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완벽해! 제제의 그림책
론 케레스 지음, 아서 린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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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독서는 어떤 스타일인가요? 

밑줄도 긋고 형광펜도 칠하며 완벽히 즐기는 타입? 혹은 구겨지기라고 할까 조심조심 깨끗하게 읽는 스타일? 저는 완전한 후자입니다. 절대 줄은 긋지않고 메모는 상상도 할 수 없죠. 구겨질까 조심스럽게 얹어두고 읽는 편이고, 인덱스가 끈적히 남기라도 할까봐 손등에 두번쯤 찍은 다음 붙입니다. (물론 당연히 독서기록 후엔 떼내죠. 띠지가 찢어지는 것도 싫어 조심조심 벗겨두고 다시 씌우기도 하죠. 아! 책읽기 전에 손씻기는 당연한 일! 뭐, 각자의 취향이니 전자가 맞다 후자가 맞다 판단내릴 수 없으니 그저 “취향존중”하는 걸로 해두기로 해요. 『이 책은 완벽해』에 등장하는 개구리, 깨굴이도 후자인가봅니다. 

 

보통 미끌미끌하고 꼬질꼬질한 게구리와 달리 깔끔한 우리의 깨굴이는 책도 무척이나 깨끗하게 본 덕분에 가장 아끼는 책은 『이 책은 완벽해』라는 칭찬을 종종 듣는다고 해요. 책이 어찌나 깨끗한지 감동을 받을 정도라고. 우리의 깨굴이는 이 완벽한 책을 볼 준비가 되었다면 따라오라고 자신만만합니다. 그런데 맙소사! 우리의 어린이 독자들은 깨굴이와 다른가봅니다. 치즈 맛 과자를 먹으며 책을 펼치기도 하고, 포도주스를 흘리기도 하죠. 맙소사, 풍선껌도 등장했네요. 어질어질해진 깨굴이는 소중한 책을 더럽힌 것들을 떼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이미 더럽혀진 책은 오히려 흐물흐물, 엉망친창이 되어버립니다. 심지어 파리까지. 파리를 보고 기겁하는 우리의 깨굴이를 도와 어린이 독자가 팍! 쳐주려고 하지만 깨굴이는 책에 얼룩이 질까봐 반대하죠. 그러다 문득,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어린이 독자 덕분에 자신이 잡아먹으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더럽지만 개구리에게는 완벽한 식사가 파리라는 사실과 함께요. 그리고 책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과, 언제든 다음 장으로 넘겨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배우게 됩니다. 

 

사실 엄마는 『이 책은 완벽해』를 처음 읽었을 때, “킥”한방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책을 사랑하는 깨굴이가 이렇게 변하게 되었지만, 기막힌 반전하나쯤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우리 아이는 깔깔 웃으며 바로 첫장으로 돌아가더라고요. “꼭 나랑 이야기하는 책 같아”라고 하며. 그때 엄마는 깨달았습니다. 『이 책은 완벽해』의 진짜 완벽한 비밀은, 아이들이 책과 소통하게 하는 것이라는 걸. 

 

네, 맞습니다. 『이 책은 완벽해』의 화자는 계속 대화체를 사용합니다. 마치 아이와 대화를 주고받는 듯한 말투이기때문에 실제 아이는 보다 입체적으로 이 책을 즐기고, 적극적으로 대답을 하기도 합니다. 아마 우리 아이보다 훨씬 어린아이들도 개구리에게 척척 대답을 하며 『이 책은 완벽해』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완벽해』는 그렇게 입체적인 책이니까요. 깨굴이와 책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완벽한 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실컷 수다를 떨다보면 우리 아이가 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있고, 책을 소중히 다루는 법을 알게 되기도 하죠. 책에 낙서를 하면 안돼, 음식을 먹으며 책장을 넘기면 안돼, 빌려온 책을 찢으면 안돼- 백번 바르치는 것보다 『이 책은 완벽해』같은 책을 한번 읽는 것이 더욱 완벽한 교육이 된다는 것은 아마 모든 엄마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일 겁니다. 이 특별한 개구리를 이제 만났을 뿐. 

 

『이 책은 완벽해』의 일러스트 역시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게 충분합니다. 익살이 가득한 표정, 강조된 텍스트 등을 따라 즐기다보면 그저 깔깔 웃으며, 진짜 특별한 책이 무엇인지 절로 깨닫게 되죠. 『이 책은 완벽해』는 아이가 스스로 즐기는 책입니다. 정말, 완벽한 책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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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초록색 병
아르투르 게브카 지음, 아가타 두덱 그림, 엄혜숙 옮김 / 천개의바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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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술을 좋아하고, 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부디, “초록색 병”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줄어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술. 나 역시 한두 잔의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술이 약하다 보니 소주를 먹는 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한가지 다짐한 것이 있다. “너무 슬픈 날은 술을 먹지 말 것.” 물론 20대에는 기쁜 날도 슬픈 날도 술을 먹기도 했지만, 대부분 “사고”는 슬픈 날에 마신 술에서 일어나더라. 그런데 이번에 읽은 그림책, 『아빠와 초록색 병』을 읽으며 더욱 술에 대한 경각심을 잃어서는 안 되겠다 생각했다. 만약 나처럼 가볍게 술을 즐겨온 사람들도 술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얻어보시면 좋겠다. 서서히 우리를 중독시키는 악마에 대한 말이다. 더불어 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신 분들은, 부디 제발 이 그림책을 만나보시길 바란다. 『아빠와 초록색 병』속의 아이 표정에 집중해주시길 바란다. 그래서 초록색 병에 갇히기 전에 끊어낼 수 있기를, 당신의 아이가 그런 표정이지 않기를 말이다. 

 

『아빠와 초록색 병』의 표지에서부터 이 책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엿볼 수 있겠다. 술과 “가정폭력”을 다룬 그림책을 몇 번 감상했던 터라 그런 상상을 했지만, 『아빠와 초록색 병』의 폭력은 그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스스로를 파괴하고, 그로 인해 가족들의 마음까지 서서히 죽여가는 폭력. 물리적인 폭력이 아니더라도 가족을 멍들게 만드는 알코올중독, 혹은 알코올 의존증을 다루고 있다. 그림책치고는 꽤 텍스트가 많은 편인데, 문장이 섬세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호흡이 끊기지 않고 읽힌다. 총 26단계에 걸쳐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무척이나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한가지 특징적인 것은 스토리마다 초록색이 점점 짙어진다는 것. 2번째 이야기에서부터 생긴 초록 점은 점점 커지다가 23번째 이야기에서는 한 페이지 전체를 덮어버린다. 그 초록색이 무척 걱정스러웠던 까닭인지, 마지막 장에 새하얗게 돌아온 페이지를 보며 안도감을 느꼈다. 초록색에 지배당한 이들이, 부디 다시 하얀 페이지가 될 수 있기를 바라게 되기도 했고. 

 

또 하나 특징적이라 느낀 것은 아이의 블록. 처음에는 알록달록 페이지를 장식하던 아이의 블록은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점차 그 빛과 숫자를 잃어간다. 커다란 초록 병이 거실을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차지한 즈음에서부터는 블록이 보이지 않는데, 그것이 마치 아이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무척이나 당연한 “집에서 편안히 놀 권리”를 빼앗긴 것 같아 슬프게 느껴졌다. 배경이 다시 하얗게 돌아온 후에야 아이 주변에 블록들이 다시 생겨있을 때, 안도감이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부모의 상태에 완전히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빠와 초록색 병』은 알코올 의존증의 심각성을 글로도 색으로도, 일러스트로도 심층적으로 느끼게 한다. 그 자체만으로도 완성도가 높은 책이지만,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묵직해 더욱 오래도록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분명 『아빠와 초록색 병』은 알코올 의존증을 가진 당사자에게도, 그 가족들에게 묵직한 응원을 전해줄 책이다. 부디 당신들의 삶이 아픔과 미움, 원망으로 물든 초록색이 아닌, 희망의 하얀 페이지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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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1 스토리콜렉터 11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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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선악이란 이미 오래전부터 기본법이나 형법과 아무 관련도 없습니다. 제 행위를 변명하거나 상대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싶지도 않고, 유혹에 빠져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제 도덕률이 보편적이라는 제 믿음을 강화했을 뿐입니다. 누군가 괴물 같은 제 행위를 멈추게 하지 않는 한 저는 죄를 짓고도 자신의 범죄를 후회하지 않는 사람들을 죽일 것입니다. 그럴 사람이 아무도 없어 보여서 오늘 저 스스로 하려고 합니다. (P.316) 

 

 

『몬스터』가 어떤 내용을 담은 소설인지 대충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몬스터』를 한참이나 떨쳐내지 못했다. 선과 악, 절대적으로 취급되지만, 결코 절대적이지 않은 기준을 놓고 세상의 씁쓸한 맛을 아는 나이가 되어버렸기 때문일까. 아니면 반대로 『몬스터』가 던지는 메시지를 소화 시기키에 나는 여전히 세상에는 선과 악의 절대적 기준이 있다고 믿는 바보이기 때문일까. 

 

넬레 노이하우스의 신작, 『몬스터』는 사회의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가장 짙게 드러나는 것은 사적 제재. 법의 한계로 인해, 혹은 법을 악용하는 무리로 인해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을 만큼의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거론되곤 하는 사적 제재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했다. 종종 유튜버들이 가해자들을 파헤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정의일까, 아닐까 고민하곤 했는데 이번 소설 『몬스터』를 읽으면서도 사적 제재는 어디까지 정의인지 고민했다. 누가 고민인지로 절규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읽으면서는 소중한 가족을 잃고 괴물이 되어가는 이들이 괴물이라고 비난받는 세상이 과연 옳은지, 또 한편으로는 그들 스스로 다시 가해하는 것이 정말 정당한 것인지 혼란스럽더라. 그렇게 『몬스터』는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며칠간 나를 마구 흔들어버릴 만큼 몰입감 높은 소설이었다. 

 

『몬스터』를 통해 고민하게 된 사회적 문제들은 사적 제재가 다가 아니다. 난민수용에 대한 문제나 변호인 혹은 “높으신 분들”의 윤리성 등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보게 하기도 했고, 집단 여론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했다. 특히나 요즘 우리나라 뉴스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수사의 중립” 등의 문제도 다루고 있어, 이것이 그저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 내 주변 누군가도 겪고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집중하게 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난민을 통해 이미 형성된 집단에 스며드는 '새 사람'들의 어려움, 일부의 문제로 전체가 오인하는 세상, 혼자로는 말하지 않는 것들을 익명성과 집단성에 숨어 행동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분명 소설을 읽었는데, 너무 현실적이고 몰입감 있어 마치 뉴스를 본 듯 마음이 먹먹해졌다. 

 

사실 『몬스터』는 책 자체도 두꺼울 뿐 아니라, 텍스트 크기도 작고, 다른 책보다 위아래 여백도 적은 “진짜 긴 소설”이었다. 책을 오래 읽어 나름 빠르게 읽는 편이지만, 이틀 밤을 꼬박 소진했다. 긴장감에 내내 책을 들고 읽느라 팔목이 아프기도 했지만, 잠시도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만큼 집중하여 읽었고, 읽고 난 후의 여운도 길어 한참이나 생각하고 고민하게 했던 책이다. 그런데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은 책, 오히려 한 권 분량 정도 더 길었어도 읽었을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작가의 전작에서도 완성도가 높다고 느꼈지만, 개인적으로는 『몬스터』가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보다 훨씬 몰입감 있고, 짜임새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점점 밤이 길어지는 계절이다. 그 긴긴밤을 싹둑 잘라낼 만큼 흥미진진한 책, 『몬스터』를 추천해 드린다. 다만 일요일 밤에는 시작하지 말 것. 월요일 아침 빨간 눈으로 출근하는 자신을 마주 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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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좋은느낌이면 좋겠어 - 삶은 수많은 좋은느낌들로 매일 조금씩 더 견고해진다
김민철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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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의 최선은 이것이다. ⁣
우연히 나의 환경이된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들을 배우는 것. 내가 좋아하는것들을 모아 나에게 좋은 순간을 구축한 것처럼,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장점을 모아서 나를 구축하려고 애쓰는 것.⁣
물론 100퍼센트 닮고 싶은 누군가를 따라가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그 사람의 장점이 나의 장점이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나는 그 사람이 아니니까. 누군가의 크나큰 장점도 나에게 맞아야 나의 일부로 이식된다. 장식이 아니라 이식.⁣
남들의 좋아 보이는 점을 억지로 가져다가 나를 꾸며봤자 남의 깃털로 덕지덕지 장식한 우스꽝스러운 새가 될 뿐이니까. (p.29)⁣



처음 «내가 너의 좋은 느낌이면 좋겠어»의 설명을 듣고 의아했다. 좋은 느낌? 한 20년가량 한달에 한번은 만나온 그 친구? 여기서 책을 만든다고?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랑? 그런 의아함으로 받아든 «내가 너의 좋은 느낌이면 좋겠어»는 몹시 조그맣고 얇아 가방에 쏙 넣기 좋은 책이었다. 얇고 부피작아 주머니에 쏙 넣기 좋은 "좋은느낌"처럼.⁣

«내가 너의 좋은 느낌이면 좋겠어»의 들어가는 말을 읽으며 비로소 좋은느낌이 순한글말이며, 오래도록 여성들의 필수품으로서 여성의 일상을 지원하고, 여성작가들의 글로 한글날을 함께 하고자 이 책을 만들었음을 알게되었다. (내가 거의 초창기부터 친구였다는 사실도 함께)⁣

이렇게 좋은 의미로 만들어진 «내가 너의 좋은 느낌이면 좋겠어»에 동참한 작가들은 "하루의 취향"의 김민철작가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김하나작가님, "아무튼, 잠수"의 하미나작가님, "고르고 고른 말"의 루나(홍인혜 작가님), "멋있으면 다 언니"의 황선우 작가님까지 이름난 다섯 작가. 신기하게도 다섯분의 글을 다 읽은 적이 있어 더욱 술술 읽히는 기분이었다.⁣

실제 «내가 너의 좋은 느낌이면 좋겠어»는 어느 글 하나 빠짐없이 술술 읽혔다. 흡입력도 장난아니고, 일상에서 만날 이야기들이라 더욱 마음에 닿고 좋았다. "좋은 느낌을 쓰고 좋은 느낌을 읽는다"는 카피처럼, 문장 하나하나에서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 소소한 행복, 소소한 배움, 소소한 깨달음 등 여러 "좋은 순간" 등을 고루 만날 수 있었다.⁣

전세사기나 회사의 어려움 등 힘든 순간들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 무엇인가 배우고 느끼지않나. 그런 일상을 꼭꼭 눌러적은 기분이라 «내가 너의 좋은 느낌이면 좋겠어»는 나의 이야기이자 친구의 이야기였다. 책의 ⁣
제목이 완벽히 어울리는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

150페이지가 채되지않는, «내가 너의 좋은 느낌이면 좋겠어»는 사실 금방 읽었다. 그런데 혼자 가을공원에 앉아읽는 여유로움이 너무 좋아서 일부러 오래오래 아껴읽으며ㅡ 진짜 좋은 것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내가 너의 좋은 느낌이면 좋겠어»는 나에게 오래오래 가을의 호젓함으로 남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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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열 단어 한국사 라면 1 - 고조선·부여·삼한·고구려 보글보글 열 단어 한국사 라면 1
양화당 지음, 김령언 그림, 서울대학교 뿌리깊은 역사나무 감수 / 웅진주니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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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하이, 스토리 한국사'를 읽으며 “너무 재밌다”고 연발하자, 아이가 묻는다. “엄마, 어린이용 재미있는 역사책은 없어?” 훗, 없긴 왜 없겠어! 『열단어 한국사라면』이 있지. 재미가 가득한 일러스트와 재치 넘치는 내용까지! 열단어로 만나는 한국사, 『열단어 한국사라면』!

 

『열단어 한국사라면』은 고조선, 부여와 삼한, 고구려 등의 역사를 키워드로 만나보게 만든 책으로, 각각의 나라마다 10가지의 키워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고조선에서는 환웅, 첫 나라, 단군왕검, 8조 법 등으로 신화와 교과서에 등장하는 단골손님들을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고, 부여와 삼한에서는 윷놀이, 솟대, 저수지 등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고대의 풍습들을 만날 수 있어 역사가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만든다. 이어진 고구려에서는 주몽이나 장수왕, 온달장군, 살수대첩 등 엄마와 공부했던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어 아이의 호기심을 끌었다. 

 

라면이 그려진 표지와 『열단어 한국사라면』이라는 장난기 넘치는 제목에 혹시 역사적 내용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면 걱정은 접어둘 것. 퀴즈로 호기심 꽉 붙잡고 시작하는 이야기는 푸근한 설명과 알찬 일러스트, 직관적인 도표 등으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역사상식을 딱딱 짚어준다. 군데군데 만화책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책을 읽는 내내 지겨워하지 않고 완독할 수 있다. (오히려 당장 2권 내놓으라고 닦달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우리집에서는 이미 역사 공부를 꽤 해왔던 터라, 아이가 『열단어 한국사라면』를 통해 자신이 배웠던 것들을 확인하기도 하고 자신 있게 퀴즈를 풀며 즐거워했다. 그만큼 『열단어 한국사라면』은 키워드를 명확히 제시하기 때문에 이미 배운 내용들을 정리하기에도 좋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복습하기에도 좋다. 혹 한국사 공부가 처음이라도 좋다. 『열단어 한국사라면』를 통해 앞으로 중요하게 바라보아야 할 키워드가 무엇인지 어떤 내용들을 배우게 될지 감을 잡기에도 좋고, 역사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재미있게 역사를 설명해주니 말이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역사가 재미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덮어놓고 외우라고 했기 때문. 그래서 우리 아이들의 역사는 흐름을 읽고, 역사는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우리와 긴밀히 연결됐음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열단어 한국사라면』은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 구슬을 꿰듯 키워드를 꿰고, 역사의 흐름을 이어가는 역할을 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책을 만나기 전에는 왜 하필이면 『열단어 한국사라면』이라는 제목일까 생각했는데, 아이와 며칠간 『열단어 한국사라면』을 읽고 보니 이 제목은 아주 적합한 것이었다. 마치 라면을 먹듯 후루룩 쉽게 배우고, 여러 재료가 조화를 이루어 맛을 만들어내듯 여러 키워드가 역사를 이어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책, 『열단어 한국사라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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