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앙 - 평생 동안 서로를 기억했던 한 사자와 두 남자 이야기
앤서니 에이스 버크.존 렌달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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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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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말 영국의 유명한 백화점 헤롯에서는 팔지 못할 것이 없는 모양이었다.

개도 고양이도 아닌 사자를 팔다니...오스트레일리아에서 무작정 런던으로 건너온 에이스와 존은

덜컥 어린 숫사자를 사고만다. 더구나 자신들이 근무하는 가구점에서 키우려 하다니..지금처럼

애완동물의 종류가 다양해진 요즘조차도 사자를 애완동물로 키운다는건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도

말이다. 하긴 아주 어린 사자는 자그마한 고양이만큼 귀엽고 앙증맞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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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고향에서 유럽의 대륙으로 건너왔을 크리스티앙의 선조는 동물원에서 자랐으며 크리스티앙과

그의 형제들을 낳았다. 만약 헤롯백화점에 팔려가지 않았다면 동물원이나 서커스단으로 팔려갈 운명

이었을 크리스티앙을 이 두 젊은이를 만난것은 운명과도 같았다. 그들이 오스트레일리아서 건너오지

않았더라면...그순간 헤롯에서 크리스티앙을 발견하지 않았더라면...가난했지만 어린 숫사자를 사지

않았더라면..수십년에 걸친 감동의 드라마는 쓰여지지 못했을 것이다.

 

야생의 사자가 자신의 땅을 떠나 인간들의 세상으로 나올수 밖에 없었던 것은 결국 인간들의 이기심

때문이었을것이다. 아프리카의 제왕 사자가 없는 동물원을 상상한다면 큰맘먹고 떨리는 마음으로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심을 줄것인가.

이렇게 인간세계에 길들여진 사자는 야생의 사자들보다 몇십년을 더 살 수있다고 한다.

치열한 야생에서 짧고 굵게 살다가는 삶이 멋질것인가. 아님 인간에게 길들여져 야생을 버린 채

길고 편안한 생을 누리는 것이 아름다운가.

 

다행히도 크리스티앙은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 깊은 사랑을 받고 자랐으며 결국 '야생 복귀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땅인 아프리카로 되돌아가게 된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적응하면서 야생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그린 '크리스티앙'은 인간이 다시 인간스러움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비록 동물이지만 서로가 교감하고 사랑하며 자신들이 가야할곳을 찾아가는 여정이 너무나 아름답다.

지금처럼 동물애호의 목소리가 높지 않았을 그시절에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애정으로 자신의 땅을

찾은 '크리스티앙'은 행운의 사자가 분명하다. 비록 자신들의 영역을 내놓지 않으려는 터줏대감들의

방해가 있긴 하지만...멋지게 성공한 사자와 사람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넘어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준다. 지금쯤 아프리카에는 '크리스티앙'의 후손들이 갈기를 흩날리며 살고 있을것이다.

용기있었던 사람들과 조상을 둔 덕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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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먹잇감을 사냥하고 끊임없는 생명의 위협에 시달려도 사자가 있을 곳은 아프리카만큼 적당한 곳은 없다.

어렵게 야생으로 돌아간 '크리스티앙'도 자신을 돌봐준 두 유모의 기억을 결코 잊지 않았을 것이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유튜브를 올랐던 사자 크리스티앙과 두 젊은이의 재회장면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것은

단순히 사자와 인간과의 우정만이 아닌 조심스럽게 야생으로 돌려보내려는 사람들의 사랑과 노력의 흔적들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인간의 세상에서 야생은 야생의 세상에서 살아가야 자연스러울테니..

우리에 갇혀 먹이를 받아먹는 흐린눈의 사자보다 아프리카의 대지위에 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사자가 더 아름답지 않겠는가. 이런 고귀한 사명을 이루기 위해 소중한 생명까지 바친 조지 애덤슨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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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의 지붕
마보드 세라지 지음, 민승남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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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70년대의 이란은 우리와 너무나 닮았다. 미국의 개입으로 독재자로 군림하는 통치자 밑에서

신음하는 국민들의 아픔이 그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쳐낼 수 없는 선망의 욕구가 그러하다.

1940년대 군사혁명으로 팔레비왕조가 세워지고 친서방정책을 편 이란은 1951년 모사데그가 수상이

되어 반서방정책을 펴고 이를 계기로 왕정파와 국정파간에 내란이 일어난다. 1953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왕정파는 군사쿠데타를 통해 모사데그를 축출해내고 팔레비 왕조의 친서방정책은 계속된다.

 

자신의 정권을 지켜준 미국과의 공존은 이슬람원리주의자들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바로 1970년대의

이란은 페르시아인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의지가 국민들사이에서 서서히 피어오르던 시기였다.

 

1973년 여름, 테헤란의 지붕 위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테헤란에선 여름에 지붕에서 자는일이 흔하다.

비록 지붕에서 자다가 떨어지는 사람이 수백명이긴 하지만 낮동안의 뜨거운 열기가 식은 지붕은 이책의

주인공인 열입곱의 소년 파샤와 아메드의 중요 무대가 된다.

인생에서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고 예민한 시기인 사춘기를 보내는 파샤는 옆집에 사는 아름다운 여인

자리를 남몰래 사랑하지만 그녀는 이미 태어날 때 부터 테헤란 대학 정치학과 3학년생 일명 '닥터'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다. 그는 그 동네에서 가장 똑똑하고 다정다감한 청년으로 파샤의 친구이자 멘토이다.

그래서 파샤의 짝사랑은 죄책감에 부끄럽고 아플 수 밖에 없다.

 

박독재 저항정신을 지닌 닥터는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하고 이란의 비밀경찰 사바크에게 쫓기게 된다.

사실 파샤의 아버지 역시 젊은시절 친구들과 반정부활동을 벌이다가 아버지의 친구 메흐르반씨가

18년씩이나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고 있었고 지금은 산림감시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페르시아인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민족주의자였다. 파샤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정치적인 발언이나 글이 엄격히 금지

될 만큼 억압적인 분위기였다.

 

파히메를 사랑하게 된 아메드는 위트가 있고 용기가 있으며 파샤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을만큼 친한 친구이다.

아메드와 파히메, 자리와 그를 짝사랑하는 파샤의 사랑은 영원하지 못했다. 어느 날 닥터가 사바크에게 잡히게

되고 결국 죽음을 당하게 된다.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닥터의 부모와 파샤,자리, 아메드와 파히메 뿐만아니라

그동네의 모든사람들이 충격에 빠지게 된다. 세상에는 드러나지 않은 조직 사바크의 감시에 반정부주의자인

'닥터'의 장례식은 비밀리에 치러지게 되고...그때부터 남은 사람들의 고통이 시작된다.

친구의 여자를 사랑했던 파샤의 죄책감과 사랑하는 이를 잃고 방황하는 자리..그들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들과

친구, 이웃들...우리도 이와같은 암흑의 시대가 있었다. 말한마디에 어느날 사라져 버렸던 사람들..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무서운 시간들...과연 미국이란 나라가 세계곳곳에 행한 만행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고통당했는지 알기는 할까? 자신들의 꼭두각시처럼 전락해가는 나라들을 보면서 침략과 정복의 기쁨을

누리고 있었을까. 팔레비왕의 생일날...자리는 그들이 지나가는 거리에서 분신을 하고...

파샤는 그녀를 미처 말리지 못한 채 경찰의 폭행으로 정신을 잃는다.

 

기억을 잃은 파샤..깨어나서 맞닥뜨려야 할 현실이 두려워 그는 깨어나길 거부한다.

사랑했던 친구와 여자를 잃은 파샤는 누군가 자신의 심장에 칼을 꽂아주기를 바라지만 사랑하는 부모님과

아메드의 보살핌으로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그토록 혐오했던 미국으로의 유학을 결심한다.

자신의 나라에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을 향해 미국으로 가야하는 현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침을 뱉으면서도 버릴 수 없는 더러운 현실과 운명앞에 세상은 자신이 꿈꾸던 대로 될수 없음을 알게되고

그렇게 파샤는 아픈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모두들 파샤에게 말해 주었던 '그것'은 바로 '명예,우정, 사랑, 자신이 가진 전부를 주는것, 일신의 평안을

위해 눈 감고 귀 막지 않게 깨어있는 정신으로 사는것...'

파샤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것'을 지키려고 결심한다.

 

파샤가 정신병원에서 돌아오던 날 텅빈 마당으로 들어서자 어딘선가 날아오는 눈덩이들..

"집에 온걸 환영한다" 담장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들...그제서야 일제히 켜지던 이웃집들의 불빛들..

창가에, 지붕에, 발코니에 이웃들이 나와 축복을 보내주던 장면에서는 눈물이 쏟아진다.

아무리 문화가 다른 나라 사람이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만큼은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이란에 이웃들이

너무 고마워서 자꾸 눈물이 나왔다.

 

저자 마보드 세라지의 자전전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만큼 그의 성장과 미국유학의 이야기는 닮아있다.

마지막 반전은 기쁘면서도 가슴이 아파왔다. 우리의 상처와 너무도 닮은 이란인들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져서 가슴이 먹먹해왔다. 결국 호메이니에 의해 팔레비는 쫓겨나지만 미국을 등진 이란이 그 뒤로

더 행복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없을것 같다. 이어진 숙청과 전근대적인 국가로의 환원이

이미 서구의 문명에 길들여진 국민들에게는 또다른 전쟁과 상처가 되었을수 있기 때문이다.

 

'삶에는 불평등이 존재 할지라도 죽음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닥터가 묻혔던 공동묘지 입구에서 사제가 말한것 처럼 과연 죽음은 모두에게 공평한것일까?

혹시 죽음의 형태에 따라 죽은이의 가치에 따라 이것마저도 불평등한것은 아닐까..의구심이 들었다.

'연을 쫒는 아이'에 이은 아랍권 페르시아인의 자존심을 일으키는 역작임을 숨길 수 없다.

사랑과 우정과 자유의 감동스토리 강추하고픈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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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오류 사전
조병일.이종완.남수진 지음 / 연암서가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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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발견된 정조의 비밀편지를 보면 역사라는 것이 기록하는 사람들의 사상이나
됨됨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뒤주속에 갇혀 죽임을 당한 사도세자의 아들로 극심한 당쟁의 회오리속에서 죽음의
위협에 시달렸던 고독한 왕이었으리라는 상상과는 사뭇 다른 왕이었기 때문이다.
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기록되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속한 당파에 따른 입장이 다르고 아무래도 인간이 하는일인지라 사관으로서
필수적인 이성적인 사명감에도 불구하고 편파적일수도 있지 않았겠는가.
이렇듯 살아보지 못했던 과거의 역사는 단지 남겨진 기록이나 구전에 의해서 추측되고
필요에 따라 해석되어지는 불완전한 학문인것이다.

가나다순으로 가능한 많은 오류의 역사를 수록하고자 한 이책은 참으로 용기있는 책이
아닐 수 없다. 몇십년전의 사실도 아니고 몇백년,몇천년전의 기록을 찾고 이미 그렇게 알아왔던
사실들의 오류를 세상에 고하는 일은 쉬운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굳이 들추어낸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일도, 사는데 불편할 일도 없는 이런 일들은 뒤이어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려야 할 후손들에게 진실을 전하고픈 학자로서의 사명감때문이 아니겠는가.

때로 어떤 진실은 영원히 그대로 놓아두는 것도 괜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나라의 지도자로서 국가 건국의 초석이 되었던 영웅들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면
어려서 읽었던 위인전의 감동도 사라지고 맥도 빠진다.
비폭력 평화주의자 간디도 넘을 수 없었던 종교의 편견과 아내는 영국의사에게 치료받기를
거부하면서도 자신의 병에는 관대했던 이기적인 민족의식도 낯설기만 하다.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1위의 링컨도 사실은 노예제도 폐지론자가 아니었다고..
남북의 분열사태와 유럽의 개입을 막기위해 비롯된 남북전쟁의 이유를 알고나면
실제로 한번도 산적이 없는 링커의 오두막처럼 공허하기만 하다. 하긴 거의 모든 전쟁의
이유는 명분과 이익때문이다. 십자군전쟁도 결코 성스럽지 않았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오지마
섬에서 펄럭였던 성조기도 사실은 특종을 노렸던 기자의 연출이었음을 안다면 그 어떤 전쟁도
인간의 이기심에서 벗어난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세상이 둥글고 태양주위를 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던 시절에 과학은 참으로 고독했다.
종교적인 편견에 억눌리고 증명은 어려운 시절의 모든 과학자들에게 진실을 알리는일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이었을터....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대에 기록되어진 과학자들은 그나마
행운아들이다. 실제로 남의 성과를 빼낸것이든 잘못된 해석이든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만
으로도 그들은 당연히 영웅이다. 그시절에 그들은 그만한 댓가를 치루지 않았는가.
수많은 발명가들이 자신이 살아생전에는 빛을 보지 못했고 엉뚱한 사람들이 업적을 가로챘다
하더라도 그것 또한 능력일테니 말이다.

또한가지 인상적인 사실은 여성동성애자를 뜻하는 레즈비언이란 말은 에게해의 섬 레스보스에서
약 2,500년전 여자들로만 구성된 집단을 이끄는 리더 사포에 의해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남성중심의 그리스 사회에서 여성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교육시켰던 그녀에게 사실은 페미니즘의
선구자로서 훈장을 주어야 옳을 일이다. 이렇듯 역사의 중심은 거의가 남자들의 것이었다.
간혹 빛을 발하던 여자들에게는 마녀가 아니면 순조로운 역사를 방해한 자로 기록된것이 더 많으니
말이다. 참으로 실망스러운 것은 클레오파트라가 사실은 보통이하의 미모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이미 조각상과 그시대에 그려진 동전에서 확인을 했다니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모습으로 기억된
많은 사람들에게는 가슴아픈 진실이겠다. 미모보다 지성이 더 우월할 수 있음이 증명되기도 했지만..

왜 수많은 영웅들은 삶뒤에는 짙은 그늘이 있는지...매독으로 죽어갔으리라고 추측되는 음악가들과
정치가..사상가들..영예로운 업적속에서 잠든 그들이 이 불편한 진실앞에서 기죽지 말아야 할텐데.
산타클로스가 지금처럼 빨간옷을 입고 빨간코 할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면 얼마나
실망하겠는가...때로는 그냥 모르고 덮었으면 하는 진실도 있는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오류를 찾아 수고하는 사냥꾼들이 있어 역사는 또 재미있어진다.
아마 이책에 실린 수많은 인물들의 후손들은 탐탁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새로운 역사책 사전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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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이강엽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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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 그른거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려서 어른들이 해주시던 옛날이야기나 동화책에서 읽은 이야기들을

보면 어려웠지만 참고 선하게 살면 복이온다 거나 은혜를 베풀면 하늘도 감동하여 부자가 된다거나

분수에 맞지 않는 욕심을 부리면 벌을 받고 쪽박을 찬다는 권선징악의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마음에 새겨진 이야기들은 각인이 되어 평생 세상을 살아갈 잣대가 되기도 한다.

이책은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전승되는 이야기속에  필연적으로 있을 가치를 생각하면서 옛이야기에 담긴

지혜와 경험을 통해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고 젊은이들과 함께 미래의 문을 열어 보고 싶다는 인생선배로서의

열망이 낳은 작품이다.

 

처지가 어려워 도저히 과거시험을 준비할 수 없었던 가난한 청년은 서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공부를 한다.

드디어 과거가 가까워오자 노잣돈도 없이 한양으로 가야할 처지가 된 청년은 편하게 공부를 해온 일행들에게

골탕을 먹어 목화를 따는 처녀와 입맞춤을 해야하는 처지에 빠지게 되었다.

요즘도 성추행에 몰릴 끔찍할 일이었지만 청년의 사정을 들은 처녀는 자신을 입술을 허락한다.

어려운 처지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청년의 열정도 아름답고 그런 청년의 처지를 알아보는 처녀의

마음도 갸륵하다. 결국 과거에 급제하여 처녀를 다시 찾은 청년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

백수가 넘쳐나는 이시대에도 본인 의지만 강하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적같은 희망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글을 담으신건 아닌지.

 

착한 농부가 튼실하게 자란 무를 들고 원님을 찾아가 바쳤던 순수한 마음과 그런 그를 보며 전에 받아두었던

송아지와 바꾸어 주는 원님의 따뜻한 배려에서는 선과 선의 마음이 어떻게 서로에게 행복을 주는지 보여준다.

 






 

한겨울에 딸기를 구해오라는 원님의 말도 안돼는 청에 간밤에 딸기를 구하러 다니다가 뱀에 물려 끙끙 앓고

있다는 말로 '이에는 이 눈에는 눈'같은 이야기도 있다.  임금님 앞에 나선 왕후후보자들의 이야기에서도

반전은 있다. 겁도 없이 다리를 쭉 뻗고 앉은 세번째 후보자를 낙점하였으니 말이다.

실제로야 있을 수 없는 일일테지만 배짱 두둑한 처자를 알아본 임금이 있었다는 사실이 더 고마운건 어쩐일인지.

착하게 살되 비굴하지 말고 당당하게 들이대보라는 부추김이 느껴져 소심한 내마음이 후련해 진다.

 

서출로 태어나 잘못된 세태를 바로 잡으려 했던 홍길동은 '호부호형'을 허락하자 여한이 없다며 집을 떠나고

그이상 어떠한 해결책도 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착하고 여렸던 심청이는 하늘의 복으로 왕후가 되자 맹인들을

불러 잔치를 열고 자신이 국모임을 잊지 않았다. 물론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처방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저자의 군대시절 자신의 철칙으로 무조건적인 얼차려만을 강요하지 않았던 현명한 하사관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서로의 문제가 잘 맞물려 해결될 때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큰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것을 경험했다고 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것이 아니다. 행운의 파랑새는 바로 내집에 있고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이말은 모든것은 마음먹기 나름이고 막연한 꿈보다 적극적이고 발상전환적인 사고로 부딪혀보라는

강한 메세지가 전해진다. 연구년을 맞은 저자에게 붉은 펜을 선물해준 제자들의 마음이 따뜻한 이이야기책을

만든 힘을 전해준듯하다. 어린시절의 옛이야기가 따뜻하게 되살아나 나에게 소근거린다. 힘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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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눈을 찾아라 : 중학수학 (상) - 한 눈에 들어오는 개념정리노트 수학의 눈을 찾아라
에듀아이즈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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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나를 주눅들게 한 과목은 수학이었다.

첫사랑을 느꼈던 총각 선생님의 과목이 수학이었는데 어찌나 창피하던지 세월이 흘러

만났어도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도대체 인생에 수학이 뭐 필요해! 라고 위로해 보지만

수학짱인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런 눈길을 거둘 수가 없는건 어쩔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들을 보면 대한민국 수학의 귀재는 다모인것도 모자라 얼짱이기까지 하니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아이들이 꽤나 투덜거릴것 같은 걱정이 되긴한다.

 

학교 다닐때 공부잘했다고 큰소리치는 나지만 제발 내아이가 수학문제는 물어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얼마전 읽은 책에서 왜 수학을 공부해야하는지 조그만 단서를 발견하였다.

 

그리스의 유명한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자신의 첫 제자를 받을 때 제자가 돈을 내고 배운 것이 아니라

피타고라스가 사정을 해서 용돈을 줘가며 가르쳤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에게 해의 작은 섬 사모스에서 태어난 피타고라스가 이집트와 페르시아를 20여년간이나 떠돌다

가까스로 고향에 오니 폴루크라테스라는 폭군이 섬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집트에서 삼각형의

신비를 익혔고 이집트를 침공한 페르시아군에 잡혀갔을 때에도 숫자의 신비를 단 한순간도 잊은적이

없었지만 고향에 돌아와 궁궐에 갇히고 말았다. 백성들이 피타고라스에게서 지혜를 배우면 자신에게

반기를 들수 있으니 그 지식은 자신만 가지겠다는 폭군의 끝없는 지식욕이 문제였다.

왕의 독단을 피해 피타고라스는 외진곳에 있는 동굴로 피신해 생활하던중 지나가는 양치기 소년에게

복잡한 수학을 배우면 용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피타고라스의 원리도 이때 가르쳤다.

시간이 흘러 이제 피타고라스는 소년에게 줄 돈이 떨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년이 돈을 내고 더

배우기를 청했다. 그이유는?

피타고라스의 원리는 간단하다. 직각 삼각형에서 서로 직각을 이루는 선 두개를 A, B라고 하고 그 빗변을

C라고 명명하고 A, B의 제곱을 합친 값이 C의 제곱과 같다는 것이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A,B,C중 두개의

길이만 알면 나머지 하나는 자동적으로 값이 나오니 토지측량을 할 때 유용했다. 당시에는 농경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농토를 두고 끊임없는 다툼이 이어졌다. 내 땅 한평 없이도 남의 농토를 경계만 잡아주고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으니 스승의 가르침이야 말로 보물상자였다.

 



 

사실 우리 생활에 과학,수학이 없는곳은 없다. 우주선을 개발하고 우주를 관찰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에서도,

올겨울처럼 유난히 추웠던 겨울에 꼭필요한 선풍기 모양의 히터에서도 자동차의 전조등에서도 포물선의 원리가

적용된다. 집을 짓고 도로를 만들고 경제가 움직이는 모든 생활에 수학은 필요하다.

덧셈 뺄셈만 알면 되지 어려운 수학이 왜 필요하냐고 항변했던 내가 부자가 되지 못한 이유는 아무래도 이때문인듯하다.

아라비아 숫자를 발견한 인도가 IT강국이 된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말이다.

 

중학생 아들녀석에게 읽혀보니 쉽고 재미있게 나온 책이라고 좋아한다.

물론 나역시 몰랐던 여러가지 상식을 알수 있었다. 수학을 잘한다는 사람들도 모르것 같은 상식들이 풍부하다.

당신도 풀어보시겠다면..

* 부등식 기호는 누가 처음 사용했을까요?

* 함수의 함(函)은 무슨 의미일까요? 간식당첨의 영광을 가렸던 사다리타기가 함수의 원리라는걸 아시나요?

* 세계 최초의 컴퓨터는? 집채만한 크기가 문제이긴 했지만...

 

이책을 다 읽으면 아마 도전 골든벨이나 퀴즈 대한민국의 문제 몇개쯤은 거뜬히 맞힐수 있을것 같다.

수학의 기초적인 원리는 다 수록되어 있어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들이 읽으면 무척 도움이 되리라는것은

아들의 증언을 통해 증명이 된셈이다. 물론 우리아이는 수학을 좋아한다. 나를 닮지 않아 좋은 점은 이것뿐이지만..

 



 

특히 이 책의 좋은점은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수학의 원리야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것이므로..

책값에 비해 엄청난 가치를 지닌 그야말로 알토란 같은 책이다. 수학을 무서워하는 아이를 둔 엄마들이여.

학원에 보내는것에만 신경쓰지 말고 이책부터 읽혀보기를 강추한다. 이책으로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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