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아이
이광형 지음 / EBS BOOKS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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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아이의 창의력을 위해서 칭찬이라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칭찬을 무언가를 뛰어나게 잘했을 때만 하는 선물 같은 게 아니다. 부모는 매일 양치하듯이 아이의 칭찬을 습관화해야 한다. (p.55)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룰 가능성이 최소한 0퍼센트보다 높다. (p.67) 

 

창의력이란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하고 나오는 게 아니다. 8할이 노력에 달려있다. 같은 것을 뇌 속에 얼마나 반복하고 연마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p.31) 

 

 

작년 봄, 이광형 총장님의 「우리는 모두 각자의 별에서 빛난다.」를 읽고 꽤 자극을 받았었다. 나 역시 무엇인가를 늘 부지런히 해온 사람이었지만, 누군가를 목표로 삼고 그를 따라 뛰는 달리기는 언제나 2등이었기에 때때로 자존감이 무너져내렸던 것 같다. 그런 나도 내 자리에서 반짝이고 있다고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뜻깊게 느껴졌다. 최근 아이와 영화관에서 「위시」를 보는데 “난 별이야!”라는 말에 울컥하며 이광형 총장님의 문장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래, 우리는 별이야-하며. 

 

다시 떠오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이광형 총장님의 새 책을 찾아보는데, 제목부터 너무 마음에 닿는 책을 찾게 되었다. 바로 『거꾸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아이』였다. EBS북스에서 출간된 『거꾸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아이』는 이광형 총장님이 창의력에 대해 노하우를 쏟아부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더욱이 이 책은 아이 편과 부모 편으로 나누어져 있고, 골조가 되는 창의력 향상에서부터,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스킬까지 담겨있어 정말 도움 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카이스트 총장님답게 미래산업에서의 우리 아이들의 창의력 가치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주제가 꽤 많아 『거꾸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아이』를 읽으며 덕지덕지 인덱스를 붙여야 했다. (책을 보자마자 집중해 읽느라 깨끗할 때 사진을 찍지 못해 너덜너덜하다)

 

현대에서 피할 수 없는 게임이나 전자기기 등에서 창의력을 위협받지 않는 방법, 아이가 실패를 잘 다루게 하는 법,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법 등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 꽤 많았다. (책을 읽은 후 왼손법칙을 따라 해보는 중이다) 또 코딩이나 챗GPT, AI 등에서도 다루고 있어, 시선을 전환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아이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부모들이 해야 할 노력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 무척 좋았다. 특히 마음에 닿은 말은 인생은 스포트라이트가 비치지 않는 순간이 대부분이니 아이의 반짝이지 않는 시간도 응원하라는 말은 가슴이 시큰해졌다. 

 

또 『거꾸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아이』를 읽으며 군데군데 노란색으로 생각할 문장들을 담아주셨는데, 이 문장들이 때때로 코가 시큰하기도 하고 응원이 되기도 했다. 만약 여유 있게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면 일단 『거꾸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아이』를 사서, 이 노란 페이지라도 먼저 읽으시길 바란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단락을 나누어 꼭 이 책을 만나셨으면 좋겠다. 창의력은 학습력이나 집중력 등을 포함하여 아이들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능력의 밑바탕이 되는데,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엄마들에 주목받지 못한다. 그러나 창의력을 가진 아이는 창의력을 가지지 못한 아이보다 국어든 수학이든 잘할 수밖에 없다. 생각하는 힘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디 이 책을 만나보셨으면 좋겠다. 분명 얻으시는 바가 많을 테니 말이다. 

 

감명받았던 구절을 공유하며, 이 책의 리뷰를 마무리해본다. 부디 다른 분들께도 이 문장이 닿을 수 있기를, 그래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아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인생은 스포트라이트가 비치지 않는 순간이 대부분이다. 마치 연극의 막이 오르기 전 어두운 공간에서 대기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무의 시간 말이다. 설령 어둡다 해도 그 시간은 결코 열패감을 느낄 만한 패배의 순간이 아니다. 내공을 쌓고, 자신을 들여다보고, 타인의 성공에 박수갈채를 보내면서 내면을 알차게 채워가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잘 보낸 사람만이 띠는 빛이 있다. 부모는 아이에게 그 순간을 행복하고 충만하게 보내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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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 기적의 첫 독서법
오현선 지음 / 체인지업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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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그림책을 읽는데 옆집 아이는 글자가 많은 책을 술술 읽는 모습을 보면 조바심 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림책 속의 다채로운 그림은 아이 마음에 남아 무한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경험은 마음속에 직접 이미지를 그려가며 읽어야 하는 책을 읽을 때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그림책은 그림으로 서사를 이해해야 하는 책이기 때문에 펼치자마자 자연스럽게 그림에 숨은 의미 등을 이해하려고 애쓰게 되는데, 이때 길러진 힘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p.92) 

 

 

책육아 8년. 뭐 처음부터 책육아를 해야겠다 마음먹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기에 감히 연차를 이야기하기는 뭣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책육아 8년 차가 되었다. (정확히는 그저 아이와 독서 8년 차가 적합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책육아가 참 어렵다. 아이의 책 편식이 조바심 나기도 하고, 부족한 나 때문에 아이의 성장을 더디게 할까 봐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아마 이런 마음은 아이가 크면 클수록 더 심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보지만, 이놈의 번뇌는 참 자주 인다. 또다시 찾아온 흔들림의 시간에 우연히 『초등 1학년 기적의 첫 독서법』이라는 책을 만났다. 첫 독서는 아니지만, 초등 1학년을 대상으로 한 독서법에 내가 귀가 쫑긋하지 않을 방도가 있나. 고민도 없이 『초등 1학년 기적의 첫 독서법』을 펼쳐 들었다. 

 

『초등 1학년 기적의 첫 독서법』은 이미 「하루 10분 바른 글씨 마음 글씨」, 「우리 아이 독서 자립」 등으로 만나본 적 있던 오현선 선생님의 신간, 사실 그동안 그녀의 문장에서 꽤 도움을 얻었던 터라 이번 책에도 기대가 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래도 왕성히 책을 읽어오던 가정이라면, 『초등 1학년 기적의 첫 독서법』을 읽으며 기존에 해온 것은 복습의 마음으로 하지 않았던 것은 다지기의 마음으로 읽으시면 좋겠고,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어 이제라도 책을 좀 읽혀보자 하시는 분이라면 천천히 정독하시길 추천해 드린다. 

 

책을 얼마 넘기지 않아 요즘 내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를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다독과 정독. 아이가 분명 다독을 하는 것은 맞지만 정독도 하고 있을까 의문스러울 때가 있었기 때문. 더욱이 종종 만나는 '인스타 속 박사님'들이 스레드를 통해 다독을 비하하는 몇몇 발언을 보며 다독 자체에 대해 생각이 많았던 터. 그러나 작가님은 나의 고민에 빛줄기를 내린다. 독서법은 상황에 맞게 해야 하며, 다독을 강요하지 않는다면 절대 정독과 상반되는 독서법이 아님을 다시 새기게 했다. 일부 어른들은 아이들의 독서를 읽기로 보지 않고 학습으로 보기 때문에 정독을 강요한다는 말이 우리나라가 처한 '독서의 현실' 같아 마음이 씁쓸했다. 적어도 독서만큼은 아이의 친구로 남겨둘 수 있도록, 아이의 '독서'에 참견하지 않겠다 다짐했다. 그저 같이 책을 읽는 친구로, 조금 더 깊은 생각을 끌어내는 도움닫기로서만 활동해야겠다고 또 다짐했다. 

 

『초등 1학년 기적의 첫 독서법』의 초반에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법 등에 대한 이론을 배웠다면, 후반에는 책을 보다 재미있게, 깊게 즐기게 하는 실전 비법을 다룬다. 책놀이와 독후활동뿐 아니라 장르에 따른 독서법, 추천 책 리스트까지 담고 있어, 도움 되는 내용이 진짜 많았다. 나름대로 부지런히 책놀이와 독후활동을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초등 1학년 기적의 첫 독서법』을 읽으며 내가 미처 챙기지 못했던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확인하고, 그것을 배우고 짚어볼 수 있어 좋았다. 

 

아이가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본인도 책이 어렵고 불편한 엄마들이라면 꼭 한 번 『초등 1학년 기적의 첫 독서법』을 만나보시면 좋겠다. 책에 대한 접근부터 마음까지 정리해볼 수 있으리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오랜 경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탄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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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범죄꾼 - 범죄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장영하 지음 / 지우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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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에 처한 도마뱀은 꼬리를 흘들어 적을 유인합ㄴ미다. 그런 다음 꼬리를 잘라 내 적이 당황한 틈을 타 냉큼 숨습니다. 도마뱀의 꼬리는 금방 다시 생깁니다. (p.4) 

 

사람이 뭔가를 변명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p.31)

 

 

사실 『굿바이 범죄꾼』의 도서를 읽으며, 이 책의 리뷰를 써도 되려나 걱정이 되었다. 적이 많은 만큼 팬도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혹여 의도치않게 누군가에게 공격의 대상이 될까 무서운 마음이 훅 들더라. 그래서 이 책의 리뷰를 남기기 전에 미리 남겨둔다. 나는 그를 미워하는 사람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한때는 나도 그의 정치를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좋은 마음도 미운 마음도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중립의 마음으로 책의 내용만을 있는 골자 그대로 받아드리고자 했다. 그러니 나의 리뷰에서 정치색을 찾지 않으면 좋겠다. 나는 특별한 정치색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다. 그저 아이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지지할 것이다. 

 

『굿바이 범죄꾼』은 판사출신의 변호사, 법무법인 '디지털'의 대표변호사인 장영하 변호사의 신간이다. 이 작가의 전작으로는 「굿바이 이재명」이 있다. 사실 전작도 그렇고 이번 『굿바이 범죄꾼』도 그렇고, 타인을 세밀히 조사하고 세상에 드러내는 내용이라 일각에서는 불편한 마음을, 또 어떤 이들은 우려의 마음을 가질지도 모를 책이다. 그러나 나는 이 『굿바이 범죄꾼』의 내용이 '다 맞다'가 아닌 '이런 의견도 있다'의 내용으로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온 내용이 틀렸다면, 반대의 의견도 출간되면 좋겠다. 그래야 국민들은 여러 방향의 시선에서 다양한 정보를 배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저마다 자신의 결론을 가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나는 한 때 여느 젊은이들처럼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젊은 정치가 멋져보였고, 왜 내가 사는 지역에는 이런 젊은 사상을 가진 정치인이 없나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뉴스가 나올 때마다 의아함과 실망, 놀라움 등의 묘한 마음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굿바이 범죄꾼』을 읽으면서도 그런 마음이 번갈아들었다. '이토록 치밀한 자료조사가 거짓일 수 있을까' 하는 마음과, '에이-그래도' 하는 마음이 동시에 들더라. 그러면서도 장영하 작가는 변호사 특유의 치밀함한 문장에 촘촘하고 꼼꼼한 자료를 더해두었기에 책을 읽는 내내 집중하고 빠져들게 되기도 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여전히 그의 '별명'까지 되어버린 사건에 대해 읽을 때는 더욱 그러했다. 그 어떤 뉴스보다 상세한 내용이 담겨있었고, 그것이 문자메시지 창 형태로 편집되어 있었기에 몰입도도 컸다. 물론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굿바이 범죄꾼』을 읽으며 정치적 경향도, 한쪽으로 편중된 마음도 갖지 않고자 했기에, 마음에 동요가 생기면 읽기는 멈추었다. '정말 이럴 수 있어?' 하는 마음에 들 때마다 끊어읽다보니 책 두께에 비해 긴 시간 이 책을 읽은 듯하다. 어쩌면 그렇게 수십 번 끊어읽음 자체가 이 책 내용이 '충격적이었음'을 말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굿바이 범죄꾼』은 무척이나 촘촘하고 유기적인 문장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래서 해당 내용에 대해 독자가 면밀히 살펴볼 기회를 가지기도 했고, 과연 기존에 알려진 내용들이 어떤 것이 숨겨졌고, 어떤 것이 올바로 전파되었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해보게 했다. 만약 『굿바이 범죄꾼』의 작가와 입장과 같은 방향에 서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단단한 무기를 쥔 듯한 든든함을 느낄 테고, 반대의 입장에 선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 대해 어떤 반발을 해야 할지 단단히 칼을 가는 마음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굿바이 범죄꾼』는 치밀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굿바이 범죄꾼』의 모든 내용이 맞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굿바이 범죄꾼』의 이쪽도 저쪽도 내가 직접 겪어본 세상이 아니기에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굿바이 범죄꾼』을 읽고 생각하는 한가지는 이 책의 주인공을 포함하여, 그 모든 정치인들이 자신과 관련한 논란을 제대로 짚고 해명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논란을 제대로 짚는다면, 그것을 파해치려는 무리도 사라지지 않을까? 

 

뉴스에 자주 달리는 댓글이 있다.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이 있냐. 작정하고 터는데 먼지 안나는 게 이상하지”. 물론 맞는 말이다. 아마 우리도 털면, 먼지도 티끌도 나올 것이다. 그러나 『굿바이 범죄꾼』를 읽고 난 지금, 이런 마음이 든다. 일반인들과 세상을 대표하는 사람들은 달라야하지 않나. 정치를 모르는 우민의 마음으로는, 적어도 한 도시를 대표하는 사람들은 더 청렴하면 좋겠다. 털어도 먼지 안나오는 훌륭한 사람이 우리 시를 대표하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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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3 : 해님 달님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3
황석영 지음, 최명미 그림 / 아이휴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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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아이와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을 읽고 있다.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은 황석영선생님께서 다정한 말투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이기에 마치 할머니, 할아버지께 이야기를 듣듯 책을 읽을 수 있어, 벌써 몇 권째 연결해 읽는데도 지루해하지 않고 꾸준히 읽는 책! 그래서 방학동안 많은 어린이들이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를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아이들이 이미 친숙한 이야기. 특히나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 3권에는 해님달님과 개와 고양이가 실려있어 문고본이라도 더욱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무래도 타고난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까닭에 아이와 소리내서 읽는데도 분량이 많다고 느껴지기보다 너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1학년인 우리 아이도 이정도 속도로 읽어낼 수 있었던만큼, 3, 4학년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더욱 짧은 시간에 깊은 이해가 가능할 테고, 더 어린아이들도 부모님이 약간만 도와주신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게 구성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림책 등으로 이미 해님달님을 만났을 어린이가 많기에, 이 책은 더욱 사랑받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 3권은 해님달님과 개와 고양이를 담고 있다. 무척이나 친숙한 이야기이기에 아이가 어려워하지는 않겠다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이미 아는 이야기라고 지루해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황석영 선생님의 재미있는 문장과 더불어 무척 익살넘치는 일러스트 덕분에 아이는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재미있어 하더라. 사실 나도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의 일러스트를 하나하나 관찰하며 너무 재미있어 연신 피식피식 웃었다. 특히 썩은 동아줄을 잡은 호랑이가 뚝~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표정이 무척 귀여워 읏음이 났다. 우리 꼬마 역시 무슨 호랑이가 이렇게 귀여워~라며 깔깔 웃었다. 

 

여러번 반복해 이야기한 것 같지만,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추천하고 싶은 첫 번째 이유는 쉬운 어휘와 단순한 문장 구조때문. 어린이들을 위해 출간된 책들도 종종 어휘 등이 어려워 계속 풀어주며 읽는 경우도 많은데, 이 책은 아이가 “이게 무슨 뜻이야?”하고 묻는 어휘가 거의 없어 흐름에 끊김이 없었다. 아이가 종종 자신의 수준보다 높은 책을 읽고 싶어해 국어사전을 옆에 두고 책을 읽기도 하는데,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를 읽으면서는 그것을 펼쳐볼 일이 적었고, 모르는 어휘가 등장해도 앞 뒤 문장 등으로 유추할 내용이라 아이의 어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었다. 또 문장이 간략하여 소리 내 읽는데도 쉬웠다. 

 

두번째는 민담이 주는 지혜 덕분. 우리에게 주는 삶의 지혜가 무첛 크다고 생각하기에 아이와 함께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읽으며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 무척 좋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선조들의 지혜에 감동하게 되는데,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이야말로 아이에게 선조들의 지혜를 가르치는 좋은 본이 된다. 또 역사적인 배경을 배울 수 있는 점도 좋다. 물론 민담이 역사적 고증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역사의 배경들을 반영하고 있기에 아이들이 배경을 보다 친숙히 이해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구전 이야기들의 재미, 우리 이야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읽으며 매번 “우리는 밤마다 꿈을 꾸며 이야기를 짓습니다”. 이 말을 곱씹어본다. 황석영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전해주고자 했던 마음을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읽는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부디 다른 집에도 이 아름다운 문장들이 전해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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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 - 단숨에 읽히는 시대별 교양 미술 수업
이준형 지음 / 날리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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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예술은 고귀함과 장엄함, 미덕 등의 초월적인 개념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신고전주의와 맥을 같이 합니다. 하지만 신고전주의가 이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낭만주의는 감수성을 중시하고 이상향을 바라봤다는 점에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에 대한 깊은 믿음과 동경 또한 낭만주의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낭만주의자들은 인간과 자연이 서로 감응하는 존재이며 이를 통해 인간 내부에 있는 신성함을 끌어낼 수 있다고 믿었는데요, 때로는 자연 앞에선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함으로써 자연의 위력과 거대함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p.170)

 

 

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등장한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를 보고 몇몇 지인들이 이 책이 어떠냐 물어왔다. (한 명은 빨리 읽고 리뷰 올리라고 독촉(!)하기도 했다) 나의 대답은 “지극히 T스러운 미술사 책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미술사 및 미술작품들을 제대로 이해하게 돕는 느낌이 든다.”였다. 작가의 감정이나 시선에 따른 감상을 하기보다는, 작품 그대로의 작품을 독자의 눈으로 만나게 했달까. 집에 앉아 전 세계 미술관 도슨트를 듣는 듯한 기분이었던,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를 소개한다.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는 기록되지 못한 선사시대의 미술에서부터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등의 미술로 그 이야기를 연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막연히 벽화와 문자 밖에는 떠올렸던 나는, 노동시간이 길 수밖에 없던 고대인들의 사회적 배경, 그로 인해 그들이 믿게 된 사후세계, 그 믿음이 만들어낸 미술기법과 벽화, 국가의 형성으로 시작된 아테네의 미술 등 방대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이어지는 미술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 한 번 세상의 모든 것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먹고 자는 것처럼 아름다움을 탐미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임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뒤이어 로마미술과 종교미술, 비잔틴미술과 고딕미술 등에서는 미술의 발전과 역사의 흐름이 서로에게 얼마나 유기적인 영향을 주는지, 또 종교를 포함한 사회의 변화가 예술에도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더불어 학창시절에는 아무리 들어도 헷갈리기만 했던 르네상스 미술과 바로크, 로코코 미술이 가지는 특징과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배울 수 있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정치적 변화가 미술에 주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바로크와 로코코 미술'과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에 대한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에서는 루이 14세의 '짐은 곧 국가다'는 말로 바로크 미술을 설명한다. 절대적인 복종을 요구하던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질서와 권위의 상징 바로크 미술을 낳았다는 것. 그래서일까. 니콜라 푸생의 그림이나 베르사유궁전에서는 '자유로움'이 아닌 '자로 잰듯한' 완벽함을 만나게 한다. 이 사상에 반기를 든 것이 바로 로코코 미술로, 하늘을 향해 치솟은 고딕식 건축물, 영롱한 스테인드글라스, 웅장하고 화려한 교회들까지- 그저 별개의 것들로 생각했던 수많은 것이 서로 촘촘히 연계하며 변화하고 발전해왔다는 사실에 놀라며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비교적 쉽게 책장을 넘기던 나의 여행은,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앞에 잠시 속도를 늦추었다. 눈에 익은 작품들이 꽤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늘 명확한 개념을 갖지 못했던 시대이기에 조금 더 제대로, 조금 더 분명한 이해를 얻고 싶어 노력했다. 그래서 지금, 작가의 세밀한 설명에 감사의 마음이 인다. 이토록 덤덤한 어조로 여러 미술의 특징을, 사회 안에서 미술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주고받은 여러 개념을 풀이해주다니! 아마 나는 한동안 여러 시대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으리라. 마치 사진 같은 사실주의 작품이나 산업혁명에서 물꼬를 튼 인상주의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현상도 결코 독립적으로 일어날 수 없음을 또 한 번 깨닫고 배울 수 있었다. 

 

사실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의 표지에 적힌 말처럼, 단숨에 읽히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이토록 방대한 '거의 모든 과거'를 꾹꾹 눌러 담았는데 단숨에 읽히는 너무 아깝지 않나. 한 줄 한 줄, 자신의 속도대로 읽어갈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말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 한 권이면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배울 수 있다. 인문학 유치원 시리즈의 인기 과목 '미술사유치원'의 첫 단행본인 만큼,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드는 책,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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