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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친구 ㅣ 우리 그림책 41
루치루치 지음 / 국민서관 / 2022년 10월
평점 :

봄을 여는 그림책, 두 번째 이야기. 『여섯 살 친구』.
『여섯 살 친구』를 왜 봄 그림책으로 분류하나 싶은 사람도 있으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표지 가득한 벚꽃 하며, 새롭게 이사 온 동네, 새로 사귄 친구! 이게 봄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여섯 살 친구』가 봄 그림책은 아닌 것 같아도, 마곰이에게 속는 셈 치고 한번 따라와 보셔라. 마음이 설레는 반짝이는 봄이 우리 집에 펼쳐지게 될 테니 말이다.
표지부터 반짝이는 벚꽃이라 설렘 가득한 『여섯 살 친구』는 루치루치 작가님의 새 책! 우리집에서는 루치루치 작가님의 “최고의 이름”을 달달 외울 만큼 좋아한 터라 그저 작가님의 이름만으로도 신남과 기대가 들더라. 역시나! 작가님은 오늘도 우리를 실망하게 하지 않으셨다. 먼저 『여섯 살 친구』의 일러스트를 찬찬히 뜯어보자.
『여섯 살 친구』는 항공 샷과 클로즈업이 번갈아 펼쳐지는 예쁘기도 하고, 숨은 이야기도 많은 따뜻한 그림책이다. 첫 장면에서부터 이삿짐 상자에 앉은 꼬마녀석이 우리를 맞이해준다. 우리 집 꼬마는 첫 페이지에서부터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상상하며 신이 났더라. 동네 전체를 내려다보는 듯한 “항공 샷”일러스트는 우리 아이 같은 “이야기꾼 꼬마”들에게 최고의 잔칫상. 이렇게 항공 샷이 등장할 때마다 아이와 함께 이야깃거리를 찾아보면 그림책을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어느 집 마당에 강아지가 있는지, 슈퍼에 가려면 몇 집을 지나야 하는지, 나무는 몇 그루나 있는지, 놀이터는 어디에 있는지를 이야기하다 보면 아이의 관찰력과 상상력이 함께 쑥쑥 자란다. 집마다 벚꽃이 가득한 일러스트에 엄마도 설레서 여기저기를 자꾸 들여다보게 되더라. 그뿐인가. 『여섯 살 친구』는 페이지가 무척 다채롭다. 만화처럼 구성된 페이지나 한껏 클로즈업한 페이지 등으로 꽉꽉 채워진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호랑이를 닮은 강아지, 쌍쌍바, 쭈쭈바 등 귀여운 요소들이 잔뜩 숨어있으니 보물을 찾듯 일러스트를 천천히 감사해보면 『여섯 살 친구』를 더욱 맛있게 읽을 수 있다.
다음은 『여섯 살 친구』의 스토리! 전작들에서도 눈치챌 수 있었던 루치루치 작가님의 재치와 센스는 이번 책에서도 가득히 만나볼 수 있다. 76세의 순이 할머니가 6살 연이의 첫 만남부터, 친해지기 위한 깨알 같은 노력, 연이와 독자를 모두 놀라게 만드는 반전까지! 어느 한 페이지도 부족함이 없이 다양한 재미가 꽉꽉 담겨있었다. 또 거의 모든 전개가 “대화”로 이루어져 있어 아이와 소리 내 읽기도 좋고, 분위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주변 소리도 잘 표현되어 있어 아이들이 상황을 눈치채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아주 작은 그림 하나, 글씨 하나 놓칠 수 없는 “큰 재미”의 그림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페이지마다 가득한 벚꽃과 시작, 새 친구 등 우리가 봄을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을 다양하게 느끼기도 했고 말이다.
여담이지만, 『여섯 살 친구』를 읽다 아이에게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아이가 “엄마, 연이가 이제 동네를 받아들였어요!” 하기에 왜 그렇게 생각하냐 물었더니 “첫 장에는 '엄마가 살던 동네'라고 했는데, 마지막에는 '우리 동네'라고 하잖아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아이와 정말 열심히 책을 읽어왔지만, 내 아이다 보니 특별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마음의 거리”를 눈치챌 수 있는 아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우리 아이가 늘 나를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더 띠듯 한 엄마가 되어주어야지, 다짐하게 만든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