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숙의 결국 잘되는 우리 아이 - 3~7세 문제 행동 특별 솔루션
이임숙 지음 / EBS BOOKS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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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움은 말로 설명해서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누군가 아이에게 작은 선물을 주었을 때 부모가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야지”라며 설명하기보다, 부모가 일상에서 틈틈이 아이에게 고마음을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아이가 몸과 마음으로 감사함을 배우게 되는 중요한 과정이지요. 

“밥을 잘 먹어서 고마워.”, “많이 웃어서 고마워.”, “배변을 잘해서 고마워.”, “잠을 잘 자서 고마워.”, “잘 걷고 뛰어다녀서 고마워.”

아이가 커가는 데 가장 중요한 먹고, 자고, 놀고, 웃고, 화장실에 가는 것. 이 모두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요? 유쾌함, 기특함, 고마움, 이 세 가지 부모의 감정 습관을 잘 갖춘다면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부모 자신도 아이 키우는 일이 훨씬 더 수월하게 느껴지고 감동과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p.178)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힘”은 무엇일까? 모르긴 몰라도 상당수는 “자존감”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자존감”과 “긍정”이 아이가 살아가는 데 가장 큰 힘이 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또 상황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기에 이놈의 자존감을 키우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아이의 세상이 넓어질수록 아이가 겪는 상황도 다양해지는데, 엄마는 그냥 우물안에 있어도 될까 불안해진다. 그런 나의 마음에 큰 위안이 된 『이임숙의 결국 잘되는 우리 아이』를 소개해본다. 

 

『이임숙의 결국 잘되는 우리 아이』는 「엄마의 말 공부」일력으로 매일 나에게 깨달음을 주는 이임숙 소장님의 새 책. “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를 운영하며 무척 다양한 저서로 “바른 육아 바이블”로 평가받는 분이시니 책의 질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한다. 이번 책, 『이임숙의 결국 잘되는 우리 아이』는 자존감과 사회성에 초전을 둔 책으로, 읽는 내내 마음에 닿는 문장이 많아 여러 번 멈춰 필사하고, 다시 읽기를 반복하느라 꽤 오래 두고 읽었다. 

 

아이에게 문제 행동이 드러날 때, 대부분 부모는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다. 물론 우리가 주 양육자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으나 모든 원인이 부모에게 있는 것도 아니고, 자책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기에 자책만 하고 있었다면 부디 『이임숙의 결국 잘되는 우리 아이』를 빨리 만나시길 추천해 드리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아이의 사회성이나 자존감이 무너지는 징후, 그것을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방법들을 제대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은 솔루션으로 제시된 “그림책 심리독서”. 내가 책을 읽으며 놓쳤던 부분을 다시 짚어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 우리집에서는 꽤 친숙한 매개체이기 때문에 아이와 대화를 한결 수월하게 여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앞의 두 파트가 아이의 특성, 부모의 특성들을 파악하고 문제를 분석했다면, 뒤의 두 파트는 이것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변화로 이끌어준다. 유아기에 키워주어야 하는 신체, 정서, 인지 자존감에 대해 꼼꼼히 읽으며 혹시 우리 아이가 유아기였을 때 내가 놓친 것은 없었는지 돌아보기도 했고, 아이의 “자존감을 단단하게 만드는 부모의 네 가지 습관”은 한 줄도 놓치고 싶지 않아, 필사하며 마음에도 새기려 노력했다. 감사하게도 나의 부모님이 나에게 유쾌함을 심어주신 덕분에 아이에게도 그런 영향을 주고 있었는데, 여기에 “기특함”과 “고마움”까지 더해 아이를 밝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리라 다짐했다. 

 

사회성을 키우는 네 가지 지혜에 관한 부분도 생각할 것이 무척 많았다. “소심해서”라고 생각해왔던 것들도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었음을 깨달으며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그 모든 일에 아이를 다독이는 것이 가장 먼저라는 것을 마음에 담았다. 

 

사실 나의 육아는 6할이 반성이고, 3할은 다짐이다. 그 나머지 조금이 실천이다. 아니, 사실 그 1할이나 하고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데도 나는 매일 반성하고, 다짐하며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그저 긍정적이기만 한 철없는 엄마지만, 이임숙 소장님의 책을 읽으면, “그래, 그래도 노력하고 있어.”라는 마음으로 나를 도닥여주게 된다. 그 위로는 또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하고. 혼나는 기분이 들어 육아서를 피해온 엄마들이라면, 『이임숙의 결국 잘되는 우리 아이』는 토닥임이 가득하니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의 작은 변화로 아이가 더 스스로를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변화가 아닐까? 

 

오늘의 당신이 더 의미 있게 변할 수 있도록, 『이임숙의 결국 잘되는 우리 아이』를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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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 - 공부보다 중요한 청소년 진로 멘토링
김태연 지음 / 체인지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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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란 하루아침에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싫어하는 일, 추구하는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나에게 맞는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 '자기 이해'와 '나다움'은 개개인이 가진 가장 특별한 '경쟁력'이다. (p.20) 

 

 

세월이 아무리 변해도 어른들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꿈이 뭐야?”라고 묻는다. 내가 어릴 때도 그랬는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꿈'과 '희망직종'을 동의어로 쓰는 사람이 많다. 우리아이가 “지구를 위한 활동을 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대답하면, 앞은 뚝 잘라먹고 “아, 디자이너”라고 인식해버린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이에게 '디자이너'로 경제활동을 하고, 일과 일상에서 지구를 위한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살면 된다고 말해주고 있다. “글 쓰는 사람”은 배고파서 꿈꾸면 안 된다는 오류 속에 성장한 엄마니까, 아이는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의 '꿈'이 아니라 '희망직종'에 포커싱된 사람이 너무 많고, 꽤 많은 아이 역시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적성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간다. 어린 나이부터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고 진로를 설정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더 많은 현실, 아이들의 꿈이 건물주, 공무원 등 '돈'과 '안정성'에 억지로 끼워 맞춰지고 있는 요즈음이기에 『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 같은 책은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는 청소년 진로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김태연 멘토의 신간으로, 아이들이 '나다움'을 향해 갈 수 있는 길을 터주는 책이다. 꿈과 돈, 장래희망, 내가 원하는 나와 세상이 원하는 나 등에 대해 유쾌하고도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갈 뿐 아니라 진로전략, 실제 상담사례 등까지 담아 청소년들이 방향을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걸어가는 노선까지 제시하고 있다. 

 

비록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직접 읽고 이해하기엔 아직 어리지만, 내가 『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를 읽으며, 아이의 생각을 틔워줄 방향,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 등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은 듯하다. 그래서 나는 『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는 부모님과 자녀 모두 읽어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부모님만 끌거나 민다고 아이가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도 아니고, 아이 혼자 아등바등해서 도달할 수 있는 세상도 아니기에,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를 이해하고, 진짜 조력자가 되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를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이 몇몇 있는데, 그 중 “상승의 기회”를 만드는 다섯 가지 기술인 '호기심', '인내심', '융통성', '낙관적 태도', '용기'에 대한 부분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키워주지 않으면 안 될 덕목이라 생각하기에 이 책을 미리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강점'에 대한 부분도 무척이나 도움을 얻었다. 업무에서 줄기차게 이야기해온 SWOT 분석을 아이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여 강한 것은 더 크게, 약한 것은 더 약하게 만들어준다면 아이가 꿈에 한결 쉽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진로에 관찬 책은 많지만, 『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는 더 체계적이고 진솔한 느낌을 많이 받았고, 실제 진로상담을 갈무리한 것이 무척 좋았다. 타인의 사례에서 분명 공감과 이해를 얻으며 아이들은 더 성장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어른들에게 저마다의 고민과 걱정이 있듯, 우리 아이들도 그렇다. 공부, 입시, 꿈, 목표, 장래희망, 직업, 스펙, 인간관계 등은 아이들에게도 큰 고민이고 걱정이다. 부디 『하고 싶은 건 없지만 내 꿈은 알고 싶어』가 아이들에게 다가서는 열쇠가 될 수 있기를, 또 아이들은 꿈을 향하는 지도가 될 수 있기를. 아! 이 책을 기반으로, 우리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내 꿈은 더 소중해”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가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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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대신 인문학을 선택했습니다 - 자유롭고 단단한 어른이 되기 위한 43가지 삶의 태도
이윤영 지음 / 나무의철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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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새로운 것들을 배우게 됩니다. 세대 간의 갈등과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것도 어쩌면 이 '당연하다'는 말의 의미를 절대 진리로 여기는 시대착오적인 고정관념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당연하게 해오던 것 대신에 새로운 것, 지금 나의 심장을 뛰게 하는 것, 지금 내가 애정을 갖고 바라보는 존재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p.95~96) 

 

 

이 책 제목, 『불안 대신 인문학을 선택했습니다』을 보고 문득 내가 언제부터 인문학을 읽게 되었는지 생각해보았는데, '어쩌다 우연히 한 권 말고' 그래도 꽤 꾸준히 읽기 시작한 즈음이 내가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가장 피폐했던 시절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때의 나는 '나'라는 존재를 잃지 않고 싶어서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을 줄여 책을 읽곤 했는데 그래도 문득문득 불안이 나를 찾아와 괴롭히기 일쑤였다. 참 아이러니하지. 잘해보고자 악착같이 굴 땐 그토록 힘들었는데 포기하듯 내려놓았을 때 나는 한결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되다니. 의문으로 남아있던 것들은 『불안 대신 인문학을 선택했습니다』을 읽으며 다소 해결이 되었다. 아무래도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보다 가난하지만, 누군가와 비교할 건더기도 없는 상태가 되고 나서야 타인이 아닌 나를 바라보게 된 것은 아닐까. 

 

 『불안 대신 인문학을 선택했습니다』는 “누구나 한 번쯤 만나는 삶의 위기”, “존재의 의미를 묻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배워야 하는 것들”, “중년의 삶은 태도로 결정된다.”. “지속가능한 변화를 유지하는 힘”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각각의 주제를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는 법을 배울 뿐 아니라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태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착해볼 수 있었다.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파트는 역시나 '지속 가능이랑 변화를 유지하는 일'. 삶의 원동력은 '눈앞의 목표에서 오는 성취'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최근 어떤 분께 거기에 '지속성'이 더해지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던 터라 이 부분이 더욱 마음에 닿았다. “우리 인생에서도 각자 일정한 구간을 정해놓고, 한 번쯤 오로지 '달리는 일'에만 몰입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경험한 몰임은 인생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스스로 행복을 찾아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을 겁니다. (p.245)”라는 작가의 말을 읽으며 조금이라도, 매일매일 어제보다 나아진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슬픔을 공부하고 경험을 축적하라는 것도 인상 깊었으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세련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특히 그랬다. 나이를 먹을수록 '삶의 질'을 높이고 '언어와 태도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말을 읽으며, 조금 더 여유로운 태도로 한 박자 느리게 사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불안 대신 인문학을 선택했습니다』는 '불안'이나 '인문학'이라는 단어 때문에, 제목이 주는 무게가 다소 묵직한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사람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다정하고 편안한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며 누구나 겪는 일상의 불안을, 인문학을 전공한 언니가 천천히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기분이랄까. 요즘, 한참 새로운 세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던 나에게는 큰 위로를 주는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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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아가야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03
이루리 지음, 도휘경 그림 / 북극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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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 언니의 추천 한마디 : 엄마가 이 책을 노래로 불러주니 마음이 몰랑몰랑해요. 말을 못 하는 동생들은 몽글몽글한 마음만 느끼고, 말을 할 수 있는 동생들은 내용을 바꾸어 불러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꽤 오랜만에 보드북을 만지니 우리 아이와 보드북이 나달나달할 때까지 읽던 시절이 떠올라 괜히 마음이 찡하다. 북극곰의 신간, 『아가야 아가야』는 정말 꼬꼬마 친구들부터 꼬마들까지 읽으며 즐겁게 노래하고 말도 배울 수 있는 보드북이다. 이 책을 꼬꼬마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까닭을 세 가지로 말해보자면 첫째, 선명한 색채와 선이 둥근 일러스트가 무척 아름답다. 아이들이 어릴 때 다양한 색, 다양한 그림을 만나게 해주면 아이들의 삶이 더 알록달록하리라 믿는 사람이기에 이렇게 쨍한 색을 가진 책을 보면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든다. 또 아이와 강아지, 고양이의 표정이 무척이나 푸근하니 그저 그림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마 미소가 장착될 듯!

 

두 번째, 노래의 아름다움도, 문장의 아름다움도 배울 수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에게 시를 많이 들려준다. 종종 동시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만, 사실 동요도 그 자체로 동시가 아닐까. 이 책의 아름다운 문장들을 운율을 살려 읽어보면 문장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고, 「나비야」에 맞추어 읽으니 친숙함도 재미도 한결 짙어진다. 사실 『아가야 아가야』가 아기 그림책이다 보니 우리 집 찹쌀 언니는 읽지 않겠지- 하고 보여주지 않았더니, 어느새 스스로 꺼내와 그림을 구경하고, 「나비야」에 맞추어 노래도 불러보더니 스스로 작사까지 하더라. “엄마야, 엄마야, 여기를 좀 보세요. 가을바람에 낙엽이 우수수수 내리고, 바람도 쓸쓸해 윙윙윙윙 노래해”라고 말이다. 아마 이것은 어느 집에서나 해볼 수 있는 독후활동. 글자 수를 딱 맞추지 못해도 좋고, 음정 박자를 틀려도 좋다. 그저 온 가족이 즐겁게 노래하고, 문장을 만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될 테니 말이다. 

 

세번째, 남녀노소-장소 불문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사실 「나비야」는 거의 '독도는 우리 땅'급의 국민동요가 아닐까. 그래서 할머니·할아버지도, 엄마·아빠도, 삼촌·이모도 읽어줄 수 있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꼬맹이들도 아주 어릴 때부터 즐겨듣기 때문에 몇 번만 읽어줘도 노래를 부르고, 개사를 하며 이 책에 풍덩 빠질 수 있을 듯. 또 모서리가 둥글고 판본이 작아서 가방에 쏙쏙 들어가 어디든 들고 갈 수 있다. 일상과 다른 풍경을 만날 때마다 이 책처럼 가사를 써본다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새삼 깨닫게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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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 다행이야 - 우리라는 이름의 사랑
오리여인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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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가 그렸어?” 하고 말하면 눈도 코도 입도 동그랗게 하고 웃는다. 너무도 자랑스럽고 뿌듯한 표정으로. 나는 할 수 있는 만큼 마구 칭찬해준다. 며칠째 그 그림을 보고 뿌듯해하고 나는 처음인 양 잘했다고 최고라고 해준다. 낙서해도 칭찬과 예쁨을 받는 나이, 두 살. 누군가는 너무 칭찬해주는 게 좋지 않다고 하지만, 난 놓치지 않고 칭찬해주고 싶다. 이런 낙서도, 네가 무엇을 하든 엄마는 선 이를 참 응원하고 지지할 거라고. (p.199) 



오리 여인의 글은 따끈한 어묵 국물 같다. 오리 여인께서 들으면 섭섭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글은 소중한 사람들과 추운 날 길가에서 오순도순 함께 먹는 어묵 국물처럼 일상적이고 따뜻하고 정겹고, 평범하면서도 눈부시게 아름답다.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선하지 않을까? 그녀의 전작,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를 읽은 뒤 “예전에 만났던 사람, 이라는 표현들에, 작가님도 사소한 것들도 추억으로, 기억으로 남겨두는 사람이구나- 하는 마음에 조금 마음이 몽글몽글했다.”라고 기록했을 만큼 그녀는 사소하다고 지나칠 수도 있는 일상을 소중히 담아둔다. 그래서 그녀가 혼자에서 둘이 되고, 다시 셋이 되어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담은 『완벽하지 않아 다행이야』는 코끝이 시큰할 만큼 찡하고 따뜻하더라. 

『완벽하지 않아 다행이야』의 전반적인 내용이 다 좋았지만, 눈물이 핑 도는 장면들이 꽤 많았다. 싫어하던 아빠의 모습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어느 날이, 늑대의 삶에서 느끼는 가장의 무게에서, 아이의 이름을 부르는 그 벅찬 순간이, 책임감 때문에 아프다는 말이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서- 또 이해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자꾸만 울컥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무엇이 될지 모르는 씨앗을 기르는 것과 같다는 말에는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니 우리 더 정성스레 키워보자고 나를, 그녀를 응원해보기도 했다. 



책에 계절이 있겠냐마는 오리 여인의 『완벽하지 않아 다행이야』를 겨울에 읽으면 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문장이 머금은 온도가, 그녀의 그림이 지닌 온기가 분명 당신의 마음을 데워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특히나 이제 막 가정을 이루거나 아이를 낳아 기르는 분들이라면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으리라. 물론 그렇지 않은 상태라도 좋다. 그녀의 글과 그림은 누구에게나 기꺼이 곁을 내주는 푸근함을 지녔다. 평소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 책은 분명 마지막 장이 빨리 오는 게 아쉬워질 것이다. 그만큼 쉬이 읽히고- 온 마음으로 공감하게 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누구나 일상에서 겪었을 이야기를 한줄 한줄 고이 엮어 특별한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능력이야말로, 일상의 연금술사가 아닐까. 


나를 반성하게 한 문장들을 옮겨적으며 다시 꼼꼼히 읽어본다. 그리고 진짜 “좋은 것”을 가족에게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오리 여인의 따뜻함이 내게도 전해져, 나도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밤이다. 


아이는 좋은 건지 뭔지도 모르고 큰마음 먹고 산 머리핀도 땅에 던지고 비싸게 산 옷에 딸기를 막 문지른다. 하지만 내가 사랑을 가득 표현한 날에 내게 “엄마 예뻐, 엄마 좋아, 엄마 예뻐, 엄마 좋아”를 반복하며 내 볼을 만져준다. 사랑을 받은 선이는 더 큰 사랑으로 내게 돌려준다. 그래, 선이에게는 좋은 옷보다 사랑을 많이 주는, 한 번 더 눈 마주치고 웃어주는 엄마가 더 좋은 거겠지.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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