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아들러의 말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이와이 도시노리 엮음, 박재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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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오늘을 제대로 살고 싶은가?”

 

당신은 이 물음에 무엇이라 답하겠는가. 아마 많은 사람이 “당연하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다고 대답만 할 뿐, 가진 것이 없어서, 많이 배우지 못해서, 시간이 없어서 등의 핑계만을 늘어놓을 것이다. 하지만 『초역 아들러의 말』을 통해 아들러는 “무엇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중요하지 않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덥다고 불평하는 사이 성큼 다가온 2024년의 끝자락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맺기 위해, '오늘'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초역 아들러의 말』은 '미움받을 용기'의 알프레드 아들러의 여러 말들을 모아놓은 아포리즘이다. 사실 심리학의 대가로 불리지만, 아들러 자체가 그리 쉬운 편도 아니고, '그의 말'이 아닌 그의 말들이 워낙 많고 번역이 어려워 “어려운 책”으로 낙인찍혀있던 그의 말을, 보다 현대적으로, 더욱 이해하기 쉽게 발췌하여 번역했다. 그래서 보다 쉽게, 또 더욱 편하게 그의 말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필사하며 읽기 아주 좋은 책이 아닐까 한다. 

 

나 역시 『초역 아들러의 말』을 필사하며 읽었는데, 그래서인지 마음에 깊이 남는 문장들이 많았다. 솔직히 몇 번 아들러에 도전했지만, 이렇다 할 문장이 마음에 남은 것은 없었는데, 이번 필사 읽기로 만난 『초역 아들러의 말』 덕분에 아들러의 문장을 이해하게 되기도 했다. 몇몇 인상 깊었던 문장들을 곱씹어보자면 “시기하는 사람은 남 탓을 한다.”나 “실천했을 때 비로소 습득한다” 등의 문장이 마음에 깊이 닿았다. 

 

아무래도 초역이다 보니 원문의 뜻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려워 펼쳐보는 이가 드문 상태보다는, 쉽게 풀이해 많은 사람이 펼쳐볼 수 있는 학문이 학문으로서의 가치는 더욱 높은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이렇게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번역해놓은 책들을 읽고, 원문을 다시 읽고 싶어 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나 역시 한번도 제대로 도전해보지 못했던 아들러를 『초역 아들러의 말』을 통해 만나며 다른 문장들도 더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초역 아들러의 말』을 읽으며 깔끔하게 번역된 문장이나, 잘 정돈된 편집에 막힘없이 술술 아들러를 읽어볼 수 있었다, 또 필사하기에도 분량이 적당하다 느껴져, 한줄 한줄 옮겨적으며 마음에 더욱 깊이 담아둘 수 있어 좋았다. 불안감과 열등감. 현대인들에게서 분리하기 어려운 두 감정을 어떻게 풀어가고, 어떻게 변화하는 것이 좋은지 배우기 좋은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에 깊이 닿았던 아들러의 문장으로 감상평을 마무리한다. 부디 당신에게도 좋은 문장들이 가 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성공했을 때 비로소 습득한다.”

인간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책이나 교과서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아니다. 실전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경험하고 체득하여 사람들의 기쁨과 불안을 공유한다. 그것은 뛰어난 화가가 인물화를 그릴 때 그 사람을 사진처럼 그대로 옮겨 그리는 게 아니라, 그가 느낀 인상이나 분위기를 그리는 것과 같다.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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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는 없지만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50
백유연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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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림체만으로도 어떤 작가님의 그림책인지 모두 눈치챌 것 같다. 우리 아이 역시 토담이 귀만으로도 “백유연 작가님이다!” 외쳤듯 말이다. 맞다. 언제나 사랑스러운 동물들의 따뜻한 숲속 생활을 담아내는 백유연 작가님의 신간, 『날개는 없지만』을 소개한다. 그동안 『벚꽃 팝콘』이나 『사탕 트리』등 숲속의 계절에서 우리의 흔적들을 찾아내며 빙그레 웃음 짓게 했던 백유연 작가님의 새 그림책 『날개는 없지만』은 한층 깊어진 스토리와 따뜻함으로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우리 아이는 『날개는 없지만』를 읽고 “지금까지 중에 제일 좋아”하며 토담이를 안아주더라. 나 역시 백유연 작가님의 모든 그림책을 다 읽었지만, 이번 『날개는 없지만』이 제일 따뜻하게 느껴졌다. 

 

『날개는 없지만』은 캐러멜색 귀여운 토끼, 토담이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그림책이다. 하지만, 작가님의 책에서 언제나 그랬듯, 토담이 만이 주인공인 책은 아니다. 토담이의 이야기가 담겼지만 모든 친구의 사랑과 우정을 함께 엮은 책이기 때문. 우리 토담이는 우연히 길을 가다 풀벌레가 먹고 있는 사과를 발견한다. 토담이가 먹고 싶어 하자 풀벌레는 자신은 충분히 먹었으니 네가 먹어도 된다며 선뜻 양보하고, 토담이 키가 닿지 않자 새는 토담이를 위해 사과를 떨어뜨려 준다. 그런데! 그 귀한 사과가 떼굴떼굴 굴러가자, 토담이는 풀벌레가 다칠까 봐 재빨리 사과를 뒤쫓다 그만 구덩이에 빠지고 만다. 함께 구덩이에 빠졌던 새와 풀벌레가 떠나고 혼자 남은 줄 알았던 토담이는 자신을 구하러 온 친구들 덕분에 위험을 벗어나고, 그 따뜻한 마음을 갚고자 더 큰마음을 심어 구덩이를 메운다. 

 

혹시 줄거리에서 눈치챘나 모르겠지만, 『날개는 없지만』에는 수많은 따뜻함이 등장한다. 자신이 맛있게 먹던 사과를 기꺼이 내주는 풀벌레, 자신이 먹을 수도 있지만 망설임도 없이 사과를 떨어뜨려 준 새, 굴러가는 사과보다 풀벌레가 다칠 것을 걱정하는 토담이, 재빨리 코를 내려준 친구, 또 친구들이 다칠까 봐 사과 씨를 심고 물을 주며 구덩이를 메운 토담이 마음까지. 작가님의 마지막 말처럼, 토담이 에겐 날개는 없지만 소중한 씨앗도, 따뜻한 우정도 있었던 것.

 

우리 아이는 『날개는 없지만』를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한다. 자신도 백유연 작가님처럼 세상을 아름답게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고 한다. 물론 세상이 언제나 꽃길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들이 그림책을 읽던 힘을 마음속 씨앗으로 고이 간직해, 토담이가 구덩이에 빠진 것처럼 힘든 날, 꺼내어 싹을 틔울 수 있기를 바란다. 아마 백유연 작가님께서 토담이의 소중한 씨앗을 소개해주신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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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남매 세계사 탐험대 1 - 고대 문명의 탄생 흔한남매 세계사 탐험대 1
진서 지음, 팀키즈 그림, 곽민수 감수, 전국역사교사모임 세계사 분과 기획, 흔한남매 원작 / 주니어김영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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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찹쌀도서관에는 신상도서가 입고되었습니다. 사실 뭐 거의 매일 신상도서가 입고되지만 찹쌀이가 신나한 이유는 바로! “흔한남매”가 입고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학습만화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엄마가 막는다고 해서 아이가 보지 않는 것도 아니고, 학습만화라고 해서 다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일단 재밌으니까 (엄마도 학창시절 남사친이 빌려준 소년탐정코난에 풍덩 빠져있었다.) 무조건 막기보다는 잘 선별해주자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런 엄마의 기준으로 입고된 것이 『흔한남매 과학탐험대』와 『흔한남매 이상한 나라의 고전읽기』였습니다. 오늘 입고된 도서는 바로, 『흔한남매 과학탐험대』11권과 『흔한남매 세계사탐험대』!!!

 

오잉, 『흔한남매 세계사탐험대』는 뭐지? 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주니어김영사의 따끈따끈한 신간 『흔한남매 세계사탐험대』!! 제가 발빠르게 데리고와서 검열(?)을 마쳤습니다. 사실 역사는 제대로 배워야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이지만, 그 '제대로'라는 것이 참 명확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사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역사라면, 많이 읽고 잘 판단하자 생각하는 편이라 일단 역사에 흥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아이에게 강조한 것이 독서와 역사였구요. 

 

그런 연장선에서 『흔한남매 세계사탐험대』는 아이에게 역사에 대한 물꼬를 트기에 좋은 책이라는생각이 듭니다. 일단 아이들이 흔한남매라는 익숙한 소재로 세계사가 무엇인지, 역사는 무엇인지 맛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흔한남매 세계사탐험대』한 권으로 세계사를 끝내려고 한다면,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어떤 책도 한 권으로 역사를 끝낼 수는 없습니다. 다만 『흔한남매 세계사탐험대』를 통해 세계사가 어떤 맛인지 보고, 이런 내용들이 있구나 하고 지나가고- 추후에 한 권 한 권 확장하여 책을 읽어간다면 아이가 역사를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흔한남매 세계사탐험대』가 첫번째 세계사 책으로 좋은 이유! 첫째, 쉽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 좋아하는 캐릭터이기에 거부감없이 접근이 가능하죠. 또 캐릭터들의 익살을 바탕으로 조금 편하게 역사를 접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군데군데 포함된 상식이 꽤 풍부합니다. 아이들이 만화를 읽으며 중간중간 등장하는 상식은 엄마랑 같이 읽는다면 그냥 읽고 끝나는 독서가 아닌, 조금이라도 남기는 독서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부록으로 아이들의 세계사 발들이기에 손색이 없다 생각합니다. 

 

『흔한남매 세계사탐험대』뿐 아니라, 모든 학습만화를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이것을 시작으로 아이들이 흥미를 가진 영역, 아이가 어려워한 영역 등으로 확장독서를 한다면 그 지식은 즐겁게 습득한 오래가는 기억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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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
양선 지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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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솔솔 핫초코』를 읽고 우리 아이가 했던 말. “이 작가님의 그림책은 꼭 손에 묻을 거 같아”. 아이 눈에도 방금 색연필을 슥슥 칠한 것처럼 선명하고 생생하게 느껴졌는지, 아이는 작가님의 그림에 풍덩 빠져들었다. 그 후 아이는 도서관에 갈 때마다 “유813.7-양” 언저리를 탐색하곤 했다. 목이 빠져라 신간을 기다렸던 것! 그리고 지난 주, 식탁 위에 슥 얹어놓은 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을 보자마자 “드디어! 핫초코 작가님이다!”며 박수를 쳤다. 

그렇게 우리 집에 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이 개장을 했다. 

 

첫만남부터 격한 사랑을 받은 그림책, 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은 제목만큼이나 특별한 그림책이다. 버려진 물건으로 별난 놀이공원을 만들었던 故김갑희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실화 그림책'이기 때문. 놀잇감이 부족한 시골아이들을 위해 본인땅 1천평을 직접 다지고 손수 놀이기구를 제작했던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외손녀 양선 작가님이 그림책 속에 생생히 담아냈다. 양선 작가님에게도 특별했을 이 공간에는 동네 아이들도, 동물들도 자유로이 드나든다. 나누는 아름다움을 알았던 할아버지는 그저 머리 위로 쏟아지는 별빛으로도 행복해졌다. 하지만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는 법. 할아버지의 별빛을 가려버릴만큼 화려한 조명을 단 큰 놀이공원이 생기고 할아버지의 놀이공원도, 할아버지도 동물들도 모두 나이를 먹게 되며 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은 사진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양선 작가님의 책 속에서처럼, 할아버지의 마지막 편지를 동물들과 나누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이 가슴찡한 이야기는 양선 작가님의 사진첩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비록 놀이공원은 폐허가 되어 할아버지와 함께 잠들어있지만 양선 작가님에게도, 또 그 곳을 방문했던 이들에게도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그림책은 한층 더 따뜻한 느낌을 준다. 색에서 느껴지는 온기도 한층 짙고, 할아버지나 동물들에게서는 사랑이 묻어난다. 우리 아이 역시 비슷한 기분이 들었는지, '절친' (할머니 몰래 설탕묻은 '도나쓰' 사먹는 사이)인 외할아버지(=우리 아빠)와의 추억을 떠올려보며 무척 행복해했다. 

 

사실은 나도 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를 아이와 읽으며 생각이 많았다. 내 할아버지가 아닌, 아빠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어린시절은 할아버지의 고함과 술주정으로 얼룩져있다. 어렸던 나에게도 이렇게 깊은 상흔을 더 깊이 겪었을 내 아버지는 당신의 아버지를 닮지않으려 부던히 노력하셨다. 그래서 당신 손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할아버지가 되주셨다. 그래서 감사하고, 안쓰럽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똑같이 몇 십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누군가에게는 이렇게 따뜻한 추억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트라우마를 남긴다면, 나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말이다. 비록 할아버지께는 한번도 사과받지 못했지만, 양선 작가님의 추억을 조금 빌려 미움의 끈조차 놓아버리고 한다. 더 좋은 사람이 될 나를 위해서.  

 

양선 작가님의 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에 걸린 마법이 너무 따뜻해서, 독자마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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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80가지 짧은 이야기
김창옥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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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사람인가. 고체로 굳은 사람인가. 언제든지 액체나 기체로 유연해질 수 있는 사람인가. (p.179) 

때때로 얼룩과 결함을 감추는 조고다 낮은 따스한 조명이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꼭 모든 걸 정확하고 선명하게 볼 필요가 있을까요? (p.225) 

가장 좋은 것은, 타인이 아닌 내가 나 자신을 받아주는 것입니다. (p.63) 

결국 내가 알아줘야 합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구나. 그래서 이렇게 메말랐구나' 내가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보듬어줄 때 내면에 다시 물이 차오릅니다. (p.84)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제목만으로도 뭔가 뭉클함을 느끼게 한 책이다. 너무 오랜만에 책으로 만나뵈어 반갑다 못해 섭섭함까지 들 정도였다. “저 교수님의 응원에 목말랐잖아요.” 하고 투정이라도 부릴 뻔했다. 빠르게 모조리 읽고 싶으면서도 야금야금 아껴먹고 싶은 책,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를 소개한다. 

 

사실 김창옥 교수님의 책을 모두 읽었고, 소장하고 있지만 개인적 생각에(그리도 다른 사람도 그럴 듯 하다) 이번 책이 가장 예쁘다. 핑크빛으로 반짝이는 새 하며,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라는 서정적인 제목까지. 그저 표지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어지는 책이라는 첫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책을 펼쳐들었을 때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알 수 없지만 챕터 사이사이 눈부신 그림과 그 그림 뒤에 숨은 문장들이 마음을 다독인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그림을 감상하고 그림만큼 아름다운 문장에서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선물받았다. 혹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를 만나 문장이 마음에 깊이 닿아 조금 더 즐기고 싶을 때, 챕터 사이의 그림을 바라볼 것. 이 책은 꼭 그렇게 느리게, 온전히 감상하셨으면 좋겠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에는 표지만큼 따뜻한 위로가 가득했다. 사는 법, 숨쉬는 법, 함께 하는 법, 수정하는 법 이라는 네 개의 챕터아래, '귀를 기울여야 알 수 있는 것들', '자녀의 날씨가 화창하길 바란다면', '사랑받아본 적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법' 등 80가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평소보다 짧아진 분량에 깊이가 얕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마치 친구와 주고받는 다정한 편지처럼 마음에 달는 문장이 많았다. 어떤 면에서 짤막해서 더 쉬이 읽고, 더 부담없이 위로를 얻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분량은 짧아졌어도, 그가 전하는 위로와 힘은 더욱 짙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를 읽으며 순간순간 울컥 하기도 했는데, “그래, 나 잘하고 있었어”하며 나를 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휘청이지만, 그런 나에게도 위로를 아끼지 않겠다고, 내가 나를 인정해주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김창옥 교수님의 문장은 늘 그렇다. 끝끝내 나를 도닥이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책. 넘어졌어도 엉덩이를 툭툭 털며, “자 다시 가볼까!”하는 책.  

아느새 가을, 밤은 꽤 길어졌고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선선하다. 다시 책읽기 좋은 계절의 길목, 나를 마중나온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는 마치 “지난 여름도, 삶의 여름도 부지런히 살았고 수고했어. 다가오는 가을, 더 깊고 풍성하게 사랑하고 행복하자”하고 응원의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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