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6 : 목 도령과 홍수 이야기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6
황석영 지음, 최명미 그림 / 아이휴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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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의 책 읽는 영상 중 가장 많은 분의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무래도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기곰의 능청스러운 목소리 바꾸기와 엄마곰의 할머니 목소리가 많은 분에게 재미를 드렸었나 봐요. 그 영상 이후에도 우리 아이는 팥죽 할머니를 너무 읽어, 모든 등장 소품(?)들의 목소리를 맛있게 연기하곤 했답니다. 이번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6권, 목 도령과 홍수 이야기에는 바로 그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호랑이를 이긴 다섯 친구”이라는 멋진 제목으로 말입니다. 아이의 반응이요? 어휴, 말해 뭐해. 어찌나 좋아하는지 여러 번 다시 읽었답니다. 심지어 본인이 큰 만큼, 조금 성장한 이야기에 한층 더 신이 났죠. 

 

어쩌면 이야기의 매력이야말로 이을 게 아닐까요?

아이가 성장하는 것처럼 같이 성장하고, 배우게 하는 것. 

 

저는 이번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읽으며 또 한 번 이야기의 힘을 믿게 되었어요. 같은 이야기도 나이와 배경, 환경 등에 따라 다르게 읽고, 듣고- 느낄 수 있으며- 또 다른 부분에 감동하게 되는 것. 아마 이 점에서 우리가 책을 읽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번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의 이야기는 너무 유명해 이야기를 전하는 대신, 우리 집에서 느끼는 민담의 매력을 이야기해볼까 해요.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니까~

 

먼저 민담은, 이야기의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꿈을 꾸며 이야기를 짓는다는 선생님의 매력적인 말처럼 아이들에게 새로운 상상을,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게 합니다. 그것이 우리 아이의 생각 주머니를 키워냄은 당연하겠죠? ㅎㅎ 두 번째로 민담은 우리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게 돕습니다. 물론 역사적 고증이나 이런 것은 아니니 다를 수 있어요. 하지만 요즘 만나기 어려운 복식, 주거문화, 문화적 배경 등을 자연스럽게 만난다면 나중에 아이가 제대로 된 역사를 배울 때 더욱 편안히 느끼지 않을까요? ㅎㅎ 그리고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이야기꾼에게서 문장의 매력을 배우게 됩니다. 많이 읽은 아이가 잘 쓸 수 있다는 말처럼- 우리 아이들이 평생 사용할 문장의 힘을 기를 수 있게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한 권 두 권 읽다 보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꾸 동네방네 소문내게 돼요. 요즘 저 봐요, 툭하면 이 책을 소문내잖아요. ᄒᄒᄒ 

좋은 건 원래 그런 거죠? ㅎㅎ

더 늦기 전에- 우리 아이들이 훌쩍 커버리기 전에- 아름다운 우리 민담, 같이 읽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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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수학 트레이닝 북 - 중학교 입학 전 한 권으로 끝내는 초등 수학 총정리
정희경 지음, 박명선 감수 / 한빛라이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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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오랫동안 알아오신 분이라면, 내가 학창시절 수학을 얼마나 싫어했는지 익히 알 것이다. 안그래도 못하니까 재미없고, 재미없으니 더 못하는 수학인데 매일 손등을 때리는 수학 선생님이 징그러워서, 소리만 빽빽지르는 선생님이 너무 싫어서 더더욱 싫어했다. 그런데 엄마가 되어보니 아이에게 수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알아야하는지 깨닫게 되더라. 또 그러면서, 수학은 정말 부지런히 풀고, 제대로 이해해야하는 과목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수학을 빡지 시키는 대신, 천천히 이해시켜주는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다는 이과학생이 될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나는 문과학생이었겠지만.)

 

아무튼 『초등수학 트레이닝북』은 그런 무시무시한 선생님들을 한방에 엎어버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일찌감치 수학을 포기에 아이에게 가르쳐줄 수 없는 부모님, 중학교에 가기 전에 제대로 수학 개념을 익히고 싶은 예비중딩들, 그냥 공부를 잘하고 싶은 초등 고학년들, 모두 모여. 여기와서 『초등수학 트레이닝북』을 만나봐요!

 

『초등수학 트레이닝북』은 초등 수학을 총 정리하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덧셈 뺄셈에서 시작하여 약수와 배수, 약분과 통분, 분수, 소수, 도형까지 무엇하나 빼놓지 않고 전체적인 개념을 잡아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예습용보다는 정리용으로 쓰시면 더욱 좋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부터 풀어보며 확실히 아는 것은 깨끗하게 넘어하고, 헷갈리거나 틀린 부분이 있다면 제대로 짚으며 정리한다면, 초등학생 6년동안 배우는 내용 모두를 깔끔히 정리해볼 수 있겠다. 그래서 중학교 입학을 앞둔 예비중학생들에게 이 책을 강력추천하고, 예비 중학생은 둔 부모님께 이 책을 강력추천하고 싶다. 

 

『초등수학 트레이닝북』의 펼쳐들었을 때, 수학은 계단과 같다는 말을 읽었다. 

어떤 아이는 두계단씩 겅중겅중 오를 수도 있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한걸음 오르기 위해 두걸믕을 물러야하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도착하게 된다는 것. 사실 나는 이 말이 무척 감명깊었다. 마치 이제라도 다시 수학을 즐겨보라는 말처럼 들렸고, 수학을 “못”하는 아이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마 『초등수학 트레이닝북』는 모든 아이들이 수학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개념을 받아들이며, 문제를 푸는 팁을 얻을 수 있는 책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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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부자 수업 - 용돈에서 투자까지 처음 만나는 돈 공부
최현진 지음, 방상호 그림 / 오르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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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을 바꿔라. 작은 목표를 세워라. 무리하지 마라. 스트레스를 관리해라.

이렇게 네 가지만 잘 알고 있으면 다이어트 할 때나 저축할 때나 성공할 수 있을 거야. (p.80) 

 

금리를 올리면 물가는 안정되지만,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면서 경제성장률이 낮아집니다. 이밖에도 기준 금리는 주식, 부동산, 환율 등 여러 가지 경제 지표에 영향을 줍니다. 그러기 때문에 한국은행에서는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기준 금리를 정하고 있습니다. (p.97) 

 

 

우리 때는 돼지저금통이 무거우면 부자가 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의 아이들은 용돈으로 주식투자를 한다고 한다. 이는 어른이 되어서야 차이가 났던 경제에 대한 감각이, 이제는 아주 어릴 때부터 격차를 보일 수도 있다는 뜻이리라. 안타깝게도 일개미처럼 푼돈을 굴려 목돈을 겨우겨우 만드는 엄마인 나는, 이런 이야기에 자꾸만 조바심이 인다. 그러나 조바심만 낸다고 뭐가 달라지나? 공부해야지!

 

『아빠의 부자수업』은 사실 나를 위해 읽었고, 읽다 보니 아이에게도 너무 도움 되는 내용이 많아 아이와 같이 다시 한번 공부해보고자 하는 책! 초등 고학년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니 경제 관념이 없는 어른에서부터 일찍이 경제에 눈 뜬 초등학생까지 꼭 한번 만나보길 바라는 책!

 

『아빠의 부자수업』은 부자가 되기 위한 조건에서부터 지출을 계획 있게 잡는 법, 신용카드와 저축, 투자, 주식, 위험관리 등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척이나 다양한 경제용어를 배울 수 있어 아이들의 용돈 관리에서부터 경제학습까지 두루두루 사용될 수 있을 책이다. 더욱이 만화나 게임, 다이어트 등 우리의 관심사를 벗어나지 않는 것들을 예로 들기 때문에 읽는 내내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또 설명도 어찌나 쉬운지, 이 책을 읽으며 배운 용어들은 머리에 쏙쏙 박히는 효과가 있었다. 

 

또 뒤편에는 용어정리까지 되어 있어 아이와 퀴즈식으로 읽는 내용을 복습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새로 시작되는 한 학년, 우리 아이가 조금 더 계획적이고 똑똑하게 경제를 익히길 바란다면, 꼭 한번 읽으면 좋은 책, 『아빠의 부자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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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 역사가 증명한 부의 바이블, 나폴레온 힐 성공 철학의 모든 것
나폴레온 힐 지음, 김현정 옮김 / 토네이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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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사실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수를 받는 것 이상으로 더 크고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든 간에 운명의 수레바퀴는 그들을 지나쳐버린다. 그들이 더 많은 것을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당신은 현재의 보수보다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p.115) 


누군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면 직업적 안정성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 (p.119) 



아마 사업가이거나, 부를 얻고 싶거나, 성공하고 싶어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나폴레온 힐의 이름을 한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직장 상사의 책상에서 종종 이 책을 봤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부의 고리를 만드는 분들 역시 종종 나폴레온 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곤 했다. 하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그리 엄청난 책이라 느끼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를 읽으며 이 책이 왜 부의 바이블이라 불리는지 다소 감이 왔다. 물론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안에 돈을 버는 직접적인 방법은 논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폴레온 힐의 문장들을 읽으며, 이렇게 사는 사람이 가난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에는 확언들이 담겨있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쩌면 책 한 권 모조리 긍정 확언으로 가득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겠으나, 그 한마디 한마디에 담긴 깨달음이 꽤 크기에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자기 주도성을 개발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며, 건강을 유지하고, 창의적인 비전을 유지하는 것 등은 꼭 부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지 않더라도 상당히 필요한 마음가짐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꼭 부자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삶을 사는데에 큰 도움이 될 내용이 많아, 기억하고 싶은 말이 꽤 많더라. 


마음에 가장 크게 닿은 것은 긍정적인 마음을 기르라는 것과 창의적인 이상을 가지라는 것. 긍정적인 마음이 주는 보상은 성공, 건강, 경제의 독립, 마음의 평안, 믿음 등이며, 부정적인 마음은 가난과 고통, 혐오, 근심, 외로운 인간관계 등을 가져온다는 말에 크게 공감하며 읽었다. 아직 삶을 많이 살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주변의 사람들을 볼 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이들만큼 강력한 무기를 가진 이들이 없더라. 나 역시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를 읽으며 한층 더 긍정적인 마음, 단단한 마음이 되어야지, 하고 다짐했다. 또 창의적인 이상을 가지라는 말 역시 마음에 크게 닿았다. 명확한 목표를 가진 이들은 결코 길을 엇갈리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그 외에도 실행하는 믿음을 활용하라거나 자기 주도성을 가지라는 등의 내용이 읽는 내내 감흥을 주었다. 


성공하는 17가지 습관을 만나게 하는 책,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필요하신 분들이 꼭 한번 만나, 인생 명언을 얻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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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우리돌의 들녘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러시아, 네덜란드 편 뭉우리돌 2
김동우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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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없는 지금은 성립될 수 없고, 지금 없는 미래는 도래할 수 없다. 과거, 현재, 미래는 그래서 한 권의 책과 같다. 다른 시간대는 모두 같은 선상에서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야 온전히 한편의 서사를 완성시킨다.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공유돼야 힘을 갖는다. 그 보이지 않는 에너지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우리가 왜 위대한지를 깨닫게 한다. (p.12) 

 

망국의 끝자락, 절박함에 숨죽이며 지구 반대편으로 달려간 사내들, 거기서 마주해야 했던 깊은 무력감 (p.178)

 

지난 책, 「뭉우리돌의 바다」를 읽었을 때의 느낌을 이제야 한 줄로 정리해본다면 “이 책이 아니었다면,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을 가슴 저린 역사”였다. 사실 그 책을 읽은 당시에는 마음에 일렁이는 감정이 꽤 커, 감히 무엇이라 정리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책, 『뭉우리돌의 들녘』. 그런데 『뭉우리돌의 들녘』을 읽고 나서는 '나라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셨어요'하는 마음이 너무 들어 이 감상문을 쓰는 것조차 버겁다. 내가 뭐라고, 이분들의 이야기를 평가하거나 정리할 수 있단 말인가. 또한, 독립운동가에 사로잡혀 10년을 가까이 세계를 떠돌며 흩어진 이야기들을 주워 모으는 작가님을 무엇이라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전작 「뭉우리돌의 바다」에서는 멕시코와 쿠바, 미국의 독립운동가들이 기록되었는데,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몰랐던 이야기들이 더 많았기에 가슴이 아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뭉우리돌의 들녘』을 읽으며 그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다. 전작에 비해 익숙한 지명 등을 만나면서도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요동쳤다.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 죄송했고, 이제라도 제대로 기억하겠다 결심했다. 

 

『뭉우리돌의 들녘』은 러시아와 네덜란드에서의 독립운동가들의 자취를 모은 책으로, 연해주, 연추, 헤이그, 블라디보스톡, 하라롭스크 등의 지역 위에 흩어진 이야기들을 모았다. 내가 굳이 “모았다”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말 그대로 시간과 길 위에 흩어져, 그대로 사라져버리게 될지도 모를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힘겹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언제 사라질지 모를 (때로는 이미 사라져버리고 없는) 독립운동의 흔적을 사진으로, 글로 담아내는 과정이 결코 수월할 리 없다. 그래서일까. 그의 사진은 때때로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이에게 쉽게 형언할 수 없는 감상을 남긴다. 

 

그의 사진을 감상하며, 그가 어떤 마음으로 그 공간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생각해보곤 했다. 특히 '다시, 블라디보스토크'에 실린 사진들은 더욱 그랬는데, 텅 빈 벌판에 서서 그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또 그보다 훨씬 이전에, 척박한 삶이었을 분들은 그 벌판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훔쳐야 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번 책에서 가장 오래 바라본 사진은 자유시 참변 터 사진이었다. '치유'는 상처를 마주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되다 했던가. 이제야말로 우리는, 과거를 온전히 바라보고 극복하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선 그의 말처럼, 뼈아픈 과거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뭉우리돌의 들녘』은 그래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인정하기에 아프고 힘들다고 등을 돌린 후, 이제는 점점 잊어가는 이들을 '소환'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시간도 품도 결코 녹록히 않은 작업을 기꺼이 해내는 그 덕분에, 우리는 국외 독립운동가들의 자취를 찾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영화 '영웅'으로 인해 더 유명해진 '단지'에 대해 읽으며, 가늠해보지 못했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렇다면 단지는 효의 실천보다 나라의 존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미 아닐까. 그것은 효를 사사로운 감정으로 밀어내 그 자리에 독립이란 두 글자를 채우는 일·(P.89)”이라는 말을 읽으며, 어쩌면 그들이 끊어냈던 것은 삶과 가족에 대한 미련은 아니었을지 생각해봤다. 

 

독립운동가들은 거사에 임하기 전에서야 통성명을 했다는 말이 있다. 물론 이름까지야 몰랐겠느냐 만은 서로조차 서로를 몰라야 했기 때문인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다는 것을 알고 서로라도 기억해주기 위함인지 알 수 없지만,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감사의 대상'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은 슬픔을 너머 부끄러운 마음까지 든다. 『뭉우리돌의 들녘』은 그렇게 세월에 묻히고, 시간에 빛바랜 이야기들을 먼지 털어 고이 담아낸다. 

 

고단할 그의 발엔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그가 훨씬 더 오래도록 전 세계의 뭉우리돌을 모아주면 좋겠다. 그래서 이름 없이 잊힌 분들이 한 명도 없었으면 좋겠다. 『뭉우리돌의 들녘』을 덮으며 가만히 다짐해본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을 잊지 않겠다고, 아이에게 가르칠 수 있는 엄마가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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