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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가 없어졌다 ㅣ 작은거인 51
윤미경 지음, 조성흠 그림 / 국민서관 / 2020년 6월
평점 :
왕따. 따돌림.
은따......
우리 아이들 속에서 이런저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어릴때도 있었던 것 같다.
정도의 차이겠지만, 지금처럼 심하진 않았어도 말이다.
그래도 그때는 동네공터에 모여서 놀다보면 풀어지고, 혹여라도 '꽁'해있으면 대문을 열고 살던 시절이라 엄마들끼리 해결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해결하는 것도 쉬운 문제는 아닌듯하다.
언론이나 많은 책들이 왕따를 시키지말고 서로 친하게 잘 지내라는 이야기를 한다.
같은 교실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두루두루 잘 지내라고만 말이다.
그런데...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책을 만났다.
국민서관의
작은거인51 번재 이야기
[쓸모가
없어졌다]
제목부터가 독특하다.
쓸모가
없어졌다.
쓸모란 쓸 만한 가치
_출처
다음국어사전
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표지에 보면 가운데 아이의 실루엣이 있고, 그 자리가 비어있다.
어쩌면 어떤 아이의 쓸모가 없어져서 친구들이 사라진 아이처럼 대하는것일까?
왜 친구인데 쓸모가 있다 없다로 판단을 할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는 작가의 위트에 웃음이 빵 터졌다.
괜히 <쓸모>라고 하니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것이 아니라 쓰임으로 보는것 같아서
솔직히 기분이 안 좋았는데 말이다.
주인공의 이름이 쓸모 였다.
세상에나!
주변에서 들어본적이 없는 이름이다.
쓸모와 준모
암에 걸려 돌아가신 아빠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어준 이름이다.
초등학교2학년 9살 아이에게 너무나 큰 부담을 주고 떠난 아버지.
아버지의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9살 아이에게 주어진 '가장'이라는 짐이 너무 큰것 같다.
이름과 함께 말이다.
어떻게 하면 쓸모있는 남자가 되는지 그 방법을 알려줬으면 좋았을것을.
안타까운 마음이다.
아버지가 부탁한 가장이 되기위해서 쓸모나름대로는 노력을 했는데. 뭐 하나 제대로 되는것이
없다.
그러다보니 점점 자신감도 사라지고, 말도 더듬게된 쓸모.
학교에서도 존재감 없는 아이가 되고 말았다.
천둥과 번개가 치는 요란한 비가 오는 날
교실 뒷쪽에서 누군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
가만히 들어보니 사물함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놀란 아이들과 선생님이 사물함을 열어보려고 하는데...
열쇠가 없다.
그제서야 열쇠 담당이 쓸모가 교실에 없다는것을 알게된 아이들과 선생님.
수업을 시작한지 두시간이나 지났는데...
반 학생이 없다는것을 몰랐던 선생님.
선생님은 열쇠가 없어서 억지로 사물함을 열어보려다 실패하고 만다.
이 학교에는 사물함에 관한 이상한 소문이 있다.
사물함이 아이들을 잡아먹는다고 말이다.
뭐 어느 학교든 괴담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사물함은 뭔가 이상하다.
선생님은 사물함을 직접 만든 전 교감선생님과의 통화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전 교감선생님은 선생님에게 "선생님은 저 같은 실수를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라는 알듯말듯한 이야기를 했을까?
쓸모는 도대체 어디에 갔을까?
이야기는 잠시 교실로 간다.
존재감없던 쓸모가 있던 교실로.
쓸모있는 사람이되기위해서 나름 노력을 하던 쓸모.
친구들과 어울리기위해서 자신의 힘듦을 꾹꾹 눌러담던 아이.
주변에 이런 아이가 있을법도 하다.
같이 어울리고 싶은데, 뭔가 잘 안되는 아이.
도은이처럼 쓸모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아이도 있다.
그런데...
쓸모는 친구의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에게 이용만 당하고 말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힘들다고 이야기를 하긴 하는데...
그 목소리가 너무 작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과 관심이 필요한데, 바쁘고 시간없다는 핑계로 우리는 그 손을
잡아주지 않는것 같다.
우리집2호와도 잠깐 이야기를 했다.
교실에 쓸모처럼 조용한 아이들이 있다고.
친구들이 먼저 다가가려고 내미는 손을 밀어내는 아이도 있다고 했다.
쓸모가 책속에만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도 있다니...
모두가 행복해야하는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쓸모는 초록아이를 만나서 자신의 소리를 내는 법을 배운다.
아빠에게 배우지 못한 쓸모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말이다.
그리고 친구가 된다는 것은 누군가 손을 내밀었을 때 그 손을 잡아주어야한다.
밀어내기만 한다면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서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주려고
노력하지 말고
내가 먼저 친구가 되려고 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밀어내지 말고 말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데 가슴이 먹먹했다.
내가 부모라서
쓸모아버지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하지만
어른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하나 배운것 같다.
과정을 알려줘야하는데 말이다.
늘 결과만을 이야기했던것 같아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친구가 된다는것.
도은이가 한 말처럼 서로가 마음을 내어야한다.
누군가 손을 내밀어주기만 기다리지 말고 용기를
내어보길 바란다.
책속에 더 많은 이야기가 있으니 얼른 책장을
넘겨서 읽어보길 권해요.
너무 재미있고 가슴이 찡해진답니다.
쓸모가 어디에 갔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저는 위 도서를 추천하면서 국민서관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