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미트

클린 미트 - 인간과 동물 모두를 구할 대담한 식량 혁명
폴 샤피로 지음, 이진구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Dedicated to every person who sees an apparently intractable problem and sets about laboring tirelessly to solve it, confident in the words of Nelson Mandela:

"It's always seems impossible until it's done."

결코 간단하지 않은 문제에 눈을 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넬슨 만델라의 격언을 믿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해내기 전까지는 불가능해 보이는 법입니다."

최근 들어 정말 충격적이고 책을 덮고도 여운이 남아 생각이 자꾸 나게 하는, 그러면서 배움이 많이 남는 책 <클린 미트>를 만났다.

첫 시작을 유발 하라리의 일침으로 시작해서인지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마음이 무거웠다. "가축이 받는 고통을 생각한다면 동물의 공장식 사육은 단언컨대 역사상 손꼽히는 범죄행위다." pg 8 우리 집 밥상에도 일주일에 5번은 고기반찬이 올라온다. 아이들이 성장할 때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를 먹여야 한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해서인지, 반찬을 일일이 만들 필요 없이 고기+프로콜리+마늘+앙파 끝. 이어도 한 끼를 먹을 수 있어서인지 우리 집 식탁엔 고기가 항상 존재한다. 골고루 돌아가면서. 소, 돼지, 닭, 오리. 계란 소비도 엄청나다. 우유 또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이 모든 식품이 어떻게서 내 식탁으로 오는지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모른 척 방관하면서 산다. 돼지 잡을 때 목에 주사를 놓으니까 목살보다 삼겹살을 오히려 사 먹으라는 이웃 언니의 조언대로 최근엔 삼겹살로 메뉴를 바꾼 나다.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옆에 있는 아들이 무슨 책이냐고 물어본다.

이 거대한 책의 내용을 어떻게 쉽게 아이에게 설명을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을 잠시 하고 얼마나 인간이 가축을 지구를 함부로 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식품업계에 혁신이 절실히 필요하고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그럴싸하게 말을 해본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냐며, 근데 아들이 예리하게 지적한다.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를 먹는다고요? 그럼 난 안 먹어요. 뭔가 무서워요."

역시나 그런 내용이 책 안에 있다. "뭔지 모르지만 반대한다."라는 문구가 확 뇌리에 꽂힌다. 절대 싫어!는 아니지만 이쪽도 저쪽도 둘 다 탐탁지는 않다.

최근 박태균 박사의 <환경호르몬 어떻게 해결할까?> 란 책에서도 환경 오염으로 인해 인간에게 발생하는 질병, 변이, 그리고 정자와 난자가 죽어간다는 내용을 읽을 때도 허걱 했는데, 이번 <클린 미트> 또한 대안이긴 하지만 뭔가 깨름찍하긴 하다. 인식이 변하면 괜찮으려나? 사실 소를 잡아 죽여 내 식탁 위에 있다는 사실도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진 않으니 말이다.

소로 태어나서 젖이 아프도록 짜고 짜고 짜여지고 결국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고, 엄마 소가 아기소를 낳아도 품에 안기도 전에 빼앗은 잔인한 행동을 우리 모두 동조하며 지내는 것도 올바르진 않다. 죽음 없는 고기, 글로 읽어서는 너무 멋지다. 그런데 내가 당장 소비자로 변할 수 있을지는, GMO 식품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처럼, 긍정적이리라 확고하게 장담하기 어렵다.

세포 농업 Cellular agriculture라는 새로운 기술이 식품과 의복 생산을 책임지는 기술이라 강조하며, 이 방법이라면 인간은 수십억 마리에 달하는 가축의 사육과 도축을 빠른 시일 내에 멈출 수 있을 수도 있으며, 인류 역사의 어두운 단면인 노예제도가 끔찍하다고 여기는 지금의 시선처럼, 과거 산업동물을 사육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야만인적이다, 끔찍하다 생각이 들 수도 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기대가 혼란스럽게 뒤엉기게 만든 책이기도 하다.

소원을 말해줘

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필자는 개인적으로 SF 장르를 좋아한다. 디스토피아 같은 소설을 좋아하는데 현실에서 동떨어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를 묘사하는 유토피아와는 반대로 부정적인 암흑세계의 픽션을 그려주는데, 꼭 이상하게 내게는 그렇게 암흑세계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특이 이러한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를 꼽자면, 어떠한 세계에서든 인간이 취하는 행동하는 현 세계다 디스토피아 세계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로 정말 오랜만에 읽어보는 국내 SF 장르 소설이다. 김유정소설문학상 수상 작가인 이경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심지어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어 더 눈길을 끌었다.

허물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게 만드는 에피소드부터 시작을 한다. 

허물. 왜 소제목이 이것인가 하고 봤더니 여러 의미를 동시에 사용한다.

1. 잘못 저지른 실수

2. 파충류, 곤충류 따위가 자라면서 벗는 껍질

설마 했는데 이 책에선 두 가지 의미 모두 사용이 된다.

허물을 벗는다고? 허물이 생긴다고? 당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증이 사로잡힌다.

등장하는 그녀는 허물이 몸에 생기는 묘사로 시작된다

파충류 사육사였던 그녀. 롱롱이라는 뱀이 왜 마을을 누비벼 다니나, 싶었더니 산사태가 동물원을 덮치고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이 시내를 누빈다.

이야기가 어디고 흘러가려나... 그녀는 왜 몸에 이런 증상을 나타내는가? 알 수 없는 피부병 증상으로 사람들이 구역으로 나누어 이동하고 그런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수상스러운 방역센터로 이동을 하는데, 과연 그곳에선 병을 치료하는 곳이 맞는 것일까? 그러다 알게 되는 하나 둘, 그리고 사람들의 행동들을 보며 이경 저자의 섬세한 묘사에 사로잡힌다. 사실 상황만 디스토피아이지, 어느 시점에서 보면 지금과 과연 얼마나 다른지... 잘 모르겠다.

오랜만에 읽은 어찌 보면 난해한, 하지만 진정한 SF 소설을 읽은 듯하다. 저자의 상상력에 탄복하며 읽기도 했다. 이야~ 기발하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에 드는 생각은, 현시대에 살아서 참 다행이다? ㅋㅋ

SF 소설을 특히 재난 공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시도해봐도 좋을 책이다.

"파충류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신체 일부를 스스로 절단하기도 한다. 꼬리를 끊고 도망가는 도마뱀 같은 종. 후리는 감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 내면의 어떤 부분을 도려낸 것 같았다. 도려낸 자리에 입바람으로 부풀린 풍선 같은 걸 챙 넣었는지도 모른다. pg 32"

"시..., 신을, 신을 굶길 작정이냐! 신에게 바칠 제물을 가져와! 어서!" pg 126

엄마도 모르는 내 자존감 이야기

엄마도 모르는 내 자존감 이야기 - 나를 소중히 여기는 자존감 수업 ㅣ 어린이의 마음키움 1
문지현.박현경 지음 / 피그말리온 / 2019년 10월

오랜만에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실제 이 책은 부모를 위한 책이라기보단 아이가 읽으면 더더 좋은 책인 것 같다. 아이에게 추천하기 전에 내가 먼저 읽어보는 성향이 있어서 어떤 책인가 하고 봤더니, 이 내용은 비단 아이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라기보다는 아이 어른이게도 모두 포함되는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커버해주고 또 어찌 보면 아이가 어느 정도 엄마가 왜 이런저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마음을 열게 해주는, 그래서 부모도 아이도 함께 ㄱ마음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엄마도 모르는 내 자존감 이야기>는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처한 새로운 여러 가지 일들이 있다. 어찌나 모든 부분이 다 내야기 같은지... 이런저런 사건들이 소개가 되면서 아이 스스로 본인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는 질문들이 수록되어 있고, 아이가 사색을 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값진 책이다.

아이 눈높이에 맞게 집필이 되어 있어서, 예를 들어 아이가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몰랐는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신의 기분을 좀 더 정확하게 알아갈 수 있는 점도 좋았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아이들에게 우리 학부모는 얼마나 관대하고 마음을 헤아려주는지에 대한 반성과 함께 아이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수록이 되어 있어, 직접 엄마인 내가 야기해주는 것보다 훨씬 좋은 효과도 있어서 좋았다.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는데,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 한다고, 왜 이런 기억이 내게는 없는지.. 그래서 아이의 마음과 상황을 이해해주지 못하는지 반성을 하기도 했도, 좀 더 소통을 할 수 있는 쿨하고 멋진 부모가 돼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주변 초등, 중학생 아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아이가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 꼭 살펴봐야 하는 "나를 소중히 여기는 자존감 수업"이란 부제가 걸맞은 책이었다.

징비록

징비록 - 역사를 경계하여 미래를 대비하라, 오늘에 되새기는 임진왜란 통한의 기록 ㅣ 한국고전 기록문학 시리즈 1
류성룡 지음, 오세진 외 역해 / 홍익 / 2015년 2월

<징비록>이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는 홍익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으로 읽었다.

교보문고에 가보니 징비록과 관련된 책들이 메대에 올려져 있는 것을 봤다. 최근 설민석 선생이 이 책에 대한 소개를 해서 그런 것 같다. 나도 어쩌면 그래서 덩달아 책을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유튜브에서 북튜버로 활동하면서 징비록에 대한 언급을 잠시 했지만,

이 책은 들었다 놨다를 여러 번 하면서 읽은 것 같다. 그래서 one sitting, 한자리에 앉아서 끝까지 다 읽지 못하겠는 책이었다. 고전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열분이 터지는 일들을 읽고 있자니, 더불어 소설 같은 허구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일들을 후손인 내가 읽고 있자니 열통이 터져서 책을 덮고 어휴~ 소리가 절로 났다.

그 시절 도대체 어쩌다 이지경까지.....

조선이 설립된 이후 너무 태평성대가 오랜 시간 지속되어 나태함 때문이란 이유도 언급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지경까지..... 도망하는 선조의 꼬락서니를 상상해보자니, 아무리 왕이라 우러러 모셔야겠지만 열통이 터진다. 뭐, 이제 보니 도망을 요리조리 잘 쳐서 그나마 일본이 지쳐 나가떨어진 것이긴 하지만.... 에효...

이순신 장군을 천거한 신의 한 수를 둔 류성룡 학자가 있어서 우리나라가 지금의 위치에 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나게 하는 책이며, 선조의 지혜와 경고를 깊게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도 꼭 읽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했다.

역사를 배우고 되풀이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 잘 하고 있는지..... 떳떳하게 yes라고 대답하기가 부끄럽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된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ㅣ 1일 1페이지 시리즈
데이비드 키더.노아 D. 오펜하임 지음, 허성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정말 엄청난 책을 만났다. 더불어 한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을 수 없는 책이기도 하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담겨있다. 이 내용을 다 알고 더 나아가 가지치기를 하며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란 생각이 들 정도로 지적 호기심을 마구마구 자극하는 책이다.

왜 이 책이 아마존 베스트셀러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요일로 나누어 주제가 정해져서 지식이 전달이 되는 방식이다.

월요일 - 역사

화요일 -문학

수용일 - 미술

목요일 - 과학

금요일 - 음악

토요일 - 철학

일요일 - 종교

너무 깊지도 않고 그렇다고 얇지도 않는 지식이 모두 한 쪽 안에 들어와 전달을 해서, 거뜬히 하루치를 읽을 수 있다. 매일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동기부여와 원동력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더 궁금하다면 연계 독서를 해도 좋을 것 같은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 정보를 다 수집하고 집필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과 공이 들어갔을까를 생각하니, 이 책의 가격이 한없이 저렴해 보일 정도였다.

글자 크기를 성경책처럼 작게 해서 읽는데 살짝 피로는 오지만, 너무 많은 양을 한꺼번에 읽지만 않는다면 이 또한 이겨낼 수 있다.

이 책의 오른쪽 코너에 읽었는지에 대한 체크를 하는 상자가 있는데, 저자가 이미 독자들의 성향을 파악했다 보다. 읽다 보면 자꾸 건너뛰며 중간도 갔다가 뒤도 갔다가... 하는 나 같은 독자를 위해서 reading check를 하게끔 친절하게 해 놓았다.

이렇게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내가 아는 게 참으로도 없구나,를 절실히 느끼며 배우는 마음으로 공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된다.

이 한 권을 몇 바퀴를 돌면 좀 박식해질 수 있으려나? 란 생각도 해본다.

인제 시작해서 몇 장 안 읽어봤지만, 2020년 새해 목표로 새워도 좋을 것 같다.

2020년 안에 이 책 완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