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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ㅣ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평점 :

세상이 아름답게 반짝이기 시작하는 느낌. 지금 내 눈에 비치는 세상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시작됐구나, 사랑의 계절이” (p.20)
자기 뜻대로 되지 않거나, 누군가의 어떤 행동이 의미 없어 보일 때. 그럴 때마다 나는 그런 이들을 부정해오지 않았던가. 목소리를 높여 반대해오지 않았다. (p.193)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고 앞으로도 말하고 싶지 않지만, 타로는 시바의 이런 태도에 구원받은 적이 있었다. (...) 불편한 감정들로부터 도망치려 했다. 아무것도 아닌 나. 우쭐했던 자신이 한심해서 참을 수 없었다. (p.123)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첫 권에서도 생각했지만, 이 책은 정말 제목부터 서정적이다. 왜 굳이 바다가 '보이는' 편의점이 아닌 '들리는' 이었을까. 심지어 바다 '옆'의 편의점인데. 작가님의 마음에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의미를 상상해보게 된다. 직관적으로 보이는 상태보다, 들리기만 하는 상태가 더 아늑하고 감각적이니까. 타인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주고 도닥여주는 이 책의 내용을 은근히 담은 것은 아닐까. 무엇이 되었던 다 맞는 말이라고 우기고 싶다. 정말 이 책은 마음이 들리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들리고, 응원이 들리는 책이기 때문이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권을 받아들고, 그 표지에 나도 모르게 감탄부터 나왔다. 반짝반짝- 정말 맑은 하늘처럼, 바다처럼 반짝이는 표지를 바라보며 내 마음이 다 반짝이는 느낌이랄까. 몇 장을 채 넘기기도 전에 만난 '사랑의 계절'이라는 단어가 무척 잘 어울린다. 아! 그런데 책의 느낌을 설명하자면, 여름 바다 같은 느낌이 아니라 봄 바다 같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물론 스토리의 중간중간 헤어지기도 하고 우정에 금이 가기도 하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분명히 이 책은 위로를 받고, 사람 냄새를 찾아가고,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다. 그래서 그저 읽는 것만으로 위로를 느끼기도 하고-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사람 냄새나는 사람이 되어주어야지, 생각하게 되더라.
이번 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는 다로. 스스로 필요 없는 사람이라고 느낄 만큼 자신감이 없고, 그런 다로에게 마음이 상해 “반짝임이 없다 한들 그건 내 탓이 아니잖아”라는 매정한 말투로 떠나는 쓰바키. 처음에는 모든 손님을 진심으로 대하는 시바의 모습이 필요 이상의 행동이라 생각하지만, 점점 그의 진심을 느끼고 배워가며 정말 반짝이는 사람이 되어간다. 사실은 사랑의 눈으로 바라봐주는 사람들로 인해 반짝이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 장면에서, 또 한 번 서로 기대어 힘을 주고 살아가는 '사람다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분명,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시바가 살아간다. 각기 다른 모습이더라도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존재만으로 위로가 되는 이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 마음이 다로처럼 힘들 때는 그들의 친절이 필요 이상이라고 느끼기도 하고, 그들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받는 듯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온 마음을 다한 위로는 결국 제대로 전달된다는 것을- 언젠가는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나면- 또 다른 어디에서 새로운 시바가 되어 따뜻함을,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은 그런 책이다. 따뜻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또 그 에너지를 받고 다시 힘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위로가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주소를 적어주고 싶은 곳,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부디 오늘의 당신에게 다정한 시바가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