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해서 더 빛나는 너에게
성유나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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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사서하는, 과거에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갈 거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디폴드였다. 머릿 속에서 걱정과 불안이 끊이지 않았고, 스트레스를 달고 살았더랬다. (p.98) 

 

과한 관심과 간섭은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걸 받아들이기가 왜 그리 어려웠는지. (p.56)

 

불안을 조장하는 사회속에서 중심을 잃지않고 나만의 속도로 가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p.178) 

 

 

 

모모북스에서 출간된 『예민해서 더 빛나는 너에게』는 예민한 성향을 가진 분의 에세이로, 좋은 말로는 섬세하고, 나쁘게는 예민하다고 표현되는 다양한 감정을 깊이 다루고 있다. 사실 누구나 소심하거나 예민한 부분을 가지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유달리 “예민함”에 대해 너그럽지 못하지 않나 생각하며 이 책을 시작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예민해서 더 빛나는 너에게』를 과연 예민하다고 표현해도 될지 고민했다. 오히려 감정이 섬세하기에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 경험에 대해 올바르게 체득할 수 있지 않나, 하고 말이다. 

 

『예민해서 더 빛나는 너에게』에서 작가의 어머니는 일관스럽게 퉁명하게 표현된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오히려 작가의 어머니도 이해가 갔고, 예민하고 생각이 많은 아이의 마음도 이해가 되더라. 하지만 오히려 무던한 부모의 밑에서 자랐기에, 예민한 기질 중에서도 강해질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했고. 사실 나도 “호적같이 쓰는 사람”이 무척이나 무던하고 무뚝뚝한 사람이라 오히려 내가 기질적으로 예민해지기 쉬운데, 이 또한 상대성이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고, 작가가 상처받은 몇몇 포인트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상처가 아닌가, 생각해보기도 했다. 결국 스스로 그 상처를 이겨낼만큼 단단해졌음이 그래서 더 공감이 들기도 했고. 

 

사실 『예민해서 더 빛나는 너에게』를 읽는 내내 나의 예민한 포인트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직업병탓인지 나는 혹여 타인에게 피해를 줄까봐 과하게 예민하게 구는 사람이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예민함이 우리 가족들을 더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민하고 그렇지 않고를 떠나 나의 기준을 유지하는 것. 나의 기준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결국은 타고난 예민함이든 아니든, 자신만의 규칙이나 습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예민해서 더 빛나는 너에게』의 주인공은, 예민하다기보다 섬세하다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 작가처럼 예민한 이라도- 이 책에서처럼 나의 상처를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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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유성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운명이었다
미나토 쇼 지음, 황누리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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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는 말도 잖니. 그런 일이 있긴 해. 긍정적인 환자들은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을 종종 일으키거든. 많지 않지만 나도 경험한 적 있고 말이야. (p.263) 

 

솔직히 말하면 제목이 전혀 마음에 닿지 않았다. 『네가 유성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운명이었다』라니. 길긴 왜 이렇게 길고, 유성처럼 스러진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나는 극 f의 사람이지만 도무지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소설의 배경 또한 몰입되지 않더라. 신종 희귀병에 걸린 것으로 설정된 우리의 주인공. 그런 게 그 병이란 것이 밥을 먹을 때마다 남은 목숨이 줄어들고, 수치가 0이 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니. 치료법도 없고, 처음 발견되었을 때부터 한 100끼 정도를 먹으면 죽음에 이르게 되어 “여명백식”이란 이름을 지녔단다. 한두 달에 남짓한 이 시간을 “잘” 먹기 위해, “행복하게” 먹기 위해 마지막 100끼를 같이 먹을 사람을 구한다니. 뭐 이런 설정이 다 있어? (죄송하다. 원래 일본식 소설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종종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사실 이렇게 공감 0%의 마음으로 시작한 『네가 유성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운명이었다』였기에 내가 이 소설을 잘 읽어낼 수 있을까 걱정부터 들었다. 하지만! 이 이상한 관계의 주인공들이 무엇인가를 먹는 것을, 어찌나 맛있게 표현해내던지, 나도 모르게 책에 풍덩 빠져들게 되더라. 또한, 죽음을 향해 담담히 가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어제를 돌아보거나 내일을 욕심내다가 오늘을 망쳐버리는 태도보다는, 그저 오늘만을 성실히 살아내는 건강한 모습이라고 느껴지기도 해서 뭔지 모를 포인트에 자꾸 마음이 갔다. 

 

죽다 살아난 경험에서 삶을 회피하는 사람과 죽어야 할 순간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사람. 이 둘은 서로에게서도 묘한 감정들을 느끼고, 이로 인해 독자 역시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가진다. 사실 『네가 유성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운명이었다』 그 자체보다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나의 삶을, 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때 더 짙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네가 유성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운명이었다』가 더 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마지막 날을 예상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한계치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일까. 우리는 우리의 하루를 더 소중히 사용하지 못한다.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내년에 죽는다면- 우리는 이 하루가 얼마나 귀하고 아까울까. 『네가 유성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운명이었다』를 읽는 내내 나의 하루가, 나의 한 끼가 얼마나 귀한지를 생각해봤다. 

 

『네가 유성처럼 스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운명이었다』는 일본소설을 좋아하는 이라면 얼마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나처럼 일본소설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읽고 난 후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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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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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약이 되는 모양이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의미에 가까울 것이다. 다만 시간이 흘러야 하는 만큼 즉효약은 아니다. 천천히 차근차근, 시간을 들여야 효과가 있는 약일 거이다. (P.89) 

 

언령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말은 소중히 다뤄야죠. 

언령은 말에 깃들어 있는 혼을 말한다. 일단 입에서 나온 말에는 혼이 깃든다. 그것이 좋은 말이면 좀더 좋은 에너지를 만든다. 목표는 소리내어 말로 하는 것이 좋다라고 하는 건 그런 뜻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칼날이 되기도 한다. 타인에게 들은 말은 돌이킬 수 없다. (P.174) 

 

 

지난번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를 소개했더니 많은 분들이 공감과 문의를 주셨다. 그걸 보면서 우리 사회에 위로가 참 많이 필요하구나 싶어서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는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의 후속작인 소설로 전작만큼의 위로와 따뜻한 마음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이번 책,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에서도 마음에 위안을 주는 음식들과 아기자기 예쁜 이야기들을 함께 소개한다. 상처를 받지 않도록 도와주는 오이 포타주,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버섯 아히요, 자신감을 주는 앙버터 토스트 등 그 사람만을 위한 요리, 그 사람만을 위한 위로를 독자들에게 살짝 나누어준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 음식을 먹지는 않았지만, 그 요리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다양한 위로와 따뜻함을 나누어 가지게 된다. 

 

이번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에서 가장 마음에 닿은 사람은 가호였다. 빠르게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 심취해있던 그는 끝내 스스로를 “풀칠 하나 야무지게 못하는 사람”이라고 끌어내린다. 그저 조금 빠르게 하고 싶었기에 꼼꼼히 칠하지 못했을 뿐인데, 어느새 스스로를 까내린다. 미워한다. 그러나 끝내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내가 요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본, 내면의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 내 스스로가 만족하는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 

 

누군가 나에게 붙여준 별명, “대나무숲”. 아무래도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고 ENFJ특유의 특성으로 타고난 오지라퍼라 그런지 많은 이들이 나에게 와서 속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쩌면 이 책,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가 그런 대나무숲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나는 과연 도도 사장님처럼, 마음에 진짜 위로를 주는 사람이었을까 싶은 마음에 한층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그러면서도 내 마음이 아프면서까지 대나무숲을 자처하지는 말아야지, 하고 실천하기 어려운 다짐을 해보기도 했고. 

 

성격에 따라 자신의 속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그래도 단 한명이라도-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같은 이들이 모두에게 있기를 바라며,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도도의 특별한 메뉴를 소개해주고 싶어진다. 

 

당신 마음의 비를 그치게 하는 곳, 카페 도도. 오늘 밤 살짝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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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수업 - 평생의 무기가 되는 5가지 불변의 지식
사이토 다카시 지음, 신찬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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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

 

 

우리도 ‘그렇구나, 아무것도 몰랐구나’하고 놀랄 때가 있죠. ‘그러면 진실은 무엇일까?’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이 지혜를 사랑하는 순간, 즉 철학의 시작입니다. (p.129)

 

대량의 정보에 노출되어 엄청난 속도로 변하는 오늘날에는 자기 자신을 잃기가 쉽습니다. 그럴 때 다시 출발 전, 근본으로 되돌아가면 생각도 정리되고 마음도 차분해집니다. (p.126) 

 

 

 

『지적인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 사실 이런 제목을 만나면 다소 불안한 마음이 든다. 내가 이것도 모르면 “최소한”의 교양도 없는 걸까, 하는 조바심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현실에서 “교양이 없다”라는 말을 듣기는 꽤 어려운 편이라 생각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옷을 벗고 뛰어다닌다거나, 예술관람 중 엄청 시끄러운 벨 소리를 울린다거나 하는 등의 엄청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는 한 듣기 어려운 말 아닌가) 교양에 대한 영역을 어디까지로 지정하느냐에 따라 “인격적으로 성장하지 않은 모습”까지도 생각할 수 있어 꽤 범위가 넓은 단어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아무튼, 타인에게 손가락질을 받지 않으려면 정기적으로 『지적인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 같은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자체가 내가 교양이 없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해보기도 한다. 

 

아무튼, 그런 마음에서 읽은 『지적인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은 한편으로는 꽤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만약 깊이 있는 교양을 제대로 파보길 바란다면 이 책으로는 목마름을 다 채울 수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방대한 지식을 너르게 설명하고 있기에, 이런 내용이 있구나 하고, 여기에서 더 깊이 알고 있은 내용을 살을 붙여 읽는 방향으로 사용한다면 『지적인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아둔한 내 생각으로는 ‘교양개론’처럼 이 책을 활용하면 좋겠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지적인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이 꽤 만족스러웠는데, 역사나 예술, 종교, 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기에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양한 문장과 책, 사료 등을 적절히 제시하고 있어 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읽어보지 못한 책들도 꽤 많이 제시하고 있어 다음에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계획을 세울 수 있어 좋았다. 사실 나는 많은 책을 다양하게 읽기는 하지만 역사 말고는 그렇게 한 영역을 제대로 파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 『지적인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을 읽은 계기로 철학을 더욱 깊이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한편으로 『지적인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을 읽으며 살짝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 특히 돈과 자본에 관해 이야기한 부분은 좀 어렵게 느껴졌다. 현대에서 행복이나 자유에서 돈을 떼일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살짝 씁쓸한 맛도 났고. 그럼에도 각각 다른 지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연결고리가 생기며, 내가 몰랐던 것들이 이렇게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놀라움도 들었다. 

 

계획보다 오래 붙잡고 있던 책이지만, 『지적인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을 통해 더욱 다양한 독서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기도 하며, 지적인 어른에게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는 여전히 지적이지도 않고, 진정한 의미의 ‘어른’도 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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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방꽃상 - 박미영의 교방음식 이야기
박미영 지음 / 한국음식문화재단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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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아침은 꿈길이다. 섬진강이, 화개천이 자욱한 물안개를 피워낸다. 몽환적인 풍경 너머로 젖은 초록이 강을 건너 시야를 채우는 녹차밭. 하동은 다습하고 일교차가 커 찻잎 생산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췄다. 

 

속옷 젖는 줄도 모르게 내리는 봄비가, 고조곤히 곡식에게 다가가 겨울잠을 깨우는 곡우. 우전은 곡우 전까지 채취한 차이고, 입하 전에 채취한 것은 세작이다. 

(P.252, 호수에 달 띄워 차를 달이다 중에서)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지금, 한국의 매력이 전 세계인의 마음에 꽂히고 있다.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활을 척척 쏘는 주몽의 후예들! 그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문화가, 우리의 음식이, 우리의 예술이 전세계를 향해 쭉쭉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 연장선에서 만나게 된 한국음식문화재단의 『교방꽃상』. 이 책은 교방음식, 전라도 음식을 다루고 있지만 한식세계화, 한식문화선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너무나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잔뜩 만나볼 수 있으니 한국적인 미, 음식일러스트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 만나볼 것! 

 

사실 나는 『교방꽃상』의 내용을 전혀 모른채, 표지가 너무 예뻐서 홀렸다. 그리고 『교방꽃상』을 받아들고 휘릭, 둘러보는데 나도 모르게 감탄이 절로 나더라. 이렇게 예쁜 음식이 있다니! 음식을 이렇게 아름답게 그릴 수 있다니! 그런데 『교방꽃상』을 읽으면서는 그 문장들에 또 한번 감탄이 나왔다. 시보다 아름다운 문장도 여럿 만났고, 음식에 대한 사랑, 지역에 대한 사랑, 한식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문장들도 숱하게 만났다. 『교방꽃상』을 읽는 내내 나는 눈으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고 느끼는 기분이 들었다. 

 

진주 지역에 내려오는 교방문화를 문헌으로 고찰하여 잠자던 교방음식을 복원한 자체가 놀라운 일이기도 한데, 그 깊이나 진하기 면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할 책이었다. 책에서나 만나봤던 교방음식이 마치 생생하게 내 주변에 살아나는 기분이 들고, 이 아름다운 음식이- 술과 아름다움과 맛에 취하던 음식이, 다시 한번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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