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움직이는 한 줄 고전의 힘 - 아이가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바른 교육 시리즈 34
이은정 지음 / 서사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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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요인과는 별개로 같은 일을 겪었는데도 유난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아이가 있습니다. 본래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있거나 잘못된 생각방식으로 과하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이 유형의 아이는 일어난 사건과 감정을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른도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 사건과 나의 감정을 분리하여 내가 과하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고, 비슷한 상황이 여러번 반복되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습니다. (p.206)

 

 

어제 아이를 낳고 처음, 언성을 높여 혼을 냈다. 사소한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친구에게 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나니, 제대로 짚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낯선 반응에 우는 아이에게 사과전화를 하게 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적게 했다. 동요하지 않은 척 했지만 내 마음이 더 힘겨워 아이가 잠든 후 손이 아플때까지 명심보감을 필사했다. 그러고도 진정되지 않아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을 다시 펼쳐들었는데, 결국 「맹자」의 고자 한 글귀가 나를 울리고야 말았다. 하늘이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 마음을 흔들어 참을성을 기르게 한다는 문구에, 나는 언제까지 흔들려야 참을성있는 엄마가 되려나 하는 후회가 들어 엉엉 소리내서 울었다. 

 

오늘 아침, 횡단보도에서 아이의 친구가 아이를 꽉 안아주며 “어제 마음이 많이 힘들었구나, 나는 언제든 기다려줄 수 있어”하는데 다시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이도 이렇게 너른 가슴을 가졌는데, 나는 무얼하는 사람인가. 얼마나 부지런히 공부해야 사람구실을 하련가. 어쩌면 여전히- 아이보다 나에게 고전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을 놓을수 없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마음을 보듬고 생각을 깨우쳐줄 고전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때는 고리타분하다 생각했던 고전을 다시 읽으며, 묘한 깨달음들을 얻었다. 그래서 아이와도 명심보감 필사를 시작했는데,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에게 깊이 닿지 않는 문장들이 많았다. 그러다 만나게 된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은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큰 전환점이 되었다. 고전을 제대로 느끼는 법부터 아이와 확장할 수 있는 대화와 생각까지 제시해주었던 것. 그래서 막무가내 고전읽기가 아닌 마음에 닿는 고전, 우리를 돕는 고전으로 전환시켜준다.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은 여러 감정에 흔들리는 아이와 부모가 고전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책으로서, 질투나 열등감, 학습과 감정조절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게 될 여러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또 고전이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부모를 위해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부터 고전을 재미있게 읽는 법, 부모와 아이가 고전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한 방법들까지 알려주어, 실질적인 고전활용을 가능하게 돕는다. 

 

더욱이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에서는 채근담, 논어, 명심보감, 논어, 맹자 등 무척이나 다양한 고전에서 마음에 닿는 글귀들을 발췌해주고, 이를 쉽게 풀어주기 때문에 고전을 보다 편안하게 느끼도록 돕는다. 여러 상황에 맞는 글귀, 접근법, 아이와 나눌 질문, 다른 친구들의 생각, 마음으로 담기 등 여러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엄마도 아이도 한결 편안하고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것. 나 역시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를 읽으며 아는 글귀는 더 깊게, 모르던 글귀도 쉽게 이해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책의 뒤편에는 완역본으로 읽기를 추천하는 고전과 초등학생이 만나면 도움이 될 고전목록을 제시하고 있어, 훗날 확장독서를 할 때에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논어에서는 이미 일어난 일은 들추지 말고, 지나간 일은 다시 탓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맹자는 자식을 가르치지 않는 것보다 가르기 위해 질책하여 아이와 멀어지는 것이 더 나쁘다고 했다. 수천 년전의 문장들이 이렇게 또 나를 울리고 가르친다. 결국은 돌고 돌아, 다시 고전이다.

 

어쩌면 『아이를 움직이는 한줄 고전의 힘』은 아이를 움직이게 하려면 내가 움직여야 된다는, 따끔하고도 따뜻한 충고는 아닌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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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속담 모험 개똥이네 책방 52
보리 편집부 지음, 픽스트랜드 그림, 김보통 원작 / 보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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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가 덩치를 키우며, 원래도 작던 책 시장은 더욱 축소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교실에는 시험문제를 이해하지 못해서 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졌고, 문장 호흡이 길어지면 여러 번 다시 읽어야 하는 어른도 많다고 한다. 종종 단어 뜻을 이해하지 못해 의사소통의 오류가 생겼다는 사례들을 들으며 점점 더 아이에게 다양한 책과 어휘를 접하게 해야지 결심했다. 그래서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후, '역사'와 '독서'에 '어휘'를 슬쩍 끼워 넣어 속담, 사자성어, 관용어 등을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 만난 책은 『나비의 속담모험』. 

 

『나비의 속담모험』은 “개똥이네 책방”시리즈로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부터 알찬 내용까지, 그야말로 아이도 엄마도 만족감이 높은 책이다. 너무나 귀여운 고양이 나비를 통해 상황을 보여주고, 그 속담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비슷한 속담은 어떤 것이 있는지까지 배울 수 있다. 우리아이가 나비와 친구들이 너무 귀여워서 저절로 속담이 배워진다고 표현할 정도로 『나비의 속담모험』의 일러스트는 귀여움도, 디테일도 완벽하다. 아이와, 책을 한번 읽은 후, 일러스트와 비슷한 속담만 들려주며 속담 맞춰보기를 했는데, 의외로 많은 것을 기억하는 모습에 “역시 재미있게 읽는 것은 오래 기억하는구나” 싶어졌다.

 

이렇게 재미와 학습 두 가지 토끼를 잡는 『나비의 속담모험』. 더욱이 『나비의 속담모험』은 ㄱㄴㄷ순으로 정리되어 아이들이 자주 접하는 속담을 보다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속담놀이를 통해 재미있고 쉽게 속담을 익히게 도와준다. 빈칸 넣기, 맞춤법, 문장 연결하기 등 무척 다양한 게임을 만날 수 있어 더욱 좋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써요'에서 만날 수 있는 내용이 제일 유용했다. 아무리 좋은 지식도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않나. 특히 속담이 낯설고 어색할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할 터. 하지만 『나비의 속담모험』은 아이들이 오늘 배운 속담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무척 상세히 알려준다. 시험 때문에 걱정하는 친구에게 “날마다 열심히 공부했잖아,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는데”라고 응원해주거나,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그렇게 찾았는데 여기에 있네” 등 실생활에서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는 예문을 제시해주어 좋았다. 

 

또 '비슷한 속담'을 통해 같은 의미를 지니는 다른 속담을 배우기도 하고, 다른 속담을 대입에 문장을 말해보기도 하는 등 쉽고 재미있게 속담을 활용해볼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속담을 배우면 배울수록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재치에 놀라움을 느끼곤 했는데, 아이에게 속담을 가르쳐주려고 일부러 다양한 속담을 쓰며 다시금 그 매력에 풍덩 빠져있다. 문장 안에 가득한 경험과 지혜, 곱씹을수록 느껴지는 풍자와 혜학, 그리고 리듬감까지. 어쩌면 시보다 함축적인 속담의 참 매력을 많은 아이가 배우고 즐기길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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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우울 - 우울한 마음에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다
이묵돌 지음 / 일요일오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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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속삭였다. 네가 조금 전 입에 담았던 건 아주, 아주 비겁한 변명에 불과한 것이라고. 나는 속으로 대답했다. 아, 사람이 조금쯤 비겁하지 않고 어떻게 살아가겠느냐고. 비겁한 말이지만 너는 강이라서 잘 모르겠지. 나와 달리 아주, 아주 깊은 강이라서. (p.173)

 

우울증을 예방하고 우울한 인간이 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우울하다고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한다. (p.213)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여러 번 책의 표지를 다시 뒤적였다. 내가 읽고 있는, 이 날카롭고도 선명한 문장이 소설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보통'가정에서 태어나 보통의 부모님과 보통의 형제들과 보통 같은 유년을 보내고, 보통의 직장, 보통의 남편과 보통의 가정을 이루어 살아가는 내게는 그가 겪은 일들이 낯설고 힘겨운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작가는 『최선의 우울』에 미리 “우울함에 획기적인 해결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입장이고 완벽한 방법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양 떠들어대는 사람은 혐오하기까지 한다(p.8)”라고 말할 만큼 '우울'에 대해 현실적인 입장이다. 사실 나는 약간 모자란 아이처럼 '맑은' 사람이라 조금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만약 『최선의 우울』이 마냥 우울하기만 했다면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자신의 방식으로 우울을 대하는 방향을 정해간다. 힘겹게 우울을 이기며 무엇인가 하려 하기보다는 나의 어느 한 부분이라고 받아들이고 그것과 잘 공존하는 법을 익힌 것 같다. “많은 사람은 우울하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생각해주지 않는다. 모종의 신호로 받아들인다. 당장 날 위로해달라거나, 내게 도움이 돼달라거나,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다거나, 우리 관계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불거졌다거나, 너와는 그다지 즐거운 이야기를 할 기분이 아니라거나, 지금 내 기분을 낫게 하지 못하면 네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겠다거나…. (p.184)”라는 문장을 읽으며 나의 기준과 나의 잣대로 타인의 기분과 감정을 판단하지 말자는 생각도 했고. 

 

그의 '우울하다는 선언'을 읽으며 나는 그가 자신의 우울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잘 대하는 방법을 알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의 우울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공감할 수도 없지만(물론 그가 그것을 바라지도 않을 것 같지만), 안심되더라. 그러며 문득, 요즘 사회에 만연한 우울하다는 감정이, 어둡고 가라앉는 무엇이 아닌, 기쁘거나 즐겁거나 하는 감정처럼 그냥 그런 감정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오히려 심각하지 않게, 담백하게 지날 수 있는 일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사실 나도 평생을, '우울'이나 '불행'은 이겨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글을 읽으며 우리가 즐거운 감정을 '이겨낸다.'라고 표현하지 않듯, 우울도 이겨내기보다는 '지나간다'라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훨씬 가볍게 아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나에게 『최선의 우울』은 그렇게 우울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감정이 정답이 아님을 깨닫게 되기도 했고. 최선을 다해 우울해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허용하기로 했다는 그가, 그 와중에도 행복하고, 즐겁고, 신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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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왜 그랬지? - 일상적 착각과 습관적 후회에 관한 29가지 생각 실험
미리암 프랭클.매트 워랜 지음, 염지선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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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시간이 잘 가는 것 같아”, “요즘 들어 부쩍 옛날 생각이 자주 나네….”, “벌써 마흔이네.”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있지 않은가? 이럴 때 주변 사람들이 당신에게 무엇이라고 말했던가. 또 반대로 이런 말을 하는 주변인에게 당신은 무엇이라고 대답했는가? 날씨나 기분 등을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남자애치고 섬세하네요”, “오늘따라 초콜릿이 당기네”, “나는 숫자에 약해!” 이런 말에는?

어쩌면 위의 말에 조금 더 긍정적인 대답을 했지만, 밑의 말에는 '헛소리'라고 생각한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뇌' 때문이다. 날씨도, 기분도, 헛소리 탓도 아닌 뇌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을 알고 나면, 복잡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한결 가벼워지고, 유쾌하게 바뀌기도 한다. 일상적 착각과 습관적 후회를 29가지 생각실험으로 재미있게 풀어낸 『나 오늘 왜 그랬지?』를 소개한다. 

 

『나 오늘 왜 그랬지?』라는 과학저널리스트인 미리암 플랭클과 언론인 매트 워렌의 공저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 또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편견을 깬다. 반복되는 일상이나 습관이 우리의 사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사랑에 빠졌을 때 '현실적이지 못한' 것들이 왜 발생하는지, 우리 몸이 어떻게 감정을 조정하는지, 우리가 왜 광고의 덫에 걸리는지, 왜 다른 사람의 기준에 허덕이며 살아가는지 등을 과학적으로 풀어준다. 그 내용이 무척이나 흥미롭고 유쾌해서, 뇌과학에 대한 선입견마저 바꿀 수 있었다. 그동안은 뇌과학이나 신경과학 등이 어려운 용어와 이론이 가득한 학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나 오늘 왜 그랬지?』를 통해 만난 여러 과학적 견해는 그저 내가 음식을 먹고 수다를 떨 듯,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졌던 것. 

 

책의 전반적이 유용하다 느꼈지만, 『나 오늘 왜 그랬지?』에서 고정관념에 관한 내용이 가장 유익했다. 고정관념이 명확하고 직접적인 방식의 상처를 주는 일이라는 작가의 말에 내가 가졌던 고정관념이 반성 되기도 했고, 나의 판단으로 나에게도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우려의 마음도 들었다. 

 

다소 어려울 수도 있으리라는 걱정으로 시작했지만, 『나 오늘 왜 그랬지?』는 나에게 새로운 지식과 깨달음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또 우리의 의식과 사고는 늘 진화하고 변화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였기에, 앞으로는 그것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고자 노력하게 되리라 다짐해본다. 

 

작가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머리가 부서질 듯 아픈 고민은 뇌의 탓이라고 살짝 미뤄보려고 한다. (긍정적인 생각은 나의 덕분이라고 생각해보고). 물론 나와 나의 뇌는 다른 존재가 아니지만, 그로 인해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는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우리 의식과 생각에 관련한 유쾌하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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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아빠가 없는 너에게 - 홀로 당당히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돈 공부의 시작
스칼릿 코크런 지음, 이재득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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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건 습관은 연습이지 완벽이 아니다. 반복이 아니며 진행하면서 조정하고 어떤 편이 나을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또한, 능숙해지면서도 무슨 일이 있어도 지속해나가야 한다. 전설적인 첼리스트 요요마는 역사상 가장 뛰어나고 영향력 있는 음악가 중 한 명이지만, 아직도 매일 6시간씩 연습한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늘 개선의 여지는 있다. 연습하면 성장해나갈 수 있고 그간 이룬 성장에서도 배울 수 있는 계기도 된다. 

 

돈 습관이 있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나의 돈 습관을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당신은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하고 있다. 습관대로 살고 있다. 행동을 취하고 있고 바로 그것이 당신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는 방법이다. (p.234)

 

 

 

사실 나란 사람은 대체로 우둔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달리 영특하지 못한 영역이 '재테크'라고 생각하는데, 많이 읽어야 함에도 '잘 못 하니까 더 흥미 없어서' 피하는 영역이 '돈공부'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돈공부 좀 할라치면 '경제적자유'나 '경제적독립' 등의 단어만 보고 달려든 광고쟁이들 때문에 더더욱 피하고 싶은 영역이 아니었나 싶기도) 물론 나도 한때는 부지런히 돈을 모았다. 하지만 집을 사고, 차를 사고, 빚(할부 포함)을 갚은 후에는 악착같이 돈 모으는 것에 게을러지더라. 또 그 무렵 몸이 많이 아팠던 터라 '돈'에 집착하지 말자는 마음이 커졌다. 그런데 웃기게도 한번 손을 놓고 나니 경제개념은 점점 더 사라졌다. 야금야금 비상금을 빼먹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생각할 무렵, 『부자아빠가 없는 너에게』를 읽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주제와 제목 둘 다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부모를 경제력으로만 표현하는 것 같아 금수저 따위의 표현을 무척 싫어하기에 '부자아빠'라는 제목도 거부감이 먼저 들었던 것. 하지만 『부자아빠가 없는 너에게』는 요즘 재테크나 자기계발서 분야에서 매우 핫한 책이기에, 돈공부를 하기 위해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부자아빠가 없는 너에게』를 읽는데, 내가 경제적자유, 돈공부, 부자아빠 등의 키워드에 너무 선입견을 품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에서부터 '잘못된 돈개념 바꾸기', '돈 운용 능력 키우기', '풍족한 삶 다시 정의하기', '돈습관 만들기' 등의 주제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단순히 경제적자유나 돈공부에 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인생을 더욱 알차게 설계하고 나의 의지로 생각과 삶을 바꾸어가는 것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었던 것. 특히 관심이 갔던 파트는 “돈 쓰기와 돈 모으기는 양자택일이 아니다”라는 장이었다. 물론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안 된다는 것이나 시간 속에서 돈을 불리라는 것은 여느 책에서나 하는 말과 같았지만, 이 책은 '아니오'보다는 '아니어야 할 항목'에 중점을 두는 것이 인상 깊었다. '생각 없는 지출'만 줄여도 삶이 얼마나 윤택해지는지, 내가 부여한 거짓의미를 지우기만 해도 얼마나 여유로워지는지를 느끼며 돈공부가 '멀리 있는 어떤 것'이 아닌 '실천할 수 있는 일'로 바뀌기도 했다. 

 

물론 『부자아빠가 없는 너에게』를 읽었다고 해서 내가 당장 부자 엄마가 되는 습관을 실천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작가도 말했듯,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읽고 실천하지 않은 꿀팁은 읽지 않은 것과 같지 않나.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돈공부에 대한 개념을 바꾼 것만 해도 나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경제적자유를 꿈꾸며 오늘도 돈공부를 하는 예비 부자아빠 부자엄마들에게 『부자아빠가 없는 너에게』를 추천하고 싶다. 일단 경제적자립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이질감과  돈공부가 '잘난 사람들의 것'이라는 불편함부터 없앤다면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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