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클턴 달 기지를 짓다 북극곰 궁금해 27
마르코 T. 브라멘 지음, 욘나 할베리 그림, 이유진 옮김, 지웅배 감수 / 북극곰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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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마가 제일 보고 싶은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엄청나게 좋아하는 우리 동백이, 공효진 배우가 완전히 세련되고 박력 넘치는 우주인이 되어 왔다고 하더라고요! 여러 가지가 겹쳐 아직 볼 엄두는 내지 못하지만, 자꾸 검색했더니 열일한 알고리즘이 자꾸 우주를 보여줍니다. 어깨너머로 구경하던 우리 꼬마 역시 우주, 발사체 등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찰나! 내 사랑 북극곰에서 엄청난 그림책이 태어났어요. 바로 『섀클턴 달 기지를 짓다』!

 

천문학자 “우주먼지” 지웅배 님이 강력추천한 그림책, 섀클턴 달 기지를 짓다』는 우주인을 엄마로 둔 구스타브를 따라 우주 이곳저곳을 여행합니다. 엄마를 따라 달 기지에 가고 싶은 구스타브와 함께 우리 아이들은 우주발사시스템, 우주선 내부, 지구에서 우주로 가는 과정, 우주선 안의 모습, 달에 가까워지는 우주선, 월면차, 섀클턴 분화구 등 무척이나 다양한 모습의 우주를 만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 과정이 어찌나 상세하고 친절한지, 엄마도 섀클턴 달 기지를 짓다』에 풍덩 빠져 우주선의 이곳저곳을 관찰하고, 달을 살펴보았답니다. (이렇게 알아두면 드라마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죠? ㅎㅎ) 

 

사실 엄마도 우주에 관한 관심은 많았지만, 우주선의 발사 시스템의 모습이나 원리 등은 자세히 알기 어려웠어요. 그래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과학관들을 찾아다니기도 했고, 여러 가지 과학 도서들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아이의 입맛이나 눈높이에 딱 맞는 책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섀클턴 달 기지를 짓다』는 다정한 말투, 상세한 설명, 그림책과 과학도감 그 사이의 느낌을 주는 일러스트로 어렵지 않으면서도 시시하지 않게, 겉핥기가 아니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달에 대해, 우주선에 대해 알려줍니다. 종종 과학그림책을 읽으면 살짝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과식한 듯 소화가 어렵기도 한데 『섀클턴 달 기지를 짓다』는 그 수위를 무척이나 잘 지켰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소 복잡하다 느낄 수 있는 설명을 짧은 호흡의 문장과 다정한 말투로 풀어주기에 마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듯 어렵지 않게 접하게 할 뿐 아니라, 상세화를 통해 꼼꼼히 짚어주기에 마치 제대로 된 과학도감을 읽은 듯 풍성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군데군데 등장하는 구스타브의 모습에서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기에 “편안한 과학그림책”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전기로 가능 자동차, 자기부상열차, 가정용 로봇, 날씨나 기분을 이해하는 기계.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공상과학”에 등장하는 소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이제 우리의 일상 어딘가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죠. 아마 우주. 우주인, 우주선 등 역시 머지않아 자연스러운 일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섀클턴 달 기지를 짓다』. 우리 꼬마처럼 초등학생들에게 강력추천해주고 싶은 그림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더 꼬꼬마들은 일러스트를 구경하는 재미로, 조금 더 형님들은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의미지 않을까요? 

 

내 사랑 효진 언니는 별들에게 물어보라지만, 우리 꼬마들은 책에게 물어봅시다. 

섀클턴 달 기지를 짓다』가 친절한 대답이 되어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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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나의 선생님 -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동물의 세계 지식 잇는 아이 7
노정래 지음, 윤유리 그림 / 마음이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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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에는 미처 몰랐지만, 어른이 되어보니 무척 이해 되지 않는 말. “짐승보다 못하다.”

정말 우리는 짐승보다 나은가요? 뉴스에는 온통 짐승보다 못한 사람들이 가득한걸요?

지난 주 아이와 함께 읽은 책, 『동물은 나의 선생님』은 마음이음의 “지식잇는 이야기” 7번째 책이에요. 겨울방학돟안 이 시리즈 '제대로 읽기'를 진행중인데, 이번에는 엄마가 일이 많기도 했고, 글밥도 많아 평소보다 오래 읽었습니다. 하지만 단락단락 끊어읽기 좋고, 아이와 나눌 대화도 무척 많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럼 『동물은 나의 선생님』, 소개해볼게요!

 

『동물은 나의 선생님』은 평생을 동물을 공부하고 전파하는데 바쳐오신 제주도 민족사자연박물관의 관장님, 노정래 작가님의 글입니다. 코끼리에게서 예절을, 벌에게서 책임감을, 여우에게서 협동을, 도토리에서 정직함 등을 배우는 아주 알찬 책이죠.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게 만들어진 동물 동화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정도는 사실에 기반한 동화이기에 아이들과 동물의 특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고, 그런 특성을 기반으로 한 재미있는 동화를 읽기에도 무척 좋답니다. 또 나아가 다양한 동물들이 가지는 특성들을 바탕으로 우리만의 동화를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 코끼리는 55~60살정도까지 사는 수명이 긴 동물입니다. 보통 20살 전후에 새끼를 낳다보니 몇 십대가 모이기도 하고, 결혼을 하면 다른 무리를 이루어 살기도 하지만 엄마를 기억하기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도 하는 “가족”을 이루는 동물이라 예절을 배우기 더 없이 좋은 동물입니다. 그래서 『동물은 나의 선생님』에서도 늦둥이 코끼리를 통해 예절과 가족애 등을 배울 수 있어 아이들의 이해를 돕습니다. 또 꿀벌에게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을 배우기 좋아요. 사실 꿀벌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군집생활이나 계층사회를 이야기하곤 하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벌침을 쏘는 책임감이나 먹이를 위해 춤을 추는 것 등에서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강한 가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동물은 나의 선생님』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워했던 것은 오리이야기였어요. 제목이 “궁둥이 뚱뚱한 오리”라 시작도 전에 흥미를 가지기도 했지만, 날카운 발톱이나 이빨이 없는 순둥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었고, 다양한 환경에서 두루두루 적응하며 살아가는 배려의 아이콘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동물은 나의 선생님』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소하게 지나칠 수도 있는 동물의 이야기를 다채로이 풀어내고, 진짜 특성까지 연결해 생각해보게 만들어주니까요.

 

뉴스가 가장 각박한 요즘, 아이와 『동물은 나의 선생님』을 읽으며 진짜 삶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고, 그 모든 것에서 배울 것이 있음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지식을 단순히 주입하는 게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생각하게 하는 지식잇는 이야기! 꼭 한번 만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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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품은 세계 - 삶의 품격을 올리고 어휘력을 높이는 국어 수업
황선엽 지음 / 빛의서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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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무언가에 이름을 붙일 때 가능한 의미 있는 이름을 붙이고자 합니다. 아무렇게나 갖다 붙이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앞뒤 맥락없이 갑자기 생성되지 않지요. 사람들이 삶을 살며 의미를 붙이고 생활 속에서 익히 아는 것들 가운데 차용하여 단어가 만들어집니다. 

그러므로 단어를 공부하다 보면 세상을 공부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의 얼굴 표정과 움직임과 세끼 먹는 식사와 걷는 모습 등 일상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듯 느껴질 거예요.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단어가 왜 이렇게 생겨났는지 아는 일은 시대상에 따라 변화하는 문화를 이해하는 일이자 사람을 들여다보는 일, 세상과 더 가까워지는 일일 것입니다. (p.240) 

 

 

단어가 가진 힘을 믿는다. 긍정의 언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결국 긍정에 이르게 되고, 부정적인 사람 역시 그런 결과에 닿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래서 의식하여 긍정적인 단어를, 힘이 나는 말을 사용하려 노력한다. 『단어가 품은 세계』라는 제목의 책이,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학의 교수님이 쓰신 책임을 알았을 때- 마음이 조금 두근거렸던 것 역시 그런 맥락에서였다. 우리 삶을 담아내는 단어, 시간을 기록한 단어를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단어가 품은 세계』는 수많은 단어에 담긴 세상을 무척이나 섬세하게 그려낸다. 익숙하게 쓰는 단어부터, 그 어원조차 헷갈릴만큼 낯선 단어까지. 또 그 단어가 품은 세상과 의미, 세월이 흐르며 함께 변화해온 단어의 의미까지를 다루고 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단어는 세상과 함께 변화하는데, 놓쳐버리기 쉬운 그 순간순간을 어찌나 재미있게 표현해주셨는지 읽는 내내 거북목이 되는 것도 잊은 채 책에 풍덩 빠져들었다. 삽입된 사진들도 너무 멋져서, 눈도 호강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또 국어수업을 듣듯 단어가 품은 의미, 모르고 살던 단어를 배우는 재미도 쏠쏠했다. 서로가 없이는 빛날 수 없는 단어들을 배우며 사람이 사는 모습을 생각했고, 고착되어진 단어들을 바꾸어과는 과정에 대해 배우면서, 무엇인가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했다. 

 

한편으론 『단어가 품은 세계』를 읽는 내내, 죄스러움에 빠지기도 했다. 한글이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인지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외래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 영어나 한자를 제하고 말하기 어려운 세상이라지만,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을 때에도 '대체어'들을 사용하지 않았나. 『단어가 품은 세계』를 읽으며 우리의 고운 단어들이 쉬이 사라지지 않고, 다시 수천년의 세월을 살아가려면 우리 모두가 더 보듬고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어가 어떻게 쓰이고 어떻게 쓰였는지를 아는 일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을 이해하는 일 일것입니다. (p.230)”를 읽으며 어쩌면 사람과 단어는 태양과 지구같은 관계라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가 사용하는 단어로 그 사람의 인성이나 생활상을 유추하듯, 우리의 모슴을 톻해 시간의 지난 날을 비추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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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페어링 슬기로운 방구석 와인 생활 2
임승수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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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산해진미가 눈앞에 있더라도 배 속이 이미 음식물로 가득 찼다면 집어먹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그날 피자집, 만화카페, 문구점, 낙지집에서 가족과 보낸 소소한 시간이 쌓이니 (행복을 소화하는 위장 크기가 작아서인지) 하루 행복 필요량을 홀쩍 넘어버렸고 그 포만감으로 인해 사진 올릴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굳이 타인에게 전시하고 인정받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겠지. 그러고 보니 확실히 전보다 SNS 사용량이 확 줄었는데 어쩌면 내가 요즘 바람직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p.197) 

 

 

임승수 작가님의 “방구석와인” 첫번째 이야기였던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를 읽고 내가 남긴 감상문에는 “나는 무엇을 그렇게 좋아하고 꾸준히 해왔는가 싶은 마음에 괜한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그 회의감은 이 책을 읽으며 다소의 도전의식으로 바뀌었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이렇게 당당한 사랑으로 바꾸고 싶다는 욕심 말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작가님의 두번째 와인이야기를 읽는 지금- 3년이라는 시간동안 나는 디스크를 이겨내고 자전거에 풍덩 빠져있다. 봄, 여름, 가을-시간이 날때마다 자전거를 탔고, 추워진 지금은 실내자전거를 탄다. 그래서일까. 작가님의 두번째 와인이야기, 『와인과 페어링』을 읽는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보다 더 행복하다. 

 

모르긴 몰라도,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를 쓸 때보다 『와인과 페어링』을 쓰는 작가님도 그렇지 않았을까.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에는 와인을 향한 작가님의 사랑과 깊은 이해가 담겨 있었다면, 『와인과 페어링』에는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와인의 행복을, 맛을, 매력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느껴졌기 때문이다. 본인이 충만하지 않고서야 무엇인가를 나눌 수 있겠는가. 『와인과 페어링』은 그만큼 풍만함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맥주를 좋아하는 가벼운 사람이지만, 작가님 덕분에 종종 기분을 내기 위해 와인을 만나곤 했다. 아마 많은 이들이 『와인과 페어링』을 읽고나면, 나처럼 와인에 대해 부담감도 줄이고, 수많은 음식과 페어링하며 더 친밀하고 가까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책에서는 특히 애호박전이나 회처럼 명확한 짝꿍(?)이 있는 녀석들과도 페어링을 시도하시는 것을 보며 우리가 와인을 너무 멀리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싶어졌다. 그리고 태어나 처음- 전을 막걸리가 아닌 와인과 마셔보며 낯선 것에서 오는 생경함과 두근거림, 익숙함을 벗어나는 묘한 재미를 동시에 느꼈더랬다. 『와인과 페어링』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낯선 것을 익숙함과 연결짓는 편안함. 타인(혹은 대중)의 취향으로 나에게도 고착되어 있던 습관과의 헤어짐. 단순히 술 하나만 놓고도 우리는 타인의 취향에 너무 쉬이 길들여지는 것은 아닌지, 이제라도 나만의 취향들을 쌓아가면 어떨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렇게 임승수 작가님은 나에게 또 하나의 다짐을 안겨주셨다. 

 

『와인과 페어링』의 두번째 매력은 와인을 집에서 즐기는 방법을 정말 아낌없이 담아주셨다는 것. 폼나는 와인바에서 즐기는 와인이 좋지 않을리 없지만은, 집에서- 혹은 여행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와인도 결코 부족하지 않을 것. 『와인과 페어링』에 담긴 노하우와 여러 음식과의 페어링을 읽으며 그동안 와인에 대해 품었던 선입견이나 부담스러움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더불어 새해에는 좋은 사람들과 와인을 한 잔씩 나누는 시간을 더욱 많이 가지리라고 생각해보기도 했고. 

 

그러나 『와인과 페어링』의 가장 멋진 점은 문장 가득 느껴지는 편안함이다. 어쩌면 작가님은 와인과 음식만을 페어링한 게 아니라, 삶과 와인을, 삶과 “음식을 먹는 시간”을 페어링하시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멋진 와인에다가 맛난 음식을 곁들일 때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건만 그 황홀한 순간을 글로 표현하는 일은 비타협적 마감 시간과 함께 나의 어깨를 짓누른다.(p.188)이라고 기록하셨지만, 이내 마음을 바꿔먹은 일화처럼- 작가님은 삶에 그 소소한 행복들을 잘 페어링하신 것 같다. 때때로 문장에서도 그런 감정이 느껴져, 책을 읽는 동안 나 또한 자꾸만 감사해졌다. 

 

여전히 나는 와인을 잘 모른다. 앞으로도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리. 나는 어느 곳에서건 “제가 와인을 잘 몰라서 그런데, 이 음식에 어울릴 와인을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물을 수 있는 솔직한 사람아닌가. (그래서 더 행복하기도 하고.) 대신 나 역시- 『와인과 페어링』을 읽는 내내 느꼈던 편안함처럼, 내가 잘 나눌 수 있는 것을 부지런히 나누는 사람으로 살아가야지. 작가님이 나눠주신 풍족한 와인을 마음에 잘 담아두고, 나도 그런 풍족한 사람을 향해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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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그리스 로마 신화 대모험 10 - 바다의 신 포세이돈 설민석의 그리스 로마 신화 대모험 10
설민석.남이담 지음, 라임스튜디오 그림, 김헌 감수 / 단꿈아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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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우리 아이가 학교도서관에서 그리스로마신화를 대여해왔다. 나 역시 학창시절 그리스로마신화에 풍덩 빠져있었기에 아이의 그런 과정이 반갑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리스로마신화의 자극적인 내용들이 걱정되기도 했다. (목도 자르고, 불륜도 저지르고, 아이도 죽이잖아요?) 그래서 고민하던 중, 아이와 동네도서관에서 『설민석의 그리스로마신화 대모험』을 만나게 되었다. 

 

설민석쌤의 유창한 말솜씨와 이야기몰입력은 뭐 두말하면 잔소리! 그래서 당장에  『설민석의 그리스로마신화 대모험』을 빌려와 읽었고 (경쟁이 치열해 몇 차례에 걸쳐 읽었다), 다음권이 출시되길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우리 아이는, 봉지까지 씌워진 따끈따끈한 새  『설민석의 그리스로마신화 대모험』10권을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이번 10권은 바다의 왕 포세이돈이 주인공! '2등은 괴로워', '포세이돈의 욕심', '트로이아 성벽', '아테나 대 포세이돈', '화해의 도넛' 등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인어공주 이야기를 좋아했기에 더욱 좋아하는 포세이돈인만큼 아이는 몰입하여 『설민석의 그리스로마신화 대모험』을 읽기 시작했다. 

 

아이와 『설민석의 그리스로마신화 대모험』 10권을 읽으며 2인자로 살아가는 마음과 그로 인한 자격지심, 질투 등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다행히 욕심이 많은 편이 아닌 우리 아이는 아직은 친구가 더 잘하는 것 등에 대해 “그럴 수도 있지 뭐”하는 심드렁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계속 무시를 당하거나 잘난척을 한다면 화는 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반대의 입장에서 자고 있는 순간에 공격을 하는 것은 정정당당한 모습이 아니라고 말해 엄마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고. 문득 그리스로마신화의 긍정적 측면이 바로 이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이야기에 빠져 자신의 이야기처럼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것. 또 다양한 것을 교훈으로 삼으며 성장하는 모습에 감사함과 기특함을 동시에 느꼈다. 

 

물론 세상에는 좋은 책이 아주 많다.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대부분의 그리스로마신화는 난이도 및 선정성이 조절되어 아이들에게 도움되는 부분을 위주로 남겼다. 그럼에도 『설민석의 그리스로마신화 대모험』을 추천하는 이유가 몇가지 있다. 첫번째. 설쌤 특유의 몰임갑을 살려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설쌤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정통성 논란 등을 인정한다쳐도 그의 이야기가 재미있음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을 듯. 아이들에게도 완벽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주니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두번째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여러가지를 배우고 느끼게 한다. 세번째는 신화정보를 알뜰하게 정리해주는 것! 만화형식이라 재미위주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책의 후반부에는 다양한 설명, 신화정보, 풍성한 시각자료 등을 기록해주어 신화를 더욱 재미있게 느끼고 더욱 알뜰히 챙겨보게 된다. 또 퀴즈를 통해 읽은 내용을 정리도 할 수 있으니 더욱 도움이 된다. 

 

역사를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레 관심의 영역이 된 그리스로마신화! 『설민석의 그리스로마신화 대모험』을 통해 더욱 재미있게, 더욱 도움되게 빠져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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