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았다, 그치 - 사랑이 끝난 후 비로소 시작된 이야기
이지은 지음, 이이영 그림 / 시드앤피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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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미안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미안하고네가 더 잘 알다시피 너무나도 사랑했으며아무리 미워하려 애써봐도 모든 순간들이 고마웠노라나는 말을 맺으면 끝나버릴 우리의 시간이 두려워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p.43)






 

누구에게나 돌아보면 그리움이나 미련혹은 아쉬움 그것도 아니면 눈물로 기억되는 사람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그리고 미안함으로도다른 것은 모르겠고 나는 미안함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하나 있다타임머신이 있다면 타고 돌아가미안했다고 사과하고 싶은 사람그 녀석의 친구였지만 이제는 그 녀석보다는 나를 더 자주 만난다는 한 친구가 솔직히 너는 진짜 그때 너무 정 없이 뒤돌아 섰어.” 라고 표현했던 나의 첫사랑십 수년이 지난 지금에서 생각해본들 무엇을 하겠냐 만은나는 이 책을 읽으며 진짜 내가 못되게 굴었구나하는 생각과 미안했다는 것을 동시에 떠올렸다.

 

아마 이 책을 이별 진행 중에 읽는다면 울고가슴 아파하고미련 떨고후회하며 여러 감정을 동시에 만나게 될 것이고이별 진행 중이 아닌 사람이라면 지나온 세월 어느 한 지점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다전자든 후자든자신의 감정을 다 이겨낸 후에는 이 책의 제목처럼 참 좋았다그치?” 하고 조금은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될 것이고.

 

 





 

-      이 시절을 나서는 길은 홀로 걸어야 하니까그 걸음 무겁지 않도록실컷후련하게. (p.95)


-      참 긍정적인 나도 스스로 변명할 길 없이 상처라 부르는 커다란 흔적을 보듬고 보듬으며내게 이를 남긴 그들은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었을까 매일 밤 참 궁금했는데그제야 알았다. (p. 134)

 

사실은 최근에 이별을 하나 했다남자와의 이별은 당연히 아니고어쩌면 그것을 훨씬 넘어선 이와의 이별을 했다그런데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나는 여전히 헤어지지 못했고어쩌면 그들도 나와 헤어질 생각이 전혀 없다그리고 이 책에서 말하듯, “어차피 책임질 생각이 없던 상처를 준 이별이 아니기에 이 이별은 이별이 아니라고 부르는 게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괜히 생각이 많았다일단 이 책의 제목이 너무 짠했고내용들이 절절했으며나는 지금 괜히스스로어쩌면 이유 없이 이별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서른의 중반에서 사춘기를 겪으며 자아를 찾는 중이다.)

 

 






 

-      홀로서기 :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 앞에 조금 더 담대해지기를무너질 것 같은 바람 앞에 조금 더 단단해지기를하루 어린 내가 하루 더 어른이 될 나에게 바랍니다. (p.186)


-      나에 대해서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았으면 하다가도 사실은 내 모든 걸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해요. (p. 206)


-      좋아하는 감정이란 그런 것 같다뜨거울 거야데일 거야아플 거야나를 위한 모든 사고를 정지시키는 것그의 시선이 닿는 곳손이 가는 곳좋아하는 것들을 나도 따라 바라보고손을 내밀고좋아한다 믿어버리는 것이해의 영역이란 없다인정만이 허락될 뿐그렇게나 어리석은 감정어른이 되어서는 참 갖기 힘들어지지만그러므로 가슴에 깃들거든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두 팔 벌려 환영해도 좋은 것. (p.222)



안녕이라는 단어가 가진 힘을 안다낯선 이를 친구로 만드는 마법이기도 하고익숙한 이를 남으로 만드는 냉정한 말이기도 하다나는 오늘 이 지면을 빌어세 번의 안녕을 하고자 한다아주 오래 전 인사도 없이 혼자 돌아섰기에 홀로 남아 힘들었을 그 시절의 너에게 안녕이제서야 사춘기를 겪으며 방황하고 고민하는 한심한 나에게 안녕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꿈에 한걸음 가까워졌다며 행복해 할 나에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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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공부, 독서로 시작해 글쓰기로 끝내라
김성효 지음 / 해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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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를 깨쳤다고 해도 처음엔 혼자 책을 읽는 해독능력이 떨어집니다이때 부모가 정확한 발음으로 읽어주면 아이는 힘들게 읽지 않아도 됩니다더듬거리며 책을 읽을 시간에 귀로 듣고 머리로는 마음껏 상상하면서 글을 이해합니다읽기가 유창해질 때까지는 해독 능력이 우수한 부모가 천천히 부드럽게 읽어줘야 아이가 글자 읽기가 아닌 내용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p.76)




이 책의 리뷰에 앞서 하나 밝혀두고 싶은 이야기는나는 아이가 훗날 공부를 잘하든 아니든 신경 쓰지 않기로 진작부터 마음 먹었다이것은 아이가 손톱만하던 시절 마음 먹은 것이고아이가 38개월이 된 지금도 거의 매일 생각하는 일이다딱 두 가지만은 무조건 좋아하게또 하게 해주고 싶었다그게 바로 독서와 글쓰기다왜 하필이면 그 두 가지냐 묻는다면 첫 번째 이유는 엄마가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재주이며두 번째 이유는 내 마음을 글로 표현할 수만 있어도 열 받아 죽을 일은 없기 때문이다그런데이 두 가지로 시작하고 끝을 내는 공부라니내가 어떻게 관심이 없을 수 있을까이 책은 말 그대로 제목부터 나를 겨냥한 느낌이었고책을 읽고 난 나의 평을 한 줄로 적자면, “아이가 초등학생을 아직 거치지 않았다면무조건 이 책을 읽어라.” . (혹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반드시 읽으시길이왕이면 빌리지 말고 사서반복하여 읽으시고줄도 치시고공부도 하시길!)










나는 이 책을 단순히 독서가 아니라공부하는 수준으로 읽었기에내가 메모하고 받아 적은 부분들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       아이가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을 때 : 수십 번씩 읽어도 좋은 책인지 살펴보세요어휘문장맞춤법꾸미는 말그림까지 모두 중요합니다. / 책을 읽을 때마다 바를 정자로 책 표지 안쪽에 표시합니다. / 글을 쓸 수 있다면 주인공에게 일기나 편지를 쓰는 등 글쓰기와 연계하면 좋습니다아직 글을 쓸 수 없다면 책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 아이가 특별하게 좋아하는 책은 표지를 사진 찍어서 스크랩해두고 나중에 자서전을 쓸 때 자료로 활용하면 좋습니다. (p.39)


-       친구에게 추천할 만한 책인지 생각하게 합니다친구와 함께 읽을 책인지 따져보면 진짜로 좋은 책인지 한번 더 고민할 수 있습니다좋은 책은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고 아름다운 가치관을 다룹니다. (p.81)


-       초록은 책에서 핵심만 추린 요약본입니다독후감을 쓸 때도 유용하지요독후감으로 생각과 감상을 정리하는 것은 더없이 유익하지만 독후감을 쓰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도 많습니다이런 학생들에게는 초록쓰기를 가르쳐주면 쉽게 독후감을 쓸 수 있습니다. (p.129)


-       상대적으로 아이는 어른보다 글쓰기를 가르치기가 쉽습니다아이는 어른처럼 배경지식은 많지 않아도 스펀지처럼 무엇이든 쉽게 흡수합니다. (p.147)









이 책은 저자가 20년 가까이 교단과 강단에서 익힌 독서와 글쓰기 교육의 다양한 노하우를 담고 있다그래서 우리는 방에 앉아 편안하게 그 노하우를 받아먹기만 하면 된다내가 초등학생 이전의 엄마들도 읽으라고 기록한 부분이 바로 이 때문이다내 생각을 아주 솔직히 기록하자면아주 어릴 때부터 책 읽은 아이들이 유아기에도 책을 읽을 확률이 높고유아기에도 읽은 아이들이 학생시절학생시절에 읽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읽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나 역시 그렇게 30년 가량의 독서구력을 갖춰왔다다른 것은 다 모르지만독서습관만큼은 제대로 들여놓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물론 내 아이도 어느새 38개월의 독서구력을 가지고 있다뱃속도 쳐준다면 10개월을 보태면 되고스스로 앉아서 책을 꺼내 읽는 기간만을 따져도 어느새 2년이 넘었다. (참고로 우리 아이는 38개월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아이에게 아직 책의 재미를 들여주지 못했다면 일단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알게 하라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데로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공부하게 하라글을 공부하게 하라


초등학교는 3월의 어느 날수업 종을 치듯 시작하지만 어제까지 놀기만 하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고 하여 어머니 오늘부터는 소자 책을 읽고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하지는 않을 테니미리미리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을 듯하다.






-       아이의 글을 모은다는 것은 다른 말로는 아이의 글을 존중한다는 뜻입니다아이가 그을 잘 써서 존중하는 게 아니라 아이 글이어서 존중하는 글입니다저는 이렇게 아이 글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진짜 글쓰기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p.231)


-       아이마다 배우는 속도가 다르듯 독서 능력도 발달 속도가 다릅니다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읽는 게 가장 좋습니다. (p.288) 



이 책을 읽다 말고 문득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무엇을 읽거나갑자기 생각이 떠오를 때면 종이에 그것을 기록하고는 했는데 (지금은 카톡 나와의 채팅을 이용 중이다. ) 나의 부모님은 그것을 쓰레기 취급하지 않고 고이 모아주셨다좀 성장한 후에는 내가 모았지만어린 시절의 쪽지를 보관하는 것은 온전히 부모님 덕분 아닌가그뿐인가내가 어느 정도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청소년 필독서는 이미 재미없어서 일반도서들을 읽었는데폭력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읽게 두셨다그래서 학창시절에 태백산맥이나 아리랑토지들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지금 아이의 그림이나 만들기 작품들을 모으고 있다후에는 아이가 쓴 글을 온전히 모아줄 계획이었는데이 책을 읽고 나니 더욱 강하게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나의 사소한 행동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세워줄 수 있다면 무엇이든 못할까혹 공간 부족으로 아이의 작품이나 그림을 모으지 못한다는 분들께 한가지 팁을 공유하자면사진으로 찍어라사진 제목을 아기곰 19 8 19일 라인클레이 작품 : 야광팔찌” 이런 식으로 저장해두어라나는 늘 그렇게 사소한 것도 기록해둔다그래서 나의 휴대폰에는 수만 장의 사진으로 늘 용량부족 멘트가 뜨지만그럴 때마다 외장하드로 옮기면 된다외장하드도 꽉 차면 또 새로운 하드를 사면 된다외장하드 구입비가 우리의 추억을 저장해준다면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나의 리뷰를 자주 읽으신 분이라면 알겠지만나는 많은 책을 읽는 편이나 쉽게 도서를 추천하지는 않는다사람마다 구력이 다르고취향이 다르고느끼는 포인트가 다름을 알기 때문이다. (척척 추천도서를 내놓는 분들이 부럽다.) 그러나 이 책은 정말초등학생을 지나지 않은 엄마들이라면 꼭 한번쯤 읽으셨으면 좋겠다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독서나 글쓰기를 그렇게 강력히 교육하지 않고심지어 작가를 배고픈 직업이라고 규정지어 둘만큼 책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지만세계강국들은또 세계 명문대학들은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교육하고 강조하는 이유를 한번쯤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그리고 책의 힘글쓰기의 힘이 우리나라에서도 하루빨리 입증되어 더는 글 쓰면 배고프다라는 공식이 깨지는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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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냉정 - 난폭한 세상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
박주경 지음 / 파람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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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권의 책을 놓고 두 개의 리뷰를 쓰는 이유는, 나의 성향으로 인해 마치 이 책도 같은 성향의 것이라고 이유 없는 미움을 받을까이다. 이 것은 나 개인의 생각이니 이 책은 부디 선입견 없이 읽어주시길 바란다.)

단죄란 보복과는 다른 차원이다. 물어야 할 채임을 확실하게 묻는 일이다. 다시는 그런 정의롭지 못한 일을 도모하지 못하도록 본보기를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보복이라는 주장은, 책임져야 할 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가장 흔하게 인용하는 레퍼토리다. 그 궤변에 휩쓸려 단죄를 소홀히 하면, 결국 능욕이 돌아온다. (P. 114)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요즈음에 잊지 말아야 할 문장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그들을 향해 하고 있는 것은 보복이 아니라 단죄. 그들이 저지르고도 하지 않았다고 우기는 것을, 우리의 소중한 생명, 우리의 소중한 재산을 아무렇지 않게 도둑질하고서도 다른 방향으로 보복하고 있는 것을 단죄함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 하나가 되어야 하고, 더 끈질기게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야만 그들의 죄를 물을 수 있다. 그래야만 내 아이에게 치욕의 역사를 물려주지 않을 수 있다. 잘못된 협정으로 피해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던 아버지나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자기 멋대로 용서한다고 하는 딸을 욕하는 것도 물론 맞겠지만, 그 욕보다 앞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해결이 아닐까. 그 해결을 위해서는 일종의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언젠가 한번은 짚어야 할 일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이 양상이 잠시 끓다 끝나지 않도록, 모두가 한 목소리가 되어야 한다. 그때와 지금은 합의자가 다르다. 그렇기에 그때와 결론도 다르기를 바래본다. 결과 역시 우리가 다르게 만들어야 함도 분명하다.






-       생각해보면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가해자에게 무언가를 통보한다는 것은 납득이 가는 일인데,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통보가 내려진다는 것은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합의도 아니고, 권유도 아니고 통보라니. (P.116)

-       용서란 피해 당사자가 하는 것이다. 3자 누구에게도 용서의 권한이 없다. (P. 117)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고개를 끄덕였는지 작가님은 알까. 나는 아직도 당시의 뉴스를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앵무새처럼 청와대의 입장을 읊어대던 언론인들의 모습도 기억하고 있고.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그 때의 오해 하나가 풀렸다. 적어도 단 한 명의 언론인이라도 그 날의 기가 막힘을 함께 말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는 트위터에 피해자는 용서 안 했는데, 가해자는 속죄를 선언하는 것, 영화 밀양이 생각납니다. 반성에 시효가 있을까요? 상처엔 시효가 없습니다. 수요집회는 그래서 계속 되었습니다.” 라고 적었다고 한다. 그래, 많은 정치인이나 언론인들이 입을 닫은 상황에서 그의 트위터 몇 줄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목소리라도, 피해자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그들이 맞는 비를 같이 맞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       그 차가운 물에서 나오진 말아라. 어디든 살아 있어라.” (…) 누군가는 그 아동이 이미 희생되고 없을 거라고, 시신이라도 빨리 찾아서 사건을 마무리하자고 생각하는 사이, 누군가는 절대 시신이 나오지 말라고, 끝까지 나타나지 않아도 좋으니 어디서든 그저 살아만 있으라고 기도한다. 바로 그 마음, 오직 살아있기만을 소망하는그 마음이 휴머니즘이다. (P. 205)

참으로 안타까운 말이지만, 나는 보수성이 강한 집단에서 급여를 받고 있다. 세상을 흔들었던 D사건 때, 내가 소속된 곳의 이름이 매일매일 뉴스에 보도되곤 했으니 알만하다. 지금이야 정권이 정권이다 보니 노동당 출신의 장이 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당시에 내가 소속된 집단은 꽤 늦게 노란 리본을 달았다. 이미 내 핸드백의 노란 리본은 누런 리본이 되어갈 무렵이었다. (지금도 노란 물컵을 들고 다니는 내게 빨갱이냐고 물은 직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색깔론이 아니라 마음이고 걱정이고 또 기타 등등의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자신과 다른 것을 바라지 않는다. 대의를 따르길 바라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겨두길 바란다. 그러나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좋아질 수 없다. 역으로 흐르는 물에서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나 뿐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니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큰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새삼 깨닫는다.

혐오와 폭력의 세상에서 어떤 답을 찾을 것이냐는 그의 물음에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등 긍정적 언어를 찾을 수 있도록, 나를 날카롭지만 따뜻하게 연마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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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선생님 동시로 배우는 우리말은 재밌다 지식이 담뿍담뿍 1
김용택 지음, 홍수진 그림 / 담푸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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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튀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너는 죽었다!

-       김용택 콩 너는 죽었다” 전문






내 오랜 지인들은 알겠지만나는 시를 참 좋아한다내가 오래도록 쓰기도 했고 오래도록 읽기도 했다그래서 아이를 가졌을 때에도 나는 동시집을 여럿 꺼내놓고 많이도 읽었다아이가 태어났을 때에도 100일도 되지 않은 녀석을 눕혀놓고 동시를 어찌나 읽어주었던가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는 말이 빨리 트였고의성어 의태어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특히나 언어에 관심이 많다낯선 단어를 사용하면 그게 뭐야?” 하고 물어보고 입에 익을 때까지 연습한다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렇게 하다 보니또래아이들보다 많은 어휘를 사용하는 편이다.







그런 우리아이의 언어를 또 한 차원 높여줄 책이 한 권 태어났다바로 <김용택 선생님 동시로 배우는 우리말은 재밌다>가 그 책이다일단 제목부터 내 취향저격이다. “김용택”, “동시”, ‘우리말”. 제목에 내가 좋아하는 단어가 세가지나 들어가니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이 책을 펼치면 더욱 더 빠져든다어찌나 완벽하게 구성했던지 언어에 흥미가 많은 아이들은 더욱 재미있어 할 것 같고흥미가 없던 아이들은 이번 기회에 풍덩 사랑에 빠지게 될 것 같다김용택 시인의 섬세한 시 한편을 제시하고단어를 풀이해준다네모 칸 속에 단어를 제시하고 풀이해주어더욱 눈에 잘 든다그 아래에는 똘똘이 수첩을 통해 배경지식이나 알아두면 좋은 상식들을 짤막하게 이야기하는데그 말투가 너무 따뜻해서 중독성이 깊다진짜 매력은 다음 장 되시겠다홍수진 작가의 익살 넘치는 그림에 앞에서 배운 어휘들이 빈 칸으로 그려져 있다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재미를 느끼고그 칸을 채우는 재미는 말하면 입 아프지글씨를 쓸 수 있는 친구라면 직접 칸을 채워보는 것도 좋고글씨를 쓸 수 없는 아이라면 어휘 공부만 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앞 페이지에서 배워서 인지 우리 아이에게 구슬이 땡땡땡’ 굴러가고 있어” 라고 말을 했더니 “’땡땡땡은 종 할 때 나는 소리지구슬이 굴러가는 거는 또르르.” 라고 오히려 나를 가르쳐주더라!




 

책의 뒤 표지에 김용택 시인이 써놓으신 말도 인상 깊다


시와 만화가 만나 새로운 상상력을 키워주는 책지금까지 이런 책은 없었어너도 한번 읽어봐아마 한 번 보고 나면 또 보고 싶을 걸실은 말이야이 시를 쓴 나도 보고보고 또 자꾸 보았거든” 이라고 써두셨다아니 왜 이렇게 솔직하신 거야귀여움마저 느껴지게맞다이것은 순도 100퍼센트의 솔직함이다


정말 좋은 문학이지만 안타깝게 소설이나 에세이 등에 비해 사랑 받지 못하는 시가만화를 만나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꽤 오랜 세월 시를 좋아해온 나도 이렇게 만화와 함께 읽으니 더 좋았다아마 아이들은 내가 느끼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재미있다고 느끼게 될 거다.




우리 아이처럼 말을 배우고증폭시키는 나이부터 스스로 글씨를 읽고 쓰는 나이까지도 여러모로 활용하기 좋을 듯한 책이다진짜 강추도서담푸스 출판사에서 이 시리즈를 얼마나 내실지는 모르겠지만부디 다양한 시인들을 소개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 드린다.



따질 것도 하나 있다저 어릴 때 왜 이런 책 안 내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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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나의 랄랄라 여행일기 (빨강) - 재미 두 배 추억 세 배 여행 워크북 Go! 나의 랄랄라 여행일기
위 소사이어티 지음 / 명랑한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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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는 독서다나에게 있어 독서는 책을 고르는 순간읽는 순간마무리하여 리뷰를 쓰고 생각정리를 하는 것이 모든 일련의 과정을 통틀어서 독서라는 단어로 태어난다어떤 면으로는 고지식할 수 있으나사실 나의 이러한 습관은 나에게 이로운 것을 많이 남겼다생각을 정리하는 힘과 기억력 향상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도 나이를 먹고출산 후를 핑계 삼아 예전보다 훨씬 흐려진 기억력으로 살고 있다아마 많은 분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기억력이 나빠진다는 말에는 동의할 것이다그런데 나이를 지나서도 기억력이 흐려진다는 것도 맞지만 시간이 흘러서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것 같다.








소중한 것을 잃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꼭 맞는 책 한 권을 소개하려 한다언제인가나만을 위한 책을 만들도록 도와줬던 <난 누굴까>의 후속으로 <go! 나의 랄랄라 여행기란 제목의 예쁜 책이다. (이 책은 같은 내용으로 빨강노랑파랑으로 출간되어 다양한 여행마다 다른 기분의 책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어디를 갈 것이며무엇을 타고무엇을 먹는지를 다 기록할 수 있다그 순간의 기분이나 분위기날씨 등까지 기록할 수 있어 아이가 직접 기록하게 한다면 관찰력과 표현력을 동시에 길러줄 수 있겠다우리 아이는 아직 글씨를 직접 쓰지 못하는 아이라 이것저것 언어로 물어보았더니 여행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고마음에 담아두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책의 뒤편에는 여행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엽서각각의 페이지를 구성하는 스티커들도 구비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쓰는 여행일기뿐만 아니라 허니문에 대해 기록한다면 아주 멋진 신혼일기장 하나가 탄생하게 되리라 생각한다그 순간에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남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작은 표 하나도 그 순간을 지나면 쓰레기가 되고 만다그런 소멸적인 기억을 이 일기에 남길 수 있다면 아주 오래도록 멋진 추억으로 우리 곁에 머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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