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1학년 수학 교과서 1-2 - 전3권 마음이음 핀란드 수학 교과서
마아리트 포슈박 외 지음, 마이사 라야마키-쿠코넨 그림, 이경희 옮김 / 마음이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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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어떤 공부를 좀 해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핀란드 수학 교과서』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교과과정과 관련된 홈스쿨링은 하지 않았지만, 선배 엄마들이 1학년 수학과 2학년 수학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하여 살짝 걱정되었거든요. 이해하지 못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저는 아이가 성적은 좋지 않더라도 학교생활을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엄청나게 고민했던 부분은 1학년 1학기를 복습하느냐, 1학년 2학기를 선행하느냐의 문제였는데, 고민 끝에 1학년 2학기 선택! 혹시나 너무 어려운 것은 아닐까, 아니면 아이가 미리 배우고 나면 수업시간에 재미없어하면 어쩌나, 고민이 많았는데 그런 고민은 『핀란드 수학 교과서』를 만나보는 순간 사라져버렸습니다. 단순히 연산을 공부하는 책이 아니라, 수학의 구조를 이해하게 도와주고, 수학적 이야기와 풍부한 그림을 통해 입체적인 학습이 가능하게 도와주는 것! 또 다양한 교구를 바탕으로 수학 놀이를 하므로 재미있게 수학 개념을 익힐 수 있는 형태였답니다. 물론 우리나라와 교과과정은 비슷해요. 개인적인 생각은 학교에서 수학 개념을 배우고, 『핀란드 수학 교과서』로 굳히기로 한다면 초등학교 내내 수학을 재미있는 과목으로 인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교과서가 매직으로 그린 테두리라면, 『핀란드 수학 교과서』는 색연필이랄까. 

 

 

처음 『핀란드 수학 교과서』를 둘러보며 깜짝 놀란 게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수학문제집과 판이한 느낌이었기 때문. 분명 수학문제집인데 연산, 서술형, 응용문제, 사고력 문제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어 반복적인 연산이 아니라 생각하며 풀다 보면 정해진 분량이 아쉬워질 정도~! 수학 공식을 힘들게 암기할 필요 없이 그냥 이해하게 되는 책이랄까? 사실 이 책을 받기 전에는 수학 선생님들이 왜 그렇게 핀란드 수학, 핀란드 수학-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 책을 풀어보며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더욱이 이번에 출간된 마음이음의 『핀란드 수학 교과서』는 최신 핀란드 국립 교육과정을 반영했을 뿐 아니라, 핀란드 초등학교 1300여 곳에서 사용하는 수학 교과서라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습니다. (스웨덴에서도 번역하여 교과서로 쓸 정도라고 해요) 우리나라 사단법인 '전국 수학교사모임'에서도 추천했다고 한 이유를 아이와 같이 풀어보며 이해하게 됩니다. 

 

 

아이도 처음 수학문제집을 풀자는 제 말에 '할 수 없이' 자리에 앉았지만, 요즘은 홈스쿨링 시간이 되면 역사, 독서 교재와 함께 『핀란드 수학 교과서』를 스스로 챙겨 옵니다. 신난 얼굴로 연필과 지우개, 색연필 등을 바리바리 챙겨서 말입니다. 

 

많은 학습지에서 수학은 반복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듯, 빽빽하게 숫자와 네모 칸이 들어찬 교재를 내놓는 곳이 많아요. 그런 학습지 특징. 아이도 지겨워하고, 엄마도 살짝 돈이 아깝습니다. 이렇게 반복적인 문제라면 나도 만들 수 있는데-하고 말이죠. 분리수거장에 가보면 그런 문제집들이 앞쪽만 너덜너덜해진 채 노끈에 묶여 쌓이곤 합니다. 엄마와 실랑이하다가 때를 지나버린 문제집들이죠. 근데 솔직히 엄마들도 같은 문제 계속 풀라고 하면 못 풀 거 같아요. 재미없잖아요. 저는 제가 수포자다보니 다른 것은 확답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핀란드 수학 교과서』는 지겹지 않아요. 아니, 재미있어요. 아이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논리 문제를 풀어보기도 해요. 엄마랑 수학 놀이를 하며 깔깔 웃기도 해요. 그렇게 재미있게 놀고 나면 아이는 어느새 수학을 이해하더라고요.

 

초등학교 1학년, 8살이었다가 다시 7살이 된 우리 아이. 학습이 아니더라도 우리 집에서 진행해온 엄마표도 어느새 7년 차가 되었습니다. 놀이부터 시작해 독서와 역사 등을 자리 잡기까지 신나게 놀다 보니 7년이 흘렀어요. 그렇게 재미있게 쌓아온 시간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아 엄마표학습은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었는데, 『핀란드 수학 교과서』를 경험하고 나니 공부도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여름, 찹쌀이와 함께 『핀란드 수학 교과서』로 신나게 놀아보고자 합니다. 우리 같이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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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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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기의 러브스토리를 원해서 그녀를 찾는 게 아니야. 그러기엔 너무 늙었지. 난 그녀를 찾아서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

내 인생을 바꿔놨으니까. 그녀가 아니었다면 부모님께 감히 대들 용기를 내지 못했을 거야. 내가 살았던 배우의 삶도 없었겠지. 이 모든 것에 감사하단 말을 그녀에게 하고 싶어. (p.75)

 

 

사실 이 책을 펼치기 전, 60년 전 첫사랑을 찾는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했다. 10대에 했더라도 이미 70이 훌쩍 넘은 나이, 남은 세월이 너무 적지 않나. 혹시 찾았지만 머지않아 죽음을 맞이하는 눈물 짜내는 책인가, 생각했다. 그러나 맙소사!

 

『88번 버스의 기적』은 개똥 같은 억지 로맨스로 눈물을 짜내는 책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사랑보다는 사람, 인간애 등에 더 진한 서사와 감동이 있는 책이라고 말해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또 한 달을, 또 일 년을 살아내며 눈물이 났던 자리를 다독이고 회복하며 더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책이었달까. 사람인(人)이 서로 기대어 서 있는 형상을 따서 만들었다 했던가. 이 책은 그렇게 서로 기대어 의지하는 이들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래서 읽으면 읽을수록 위안이 되고, 따뜻해진다. 어떤 이들의 로맨스는 꽤 뻔하지만, 그 뻔함조차 따뜻해서 읽는 내내 편안했다. 

 

처음에는 힘든 생활에 지친 리비가 우연히 프랭크를 돕는 소설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프랭크는 리비에게, 리비는 프랭크에게 기댄다. 물론 프랭크와 딜런도. 또 리비는 딜런에게 딜런도 리비에게, 페기와 퍼시도, 에스메와 딜런, 딜런과 에스메- 하다못해 리비와 레베카까지! 서로에게 기대고 어깨를 내어주며 살아내는 법을 배우고 가르치는 찡한 소설이었다. 

 

물론 세상에 소설은 넘쳐난다. 그 각각의 소설들은 로맨스나 기쁨 혹은 슬픔, 감동이나 반성, 때로는 공포가 고루 들어있다. 그런 측면에서 말한다면 『88번 버스의 기적』은 '딱 이거!'라고 말하긴 어렵다. 로맨스소설이라고 말하기에는 찐~한 러브스토리가 없고, 휴먼소설이라고 말하기에는 은근 달다. 그런데 책을 덮고 나면 온 마음이 말캉말캉 따뜻해진다. “아 이 맛에 소설 읽지”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쿨피스의 강력한 단맛도, 탄산의 톡 쏨도 없지만 오래오래 사랑받는 밀키스 같은 책이랄까! 

 

그래, 『88번 버스의 기적』은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서,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이들의 등을 토닥이는 포근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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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
김대현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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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범죄소설이 존재한다. 물론 그들이 다루는 범죄도 제각기 다루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저마다 다르다. 그 소설들을 굳이 '분류'하자면 너무 복잡한 '폴더'에 머리가 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독자'니까 독자의 시각으로 분류를 시도해보자면, 범인을 알리고 시작하느냐 숨겨둔 채 시작하느냐가 이야기 전개에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범인을 숨긴 채 이야기를 꺼낸다면 소위 '쫄깃함'에 책장을 놓지 못할 것이고, 범인을 알려주고 이야기를 이어간다면 그들의 '범죄 이유'에 초점을 두고 책을 읽게 된다. 사실 내 생각에 세상에서 제일 '찝찝한 기분'으로 읽게 되는 범죄소설은 '범인이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하고 당위성을 인정하게 되는 경우. 세상이 더러워서 죄를 지은 범인을 욕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를 읽으면서도 그런 류의 소설인가, 생각했다. 처음부터 민희와 민기의 범죄를 드러내며 이야기를 시작했기 때문. 하지만 나는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에 뒤통수를 단단히 맞았다.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는 그동안 '책 좀 읽었다'라는 오만함으로 '이런 내용이 이어지겠군' 하던 나의 예상을 뒤엎었기 때문. 사실 나는 드라마도 한 두 편 보면 뒤 내용을 예상하는 편이다 보니 이 책도 초반 십여 장을 읽고 생각했다. “아, 민기와 민희가 더러운 세상에 이용당한 불쌍한 애들이겠구나, 그래서 동식이가 미워할 수도 없겠구나”하고. 

 

하지만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는 단순히 범죄 자체만을 생각하기보다는 인간의 본성이나 신, 태어나는 배경과 자라나는 환경 등까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이야기 이면에 독자가 상상하게 되는 이야기, 독자가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가 꽤 숨어있었달까. 그러면서도 나는 믿는 '신'이 정말 있다면 동식에게는 어떤 뜻을 품으신 걸까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고. 

 

사실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를 읽으며 현실의 단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요즈음의 뉴스는 소설보다 끔찍한 이야기가 많으니까. 뜻하지 않게 부모를 잃은 동식이도, 남편을 잃고 종교에 매달려 살아가는 정화도, 외로운 성장 과정 때문에 지인이 범죄자가 아니길 바라는 진희도, 사랑하는 사람의 비밀을 알게 되어 죽음을 맞이하는 리원도,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도 못하는 민기도, 범죄와 살인을 즐거움의 대상으로 보는 민희도, 그들의 보호자인 듯 그들을 돌보는 김 실장도- 지극히 비정상이지만 '뉴스에 나올만한 사람들'이지 않나. 어쩌면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것은 그들의 세상이 아닌 우리의 세상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조금 더 많은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았겠다 생각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작가는 자신의 몫을 충분히 했고, 그들 각자의 '당위성'을 찾는 것은 독자의 몫이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든다. 그래서 이 책을 추리소설이라고 말할 수도, 범죄소설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 모두이기도 하고, 그 모두가 아니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리나라 작가의 책에서 이런 느낌을 받다니, 생경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묘하다. 

 

아!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를 읽고자 한다면 늦은 시간이나 바쁜 시간대는 피할 것. 스토리의 전개도 빠르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한번 펼치면 중간에 덮을 수가 없다. 또 책을 읽고 난 후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테니, 부디- 여유를 가지고 책장을 여시길. (혹시 청춘 로맨스 소설 같은 표지에 전혀 다른 내용을 상상하셨다면, 표지를 다시 보시라. 그들의 손과 소매에 묻은 핏자국에 소름이 돋으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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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 - 웹툰으로 알려주는 인간관계 심리 처방전
최리나 지음, 연은미 그림, 천윤미 일러스트 / 미디어숲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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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들의 기준대로 삶을 살고

당신은 당신 가족과 행복하게 살아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살면서 모두 내 생가과 같을 순 없지 않은가 (p.126) 

 

이해타산을 따지거나 나를 옳고 그름이라는 자샏로 판단하지 않고 '나'라는 사람을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진정한 가족이다. 그들로 인해 내 존재의 가치를 깨우치고, 더불어 사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p.184) 

 

 

돌아보면 나는 내가 나를 들들 볶는 사람이었다. 직장생활도 잘 해야 하고, 아이에게도 뭐든 잘하는 엄마여야하고, 모든 지인들에게 좋은 사람이어야 했고, 딸로써도 뭐든 잘 챙기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능했냐고? 당연히 아니다. 그렇다보니 나는 매일매일 번아웃이었던 것 같다. 몸이 아프면서 이것저것 내려놓고 나니 문득 되게 행복해지고 가뿐하더라. 몸을 회복한 지금도 나는 그것들을 다시 들지 않았다. 일을 좀 못하면 어떻고, 아이에게 못하는 게 있는 엄마면 어떤가. 그것을 인정하고 시정할 수 있다면 충분하지. 또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으니, 오히려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더라.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을 읽으며 또 한번, 필요이상의 욕심을 버리면 더욱 행복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당신이 남여관계에서, 가족관계에서, 사회에서 힘겹거나 버거운 느낌이 든다면 이 책을 한번 만나보면 좋겠다. 당장 나아지지 않더라도, 상처를 이기기 위해서는 내가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될테니 말이다. 

 

독특하게도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는 웹툰형태를 빌어 심리학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보니 한결 쉽게 읽히는 이점도 있고, 조금 더 심플하게 문제를 들여다보게 돕기도 한다. 또 우리가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기에 더욱 가까운 이야기같이 느껴진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문제가 아닌 가스라이팅, 회피성 인격, 편집성 인격, 뒷담화, sns나 단톡, 이혼가정, 위기가정 등 우리가 오늘날 너무나 자연스럽게 겪는 거의 모든 일들을 다루고 있어 더 가까운 느낌, 더 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나는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를 읽으면서 다양한 예문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문장들을 읽으며, 나도 소중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또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의 말미에 감사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었는데, 그것을 읽는 내내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렸음을, 내가 내 마음을 지옥과 천국으로 가지고 오고 가지고 갈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깨달았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고 잊혀지게 된다. 그럴때마다 또 상처받기도 하고 속상해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관게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같은 책들을 꾸준히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이와의 관계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또 진짜 소중한 '소수의 관계”를 위해서 말이다. 오늘도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의 관계를 상처입히지 않기 위해 쉽게 심리처방을 해준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비밀』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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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탐험대의 모험 - 남쪽 섬의 비밀
사이토 히로시 지음, 다카바타케 준 그림, 김숙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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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책을 읽다 보면, 분명 책은 끝이 났는데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 책들이 있다. 이번에 만나본 창비의 신간, 『펭귄 탐험대의 모험 - 남쪽 섬의 비밀』 같은 책이 바로 그런 책! 어쩌면 진짜 아이에게 자극이 되는 책은 그런 책이 아닐까?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생각하게 하는 기발한 책, 『펭귄 탐험대의 모험 - 남쪽 섬의 비밀』을 소개한다..

 

『펭귄 탐험대의 모험 - 남쪽 섬의 비밀』은 다카바타케 준 작가의 신작으로 줄을 지어 걷는 펭귄 탐험대가 남쪽 섬을 탐험하며 만나게 되는 모험이 담긴 책이다. '펭귄' 시리즈의 그림책 버전이랄까? 어떤 면으로는 매우 단순한 구조의 스토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이와 이 책을 읽다 보면 참 매력을 발견하게 될 테니, 일단 책을 펼쳐보시길.

 

일단 『펭귄 탐험대의 모험 - 남쪽 섬의 비밀』은 일러스트의 매력이 넘친다. 단순하게 생긴 펭귄들이 줄을 지어 나오는데, 모든 펭귄이 대충 그린 거 같으면서도 은근히 다르다. 앞의 3마리는 완전히 다르고, 뒤의 7마리도 모자의 점이 다르거나, 손이 다르거나 등 미묘한 차이가 있어서 아이와 그것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또 펭귄들이 만나게 되는 무시무시한 동물들을 대하는 변함없는 태도가 아이들의 웃음 포인트. 우리 아이는 뒤를 돌아보는 펭귄의 수가 뱀이 더 많았다고, 펭귄들은 뱀을 “조금 더” 무서워한 것 같다더라. 

 

커다란 공룡과 화산폭발을 겪고도 “가볼 만 한 곳”이라고 이라고 적은 모습에서 “어쩐지! 펭귄들이 미끄럼타듯 즐거워하더라니” 하며 어른들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포인트를 찾아냈다.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비단뱀과 악어는 갸우뚱거렸지만 말이다.)

 

『펭귄 탐험대의 모험 - 남쪽 섬의 비밀』의 내용도 너무 귀엽다. '에야디야 에야디야 영치기 영차'를 외치는 우리의 펭귄들은 사자가 소리쳐도, 비단뱀이 위협해도, 악어가 있어도 가파른 경사를 오른다. 대머리독수리 떼가 나타나도 공룡이 나타나 다른 동물들이 은신을 시도해도 자신들의 갈 길만을 간다. 이런 내용 자체가 우리에게 웃음을 주지만, 한 편으로는 목표한 것이 있으면 다른 것이 보이지 않는 집중력을 느끼기도 한다. 더욱이 마지막에는 사자와 비단뱀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며 아이들에게 다음 이야기를 상상해볼 물꼬를 터 준다. 

 

우리 아이는 『펭귄 탐험대의 모험 - 남쪽 섬의 비밀』을 읽은 후 사자나 비단뱀, 공룡을 무서워하지 않는 이유를 상상해보기도 하고, 북쪽 섬에 가서 만나게 될 친구들을 상상해보기도 하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문득, 이런 책이 아이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아이의 생각 주머니를 마구 자극하는 책, 즐거운 상상력이 가득한 책, 『펭귄 탐험대의 모험 - 남쪽 섬의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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