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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퀘스트 2024 - 대한민국 과학기술과 산업의 미래에 ‘질문’을 던지다, 2024 세종도서 교양부문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외 지음, 이정동 기획 / 포르체 / 2023년 11월
평점 :

원래 사람이 높은 목표를 가지면 그걸 달성해야 하니까 그만큼 힘들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할 때도 당연히 있다. 연구 과정은 수많은 좌절의 연속이기에 실패했을 때 빨리 회복하고 다시 달려나가는 자세가 정말 중요하다. 또 목표를 향해 달리는 과정에서 주변 동료와 함께 나아가야 한다. (p.73)
비밀키를 이용해 컴퓨터나 통신에서 쓰이는 데이터를 모두 열어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요즘의 해킹은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암호기술은 계산이 이루어지는 단계까지 보호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p.272)
예전의 나라면 이 책을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더이상은 4차 산업혁명을 빼놓고는 세상을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 아이를 4차 산업혁명의 틈으로 내놓아야 하는 엄마이기에 나도 점점 관심을 가지고 잘 알아두고 싶다. 무엇이든 책으로 배워야 가잘 잘 받아들이는 책쟁이답게, 대한민국의 과학기술도 책으로, 이왕이면 더욱 잘 정리되고 지성이 축약된 책으로 만나고 싶었기에 과감히 선택한 책, 『그랜드 퀘스트 2024』였다.
『그랜드 퀘스트 2024』는 「축척의 시간」, 「최초의 질문」 등으로 세상에 놀라운 지성을 드러내셨던 서울대 이정동 교수가 총괄 기획한 책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항노화기술, 양자컴퓨팅 등의 기술에 대해 서울대 석학들의 '질문'과 지식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렇게 설명해놓으니 꽤 어렵고 재미없는 느낌을 주지만, 이것은 나의 한계일 뿐 『그랜드 퀘스트 2024』는 무척이나 짜임새 있게 구성되었고 다양한 방면의 지식을 알차게 알려주는 훌륭한 책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나도 읽었다. 여러분도 당연히 읽을 수 있다. 덧붙이자면, 똑똑한 사람들이 역시 알려주는 것도 잘한다.)
사실 『그랜드 퀘스트 2024』을 읽기 전에 목차부터 훑었다. 다행히도 완전히 처음 만나는 단어는 없었다. 인공지능이나 동형암호, 항노화기술, 초저전력 반도체 등 책이나 뉴스를 통해 만나본 적은 있는 단어들이었던 것. 그러나 이것들이 미래에 어떤 방향의 발전을 꾀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이것을 잘 활용한 세상에 살게 될지는 모르고 있었던 것. 개인적으로 『그랜드 퀘스트 2024』는 각 분야에 대해 한 두 가지 이론을 풀어주고, 이를 바탕으로 짤막한 대담을 이어주는 형식이 무척 좋았다. 마치 강의를 듣듯 이론을 배우고, 이 이론이 성장하면 어떤 질문과 대답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만나볼 수 있었던 것.
또 겁(?)먹은 것보다 훨씬 쉬운 문장으로 풀어주신 덕분에 중간중간 어려운 부분이 없진 않았으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살짝 어렵다고 느낄 때마다 일반인들도 접해보았을 주제가 등장에 몰입을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편집의 한 수! 가장 눈을 반짝이며 읽은 부분은 항노화에 관련한 부분이었는데, 어쩌면 가장 과학적인 '노화'를 과학과 분리해 미용에만 의지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또 단순히 미적인 부분이 아닌 건강, 유전적인 측면에서의 노화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되기도 했기에 나에게도 퀘스트를 주는 책이었던 듯하다. 노화에서 마음의 준비를 한 덕분에 뒤쪽의 항체에 관한 부분도 어렵지만,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사실 내가 『그랜드 퀘스트 2024』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과학기술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니 정확히는 모른다고 말하는 편이 훨씬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반인들도 관심 가지고, 준비하지 않으면 다음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도 길을 모른 채 걷게 되지 않을까. 『그랜드 퀘스트 2024』는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우리가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하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지식이 얕아 깊은 감상문을 남기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나, 이 책을 검색하여 나의 리뷰를 읽고 계신 분들은 이 우매한 글에서, 빛나는 『그랜드 퀘스트 2024』를 발견해주시리라 믿으며, 나같은 사람도 읽고 생각하게 하는 엄청난 책이었다는 말로 마무리를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