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00배 즐기기 : 제주시.서귀포시.중문관광단지.한라산 외 - 2010~2011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홍연주.홍수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국의 모습을 간직한 제주는 도시생활에 찌든 인간들이 꿈꾸는 청정(淸淨)을 지닌 보물섬이다.

과거의 언젠가는 몽고가 휩쓸고 가기도 했고 육지의 죄인들이 쫓겨나 갔던곳이기도 했던 불모의 땅이었건만

어쩌면 그래서 지금까지 태고의 모습을 그래도 많이 버리지 못하고 온전했던것이 아닐까.

대한민국에게 제주는 귀한 땅이고 안식처이며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은 자연의 원천이기도 하다.

 



 

내게 제주는 25여년전 신혼여행이 처음이었던것 같다. 생전처음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제주의 모습은

육지와는 사뭇 달라서 공항에 서있던 야자수의 모습으로만으로도 남국의 어딘가가 아닐까 싶었었다.

사이 사이 일로도 휴가로도 오간적은 있지만 수박겉핥기식의 여행이었던것 같다.

 

'제주도를 웬만큼 보려면 얼마나 걸리나요?라는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보면 볼수록, 가면 갈수록 무궁무진한

매력을 보여주는 제주도는 불과 며칠만으로 그 진면목을 다 느낄 수가 없기때문이다.' -110p

 

제주자치도가 된후 방문객들도 늘고 영화며 드라마의 촬영장소가 되면서 더욱 유명해진 제주는 가까운 일본과

중국사람들에게는 부러운 땅이 되었다. 섬이면서도 물이 풍족하고 자연경관이 뛰어난 제주의 상큼함이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것 같다. 비싼 항공료를 생각해서 철저히 준비하고 떠난다면 알찬 여행이 될것 같다.

물론 이책이 큰 도움이 될것이라 믿으면서 한번 둘러보기로 하자. 이런..저가항공이 생기면서 값싼 비행기표도

구할수 있다니 희소식이 아닐수 없다. 출발날짜에 여유를 두고 일찌감치 티켓을 구매하는 것으로 편도 1만원부터

시작하는 얼리버드제도를 운영하는 항공사를 찾아 알뜰한 여행을 갈수도 있겠다. 흠 메모해 두고..

 

교통편은 '렌터카'를 선호하지만 사실 교통사고가 많은 곳이 제주라는 사실을 안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요즘 뜨고있는 자전거나 스쿠터여행도 괜찮을듯 싶다. 물론 유명한 '올레'길은 순전히 뚜벅이 여행을 해야겠지만..

예전에는 유명호텔이나 민박정도가 고작이었던 숙소도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펜션도 많이 있다고 하니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예약만 한다면 크게 부담이 될것 같지는 않다.

 



 

여행길에 나설때마다 맛집을 찾느라 어수선했던 시간도 단박에 해결되었다. 신혼여행길에서 먹었던 흑돼지와

조막걸리도 여전하거니와 제주토속음식인 빙떡,오분자기와 자리회는 꼭 먹어보아야 할 음식이다.

물론 자리젓갈은 선물용으로 강추한다. 내 기억으로 자리젓의 맛은 일품이었기 때문인데...아마 값은 조금 비쌀듯..

어디가나 그지역의 장을 가봐야 토속의 기분을 느낄수 있으니 장날에 맞춰 여행계획을 짜는것도 의미가 있을것 같다.

서귀포는 4,9일장이라니 참고로 메모하시고..

제주도를 가면서도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던 마라도도 이번에 필히 가봐야 겠다.

특히 방송에서 소개되었던 해물짜장은 잊지말고 먹어보자. 과연 맛도 대단할런지..유명세 때문인지 짜장면집도 서로

원조라고 써붙이고 성업중인가 보다.

대한민국 최북단은 아직 가보지 못했으나 최남단만큼은 아이들과 꼭 가봐야 할것 같다.

아무래도 제주도는 최소 일주일정도는 잡아서 꼼꼼하게 둘러보아야 할 섬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매력을

다보려면 모자라겠지만 두고두고 아끼면서 가볼참이다. 이책으로라면 제목처럼 100배로 즐길수 있을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2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이 참 살기 좋아졌다. 불과40여년전만 해도 도시락을 못싸오거나 중학교를 못가는 아이들이


무척이나 많았던 우리나라는 보리밥도 배불리 못먹었던 가난의 과거가 이제 먼나라의 이야기가 되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아이들이 듣는다면 라면이나 피자를 먹지 그랬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어두운 60년대를 지나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70년대를 넘어 88년 올림픽이 경제성장의 전환점이


되었던것 같다. 겨우 배고픔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올림픽을 한국에서 개최한다는것은 불가능한것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너무나 힘들었지만 결국 대한민국이 우뚝서는데 큰 기초가


된 사건이긴 했었다. 당시라면 수출도 잘되고 서울도 점점 몸집이 불어나던 시기였었다.


그러나 아직 시골에서는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하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 딸들이 많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작품의 주인공인 꼼새, 깡새, 꿍새역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자 혹은 형제많은집의


맏이로서 동생들을 부양하기 위해 도시로 돈을벌러 나온 열입곱의 소녀들이다.


시골에서 순박하게 자란 그녀들에게 도시는 꿈의 세계였고 무시무시한 현실이었고 넘기힘든 산봉우리이기도


했다. 욕설과 저임금의 고달픈 공장생활에서도 풋풋한 꿈을 잃지않고 날아오르고 싶었던 그녀들에게 닥친


현실은 참담하다. 쥐새끼와 함께 생활해야하는 무허가 지하기숙사의 생활에서도 몰려드는 잠을 쫓으며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던 그녀들은 어느날 시골집에 가지고 갈 선물을 머리맡에 놓았던 그날 저녁 갑작스러운


화재로 꽃같은 생명을 접어야만 했다. 쇠창살로 막아놓은 창문도 넘지 못하고 화장실 창살을 붙잡고 몸부림


치다가 결국 그 창살 밑에서 켜켜이 쌓인 채로 연기에 질식해서 죽어 간것이다. 그녀들이 넘지 못했던 그 창살


은 도저히 넘볼수 없었던 세상과의 경계선이기도 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순지는 친구들을 잃은 충격으로


말을 잃고 정신을 자꾸 놓치는 병을 앓게 된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무지막지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도 여리고 순박한 영혼이었다. 살아남은 죄책감에 몸부림치던 그녀를 구원한것은 결국 사랑이었다.


미움과 고통을 헤치고 손을 내밀어준 가족들과 그녀가 사랑했던 한남자의 사랑이 그녀를 붙잡아 주었다.


이제 순지는 먼저간 친구들이 원했던 삶을 향해 훨훨날아오를것이다. 나비처럼 아름답고 가뿐하게..


풍요가 넘쳐나는 요즘...과거의 어느 시간에는 그녀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있음을 기억하게 해준 소중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로코 씨의 명랑 생활 일기
쓰카구치 히로코 지음, 민성원 옮김 / 마호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에서도 오사카에서 태어난걸 꽤나 뿌듯해하는 쓰카구치 히로코씨의 지나온 삶을 들여다보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만큼 다사다난했던 시간들이었다. 망막박리로 실명의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대학1학년때 뇌염에 걸려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기억상실과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을 겪었고

여전히 머리속에는 바이러스가 자리잡고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무서운(?)

아줌마이다. 그래도 사랑의 힘이란 늘그렇듯이 이모든 고난을 뛰어넘어 한국남자와 결혼하고

예쁜 딸내미를 낳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엄마이기도 하다. 실명의 위기도 뇌염에 위기도 국제결혼의

위기도 견뎌낸 수퍼맨 아줌마의 명랑일기를 읽노라면 한국아줌마 못지않은 뚝심을 느끼게된다.

 

같은듯 다른 두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 안타깝기도 하고

귀엽기도한 모습을 스스로 만화로 그리기까지하는 재주많은 히로코씨의 이 일기책은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배울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타고난 천성이 무척 긍정적이고 소탈한 사람일것 같은 그녀가 한국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일본어 강사를 

용감무쌍하게 해낼수 있었던 힘도 바로 긍정과 그녀의 만화덕분이었던 같다.

아마 그녀의 이런 천성이라면 뇌염도 실명의 위험도 그녀를 비껴갈것만 같다.

다행히 남편의 지극한 사랑과 시부모님의 따뜻한 배려가 그녀를 지켜주는것 같아 얼마나 다행인지.

비록 신체적으로는 어려운 고비를 넘었지만 덕분에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불행중 다행이지 싶다. 지금은 일본에서 잘살고 있다니 다음일기가 또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푸짐한 한국음식이 그립다니 조금쯤은 한국사람이 된듯도 한 히로코씨 힘내서 건강하게 살아봅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Opus 오푸스 - vision
더글라스 버미런 외, 홍희정 / 태동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어느 겨울날 세계 최고의 바이올리스트이자 작곡가인 빈센조 비발디가 세상을 떠났다.

마침 그를 취재하기 위해 집에 찾아온 기자가 그의 마지막을 지켰고 성공의 바탕이

되는 큰 원칙이 무엇인가를 묻는 그에게 빈센조는 평생 잊을수 없는 한단어를 들려주었다.

 

“오푸스 opus...."

 

위대한 작품, 예술품, 가장 놀랍고 훌륭한 것을 우리는 오푸스(Opus)라 부른다.

우연히 성공한 예술가의 마지막을 지키게 된 기자는 채워지지 못한 수많은 궁금증을

풀어가기 위해 빈센조 비발디의 삶을 추적하게 된다.

 



 

 

The Opus-Vision

빈센조는 일곱 살때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배위에서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게

될 두가지를 만나게 된다. 미국이라는 새로운 나라와 바이올린과 그의 스승이었다.

 

마법과도 같은 선율에 이끌려 찾아간 계단 꼭대기에는 나이 든 연주자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고 그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되는라는 확신이 들었다.

언젠가는 그처럼 연주를 하고 싶다는 빈센조에게 연주자는 말한다.

 

“너는 이제 위대해지는 길로 들어섰구나. 네안의 믿음이 바로 그열쇠란다. 그것이 바로

너의 오푸스opus를 풀 수 있는 열쇠란다.“라고 말한다.

 

첫출발점은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일이다. 그리고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믿는것..

그 믿음이 그 어떤 상황도 바꿀수 있다는걸 알아야 한다.

 



 The Opus-Plan

 

물론 인생은 뜻하는대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려움속에서도 꿈을 위해 나아가던 빈센조는

어느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원인도 알수없이 그는 시력을 잃었고 더 이상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없다고 포기한다.

 

첫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걸 알았다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으로 다시돌아가기를 주저한다. 시간도 의지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고 주저앉는 것이다.

 

 The Opus-Performance

 

바이올린을 팔러나갔던 빈센조는 그의 재능을 알아본 상점주인의 요청에 의해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은 바로 이것이라는 확신을 얻고 눈으로 악보를 읽는 연주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연주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드디어 빈센조는 승리했다. 그의 오푸스가 드디어 이루어진 것이다.

배위에서 만난 나이든 거장이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을 아직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너의 오푸스는 네가 하고 있는 일이 아니라 네가 원하는 모습이 될 때까지 네가 남기는

흔적일게다.‘

 

 

자신의 음악을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공원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을 좋아했던 빈센조는

어느날 자신의 연주를 듣고 감동받은 소년이 다가와 꾸벅 인사를 하는 순간 그토록 찾고싶었던

마지막 퍼즐조각을 찾게된다. 거장의 물음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된것이다.

 

이세상에 태어난 모든인간들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사랑하고 도우면서

살아간다. 그렇게 일구어낸 성공의 가장 마지막 열쇠는 바로 되돌려 주는것이라는것을...

이해하면서 빈센조는 오래전 이나라에 올때 배위에서 만난 거장이 자신에게 주었던 노트를

소년에게 내밀었다. 이제 또다른 오푸스opus가 시작되고 있음을 뿌듯하게 느끼면서..

 

 

1000번의 실패를 딛고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은 실패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했다던가.

수많은 고난을 딛고 일어선 위인들은 언젠가는 훌륭한 무언가가 되어 있기 위해 희망을

가지고 달려온 사람들이다.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들을 가능한 일로 만들어

그들만의 opus를 완성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 아무 일 없이 평온하게 살기 위해 신중하게 인생을 살아간다.

그런데 인생은 그 이상이다. 인생은 하루하루 신중하게 살아가는 것 그 이상인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모리스 굿맨 -156p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은 33개의 출판사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뉴욕도서박람회장에서 144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감상적이고 시시한 이야기는 절대 팔리지 않는다고 상대를 해주지 않았던 그들이 외쳤던

비밀의 단어는 ‘다음’이다. ‘다음!’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였다. 이렇게 훌륭한 책이 만약 나같은 사람을

만났다면 결코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것이다. 기껏 두세명의 사람들의 거절만으로 절망하여 포기했을것이므로..

진정한 오푸스opus의 주인공들이 간절하게 들려주는 성공의 비법들이 가득하다.

 

빈센조를 따라가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영상을 따라가다 보니 마치 한편의 영화를 감상한것 같은 아름다운 책이다.

자기계발서가 쏟아지는 요즘에 Opus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빈센조의 아름다운 바이올린 연주가 들릴듯한 생생한

영상이 그대로 머릿속에 들어와 자리 잡았을 뿐만아니라 이책을 읽는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 놓을 위대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
아이라 바이오크 지음, 곽명단 옮김 / 물푸레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가뜩이나 안타까운 죽음이 많았던 봄이었다.




기쁜일에 불려다니는 일보다 장례식장에 불려다니는 일들이 많아지는 나이가 되기도 하였다. 누구나 세상에 나와 언젠가는 떠나는 법이라는것을 알지만 어느 죽음이든 슬프지 않은것은 없다. 군입대를 앞두고 송별식을 하고 나오던 친구아들녀석의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도 가슴아프고 뇌세포가 죽어가는 파킨슨씨병으로 10년넘게 고생하시다 결국은 몸도 의식도 마비되어 젊어서 그리도 깔끔하고 남에게 폐끼치는 일이 없었던 친구엄마의 마지막길도 모두 슬픔이었다.

 

언제가는 자신도 혹은 사랑하는 가족도 겪을 일이건만 지금 당장은 자신의 일일것이라고

생각지못하는 죽음에 대해 오랫동안 수천명의 죽음을 지켜본 세계적인 호스피스 전문의가

쓴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자식들 고생시키지 말고 추해지지 말고 삼일만 앓다가 가는것이 이상적인 죽음이라고 말하곤한다.

맞는 말이다. 누구나 이런 마무리를 맞기를 소망할것이다. 하지만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순간을 맞이한다면 과연 품위있는 죽음을 맞이할수 있을것인가.

 

아침에 ‘다녀오마’고 밥잘먹고 출근길에 나선 남편이 교통사고로 갑자기 죽는다면?

꼬장꼬장하고 아쉬운소리 못하던 부모님이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치매에 걸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서서히 죽어가야 한다면...아니 그게 바로 나 자신의 일이 된다면..

우리는 그렇게 소망하던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수 없게되는 것이다.

저자는 바로 이런이유로 이세상을 떠나기전에, 혹은 보내기 전에 후회없는 이별을 위한 준비를 하라고 조언한다. 혼이 빠져나가고 식어가는 육체를 보내기 전에 ‘죽음’을 통해 산자와 죽어가는 자 모두에게 지혜를 배우라고 안타깝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니 도리어 숨기려한다.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그들의 행동이다. ~실제로는 자기 내면의 고통에 적응하지 못하고 엉뚱한 행동으로
표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80p

 

알콜중독자로 혹은 폭행으로 자신의 가족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가장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그런 그가 죽게 된다면 가족들은 그를 용서하기는 커녕 잘죽었다고 손가락질을 할지도 모른다. 물론 단순한 나같은 사람도 ‘용서는 무슨 가당치도 않은 소리냐’며 뒤도 돌아보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많은 가해자들이 사실은 피해자이면 우울증환자이고 자신도 어쩌지못한 상처의 굴레에서 헤어나오지 못한채 또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헤치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하지만 정작 저자가 걱정하는것은 이렇게 죽어가는 사람보다 남은 사람들이 평생 껴안고 살아가게될 아픔과 상처이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 깊숙이 자리잡은 이 상처들이 또다른 폭력으로 혹은 가해로 남게 된다는걸 모른 채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걸...이 깊은 어둠에서 화해와 용서와 함께 죽어가는 이를 떠나보내야만 비로소 빠져나올수 있다는걸 간절하게 알려주려한다.

그의 말처럼 쉬운일은 아니다. 너무나 인간적인 우리는 지나간 시간속에 움크리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채 증오하고 방치한채 고개를 돌리는 것으로 사는것이 편하다고 생각해왔다. 나역시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렇게 보냈었다.

고개를 돌리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불쑥 불쑥 고개를 치켜드는 기억만큼은 어쩔수가 없어 어둠의 시간을 결국 떠나보내지 못했었다.

힘들었겠지만 그의 조언처럼 화해와 용서의 시간이 있었더라면 나는 지금쯤 평화로운 마음으로 가신분을 추억하고 마음의 자물쇠를 풀었을것이다.

왜 그런시간을 기회를 갖지 못했는지 후회의 마음이 밀려온다.

어쩌면 아버지도 연약하고 고통받고 외로운 사람이었을것이다. 자신도 몰랐지만 말이다.

 

루터교 사람들뿐만 아니라 유교관습에 익숙한 우리나라사람들도 ‘사랑해’라는 말은 왠지

낯간지럽고 어색하기 그지 없는 단어이다. 특히 40대이후의 세대들이라면 말할것도 없다.

하지만 더 늦기전에 ‘사랑해’라고 말해야 할것만 같다.



지금은 내곁에 있지만 혹은 사랑하는 사람곁에 내가 있지만 언제 이별의 순간이 올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하느님의 축복이 있다면 제발 이 마지막순간을 아쉬움없이 맞이할수 있도록 시간을 주시기를 바랄뿐이다. 길지 않아도 좋다. 에이즈로 죽어가던 아버지가 10년넘게

만나지 못했던 딸과 마지막을 보냈던 시간은 불과 3시간여였다. 그렇지만 충분했었다.

마지막임을 알기에 서로가 사랑했음을 확인하고 화해하고 보내는 이별식을 치르기에는 그시간이면 충분했었다. 이제 때가 되었다고 사인을 보내주신다면 망설임없이 우리는 아름다운 죽음의 의식을 치를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거의 모든사람들은 이 사인을 알지 못한다.

그러니 바로 지금이 그때라고 생각하자. 남의일이라고 먼미래의 일이라고 생각지 말고 오늘이 아름다운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첫 번째 날이라고 생각하자.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을 해야할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물론 ‘그시간’이 멀리 있다고 해도 말이다.

아름다운 삶만큼이나 중요한 아름다운 죽음을 생각게해준 이책에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을 보낸다. 그리고 화해하지 못하고 먼저가신 아버지께 용서와 사랑의 마음을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