 충분히 행복한 데 말이다. 작가님 덕분에 나도 나의 하루를 그림으로 시작하고 있어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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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관절염도 완치할 수 있는 기적의 3·3요법
오창훈.박영석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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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이 닳아서 아프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만 염증 치료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염증 치료를 통해 몸이 본래 가지고 있던 치유력을 회복할 기회가 생깁니다. (p.44)

 

소염진통제를 복용했기 때문에 관절에 통증이 없어졌습니다. 관절에 휴식을 줘야 하는데, 통증이 없으니까 이전처럼 다시 달리기합니다. 이 사람의 관절은 보나 마나 더 큰 손상이 쌓이게 될 것입니다. 관절의 만성 염증이 더 많이 누적되는 것입니다. (p.69)

 

 

디스크 통증으로 찾았던 병원 A는 첫날부터 나에게 주사를 줬다. 그 주사를 맞고 나니 거짓말처럼 하나도 아프지 않았고 이후 몇 번이나 그 주사를 더 맞았다. 어느 진료일에 일이 바빠 병원을 가지 못했는데, 병원에 다니기 전보다 극심한 통증을 느꼈고, 그때 나는 이 병원이 나에게 독한 진통제를 주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B 병원에서는 주사를 안 줄 뿐더러 약도 자주 주지 않았다. 대신 나에게 숙제를 내주곤 하셨는데,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거의 일상을 되찾았다. 

 

쌤앤파커스의 『어떤 관절염도 완치할 수 있는 기적의 33 요법』책이 궁금했던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솔직히 내가 제일 싫어하는 도서 분야가 건강서인데, 나는 이미 진통제의 검은 면을 보지 않았나. 그래서 수술도, 소염진통제도, 스테로이드도 필요 없이 딱 3개월만 실천하라는 말이 눈에 띄었다. '기적'이라고 적혀있지만, 책을 읽자마자 관절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고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 물론 나도 아직 이 책을 만난 지 3개월이 되지 않았기에 효험(?)을 보지는 못했지만, 근본적인 것을 개선하고 몸의 원래 역할을 키운다는 취지를 신뢰하기에 따라 해보는 중이다. 

 

이 책은 관절염이 왜 낫지 않는지를 시작으로 만성 염쯤 자가진단, 관절 부위 자가진단으로 시작된다. 만약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책 전체를 읽어 이해를 얻은 뒤에,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읽으시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면 우선은 내가 아픈 부분을 찾아 읽어보시며 운동부터 시작한 뒤 다른 내용을 만나보셔라. 염증을 악화시키는 약이나 약재, 습관 등에서도 읽어보면 분명 내가 간과하고 있던 것을 만나게 되기 때문. 5장부터는 실전 방법이 제시되는데, 타타타 요법을 포함한 대부분이 '누구라도'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의 운동법이다. 그러니 그저 체조한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것. (나 역시 3개월간 '그저 체조한다'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따라 하는 중인데, 혹시 관절이 좋아지지 않더라도 몸의 균형을 잡는 체조만 로라도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자주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모든 동작, 모든 내용에 QR코드를 제시한다는 점. (요즘 휴대폰은 카메라 앱에서 QR코드를 비추기만 해도 링크를 연결할 수 있기에 휴대폰을 잘 다루지 못하는 어른들도 쉽게 확장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책에 삽입된 그림 자체가 명확하여 영상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설명되는 체조들이 많지만, 그래도 한 번씩 확인해보면 더욱 정확한 운동이 가능해진다. (오 원장님 목소리 완전히 편안하게 듣기 좋은 톤인 거 안 비밀)

 

이 책을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어른들 많이 오는 병원의 의사 선생님 특유의 자상함이 뚝뚝 떨어지는, 친절하고 쉬운 관절염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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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개념 씹어먹고 공부해봤니? - 25년간 0.1% 수학 영재를 배출한 초등 수학 공부법
조안호 지음 / 시공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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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하다가 생기는 지식에는 알고는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지식, 알고 있고 설명도 할 수 있는 지식, 두 종류가 있다. 우리가 이 두가지를 모두 지식이라고 알고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다. 공부한 것을 점검하는 시험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공부는 했지만 말이든 글이든 아웃풋이 되지 않는다면 했다고 할 수 없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공부의 대상을 완전하게 이해해서 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p.51)

 

 

이번에 만나본 책은 『수학, 개념씹어먹고 공부해봤니』라는 책으로, 조안호 수학연구소의 조안호 소장님이 직접 쓰신 책이다. 수학관련 저서만도 10권이 넘는 찐수학 전문가로 '수학계의 뚫어뻥'으로 불리시는 분이니, 책에 대한 신뢰도는 말해 뭐해! 

 

『수학, 개념씹어먹고 공부해봤니』는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직관적이고 강력하다. 처음부터 왜 아이들이 수포자가 되는지, 엄마들은 왜 또 문제풀이에 집착하는지, 학원가는 유형문제만 풀게하는지 딱딱 풀어 이야기를 하신다. 찔리는 엄마들은 초반부터 다소 혼나는(?)기분이 되긴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책의 내용에 집중이 되는 특효약이 되었다. 수학개념을 씹어먹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실 때에는 나도 모르게 눈이 반짝반짝해졌고, 개념 테스트 부분을 확인해보며 우리 아이가 지금까지는 잘 가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1장부터는 각 학년별 수학에 대해 찬찬히 설명한다. 우리아이가 속한 1학년은 수세기, 자릿수, 아암산, 비교 등에 대해 깊이 다루고 있었는데, 1학년은 연산에만 집착하기보다는 자릿수에 대해 개념을 잡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또 두자릿수와 한 자릿수의 암산은 1년 2년이 소요되더라도 제대로 잡고 가야한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각 영역에 대해 아이와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를 제시한 점도 특이했고, 아이들의 혼동을 막을 수 있는 예시는 따로 표시해둘만큼 집중해서 보게 되더라. 뒤편에 수록된 칼럼들도 꽤 인상적이어서 아이를 10살까지는 엄마표로 교육하고자 하는 나에게 다양한 생각을 안겨준 듯 하다. 

 

2학년은 구구단과 합과 차, 확률 등에 대해, 2학년은 나눗셈과 문장제 등 수학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있고 4학년부터는 수감각과 수 범위, 입체도형이나 비율, 성질 등에서도 개념을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러가지 수학책을 읽고 있긴 하지만, 모든 것을 다 소화시킬수도 없는 것도 알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각 책에서 우리집에 맞는 방법, 우리집에 꼭 필요한 것을 담아가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책을 통해서도 필요한 것들을 쏙쏙 빼먹으려 노력했다. 이 책에서 가장 유의깊게 읽은 점은 개념을 잡아 수학을 읽는 방법이기에, 흐름을 잃지 않도록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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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 - 우연한 사건이 운명을 바꾼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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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울지 않은 자만이 한번 울음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다. 참고 인내한 사람이 한번 화를 내거나 언제나 남의 의견을 수용하고 포용하는 사람이 자기주장을 강하게 내세울 때 그 위력이 남다르다. 거짓말을 일삼은 양치기 소년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사람은 없다. (p.37)

 

집착하던 것을 포기하면 오히려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하나의 점에 집중하는 사람은 시야가 좁아진다. 주변을 보지 못하고 눈치채지 못한다. 세상이 넓다는 것도 모른다. 그 결과 스스로 작아지게 된다. 당장 눈을 들자. 더 환한 세계를 볼수록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p.158) 

 

 

지난번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를 읽고, 2권이 나오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1권을 읽은 나는 삼국지의 인물들이 익숙한 만큼 사람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는 심리학책이고, 삼국지 등장인물들의 일화를 재미있게 읽으며 편안하게 심리학 풀이를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책이라고 느꼈기에 2권도 기다려졌던 것.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1권이 세상이 원하는 인재, 준비된 사람,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사람, 이기는 승부를 겨룰 수 있는 법 등에 관해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2권에서는 맞수두는 법, 지혜로워지는 법, 뜻 대로 행하는 법, 자신과의 싸움 등을 다루기에, 내면의 힘을 기르고 싶은 사람에게는 2권이 더 유익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2권을 읽으며 더 많은 도움을 얻었다는 생각이 든다.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권은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는데, 특히 신념과 신중함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말은 '큰 뜻을 품었다면 물웅덩이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말아라'는 부분이었다. 나는 이것을 지나치게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로 받아들였다. 사소한 것에 마음을 쓰다보면 결국 큰 것을 보지 못하고, 발목잡히게 되는 것처럼 목표한 바가 있다면 사소한 것은 넘어갈줄도 알고,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참고 인내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 말은 지금의 나에게 큰 약이 되었다. 비록 남들보다 늦게, 느리게 가지만 언제인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조금 더 멀리보는 눈을 가지겠다고 마음먹었다.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1권에서도 말했듯, 제갈량의 신중하고 현명한 모습들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매우 쉽게 끌어내어 편안하게 읽으며 부담없이 심리학을 배울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역시 제갈량처럼 내면을 단단히하여 나아가야 할 방향을 향해 걷는 사람이 되리라 생각했다. 사람은 누구나 영웅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말처럼, 역사적 영웅을 통해 나의 감정을, 현실을 조금 더 지혜롭게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의 내일은 조금 더 나은 모습이 될 수 있을 터.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는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의 첫권으로 조조 편도 최근 출간되어 있으며, 관우, 유비, 손권, 사마의 편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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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유채꽃 둘레책방 4
정도상 지음, 휘리 그림 / 노란상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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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구멍이라도 나타나면 그곳에다 불을 피워 연기를 넣었다. 연기가 제대로 빨려 들어가면 동굴이 있는 것이고 아니면 그저 단순한 구멍에 불과했다. (p.118)

 

옴팡밭에 도착한 봉달이는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막았다. 옴팡밭에는 기관총에 맞아 죽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유채꽃 위로 아무렇게나 쓰러진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처참했다. (p.175)

 

 

아이가 이 책을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이 사건 자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부터 걱정이 되었던 것.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 오롯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아이에게 제주4·3사건에 대해 설명을 먼저 해주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많이 고민하다가 “총이랑 칼을 든 사람들이 무기가 없는 시민을 때리고, 죽인 슬픈 사건”이라고 설명해주었더니 “너무 공평하지 않은 싸움이다”라고 말해 나를 놀라게 했다. 맞다. 너무 공평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아이가 이해하지 못해도 꾸준히 노출하는 게 맞는다고. 그래야 공평하지 않은 일이, 부당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그러나 나의 우려와 달리 아이는 이 책을 온전히 받아들인 것 같다. 작가님께서 책의 서두에 제주 4.3사건에 대해 워낙 잘 설명해주시기도 했고, 문제 자체가 다정하기도 했기에 아이가 사건에 대한 지식이 없이도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혹시 나처럼 주제가 너무 무거운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부모님이 계신다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잘 써주신 책이니 걱정 말고 주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잔잔하게 흐르는 동화 속에, 잘 스며든 역사가 아이들에게도 교훈을 전달하는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미군 지프에서 초콜릿을 얻어먹다가 당산나무의 가지가 부러진 것을 발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왔샤부대'의 내용을 읽으면서는 어른들의 모습을 모방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슬픈 현실이라 암담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제주4·3사건이 한층 더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사실 제주4·3사건과 관련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아이들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니 그 어떤 책보다 묵직하게 다가왔다. 일반 동화책처럼 접근하기 쉬운 내용인데도, 꽤 깊은 내용을 담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무겁지 않은 전개로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제주4·3사건에 대해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를 그저 '아름다운 여행지'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기에,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역사를, 우리나라가 지나온 시간들을 보고, 나아갈 방향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해준 책이라고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쟁이나 이념싸움 등이 아이들 눈에는 얼마나 생경하고 버거울까를 여러 번 생각했다. 그야말로 어른들의 싸움에 아이들을 방패 삼는 것은 아닌지, 무기 삼는 것은 아닌지 하고. 어쩌면 그래서 아이도 어른도 이렇게 좋은 책들을 계속 읽으며, 생각을 키우고 견문을 넓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유채꽃 피는 계절, 다시는 그 누구의 마음에도 현실에도 '붉은 유채꽃'이 피는 일은 없기를 간절히 바라보며, 꼭 필요한 읽기였다는 생각을 해본다. 더 많은 곳에서 이 책이 읽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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