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붙게 해 주세요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5
이로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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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여고시절은 어떤 모습이었지? 머리를 땋았고 단정한 교복을 입었었고 공부는 그저 그랬고 연극반 활동에 빠져 언젠가 연극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도 살짝 꾸었고 강단 피아노 뒤에서 몰래 잠을 잤었다.

우등학생은 글렀고 개근상이나마 받고 싶었는지 출첵은 열심히 했던 기억!


여고 2학년인 윤나의 꿈은 미용사이다. 학교 구석에서 아이들 머리를 잘라주거나 염색을 해준다.

그래도 엄마는 꼭 대학은 가야한다고 우겨서 망설이는 중이다. 미용학원에 다니는게 더 낫지 않나?

기순고는 학생들을 그닥 억압하지도 않는다고 하고 내신성적 올리기엔 딱이라는 절친 재이의 권유로 1순위로 지망한 학교였다. 사실 재이가 같이 가자고 하니 어디라도 따라갈 준비가 되었던 윤나였다.

윤나에게 재이는 그런 존재였다.


학교를 오고보니 기순고는 그저 핸드폰을 쓸 수 있고 강제 야자가 없는 그저 그런 고등학교였다.

윤나와 재이는 커플로 소문이 났다. 하지만 기순고로 온 재이가 갑자기 변했다. 재이가 현서라는 아이랑 친해지더니 레즈커플이 되어버린 것이다. 윤나는 졸지에 닭 쫒던 고양이 신세가 되었다.


그런 윤나가 강령술 책으로 배운 귀신소환법으로 불러들인 귀신이 20년 전 기순고에서 1등만 했던 선배 순지 귀신이다.

설마 그런 귀신이 있었나? 그럼 나도 1등을 만들어 달라는 윤나를 1등을 하게 만들어주었다.

문제는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윤나의 몸뚱이를 들락거린다는 거였다.

이제 제발 나가달라고 해도 부를 때는 마음대로 불렀어도 마음대로 못보낸다며 나갈 생각을 안한다. 윤나에게 귀신이 붙었다.


재이와 현서도 윤아가 이상해졌다는 걸 살짝 눈치채게 되고 윤나는 사실은 순지라는 선배귀신이 들락날락 한다는 것을 실토한다.

죽은 이후 학교를 떠나지 못하고 머물고 있었다는 것은 알지만 자신이 왜 죽었는지 기억에 없다는 순지의 죽은 이유를 알기위해 현서는 기사를 검색한다.

과거 기순고에 있었던 끔찍한 사건, 사고들. 그리고 밝혀진 순지의 죽은 이유!


현서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었다. 폭력적인 아빠로 인해 머리가 깎이고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었던 현서. 교무실까지 오게된 아빠는 그 자리에서조차 현서에게 폭력을 쓴다. 이제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다. 현서는 결심한다.

그래도 교복입고 다닐 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말하는 순간이 올거라고 누군가 말했었고 살아보니 맞는 것도 같았지만 저자의 말대로 나도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특히 대학만 지향하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나름의 방법대로 견디고 미래로 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20년전 기순여고의 아이들처럼. 지금의 기순고 아이들처럼.

귀신의 존재를 믿는 나로서는 귀신을 떨어지게 해달라는 사람은 봤어도 붙게 해달라는 윤나같은 아이는 처음이다. 그래서 왔더니. 닫혔던 비밀의 문들이 열리고 말았다.

제발 순지같이, 현서같이 그런 선택은 하지 말아줘.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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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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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책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있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혼모노'라는 낯선 단어도 그렇고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일본말을 제목으로 쓰다니..

하는 어줍지 않은 애국심까지 솟아올라 기어이 확인해보리라 맘먹고 주문했던 책이다.


'오호 혼모노! 이거 유명하다던데..'하면서 반갑게 책을 먼저 읽던 딸아이는 두 편을 읽더니 내 스타일이 아니야 하며 책을 밀어냈다. 그래? 별로야?

읽어야 할 책들이 넘쳐 늦게서야 책을 펴고 아주 냉정하게 판단해주마 라는 맘을 먹고 펼쳤다.

정말 두 편 정도의 느낌은(길티 클럽, 스무드)는 익히 알던 그런 단편의 모습.

뭘 단정하지 않고 어느 하루의 모습같이 단조롭고 결국엔 공을 독자에게 슬쩍 넘기는 방식의 그런 단편이었다. 정말 좋다거나 하진 않았고 그저 그렇네.


자 이제 왜 '혼모노'라고 했는지가 나온다. 신빨이 다한 백수가 몸주로 모시던 할멈이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백수의 몸에서 떠났다. 지화도 아니고 생화까지 매일 꽂아주었다던데..

혼주 할멈도 망령이 나나? 지성이 부족해서 삐쳤나? 점집 잘 다니는 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하필 아주 어린 여자애의 몸에 들어가 백수의 점집 건너편에 오픈을 했다.

할멈이 그리 하라고 했단다. 뭐야 먹이자는 소리지? 이제 백수는 점을 치지도 못하고 칼을 휘두르며 굿하는 것도 못한다. 신빨이 완전히 빠져나가 제 몸에 피만 본다.

할멈의 신빨을 받아 용하다고 소문이 나 웨이팅이 걸린 건너편 여자애와 결국 한 판 붙는다.

과연 보이지 않는 할멈이 실린 여자애의 굿판에 뛰어든 신빨 빠진 백수의 한 판은 승부가 보이지만 애잔하다. 백수의 무모함에 자꾸 응원을 보내게 된다. 하필 일본어를 좀 하는 할멈이라

일본어가 등장했던 것이다. 혼모노!=진짜! 과연 혼모노와 니세모노(가짜)의 구별을 할 수 있을까.

인간들은. 이제 이 책의 정체를 어렴풋이 알게 되니 속이 시원하다.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에 접어들면 이제 저자의 해박이 어디까지를 향하는지 확인이 끝난다. '남영동 분실'이라는 곳이 모델일 이 단편은 삼각지, 남영동근처에서 학교를 다녔던 나에게 더 와닿을 수밖에 없다. '구의 집'이 지어질 당시에는 이미 그 곳을 떠났지만 내가 기억하는 갈월동은 숙대입구, 그리고 철도길, 그리고 칙칙함이다.

북으로는 인왕과 북악을 끼고 앞으로는 강을 바라보는 길지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철도가 가로지르는 그 동네는 늘 칙칙했던 기억이다. 당시의 기업회장이 탐낼 정도의 길지라면 '구의 집'이 들어설리가 없지 않을까. 암튼...당시 유명한 건축가가 맡았다는 그 구의 집을 완성한 구보승이란 인물이 실제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 건물의 쓰임새를 알고 설계를 하는 과정의 그 집착과 인간의 본성이 교차되는 장면들은 압권이다.

도대체 이런 소재로 글을 쓸 생각을 어떻게 한 것일까. 표지에 있는 사진을 보면 여리고 앳되 보이더구만.


자식을 키워본 사람은 공감할 '잉태기'는 희한하게도 시모와의 갈등이 아닌 시부와의 갈등이 피터지게 전개된다. 돈은 좀 있는 시부의 갑질과 편파와 손녀딸에 대한 집착이 버무려져 읽는 내내 고구마 먹은 느낌이다. 더구나 그런 시부와 갈등을 겪으면서 딸을 끼고 도는 엄마의

애정행각(?)은 또 어떻고. 애를 저렇게 키운다고? 그렇게 돈도 많고 자손이라면 벌벌 떠는 시부가 왜 아들타령은 안하고 손녀딸 하나만으로 만족했는지도 궁금해진다.

괜한 오지랖이겠지만. 잉태기라기 보다는 '망태기'다. 부글거리는 와중에 시모가 했다는 말 하나가 탁 와 닿는다. '아가, 난 말이다. 결핍이 집착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애정도 적절히 내어줄 줄 알아야 해' 암 맞는 소리지. 엄마나 시부나 도긴개긴인데 참 아까운 시모일세.

참 이쯤에서 작가가 궁금해진다. 그녀의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다.

사실 이름도 처음 듣는다. 이제 나이가 서른 둘! 세상에 대해 뭘 좀 얘기해도 되는 나이다.

그런데 이건 그걸 넘어선 지식, 아니 지혜, 아니 그런 단어로 표현해도 딱 차지 않는 깊이가 있다. 마지막 편에서 힘이 살짝 빠지는게 아쉽지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 만큼의 역량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야! 신애기 나오는 장면부터가 혼모노야 덮지 말고 읽어봐'

책을 덮고 딸내미에게 던진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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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아힘 마이어호프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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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에서 자란 소년의 성장기와 세상을 떠난 사람들, 그리움을 만나보는 시간이었다. 아무리 소란한 곳이었다고 해도 일상적인 광기가 넘쳤던 곳이었다해도 유년의 추억은 그리운 곳이란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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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아힘 마이어호프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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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신병원 병동에서 자란 소년의 기억에는 어떤 것들이 남아있을까.

일단 정신이 맑지 않은 사람들을 모습들, 약물에 취한 환자, 그리고 가끔은 난동을 부려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던 기억들이 혼재하지 않았을까.




요세가 바로 그런 병동에서 자란 소년이다. 아버지는 독일의 슐레스비히의 정신병원 원장이었다.

병동도 많았고 환자도 많았다. 그 병원에 가족들이 머무는 집이 있었고 요세와 두 형,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지냈다. 아버지를 비롯해 가족 모두 고기의 내장요리를 좋아했고 뚱뚱했던 아버지가 어느 날 금연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운동을 시작했다.


어머니는 끊이없이 일했고 가장인 아버지보다 더 능력있는 지휘자였다.

즐거운 식사와 낱말놀이, 아버지와의 다정한 추억들...요세에게 정신병원과 집은 다정한 요새같은 곳이다.

하지만 역시 그 공간은 슬픔을 지닌 자들을 마주하는 일이 잦았고 다 섯번의 자살 시도끝에 결국 성공한 소녀를 마주해야 했었다. 잠시 집을 떠나 미국에 있을 때 작은 형이 죽음을 맞았다.

이미 집을 떠난 큰 형과 요세때문에 적막했던 집은 더욱 고요해졌다.


분명 예전에는 열정과 사랑으로 가득했었을 부모님의 침실모습에서 부부의 오래된 모습을 보았다. 트윈베드 두 개가 처음에는 중앙에 붙어있다가 세월이 흐를 수록 점차 벽으로 흩어지는 모습. 뚱뚱하고 매력이 없을 것 같았던 아버지의 외도. 그 시대에 그런 일들은 흔한 일이었던가.


복닥거리던 가족의 모습들이 흩어지고 고요해지고 그리고 병들어 가는 시간들이 삶에 대한

아스라한 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당차던 아버지는 병이 들어 죽어가고 있고 아버지를 떠났던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부부의 정이란건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다.


인간에게 어김없이 다가오는 것, 죽음! 그 것을 향해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어린 소년은 성장하고 다시 늙어간다. 그게 삶이다.

저자의 자전 소설을 보면서 인간의 생로병사의 모든 것을 보는 것 같았다.-개를 포함해서-

그 때는 몰랐던 소중함을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진리를 다시 보았다.

'나는 온몸으로 그리워하고 있었다. 끊임없는 소란과 일상적인 광기들...'

저자의 그리움이 담긴 철학서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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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10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10
김용세.김병섭 지음, 센개 그림 / 꿈터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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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대체 이런 도깨비 식당은 어디가면 만날 수 있으려나요.

'영혼을 가두는 맛', '진심을 말하는 맛', '달콤한 하루의 맛', '명필이 되는 맛'을 내는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라니 온 세상을 뒤져서라도 꼭 찾고 싶어진다.


베테랑 형사 세혁은 퇴근 길에 백원빵을 들고 나타난 푸드트럭 여주인 때문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갓 구운 백원빵 한 봉지를 내미는 도화랑의 외모가 범상치 않았고 돈을 주려는 세혁에게 '우린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에요. 계산은 그때 하는 걸로 해요'라며 그냥 건네주는 것이 아닌가.


세혁은 혼자가 된 누나와 조카 여원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백원빵을 조카에게 먹이라고 했다. 여원은 너무 좋아했고 자신도 먹어보니 한약냄새가 살짝 나긴 했지만 너무 맛있었다. 그런 행복은 누나의 여원이 유괴되었다는 전화에 무너지고 말았다.

여원을 납치한 차를 발견했다는 동료의 말을 따라 가던 세혁은 도깨비 식당에서 다시 도화랑을 만난다. 그녀가 건넨 두 개의 주먹밥! 범인을 보게하고 힘을 준다는 요리였다.


이후 세혁과 유괴범의 싸움이 벌어지고 위기의 순간 도화랑이 나타나 유괴범을 퇴치한다.

하지만 유괴범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너무나 무서운 존재!

그리고 경서와 미주는 매일 학교를 같이 갈 정도로 절친이다. 하지만 화장실에서 우연히 자신의 얘기를 하는 미주와 유나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미주가 자신의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유나를 통해 알게된다. 경서는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우연히 도깨비 식당에 들어가 '진심을 말하게 하는 맛'의 쿠키를 얻게 되고 경서는 그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쿠키를 미주에게 건네게 되는데..


이제 도깨비 식당의 마법의 요리는 사람만 먹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전 주인을 그리워 하는 고양이 나비는 도화랑에게 단 하루만 사람이 된다는 달걀말이를 먹고 예쁜 소녀가 된다.

그리고 그리워했던 소미를 만나게 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너무 늦게 도깨비 식당에 되돌아가지 않으면 거품으로 변하게 된다.


글씨를 못쓰는 아이에게 너무 필요한 '명필이 되는 맛'의 요리도 등장한다.

하필 반에서 가장 글씨를 못쓰는 아이의 이름이 '한석봉'이란다. ㅎㅎ

과연 석봉이는 도깨비 식당의 요리를 먹고 명필이 되었을까. 그걸 훔쳐먹은 친구 역시 명필이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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