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나라에서 온 스케치 - 도착 The Arrival의 세계
숀 탠 지음, 엄혜숙 옮김 / 사계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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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정말 대단하다.

그림도 대단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숀 탠의 그림들!!!!

 

 

 

 

 

 

 

 

 

모든 이민자와 망명객, 난민들에게 바치는 그림책 <도착>. 그림만으로 구성된 그림책으로, 10년여 전에 출간하였음에도 여전히 주목받는 작품이다. 자연스레 작가가 궁금해지고 그 작업 과정은 어떠했을지 궁금해진다. <이름 없는 나라에서 온 스케치>는 <도착>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는지 보여주는 숀 탠의 작가 노트이자 해설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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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좋아하세요?
엄상준 지음 / 호밀밭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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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클라리넷이다.

흑단 나무의 검은 빛과 은빛의 밸브들이 햇살처럼 눈부시다.

겨울나무를 뚫고 대지에 새싹을 돋게 만드는 소리다.

클라리넷은 목관악기 중 음역이 넓은 편이다.

설레는 봄의 밝음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봄밤의 서늘함도 그려낼 줄 아는 악기인 셈이다.

넓은 표현력 덕분에 클라리넷은 클래식 음악가뿐 아니라  재즈음악가들도 사랑했다.

그중 베니 굿맨(1909-1986) 같은 이들은 클래식과 재즈 양쪽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세상에는 개나리꽃만큼 많은 클라리넷 곡들이 있지만 클래식 역사에서 분기점이 될 음악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에게서 나왔다.

<클라리넷 5중주 A장조 k581>이다.

 

 

ㅡ27페이지

 

 

 

콩나물처럼 끝까지 익힌 마음일 것

쌀알빛 고요 한 톨도 흘리지 말 것

인내 속 아무 설탕의 경지 없어도 묵묵히 다 먹을 것

고통, 식빵처럼 가장자리 떼어버리지 말 것

성실의 딱 한 가지 반찬만일 것

 

 

 

새삼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닌지

제명에나 못 죽는 건 아닌지

두려움과 후회의 돌들이 우두둑 깨물리곤 해도

그깟 거 마저 다 낭비해버리고픈 멸치 똥 같은 날들이어도

야채처럼 유순한 눈빛을 보다 많이 섭취할 것

생의 규칙적인 좌절에도 생선처럼 미끈하게 빠져나와

한 벌의 수저처럼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할 것

한 모금 식후 물처럼 또 한 번의 삶, 을

잘 넘길 것

 

파블로 카잘스의 악기 이야기를 하나 하자.

그의 무반주 첼로 모음곳을 1733년산 고프릴러 첼로로 연주했다.

우리가 음반으로 만날 수 있는 의 음악 대부분이 이 악기로 연주된 것이다.

하지만 둔탁한 녹음 탓에 첼로의 통울림을 거의 들을 수 없다.

요요마나 미샤 마이스키같은 날렵한 첼로와는 연주방식도 음색도 대척점에 서 있다.

대신 나무가 나무에 몸을 부딪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일하는 자의 걷은 소매 위로 드러난 굵은 힘줄 같은 연주다.

타협이라고는 모를 것 같은 진지하고 묵직한 첼로 소리가 심장에 더 깊숙이 박힌다.

 

 

 

"전 음악밖에 몰라요", "음악 하는 사람이 음악만 잘하면 되지"라는 식의 기술자들이 대단한 예술가인 양

대접받으며 주변의 환호에 취해서 어질거리는 세상에서 배일동이 전하는 예술가로서의 자세는 울림이 크다.

 

브람스의 <현악육중주 1번>은 치명적인 독(毒)이다.

예리하게 베인 상처가 아니라 바위에 얻어맞은 것 같은 둔중한 통증이 가슴을 누른다.

선율은 가슴 아래로 흘러 짙은 보랏빛 문신을 새실 지도 모른다.

슬픔은 슬픔을 통해 위로받는 법이다.

브람스의 깊은 한숨 소리를 상상하며 창밖을 내다보게 되면 뒷짐을 지고 외롭게 서성이는 덩치 큰 남자의 뒷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의 뒷모습에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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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겨울왕국 2 아트북
제시카 줄리어스 지음, 크리스 벅 외 글, 성세희 옮김 / 아르누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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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턴가 의문의 목소리가 엘사를 부르고, 평화로운 아렌델 왕국을 위협한다. 트롤은 모든 것이 과거에서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며 엘사가 가진 마법의 비밀과 진실을 찾아 떠나야한다고 조언한다. 위험에 빠진 아렌델 왕국을 구해야만 하는 엘사와 안나는 숨겨진 과거의 진실을 찾아 크리스토프, 올라프 그리고 스벤과 함께 위험천만한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 알라딘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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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할머니 - 사라지는 골목에서의 마지막 추억
전형준 지음 / 북폴리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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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이리 추운 겨울에

니들은 을매나 더 춥겠노.

들어와서 무라. 괘안타."

 

 

 

 

 

"사진 고만 찍고. 으이? 요 올라와서 같이 커피 마시믄서 꽁알이들 밥 묵는 거 보소.

을매나 이쁘노. 쪼맨한 것들이 오도독 먹는데 증말로 이쁘제.

이게 내 요즘 사는 낙 아이가."

 

 

 

 

 

"내가 질(길)을 드럽게 들어 놨다. 이 문디자슥들이 시장에서 파는 칠천원짜리 멸치는 안 묵고

꼭 비싼 만이원 원짜리 멸치만 묵는다.

큰 것들이 비싼거만 처무싸니까 어린 것들도 따라서 칠천 원짜리는 마 입에도 안 대더라.

웃기지도 않는다카이."

 

 

 

 

사랑을 받으면 동물이든

사람이든 빛이 난다.

오랜만에 해가 얼굴을

내밀자 녀석은 담 위로

넘어가 잠깐 쏟아지던

햇빛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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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0 17: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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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3 17: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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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7 20: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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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0 16: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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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심장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니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24
정다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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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액션

 

 

 

 

네가 날 쳐다보면

쳐다보지 않는다

 

 

 

네가 박수를 치면 박수를 치지 않고

네가 끄덕이면 고개를 갸웃한다

 

 

 

뭘 보는 거니

네 의견엔 동의하지 않아

방금 그 말은 정말

나눠 줄 웃음이 없다

 

 

 

매 각도로 표정을 단속한다

단속으로 표현한다

무심코 돌아가는, 반성도 없이

제 이름에 반응하는 목은 꺾어버리기로

 

 

줄줄이 쓰러지고 엎어지는 도미노

편리한 호명과 위계

출입문 닫습니다 출입문 닫습니다

안을 안심하게 만드는 것들

 

 

일순간에 차가워질 것

침묵을 깰 것

동의하지 않습니다

동의하지 않습니다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굳어지는 순간에

적확히 무너질 것

 

머리의 숩관

 

 

 

1

 

목에 얼굴을 올려두고 있었을 뿐인데 아침이 온다

 

 

 

아침이 머리통처럼 굴러온다 창문에 기대 빛을 쐬고

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 식물의 길이를 생각한다

 

 

........ 생략

 

 

 

 

3

 

 

 

 

오늘 밤, 안잔하고 착한 머리통은 다 어디로 굴

러가나 군화에 짓밟힌 머리통, 밧줄에 매달린 머

리통, 뗏목과 함께 난파하는 머리통, 해저에 처박

힌 머리통, 먹이가 된 머리통, 수용소의 머리통, 가

스로 가득 찬 머리통, 기차에 부서지는 머리통, 신

원 미상의 머리통, 시위하는 머리통, 인파에 짓눌린

머리통, 기름 붓는 머리통, 우아하게 뾰족구두 신

고 걸어가는 머리통, 탈을 쓴 머리통, 무표정의 머

리통, 주일의 머리통, 태아의 머리통, 기조하는 머

리통, 국가에 묵념하는 머리통, 아이의 머리통, 칠

판을 바라보는 머리통, 선생의 머리통, 운동장의 머

리통, 떼거리로 교각을 건너는 머리통, 흔들리는 머

리통, 절벽으로 추락하는 머리통, 폭파하는 머리통,

동시다발적인 머리통, 피 흘리는 머리통, 눈을 감거

나 뜬 머리통, 발밑에서 끝없이 차이는 친구들의 머

리통

 

 

 

식탁 아래로 통 통 통 떨어지는데

 

 

 

우리는 서로의 얼굴에 대고 아침이야, 말한다

 

변신

 

 

 

얼음, 뱀파이어

 

 

네가 날 송곳니로 물 때

 

 

나는 바위에 흐르는 피

 

 

수쳔 년 동안 달을 파낸 크레이터

 

 

얼음 벽돌을 딛고 널 찾으러 가는 백골의 신부

 

 

어지러운 온도, 깊어지는 추위 속에서

 

 

내가 널 물 때

 

 

더 멀리 질주하기

 

 

착한 얼굴이 깨끗한 반쪽이 될 때까지

 

 

너의 몸통과 나의 손발이 찐득하게 붙을 때까지

 

 

서로에게 달라붙어

 

 

함께 사라지기

 

 

아무런 예감 없이

 

 

서로의 텅 빈 눈두덩 속으로

 

 

진창 속으로

 

 

빨려 들기

 

 

사라지기

 

 

사라지기

 

 

사라지기

 

 

그림 없는 그림

 

 

 

백지를 걸어두고 그 속에 앉아 기다렸지요

 

 

두꺼운 얼음을 가르며 오는 배 한 척 없이

조용했지요

 

 

 

깊은 하양 속에 손을 묻고

바닥을 해집어도

물풀 하나 떠오르지 않고

놀라 도망치는 물고기 하나 없어

 

 

 

백지를 망치고 싶었지요

 

 

 

가짜 입을 그려 말을 지어내고

없는 상처를 만들면

그것이 나인 것 같았지요

 

 

 

비가 오면 적시기 좋고

불태우면 그대로 그을리는

눈물 얼룩 하나 없는 표면으로

기다렸지요

 

 

 

모든 것이 되어보려

사라진 내가

조심조심

세계를 비추려

물드는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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