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요리책
최윤건.박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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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할머니가 있는 친구들이 많이 부러웠다.

내 부모님은 이북이 고향이시고 두분다 홀로 남하하셔서 이남에는 가족이 없었다.

그래서 명절에 다른 집들은 친척들이 모여 왁자한데 우리집만 늘 조용한게 싫었다.

그리고 친구들의 할머니들은 모두 손자 손녀를 어찌나 아끼는지 나도 할머니가 있다면

얼마나 귀여워해주셨을까. 이 책의 주인공도 할머니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손녀다.

더구나 음식 솜씨 좋은 할머니덕에 맛난 음식을 많이 먹었다니 부럽지 않을 수가 없다.

 

 

 

생이시니 이제 백살을 눈앞에 두신 할머니의 삐뚤빼뚤한 글씨가 어찌나 귀여운지 모르겠다.

 

 

 

전쟁전에 서울에 내려와 정착해서 아들 딸 둘씩 낳으시고 잘지내신 것 같다.

그리고 손녀딸과 함께 만든 이 책속에는 내 추억도 함께 들어있는 듯하다.

 

 

 

할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은 먹어본 적이 없지만 부모님은 어린시절 해먹었던 이북음식들을 많이해주셨다.

평북이 고향이신 이 할머니의 음식에서 나도 고향의 음식을 떠올리게 된다.

손바닥만한 만두며 비지찌개들은 이북음식에서만 볼 수 있다.

 

 

 

특히 이북사람들은 옷차림은 그리 신경쓰지 않지만 먹는 것은아끼지 않는다.

아마 이 할머니도 손크게 음식을 많이 하셔서 여러 사람을 먹이셨을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손녀와 함께 요리를 했던 시간들을 아주 행복하게 기억할 것이다.

왜 어려서 먹었던 음식은 잊혀지지 않는것일까. 이 솜씨 좋은 할머니가 이제는 많이 아프셔서 더 이상

손녀에게 그 맛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하니 많이 아쉽다.

그래도 이렇게 할머니의 귀한 레시피를 책으로 남겼으니 다행이다.

언젠가 이 손녀도 자신의 손녀를 위해 이 레시피로 요리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할머니와의 행복한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나 역시 뵌적이 없는 할머니가 무척이나 그리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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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우 자식이 되어간다 - 평범하지만 특별한, 작지만 위대한,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해
임희정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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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부모님으로 인해 이 세상에 나왔다. 물론 부모가 자식을 선택하거나 자식이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난 경우는 없다. 태어나 보니 동양의 조그만 나라였고 지금이야 먹고 살만했지만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무지하게 가난한 나라에서 가진 것 없는 부모였다.

흔히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 이런 일들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그야말로 개천에서 아주 제대로 된 용이 난 경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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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개천은 비록 가난했지만 사랑은 넘쳤던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부모님밑에서 이제는 제법 사회에 떡하니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의 노력이었을 것이다. 비록 부모님 역시 가난한 부모님을 만나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가난을 대물림 했지만 눈물겨운 노동과 알뜰함으로 멋지게 자식을 키워내셨으니 정말 대단한 분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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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학교도 다니지 못했으니 그저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몸으로 부딪히는 일들 이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노가다, 막노동이 아버지가 한 일이었다. 매일 새벽 별과 달을 보고 집을 나서고 비나 와야 휴일이었던 아버지의 삶은 무척이나 고단했을 것이다. 그걸 지켜보아야했던 아내와 자식들의 삶도 결코 편안하지 않았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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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한글을 뗄 나이가 되고나서 부모를 대신해 은행일부터 관공서일까지 모든 걸 대신했던 딸은 가난한 아버지가 부끄러웠다고 한다. 땀에 젖은 작업복이 목욕탕 다라이에 담겨있고 번듯한 옷가지 하나 없는 아버지의 뒷모습. 그리고 그런 아버지 곁에서 아끼고 아껴 가정을 꾸렸던 솜씨좋은 엄마의 이야기는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던 우리 부모님들의 흔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린 마음에 그런 부모님이 조금 부끄러웠을 것이다. 이제 어른이 되고서야 자신이 부모를 부끄러워 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이 참회서같은 글을 썼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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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부딪혀 밥을 버는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 일임을 나는 안다. 내 남편 역시 그렇게 밥을 벌고 아이들의 용돈을 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의 노고로 편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휴대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부모님 때문에 가끔은 속이 상하지만 잘 큰 딸은 이제는 늙은 부모님께 더 잘해주고 싶다고 고백한다. 이 책으로 감사한 마음이 충분히 전해졌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위대했던 부모님의 삶을 아주 진솔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재주도 칭찬하고 싶다.

목소리도 예쁘고 마음도 예쁘고 글솜씨도 예쁘다. 이런 딸을 지켜보는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좋으실까.

지금도 너무 충분히 효도하고 있는 딸과 평생 헌신했던 부모님의 이야기에 많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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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목격자 - 한국전쟁 종군기자 마거리트 히긴스 전기
앙투아네트 메이 지음, 손희경 옮김 / 생각의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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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류의 시간이 시작된 이래 인간들은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켰다.

문명의 절정에 이른 현대에도 세상 어디선가는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전쟁을 하고 있다.

우리가 이런 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 수

없지만 그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기자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전쟁은 결코 아름다운 현장이 아니다. 아니 비참하고 두렵고 비극적인 현장이다.

그런 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종군기자들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숭고한 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 그런 현장을 누볐던 여기자가 있었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 '여자'가 '남자'의 영역에 들어가기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흔히 아일랜드인들은 우리나라사람들과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유쾌하고 솔직하며 약간은 다혈질적인 기질들이 상당히 닮은 것도 같다.

그런 아일랜드인 아버지와 실용주의를 쫒는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마거리트 히긴스가 바로 그 어려운 시절에 그 어려운 현장을 누볐던 종군여기자였다.

 

 

 

누군가가 인류에 족적을 남기고 전기를 남긴다는 것 자체는 그 인물이 어떤면에서든 출중하다는 뜻일 것이다.

마거리트는 1920년에 태어났으니 여자들의 권리가 아주 미미했던 시절에 태어난 셈이다.

일단 마거리트는 외모로는 굉장한 장점으로 작용될만큼 출중했던 것 같다. 표지의 사진에서 보면

참혹한 전쟁의 현장을 취재한 여자라고는 믿기 어려울만큼 여리고 아름다워 보인다.

실제 마거리트는 학창시절 숱한 남자들의 열렬한 구애를 받았었고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저널리스트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외모와 매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떤 점에서 보면 바로 그런 점이 그녀의 저널리스트로서의 능력을 왜곡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여자가 언론의 선두에 서는 것이 달갑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더구나 전쟁의 현장을 취재하다니.

많은 동료기자들이나 그녀가 취재했던 인물들은 일단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았고 누군가는 찬탄을 보냈고 누군가는 질시를 보냈다. 그럼에도 마거리트는 스물 여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트리뷴'의 베를린 지국장으로 승진했다. 그렇다면 그녀는 분명 능력이 있었다는 증거고 많은 편견을 이겨냈다는 얘기다.

 

그녀가 누볐던 2차대전의 유럽과 베트남 전쟁의 현장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한국전쟁의 한복판에서 겪었던 생생한 경험은 아프게 다가왔다. 정말 총알과 폭탄이 난무하는 그 현장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그럼에도 그녀의 발길을 돌리지 못했던 이유는 저널리스트의 의무감이 아니었을까.  결국 마거리트는 최초의 여성 퓰리처 수상자가 된다.

 

이 전기를 읽다보면 한 시대의 편견을 부수면서 전진하는 용사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장면들이 마치 세상 모든 편견과 싸우는 용사의 모습과 같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녀는 남자에 대해 성에 대해 결코 주저하지 않았다.

이 책을 쓴 작가는 그녀의 그런점마저 아주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어떤 면에서 그녀의 이런 점들이 다소 그녀의 능력을 퇴색시키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녀는 세상의 어떤 불합리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도 어쩔 수 없었던 병마가 마흔 여섯이라는 짧은 삶을 살게 했을 뿐이다. 하늘나라에도 전쟁이 있다면 그 현장을 누비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인류는 종군기자라는 직업이 없어지는 날이 오기는 할까. 아름답고 당당했던 한 여자의 삶에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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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조언 - 그럴듯한 헛소리 차단하고 인생 꿀팁 건지는 법
비너스 니콜리노 지음, 솝희 옮김 / 샘터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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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약은 입에 쓰고 충언은 귀에 거슬린다는 말이 있다.

누군가 진심을 가지고 하는 말이 심기를 거스른다면 그건 정말 그가 좋은 친구란 증거일 것이다.

여기 딱 그런 책이 등장했다. 아예 저자는 심기를 거스릴 조언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자기계발서는 널리고 널렸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살것인가를 조언하는 책들이 넘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저자 참 당돌하면서도 솔직해서 읽다보면 웃음도 나고 화도 난다.  거기에 발랄하기까지 해서 욕하기도 어렵다. 맞는 소리만 하는데...

 

 

내가 느끼는 좋지 않은 감정조차 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는 나를 단련시키는 스펙트럼이라는 말이 위로가 된다. 인간이니까 감정의 동물이 되는건 당연하지 않은가.

뭐든 다 긍정하고 좋게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나처럼 예민한 사람들은 좋지 않은 감정에 더 휘둘린다. 휘둘리기만 하면 소인배가 되는 것이고 극복하면 좋은 약이 된다는 말이다.

 

 

내가 가진 문제를 알기 위해서는 -사실 곁에 있는 사람들도 일일히 지적해주기 쉽지 않다- 매일 일기쓰듯 적어나가는 방법이 좋다고 한다. 격식을 갖춰서 일기장에 쓰지 않더라도 휴대폰을 이용하여 메모처럼 기록하는 것도 좋단다. 하긴 너무 번거롭다고 부담이 되면 안쓰게 될테니까.

 

 

그리고 가끔 부정적인 사고로 힘들 때에는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의 '기운'속에 머물러라고 조언한다. 정말 그렇게 되면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좋은 이웃이 많은 사람은 진정한 부자가 아닐까. 이런 조언을 들을 때마다 내가 살아온 궤적을 느끼게 된다. 내 곁에 누군가는 듣기 싫지만 좋은 약이 될 조언을 해주고 누군가는 덜 성숙한 나를 위해 좋은 기운을 나눠주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싶어 조심스럽게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정작 자신의 조언이 쓸지도 모르겠다고 했지만 좋은 조언들이 넘친다.

어떻게 이렇게 상대의 속을 잘 들여다보는지 놀랄 지경이다.

그리고 완벽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적당한 해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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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려워요 - 나서는 게 죽기보다 싫은 사람들의 심리 수업
오카다 다카시 지음, 박재현 옮김, 김병수 감수 / 샘터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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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개방적인 사회가 되긴 했지면 여전히 사람들 앞에 서는게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이 증상을 굳이 병이라고 표현하기 힘들겠지만 당사자들은 일상 생활이 힘들만큼 고통을 받는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무섭고 서툴렀다고 한다.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이 힘들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지금은 이 울렁증에서 벗어나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환자들을 만나면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런 증상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고 한다. 심지어 유전적인 요인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할 때 사교성이 부족하거나 쭈삣거리는 사람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가 힘들다.

이왕이면 활달하고 사교성이 좋은 사람들과 지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흔히 대인기피증, 울렁증을 가진 사람들도 우리 이웃이고 같은 시대를 사는 구성원이다.

그렇기에 실제로 이런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고 그 이웃인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이 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 증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방을 하기 전에 일단 자가진단이 필요하다. 자신의 경우는 어떠한지 정확한 진단을 해보기 위해 저자는 몇 단계의 진단서를 올려두었다.

경증에서부터 중증에 이르는 여러단계에 자신은 어디에 속하는지를 정확히 판단해야한다.

 

 

오래전부터 이 증상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자들의 처방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남앞에 서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일부러 '노출빈도'를 늘려나가는 방법도 있다.

처음부터 낯선 이들 앞에서 하기 힘들다면 가족, 상담사, 동료등 익숙한 사람들 앞에서 시작해보자.  시간을 늘려 조금씩 연습하면 훨씬 효과가 크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방법은 자신이 가장 자신이 없는 부분에 일부러 부딪혀보는 방법이다.

말하자면 회피하지 말고 가장 취약한 부분과 마주서보는 방법이다.

물론 훈련에 실패하거나 두려워서 더 물러서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지적은 바로 실패도 바로 훈련의 일환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결국 회피만 하다보면 평생 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교육분야에서 남 앞에 서는 일을 많이 한 나도 때로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이 두려울 때가

있다. 몇 달전 동네 노래자랑에 나갈 때도 소주 한 잔 하고 나섰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피하지 말고 도전해서 참다운 나를 억눌러야 하는 울렁증에서 멋지게 승리하기를 바란다.

아마 그 첫걸음이 바로 이 책을 집어 드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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