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기본소득 - 자유로운 사회, 합리적인 경제를 향한 거대한 전환
필리프 판 파레이스.야니크 판데르보흐트 지음, 홍기빈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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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에 대한 여러 반대 주장들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지게 많은 사람의 반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있다. 이는 원리 원칙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에도 닿아 있는 것으로, 아무 의무도 부과되지 않는다는, 즉 수혜자가 일을 할 필요가 없으며 일할 의사를 가질 필요도 없다는 무조건성에 대한 것이다. (p.243)

 

오늘날의 상황에서 정말로 걱정해야 할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서 돈만 받아가는 일부가 아니라, 필수적인 노동을 무척 많이 하고서도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다. (p.249)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는 '보편적 기본소득'은 대다수 국민이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지만, 어떤 방법과 방향으로 시행되어야 하며 그것이 가지고 오는 이점과 모순, 그 모순을 해결할 대책에 대해서는 명확한 의견을 낼 사람이 많지 않다. 나 역시 기본소득에 대해 찬성하는 처지기는 하나, 그것이 가지고 올 일부 '베짱이'들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관해 물으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왜 기본소득이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약자들을 위해 사회가 응당 해야 할 일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21세기 기본소득』을 꼭 읽고 싶었던 것은 그런 생각의 해결점을 찾고 싶어서였다. 기본소득 권위자로 알려진 필리프 판 파레이스가 12년간 집필한 책이니, 나같은 애송이가 가진 궁금증과 찾을 수 없던 답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기대한 바와 같이 『21세기 기본소득』은 기본소득에 관련한 거의 모든 논쟁을 담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현대사회가 처한 사회경제의 문제에서부터 그것을 보다 효율적으로 영하고, 다양한 계층에게 실현 가능한 복지를 이룩하게 하는 방향성까지를 논하고 있어 현실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 년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해온 노동시간의 단축, 아동수당, 청년안정자금 등에 대해서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어 뉴스에서 명확히 알 수 없었던 것들까지 제대로 짚어볼 수 있었다. 

 

혹자들은 '조금 먹고살 만해지니 공공재화를 써버릴 요량'으로 기본소득을 주장한다고 하지만, 기본소득은 이미 1700년대부터 복지국가의 바탕으로 활용됐다. 물론 현금급여제도, 공공부조, 사회보험 등 같고도 다른 여러 제도로 변화하며 성장하기는 했지만,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살린 거룩한 제도임은 틀림없다. 저자는 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우려, 기본소득과 닮은 여러 제도, 기본소득이 지나온 역사 등을 상세히 다루어 독자에게 기본소득이 왜 필수인지를 이해시킨다. 막연히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기본소득에 반대했던 사람도, 기본소득이 지나온 발자취,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 후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치밀하게 설명한다.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무임승차자에 대한 부분, 한정된 국고를 해결할 방법, 정치적 해결법, 지속적으로 유지할 방법 등에 대해 매우 상세히 설명한다. 사실 이 부분이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장 우리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살아갈 세상만 돼도 분명 기본소득은 '당연한' 것이 되어 있을 것이기에 알아야 하고, '지원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부지런히 책을 읽었다. 기본소득과 더불어 의료, 교육, 사회환경, 도시계획 등 전반적인 것에 걸친 변화가 필요하기에 나같은 일반 시민부터 각층의 전문가까지, 이 책을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 말대로 '아직은 유토피아'일지도 모를 사회는 곧 다가올 것이다. 아니, 다가온다. 여러 반대의견과 실패가 있겠지만, 지금은 당연해진 여러 사회문제도 도입 당시에는 반대와 실패가 있지 않았나. 모두의 더 나은 삶,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삶'을 위해 필요한 제도이기에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해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분명 『21세기 기본소득』은 많은 이의 눈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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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 육아 -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아이 자존감과 회복탄력성이 높은 아이로 키우는 엄마의 비밀
윤지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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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바르고, 말 잘 듣고, 양보 잘하는 아이를 좋게 바라보는 건 부모가 아니어도 누구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부족하고 서툴고 말 안 듣는 아이를 믿어주고 사랑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부모가 아니면 못합니다. 아이가 계속 부족하고 서툴지는 않아요. 부모가 아이를 계속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아이도 바뀌어요. 부모가 늘 긍정적이면 아이도 부모를 닮아갑니다. (p.72)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이제 육아서는 그만 읽고 학습서로 갈아타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나친 오산. 오히려 다시 처음부터 아이를 키우는 것 같았다.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느라 아이도 나도 소위 '멘붕'이었던 것. 결국, 나는 올해도 육아서를 끊지 못하고, 읽고 반성하고 잊어버리고, 다시 읽고 반성하고 잊어버리는 패턴을 유지하고 산다. 물론 그것도 10년 가까이 하다 보니 짬 바(?)가 좀 생겼는지 잊어도 꽤 당당해졌다. “좀 잊어버리면 어때, 또 읽고 또 배우고, 또 반성하면 되지!”라며 꽤 긍정적으로 육아서들을 만날 낯(!)이 생긴 것. 

 

하지만 그렇게 당당히 열어도 혼쭐나는 듯한 책들이 있다. 나에겐 『오뚝이 육아』, 윤지영 작가님의 책들이 좀 그런 편이다. 「엄마의 말 연습」도, 「초등 자존감 수업」도 읽을 때마다 나를 반성하게 하고 결심하게 했는데, 이번 신간 『오뚝이 육아』도 그랬다. 아이와 감정을 주고받으며 갈등을 소통으로 풀고, 아이의 자존감과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육아. 사실 가장 이상적인 육아라 생각하지만, 때때로 나의 감정이 이성을 잡아먹고 '안 오뚝이 육아'를 할 때도 있었기에 이번 책도 읽으며 혼나는 기분도 들고, 응원받는 기분도 들고, 자신도 또 다짐하게 되기도 했다. 

 

『오뚝이 육아』는 긍정과 공감을 바탕으로 아이의 감정을 읽고 아이를 잘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책에서는 이런 부분을 꽤 자세히 다루고 있고, 부모의 유형,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육아법 등을 꽤 자세히 다루고 있어 많은 부모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도 『오뚝이 육아』를 읽으며 도움받은 포인트가 꽤 많았다. 

 

사실 많은 부모가 '나도 부모가 처음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기는 한다. 그러나 보통은 거기서 끝이다. 하지만 오뚝이 샘은 자신의 취약성을 정확히 보고, 꾸준히 자기객관화를 통해 회복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즉, 부모가 자신의 회복력을 키울 수 있어야 아이의 회복 탄력성도 키울 수 있고, 부모가 스스로를 사랑해야 아이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것. “내가 나를 알 때 나중에 후회할 것이 뻔한 반사적인 말과 행동을 멈출 수 있어요. 이것이 바로 심리적 성숙(p.54)”이라는 말을 읽으며 또 한 번 내 내면의 성숙을 위해 노력하자는 다짐을 했다. 

 

『오뚝이 육아』 실전편은 책 전체를 옮겨적을까 싶을 만큼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말이 많았다. 아이가 잘못할 때, 거짓말을 할 때 등 아이가 소위 '문제행동'을 했을 때 할 수 있는 대화 가이드도 좋았지만 '지기 싫어하는 아이', '잘 우는 아이' 등 기질적인 부분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대화법이 특히 마음에 닿았다. 타고 난 것은 고치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손 놓았던 부분들을 다시 짚어볼 기회가 되었다. 

 

자존감과 회복 탄력성은 후천적으로 발달하는 요인이라는 작가님의 말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것이 후천적이라면, 누구라도 노력을 통해 키울 수 있으니 말이다.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예쁘다고, 귀엽다고 말해주기는 쉽다. 그러나 진짜 필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은 사랑받는 존재라고, 귀한 존재라고 느끼는 것 아닐까. 우리 아이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내면이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같이 넘어지고 같이 일어서는 엄마가 되어야지. 흔들려도 다시 우뚝 서는, 오뚝이 엄마가 되어주어야지! 

 

『오뚝이 육아』는 그렇게 나를, 어제보다 나은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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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 로빈의 그림책장
로빈 제이콥스 지음, 닉 네베스 그림 / 안녕로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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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이가 그렇겠지만 우리 아이는 장래희망이 참 많다. 가장 오래, 지속적으로 말하는 것은 “지구를 지키는 사람”이지만 “지구에 도움 되는 물건을 만드는 디자이너”나 “모든 가족이 같이 살 수 있는 건강한 집을 만드는 사람” 등에도 관심이 많다. (그저 “웃긴 공연하는 사람”인 줄 알았던 이모는 디자이너, 삼촌은 건축가라는 사실에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 세상의 다양한 직업에 관심이 많은데, 그 카테고리가 친환경에서 벗어나지 않는 아이, 그런 아이의 호기심을 가득 채워 준 책, 『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다. 

 

『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는 안녕로빈 출판사의 신간 그림책으로, 집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모든 장면을 만나볼 수 있는 책. 집을 지을 것도 아니고, 건축에 관심도 없다고? 일단 이 책을 만나보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갈 테다. 관심 없던 사람도 건축에 관심을 끌게 만드는 매력 요소가 가득한 책이니 말이다. 

 

일단 일러스트. 다채로운 컬러와 패턴은 물론, 여러 기법을 만날 수 있어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가 뛰어나다. 수십 가지 패턴을 한 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도 산만하거나 지저분한 느낌 없이 다채롭고 재미있는 느낌이 가득한 것. 정교한 건물이나 설계도, 중장비 차량, 건설 도구 등도 무척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러스트를 감상하게 된다. 또 모든 페이지에 등장하는 에코 씨네 가족을 찾아보는 것도 숨은 재미. 그들 가족은 정말 깨알같이 여기저기 등장하는데 표정도 자세도 각각 달라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일러스트를 즐길 수 있다. 

 

『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는 내용 면에서도 무척 유익하다. 여러 형태의 집을 소개해주기도 하고, 집을 짓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기도 해 건축에 관심이 많은 아이도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흥미롭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또 친환경에 대한 정보도 무척 다양하게 얻을 수 있어 우리아이의 호기심을 충족해주었다. 

 

대부분이 아파트에 사는 나라이기도 하고, 뭐든 “빨리빨리” 만들어지는 나라다 보니 사실 아이들이 집이 천천히 지어지는 과정을 구경하기 참 어렵다. 그렇다 보니 우리도 지난해 내내 집 앞에 학교가 지어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관찰'했던 것. 이 책을 읽으며 집이 지어지는 과정, 친환경적인 설계 등을 배우기도 하고, '느리게 제대로'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의 독후활동으로 안녕로빈에서 주신 '내가 원하는 집'을 아이는 오래도록 신중히 고민했다. 원래 '모든 가족이 같이 사는 건강한 집'을 짓는 걸 희망했던 터라 뚝딱해낼 줄 알았는데 고민이 길기에 물으니 “친환경도 해야 하니까요” 하며 머릿속에서 새로운 집을 짓기 시작했다. 진짜 좋은 책은 아이를 상상하게 하고 고민하게 한다. 우리 집에서 『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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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따오기 - 이름 많은 길고양이 이야기
꼼꼼 지음 / 냉이꽃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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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도 고양이 키우자.

친구네는 강아지 키우는데 우리는 왜 안돼?

 

아마 어느 가정에서나 한 번쯤 나눠본 대화일 것 같다. 우리 꼬마 녀석도 강아지가 무서워 가까이 가지도 못하면서, 아기 시바견을 키우고 싶다고 하더니 옆 동에 사는 큰 시바견을 눈으로 직접 보고 난 후에야 마음을 접었다. 물론 반려동물이 주는 안정감도 크겠지만, 그에 따르는 책임감도 필수적이기에 더욱 쉽지 않은 선택. 수많은 유기동물을 생각하면 더욱 신중해야 할 문제다. 

 

『내 이름은 따오기』는 그런 책임감에 대해 아이 스스로 생각해보기 좋은 책. 귀여운 고양이가 그려진 표지에 무척 경쾌하게 책을 펼친 우리 아이는 안타까워하다가, 화를 냈다가, 슬퍼했다가, 안도하는 등 무척이나 다양한 감정으로 이 책을 읽었다. 우리 집은 원래 글씨를 가리고 일러스트만 먼저 만나보는데, 『내 이름은 따오기』는 일러스트만으로도 아이의 감정이 요동치는 모양이었다. 색의 변화가 많지도, 구도의 변화가 많지도 않은데 까만 고양이 눈이 마치 진짜 우리를 바라보는 것 같아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일러스트였달까. 오일 파스텔이 손에 묻어날 것 같은 질감의 일러스트는 길고양이를 바라보는 작가님의 감정까지 묻어날 듯 선명했다. 아이도 비슷한 마음을 느끼는지 연신 고양이의 얼굴을 쓸어주더라. 

 

『내 이름은 따오기』의 내용을 읽으면서도 아이는 길고양이가 겪어야 했을 일들을 속상해하고 화를 내며 '책임감'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달아가는 듯했다. 일부러 한마디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아이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왜 화가 나는지를 설명하다 문득 자신도 그저 귀엽다는 이유로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던 것을 떠올렸다. “엄마가 왜 강아지를 키우려면 100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아”라는 아이의 말을 들으며, 세상의 모든 사람이 보다 신중하기를, 함께 살기로 했으면 더욱 책임감을 느끼기를 바랐다. 

 

『내 이름은 따오기』를 읽고 난 후 꽤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따오기가 왜 엄마에게서 떨어지게 되었는지, 나비로, 샛별이로, 따오기로 살며 마음이 어땠겠는지, '송이'는 왜 따오기를 싫어했는지, 따오기에게 가장 나쁜 사람 혹은 좋은 사람은 누구인지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이야기를 하다 아이는 눈물을 글썽였다. 사람이 야생동물에게도 반려동물에게도 나쁜 짓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속상해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생명에 대해 가져야 할 존중, 책임감 등에 대해 마음에 꼭꼭 다져 넣는 아이의 모습이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름은 따오기』는 어쩌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세상 모든 것은 다 귀하다는 것을, 누구도 타 생명을 경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동물은 함부로 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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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 일력 365 (스프링) - 아이의 영어 두뇌를 깨우는 하루 한 문장의 힘
이해성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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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집에서는 이미 몇 가지 일력을 활용 중입니다. 

 

엄마는 이미 많은 분 식탁에도 자리 잡고 있을 것 같은 김종원 작가님의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역사의 오늘을 아침마다 확인할 수 있게 돕는 '황현필의 한국사 일력', 부엌에 두고 반복해 읽는 이임숙 소장님의 '엄마의 말 공부 일력 365'. 아이는 '초등어휘 일력'을 사용 중입니다. 처음에는 단순 팬심(?)으로 시작한 일력이었는데, 막상 이것을 활용해보니 효과가 참 좋았어요. 각잡고 앉아 책을 읽지 못할 때도 쓱 지나가며 한 번, 커피를 마시며 또 한 번, 밥을 하며 한 번, 설거지를 하며 한 번. 그렇게 눈길을 주다 보니 어느새 꽤 많은 문장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다행히 아이도 피아노를 치다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쓱 한 번씩 보곤 하더라고요. 

 

그런 우리 집에 들린 희소식! 『엄마표 영어 일력 365』의 출간 소식이었습니다. 누적 조회 수 1000만에 달하는 바다별에듀, 이해성 작가님이 출시한 『엄마표 영어 일력 365』는 하루에 한 문장, 엄마도 아이도 편안히 영어를 접하고, 대화해볼 수 있도록 돕는 책입니다. 이해성 작가님이 늘 강조하신 '일상영어'를 더욱 쉽도록 만들어주신 거죠!

 

아직 『엄마표 영어 일력 365』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소개부터 해드릴게요.

한 페이지마다 오늘의 영어문장이 소개되어요. 간략한 소개도 해주셔서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연결해 말해볼 수 있는 문장, 같이 읽으면 좋은 책이나 같이 보면 도움이 될 영상의 QR코드가 제시되기 때문에 아이와 아침을 먹으며 한 문장씩 읽고 간략히 영상을 보거나 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좋은 구성입니다. 

 

또 어떤 페이지에는 복습할 수 있도록 요약을 해두기도 하고, 엄마표 영어의 가이드를 담아두기도 하고, 엄마표를 하며 도움받을 수 있는 칼럼을 게시하기도 해서 여러모로 다양하고 지겹지 않게 도와줍니다. 

 

일력은 많은 내용을 담는 것보다, 적은 분량을 자투리 시간에 알차게 이용하는 것이 목적이라 생각하기에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적절한 분량으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당연히, 아이가 직접 영어문장을 찾아보는 날이 와요! 정말요! 

 

며칠 전 제가 몸살로 누워있는데, 아이가 『엄마표 영어 일력 365』의 한 페이지를 들고 와 저에게 쓱 보여줘요. 어설픈 솜씨지만 더듬더듬 읽더니 등을 토닥여주더라고요. 그 문장이 뭐였는지 아세요? “don't be afraid. I'm with you”였습니다. 네, “걱정하지마, 내가 함께 있어”라는 문장이요. 아이가 두려워할 때 귓가에 들려주기 좋은 문장으로 적어주셨는데,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았습니다. 어쩌면 이게 진짜 아이 마음에, 또 제 마음에 남게 될 문장 아닐까요? 그저 평면의 문장이었던 한 줄이, 우리 일상으로 들어와 추억과 사랑이 되는 것. 

 

아마 『엄마표 영어 일력 365』를 통해 공부한 것 중 우리에게 남는 문장도 있고, 지워지는 문장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엄마와 아침을 먹으며 영어 수다를 떨던 기억, 영상 속 즐거운 영어 노래를 들은 추억 등은 쉬이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 어느 날, 우리의 일상의 한순간이 되는 문장들은 오래오래 기억이 될 것이고요. 그렇게 하루하루 쌓아가다 보면 가랑비에 옷 젖듯, 영어가 조금은 더 편안하고 익숙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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