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에게 - 동네서점 2024 올해의 책 추천도서, 2025년 아침독서 추천도서, 2025년 한학사 추천도서 그래픽 노블 1
이루리 지음, 모지애 그림 / 이루리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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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이고 행복입니다. 그런데 우린 왜 자꾸 이 당연한 진실을 잊어버릴까요? 

(『지구인에게』 '작가의 말' 중에서)

 

 

괴물을 등에 업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 사람들은 가족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한다. 길에도 종종 괴물을 업은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은 서로에게 미움의 칼날을 들이댄다. 때로는 교실에서도 괴물을 등에 업고 있다. 이유 없는 괴롭힘과 비아냥으로 상처를 입힌다. 아이들은 괴물을 향해 불을, 새총을, 포획 줄을 던져보기도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더 큰 괴물일 뿐이다. 결국, 괴물은 작은형을 삼키고 말았다. 그제야 가족들 등에 업힌 괴물이 사라졌다. 가족들은 미안했음을 깨닫지만, 더이상은 사과를 전할 상대가 없어 오래 아프다. 고마움을 깨닫지만, 감사를 전할 상대가 없어 오래 헤맨다. 

 

 

『지구인에게』를 읽고 나서 가만히 거울을 바라봤다. 나에게도 무서운 괴물이 붙어있을까 하고. 아마 누군가를 미워하고, 가시가 돋친 말을 할 때는 나에게도 괴물이 붙어있겠지. 나는 보지 못하는 그 괴물을, 우리 아이가 볼까 봐 두려워졌다. 제발, 부디- 조금이라도 더 선한 모습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짙은 다짐을 남기는 『지구인에게』는 이루리 작가님이 작은형에게 전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오래전 일찍이 떠나보낸 작은형을 오래오래 가슴에 품고 살았고, 이 작품과 함께 비로소 떠나보냈다고. 그래서 『지구인에게』는 '이별했지만 이별하지 못한 사람을 위한 그림책'인가보다. 본인도 아직 어렸으면서, 어린 동생을 아픔으로부터 구하고자 했던 작은형. 그리고 그 사랑은 작은형 스스로가 바랐던 따뜻하고 행복한 가족, 꿈을 향한 삶을 동생에게도 선물한다. 그 덕분에 우리는 괴물과 폭력으로 시작해 사랑과 감사함으로 끝나는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나는 여기에 '이별해야 할 것들과의 이별을 위한 책'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지구인에게』에 등장하는 폭력과 폭언이나 미움 같은 것들을 잘 떠나보내야 한다고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나는 절대 내 아이 앞에서 괴물이 되지 않겠다고 마음먹게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내 아이의, 또 보호가 필요한 누군가의 '작은형'이 되어 폭력과 폭언, 아픔에서 작은 영혼들을 지키는 어른이 되겠다고 다짐하기 때문이다. 

 

이 묵직한 깨달음과 감동은 모지애 작가님의 일러스트 때문에 더욱 진하다. 전작들에서도 놀라운 감동과 상상력을 보여주셨지만, 특히 『지구인에게』에서는 '색'이 가지는 힘이 얼마나 큰지, '분위기'에 담을 수 있는 메시지가 얼마나 많은지를 온전히 느끼게 한다. 만약 “다 큰 어른이 그림책을 보고 울다니!”라고 말한다면, 그건 『지구인에게』를 아직 읽지 않은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부디 더 많은 어른이 『지구인에게』를 만나면 좋겠다. 그래서 틈틈이 자신의 등에 괴물이 붙어살지는 않는지 들여다보면 좋겠다. 가시가 돋친 말들과 날카로운 시선들이 당연한 듯 자리 잡아가는 세상에서, 상처받는 작은 영혼들이 없도록 우리가 모두 '작은형'이 되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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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난민이 되다
이은정 지음, 이강훈 그림 / 풀빛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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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는 김동우 작가님의 강연을 듣고 돌아오는 길 아이가 물었다. “엄마, 독립운동가분들은 목숨도 잃고, 집도, 가족도 잃으시면서도 어떻게 독립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순간 마음이 먹먹해져서 망설이다가 유관순열사가 남겼다던 “그럼 누가 합니까”의 일화를 이야기해주었다. 독립운동가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부지런히 알려주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왜”와 “그들의 마음”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음을 깨닫게 한 날이었다. 

 

그래서 『독립운동가 난민이 되다』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구입했다. 아이가 궁금해했던 두가지 모두를 잘 담고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만히 독자들을 바라보는 표지를 한참이나 바라보고서야 『독립운동가 난민이 되다』를 읽을 수 있었다. 권기옥, 안창호, 이회영, 김구, 홍범도, 최재형, 남자현, 김경천. 나름 유명한 독립운동가들이고, 이 분들에 관한 책을 이미 여러번 읽었지만 더 특별하게 느껴진 것은, 이 분들이 겪은 차별, 어려움 등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업적과 명성에 집중하여 책을 읽을 때에는 그저 위대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그들의 마음과 감정을 느끼며 책을 읽으니 “나처럼 그저 행복하고 싶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층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그들이 남긴 업적이 더 크고, 더 대단하고, 더 아프고, 더 힘든 일이었음을 깨달았다. 

 

아이 역시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듯했다. 소리내어 책을 읽다가 차별의 말, 상처의 말이 나올때면 아이는 멈춰섰고, 자신이 그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슬퍼했다. “왜 우리나라는 일본에 침략을 당해서 이런 말까지 들어야했을까”를 고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나라가 힘이 세지고 똑똑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어쩌면 어른보다 현실감있게 역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독립운동가 난민이 되다』는 한 인물에 대해 두가지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첫번째는 동화 형식으로 그들의 생애와 업적, 감정 등을 다룬다. 그래서 그들이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었지만 나라를 위해 더 노력하고 힘을 내었음을 깨닫고 감사하게 된다. 두번째는 그들의 업적을 담담히 정리해준다. 분명 이 부분에 실린 것은 다른 책들에서도 다루고 있는 내용이지만, 앞쪽에서 감정선을 다룬 덕분인지 한층 더 집중하게 되고, 이해가 쉽다. 그래서 『독립운동가 난민이 되다』를 읽는 내내 우리를 이토록 편안하게 살게 해주심에 대해, 그 분들이 남기신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어느새 광복절은 79주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독립운동가들도, 문화재도 너무 많다. 그 속도와는 다르게 광복절의 의미에 대해 잊어가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저 우리와 똑같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사람이었던 독립운동가들이, 더는 누리지 못한 평범한 삶은 무엇이라 이야기해야할까. 그 시간을 모두 갚을 수는 없지만 잊지는 말아야겠다. 많은 이들이 더 많은 것을 알고 기억해서 돌아와야 할 분들과 돌아와야 할 유물들이 제자리를 찾기를 바라며, 『독립운동가 난민이 되다』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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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로 하는 사랑이었다 - 내가 당신과 하고 싶은 것은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7
리처드 칼슨.크리스틴 칼슨 지음, 서진 엮음, 안진환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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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 두 가지 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에 한가지 더 있는데 바로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종종 변하지 않는 것을 열망하지만 이 지구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 몸도 매 순간 변하고 몸의 상태도 변합니다. 아무리 변하지 않게 하려고 맞서 싸워도 변하는 걸 막을 수는 없습니다. 

 

관계 역시 언제나 변합니다. 

 

그럴때 받아들임, 즉 그대로 놓아두기를 할 수 있씁니다. 냉소적이거나 모른 척 하라는 게 아니라 그저 그대로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 지금 그대로 두고 바라보고 수용하는 일이예요. (p.314)

 

 

스노우폭스 세기의 책들 20선 - 천년의 지혜시리즈의 첫번째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앞서 출간되었던 경제경영서와 자기계발서가 무척 인상깊었던 터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제목부터 무척 인상적이었던 터라 재빨리 만나보았다. 『내가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 것은 사소한 것들로 하는 사랑이었다』 라니. 그래, 사실은 진짜 제대로 된 사랑이나 우정, 행복은 그리 크지않다. 일상을 나누고 그저 작은 것들을 공유하는 것. 대부분의 경우가 거창한 것을 바라기에 힘들어지고 속상해지기에 내가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 것은 사소한 것들로 하는 사랑이었다』는 제목부터 무척이나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내가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 것은 사소한 것들로 하는 사랑이었다』는 2,500만부나 판매된 책으로 오프라윈프리가 침대맡에 두는 책으로도 유명하다. 리처드 칼슨과 그의 와이프 크리스틴 칼슨의 사랑법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나 역시 한동안 가까운 곳에 두고 자주 읽어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당신과 여전히 사랑을 꿈꿔', '나도 당신도 어쩌면 사랑을 잘 몰랐던 것은 아닐까', '함께 있어도 외로운 함께가 되지 않도록' 등의 주제로 이어지는 『내가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 것은 사소한 것들로 하는 사랑이었다』를 읽으며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기도 하고, 나는 너무 나에게 맞춰진 사랑을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닌지 고민하기도 했다. 물론 이 책에 나온 것처럼 깊은 생각이나 마음을 가지기 당장은 어렵겠지만, 차근차근 나는 오롯이 나로, 타인은 또 오롯이 타인으로 살고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이것이 꼭 부부, 연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친구나 자녀 등의 관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특히 타인과 나의 차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변하는 감정이나 관계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것 등에 대해서는 무척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았다. 

 

행복하고 싶다면 자신을 잘 돌봐야 한다는 리처드의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맞다. 주변에서도 불행해지는 사랑을 하는 이들은 자신을 버리며 타인을 사랑한다. 자신의 행복이나 삶을 돌보지 않고, 오직 사랑에 모든 것을 건다. 그렇다보니 그 상대방에게 짐이 되고 구속이 되는 것이고. 자기 스스로를 돌보고,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이야 말로 사랑도 더 잘할 수 있음에 놀라움과 당연함을 동시에 느끼고 깨달았다. 

 

한편, 스노우폭스 세기의 책들 20선 - 천년의 지혜시리즈는 살면서 한번쯤은 꼭 읽어야 할 시리즈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전부 소개드렸던 경제경영시리즈(5천년의 부, 불멸의 지혜, 부의 기본기, 결코 배불리 먹지말 것)와 '영원히 날씬할 방법을 찾고있어', '스스로 창조한 나' 등이 있다. 이후에도 에세이와 인문, 철학 파트의 책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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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날아간다
김용택 지음, 정순희 그림 / 미세기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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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아름다운 시를 만날 수 있는 김용택 시인의 동시집 『나비가 날아간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살짝 잊어버리고 살았지만, 우리나라는 사게절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나라다. 어느새 끝나가는 여름, 그리고 여름방학. 아이와 함께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김용택 시인의 동시집, 『나비가 날아간다』를 만나보았다. 미세기출판사의 '그림이 있는 동시'로 출간되어 시와 일러스트 둘 다를 만나볼 수 있는 멋진 책덕분에 눈과 마음 모두가 호강하는 시간을 보냈다. 

 

『나비가 날아간다』는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너무 좋은 김용택 시인의 시를 모은 책으로, 벚꽃, 빗방울, 방학, 고추, 알밤, 눈 오네 등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를 알뜰히 모아 책 한권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시집. 우리는 일부러 여름으로 시작해 다가오는 가을, 겨울, 그리고 봄까지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김용택 시인의 시는 아이와 읽고 쓰기 무척 좋은데, 사용되는 어휘가 다채롭고 아름답기도 하고 호흡이 짧은 문장이 많아 아이들이 따라 읽어보기도 좋다. 원래도 좋아하는 시들이지만, 『나비가 날아간다』에서는 정순희 작가님의 멋진 그림과 함께 시를 만날 수 있어 더욱 좋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와 소리내 시를 읽고, 일러스트를 자세히 감상하며 우리 언어와 풍경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꼈다. 

 

아이와 소리내 한 편씩 읽으며 시를 감상하고, 여름과 관련한 시를 직접 쓰고 그리며 『나비가 날아간다』로 여름방학을 마무리하니 참 좋았다. 우리 꼬마가 기어다니지도 못할 때부터 읽어주던 김용택 시인의 시를 어느새 함께 쓸만큼 자란 우리 아이. 부디 아이의 세상이 『나비가 날아간다』속 시처럼 아름답기를, 모든 날들이 꽃길이 아니라도 순간순간의 행복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아이로 자라주길 바라며, 모두에게 아름다운 『나비가 날아간다』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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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Andersen, Memory of sentences (양장)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Memory of Sentences Series 2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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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다리 병정'은 누구나 될 수 있고, 이미 내 주변에 잇는 누군가일 수도 있습니다. 외다리 병정을 통해 우리가 사람의 내면에서 진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p. 13)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마음의 눈으로 그것을 볼 수 있었어요. 그녀는 마음속에서 걷고 있었고, 마음속에서 춤을 추고 있었답니다. (p. 46) 

 

 

앞서 소개했던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의 후속으로, '문장의 기억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바로 『안데르센 잔혹 동화 속 문장의 기억』. 앞의 책이 워낙 좋았기에, 이번 책 역시 문학작품 안에서 나를 찾는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안데르센 잔혹 동화 속 문장의 기억』은 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 사람이라도 안데르센의 동화를 하나쯤은 읽었을 만큼 다양한 동화를 쓴 안데르센의 문장을 담은 책이다. 나는 출간된 그의 모든 동화를 읽었는데, 신기하게도 이 책의 표지를 보며 안데르센의 문장이 떠오르지 않더라. 아마 스토리에 집중에 문장을 하나하나 뜯어보지 못했으리라. 그래서 『안데르센 잔혹 동화 속 문장의 기억』은 익숙하고도 낯선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빨간 구두, 인어공주, 외다리 병정, 눈의 여왕, 백조 왕자, 성냥팔이 소녀 등 분명 우리가 읽어왔고, 아이와도 여러 번 읽었을 책인데 이 안에서 만나는 인생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문장 속에 숨은 이야기, 문장에 포함된 것들을 다시 읽으며 그의 문장에 새삼 감탄했다. 어릴 때는 그저 재미있게 보던 책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태어나는 기분이랄까. 어릴 적 읽었던, 아이와 읽었던 동화 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꺼내 보며 인생이 무엇인지, 참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 깨닫고 배우는 시간이었다. 

 

안데르센의 동화를 어린이들이 많이 읽기도 하지만, 사실 그의 책 안에는 가난, 외모 콤플렉스, 양성애 등의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고 있기도 해, 어떤 면에서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 작가의 문장을 야금야금 뜯어먹으며, 그 속에 담겼던 수많은 이야기를 이제야 만나본 것에 대해 미안함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의 문장 속에 담긴 진짜 이야기들을 과연 지금은 다 알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하고. 

 

아마 아이들은 인생의 열어진 점을 지나야 안데르센 동화의 다른 면을 보게 되겠지. 우리가 그랬듯 말이다. 마흔, 동화 속 문장들을 다시 만나보며 그 의미를 생각하고 깨닫는 깊은 시간을 보냈다. 『안데르센 잔혹 동화 속 문장의 기억』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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