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의 힘 - 쉽게 포기하지 않고 결국 해내는 아이의 비밀
지니 킴 지음 / 빅피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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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어려움이 닥쳤을 때 꺼내쓸 수 있는 도구를 많이 경험한다면, 회복 탄력성의 크기가 그만큼 커져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이의 기질에 기대어 살도록 할지, 혹은 이것을 바탕으로 회복 탄력성의 그릇을 더 키워줄지는 부모의 몫입니다. 이 부분에서 부모의 영향은 실로 막대합니다.

 

감사하기 - 감사는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이끌어주는 비료 같은 존재. 

자신을 믿기 - 자신의 가치를 주변 사람들과 환경을 통해 자존감을 형성 

조절하기 - 자신의 신체와 감정을 조절하고 욕구를 지연하는 자기조절능력은 회복 탄력성의 핵심

 (p.112~114 발췌)

 

 

요즘 많은 사람이 유행처럼 하는 말,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하면 마음이 꺾이지 않을 수 있는지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제는 그런 시기를 살짝 지나온 나이이기의 우려도 든다. 꺾이지 않으려다가 부러질까 봐.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가 꺾이지 않으려 하기보다는, 꺾여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마음이면 좋겠다. 넘어져 생긴 상처에 시간이 지나면 새 살이 돋듯, 마음에도 새 살이 돋는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 이름조차 정이 가는 지니킴 박사의 『회복 탄력성의 힘』을 읽으며 아이의 마음에 “새 살이 솔솔~”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나의 노력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회복 탄력성의 힘』은 우리 아이들이 회복 탄력성을 잘 키워 행복과 학습능력까지 향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영유아의 회복 탄력성, 유아교육학 등 다양한 과정의 유아교육 과정을 공부한 분답게 다각도에서 아이들의 회복 탄력성을 향상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회복 탄력성을 품고 있지만, 세상을 살아가며 좌절하고 어려움을 느끼며 잃어버리거나 놓치기 쉬운 회복 탄력성을 키워줄 수 있는 방향을 알려주셔서 많은 내용을 메모하며 읽었다. 

 

회복 탄력성이 높은 아이의 특징에 '타고난 기질'이 있어 '기질이 좋지 않으면 회복 탄력성도 낮은 걸까'하는 부정적인 마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작가는 그 한 가지를 갖지 못해도 나머지 네 가지로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법을 제시하니,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더욱이 이 책을 만나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많은 메모를 하며 읽은 부분은, 『회복 탄력성의 힘』의 2부 “잠재되어 있는 아이의 회복 탄력성을 깨우는 법”이었다. 2부의 내용은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실질적 비법(?) 같은 느낌이었는데 근력 키우기, 존중하는 힘 키우기, 자기조절능력 키우기, 회복 탄력성을 삶과 연결하는 법 배우기 등 진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개인적으로는 “잘 실패하는 법”과 “몸, 호흡, 목소리 조절”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순한 기질을 타고났지만 조심스러운 성향이 있는 우리 아이는 “친구가 불편해할까 봐”, “친구가 속상해할까 봐” 자신의 마음을 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분명 우리 아이도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기도 해 마음이 아픈 일이 많았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가 가진 좋은 점은 더 키워주고, 연한 마음은 단단히 채워주는 방법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결국 해내는 아이까지 되지 못해도 좋다. 다만 넘어져도 일어서려 한다면 언젠가 다시 새살이 돋는다는 것을 아는 아이로 자라길 바라기에, 사랑과 응원으로 바라봐주어야지. 아이가 자신 안에 숨은 회복 탄력성을 온전히 꺼낼 수 있도록 지지하는 엄마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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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첫 번째 습관 공부 - 내 아이를 위한 미라클 모닝 아침 1시간의 기적
염희진.조창연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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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큰 성과를 거두고 성취감을 맛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 대신 작고 소한 성취를 거두고 거기에 감사할 줄 안다면 그 작은 승리들이 쌓이고 쌓여 큰 승리로 이어진다. 미라클모닝은 바로 이 작은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p.94)

 

 

우리는 쉬이 자각하지 못하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학습되어온 사실이 하나 있다. “엄마 닮아서 00도 잘하네”, “아빠처럼 00도 잘 먹네” 등의 말로 부모가 아이의 거울임을 배우고 살았다. 그저 어른들이 하는 소리라 생각했지만, 내가 어른이 되고 보니 그것은 진짜 맞는 말이었다. 아이들이 태어나 자연스럽게 보고 듣고, 접하는 집의 분위기, 밥상머리 교육, 습관 등이 한 사람의 일생을 좌지우지하더라. 그래서 나는 엄마가 된 후 다이어리에, 달력에 “나는 내 아이의 거울이다.”라는 말을 적어놓고 살았다. 이 당연하고도 무서운 말은, 내가 무엇인가를 감정적으로 하려 할 때 브레이크가 되어주곤 했다. 또 생각보다 환한 빛을 내는 등대가 되기도 했고. 

 

한빛비즈의 신간, 『우리 아이 첫 번째 습관공부』를 읽으며 이 생각이 더욱 견고해졌다. 내가 꽤 오래 이어온 새벽 기상을 시작하게 한 것이 한빛비즈였기에,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더 강하게 와닿았다. 그래, 일찍 시작하는 하루가 얼마나 알찬지 나는 겪지 않았나. 아이도 자신의 시간을 더 알차게, 본인이 계획한 대로 살 수 있게 '아침의 힘'을 길러주어야지, 하고 다짐하게 한 책이었다. 

 

『우리 아이 첫 번째 습관공부』는 나처럼 미라클모닝을 하는 엄마의 습관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작가의 문장들은 마치 내 마음처럼 깊이 와닿았다. 아이는 나를 기르는 과정이라는 것도, 세상에 혼자 깨어있는 듯 고요하고 근사한 새벽의 맛도, 부모의 모습대로 아이가 자란다는 생각도 나와 같아서 더욱 공감하며 읽게 되더라. 나는 혼자 일찍 깨어 나의 시간을 만끽했다면, 작가는 온 가족이 했다는 큰 차이를 가졌지만 말이다. 아이와 만들어가는 미라클모닝을 읽으며 나도 이제는 초등학생이 된 아이와 아침을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아이의 수면을 관리하는 방법, 아침을 깨우는 방법, 아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 꼼꼼히 살피며 우리 집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꼼꼼히 체크했다. 

 

나 역시 「그릿」을 읽었기에 “요구하고 지지하는 육아”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으나, 이것을 실생활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작가의 마음가짐이 무척 인상 깊었다. 또 작가가 취침 전의 시간과 아침 시간을 잘 분배하여 관리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집도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은 잘 들여왔으니, 그 시간을 더욱 알차게 만들어주는 방향을 제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기도 했다. 

 

사실 나는 행복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닌, 하루하루 쌓아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큰 행복이나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오늘 하루의 평안을, 일상의 행복에 더 집중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육아도 그랬다. 뭔가 대단한 것을 하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무언가를 같이 하는 육아, 각잡고 제대로 하고자 욕심내기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매일 실천하는 엄마. 그것이 나의 목표였다. 남들 눈에는 큰 재미가 없는 삶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우리 아이 첫 번째 습관공부』를 읽으며 아이의 인생도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조금씩 행복과 사랑, 지혜와 지식을 쌓아온 아이들은 쉽게 무너지거나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그래서 지금 나의 길잡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깨달았고. 아이가 자라 스스로 아침의 효율성과 낭만을 깨닫는 날까지, 나도 『우리 아이 첫 번째 습관공부』처럼 좋은 등대가 되어주어야지.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근사한 엄마가 되어야지. 

 

역시 책은, 나를 매일 자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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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제비 노란상상 그림책 100
구윤미.김민우 지음 / 노란상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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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랄라 강남 갔던 제비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제비는 보통 좋은 소식을 물고 오는 '길한 동물'이 된다. 흥부에게 집과 재물을 물어다 준 것도 제비인 만큼 아이들에게도 제비는 익숙한 동물이다. 『여름, 제비』를 처음 만났을 때 반가움이 든 것도 그런 감정의 일환이겠지.

 

『여름, 제비』는 일러스트나 스토리 모두 감상할 거리가 가득하다. 또 페이지마다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많아 꼭 한번 만나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여름, 제비』의 일러스트. 표지에서부터 내용이 흐르면서 어느 페이지 하나 세밀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세밀하게 표현된 그림 자체를 감상하는 재미도 뛰어나지만, 보물찾기하듯 전체 페이지를 살피는 맛이 뛰어나다. 우리 집은 그림책을 읽을 때 글씨를 읽기 전에 꼭 그림을 먼저 보는 편인데, 이 책은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만도 한참이 걸렸다. 그만큼 일러스트 사이사이에 숨은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한옥의 아름다운 배경을 바탕으로 귀여운 아이의 표정 변화를 감상해보기도 하고, 아이의 물건들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도 하며 무척 다채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 아이처럼 오동통 귀여운 아이와 제비의 사투(?)를 보며 우리 아이는 “제비가 좀 예의가 없네. 머리에 똥을 싸다니”라고 말해 온 가족이 깔깔 웃기고 했다.

 

『여름, 제비』의 내용을 읽으면 책에 대한 감상이 또 달라진다. 아이와, 책을 읽으며 이야기 나눌 포인트도 참 많았다. 소녀가 제비를 대하는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제비를 관찰하는 소녀의 시선이 흐르는 순서, 제비와의 에피소드 사이에 느낄 감정 등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며 아이의 관찰력이 무척 성장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고, 누군가를 도의야 하는 순간에 대한 아이 이야기를 들으며 놀라기도 했다. “엄마가 느린 친구도 필요로 할 때 도와주는 거라며. 얘도 제비가 도와달라고 짹짹하면 도와주러 갔어야 해”라는 말을 들으며 진정한 배려와 선의를 이해하고 있음에 감동을 하기도 했다. 

 

일러스트도 내용도 너무 좋지만, 『여름, 제비』의 가장 강력한 한방은 마지막 페이지에서 느낄 수 있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놀 거리도 비교적 풍족한 요즘의 아이들이 과연 제비에게 받을 '좋은 소식'이 무엇일까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엄마'였던 것. 괜히 코가 빨개지고 마음이 시큰해지는 것은 어른의 눈이기 때문일까. 트렁크에 가득 무엇인가를 싣고 온 엄마의 사랑 때문일까. 

 

섬세한 일러스트, 굵직한 한방을 담은 스토리, 풍성한 대화거리까지. 우리의 여름밤을 아름답게 수놓아준 멋진 책이었다. 이제 정말 『여름, 제비』가 찾아올 계절. 여름을 맞이하며 이 책을 한 번쯤 만나보시길 강력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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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리커버 특별판) - 자기 삶의 언어를 찾는 열네 번의 시 강의
정재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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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런 밤에 시인이 잠을 자고 있어요?” 

(...) 숲에서는 굵은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졌지만, 그의 노래는 계속되었다. 숲길에는 마침 행인이 뜸했고 우산을 받고 선 그 유명가수의 목소리는 아름답게 떨리고 있었다. (문정희, 「나를 매혹시킨 한 편의 시4」) 

 

그런데 눈이 부시게 푸르는 날은 말이죠, 묘하게 서글퍼지기도 한다는 걸 아시나요? 아직 그런 감성이 남아있다면 마냥 들뜨지만 마시고 그때 이 시, 이 노래를 불러보세요. 눈이 부시게 푸르는, 이 좋은 날, 이 아름다운 날, 그리운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서글픕니다. 아니, 그리운 사람을 떠올려보지도 못한 게 미안해집니다. (p.329~331 발췌)

 

 

며칠 전 누가 나에게 물었다. “요즘 많이 바빠? 책 읽는 양이 좀 줄어든 거 같아”라고. 나는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는 애매한 대답을 했는데, 그것은 정말 사실이었다. 조금 바빴기에 독서기록을 그때그때 남기지 못했던 까닭도 있고, 며칠에 걸쳐 한 책에만 빠져있던 탓도 있었기 때문. 며칠이나 나를 붙잡아둔 책은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이었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포함하여 정재찬 교수의 책을 부지런히 읽었을 뿐 아니라 그의 강의도 꽤 부지런히 챙겨보았기에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을 읽는 것은 당연한 순서였겠지만, 이 책을 지금 읽은 것은 시기적으로 상황적으로 내게 찰떡같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잘 쓰고 싶고, 가장 잘 이해하고 싶은 영역, 나의 오랜 짝사랑인 '시'를 정재찬 교수만큼 맛있게 말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어질 정도였다. 

 

혹여 당신이 다른 책은 다 읽어도 시집은 낯간지러워 못 읽겠다, 이해를 못 해서 못 읽겠다며 넘겨왔다면 부디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을 만나보길. 누가 밥벌이에, 건강에, 육아와 소유욕으로 시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이 책에서는 우리네 사는 이야기에 시를 툭 던지기도 하고 슬며시 건네기도 한다. “삶의 포인트마다 김광석이 흐른다”라는 말을 참으로 좋아하는데, 이 책은 마치 그런 느낌 같다. 돌아보니 삶의 굽이에 시가 있더라. 시를 몰라도 이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 우리 귀에 익숙한 가사들도 꽤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 시보다 더 시 같은 노래들이 얼마나 많았나. 이 책은 우리가 그렇게 놓치고 살아온 것들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은 정말 인생 시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거 같다.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을 읽으며 내가 좋아하던 시를 다시 곱씹어보기도 하고, 내가 그릇이 작아 이해하지 못하고 남겨두었던 것들을 이해하기도 했다. “당신을 길들여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게끔 시가 만들어줄 겁니다. 시가 얼마나 여우인데요. (p.223)”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를 사랑하고, 책을 사랑하며 “어제보다 나는 나”로 살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사실이기에, 대단한 결과를 이루지는 못했더라도 그 마음 하나만은 오래오래 품고 살아왔으니 문장의 힘을 오롯이 이해했다. 그리고 그 문장들을 음미하며 살 수 있어서 감사했다. 

 

더불어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을 읽는 내내 또 더 나아져야지, 내 삶의 구절마다 흐르는 시를, 일상의 행복을 더 느끼며 살겠다 결심하는 나도 조금 멋지다고, 책을 읽어온 시간들이 절대 헛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또 삶의 한 구절을 지나는 나에게,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은 그렇게 격려이자 다짐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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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 명랑한 척하느라 힘겨운 내향성 인간을 위한 마음 처방
양스위엔 지음, 박영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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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립을 원한다면 누구든 사랑받고자 하는 자신을 '약자'의 위치에 두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을 '약자'위치에 두는 것은 자신이 약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 이순간 사랑받고 있다는 의미일 뿐이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연약할 때가 있는 법이다.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낼 때 비로소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선의와 사랑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다. 

 

'가짜 자립'에 작별을 고하고 자신의 연약함을 보여줄 수 있을 때 선의와 사랑이 자신에게 끊임없이 밀려온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p.107~108)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책의 표지를 보는데, 내가 힘들었을 때 이 제목을 봤더라면 울컥했겠구나 하는 마음에 들었다. 아마 마음을 삼켜본 사람, 내 감정을 참기 위해 심호흡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마음이 들었을 것 같다.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은 내향성 성향이 쾌활한 척하며 살 때 마음을 관리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한 책이라지만, 어쩌면 사회 안에서 더불어 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한 번쯤 피로를 느껴보았다면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책,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는 외향성 고독, 내적치유, 경계의식, 관계의 실체, 단단한 자아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 역시 회사생활을 할 때 신나는 척하고 자리에 앉아 한숨이 날 때가 많았기에, 이 책의 많은 부분에 공감이 갔다. 사실 경계의식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본 일이 없었는데,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아무거나”를 자주 말하는 편이다. 정말 괜찮아서 아무거나 괜찮다고 말하는 날도 있지만, 그냥 모두의 평화를 위해 그렇게 말하는 예도 있었는데,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에서“습관적 좋아요”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참아온 감정들이 부정적인 방법으로 노출되는 예도 있었겠다는 생각에 내가 내 마음을 혹사 해왔다는 생각이 들더라.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의 마지막 장인 '단단한 자아' 편은 내게 더 많은 생각과 다짐을 주었다. 물론 나는 평소에도 '나의 일상'에 큰 가치를 두는 사람이기에 소소한 행복에 집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을 읽으며 내가 아파했던 부분, 미쳐 가지지 못했던 마음가짐 등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졌던 것 같다. “관용은 키우고 집착은 줄인다.”는 말은 특히 더 와닿았는데, 조금 더 내려놓기를, 조금 더 일상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부정의 안경을 쓰고 본다면, 이 책에 적힌 말은 “우리가 이미 다 아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아도 실천하지 못하면 그것은 소음과 다를 바가 없지 않나. 내가 만든 가면을 벗는 것도, 내가 만든 가면을 더욱 두껍게 쓰는 것도 결국 나의 선택이기에, 내가 나를 작게 만들어온 시간은 나만이 깰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MBTI에서 수없이 E냐 I냐를 말하지만, 사실 I 성향이 강한 사람뿐 아니라, 나처럼 E와 I를 왔다 갔다 하는 사람도, E 성향이 강한 사람도 때로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지 못하고 마음에 가면을 쓰고 사는 세상이다. (완전히 E이기만 한 사람도, 또 완전히 I인 사람도 없지 않나) 그러니 마음을 돌보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라는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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