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강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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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언젠가 인류의 종말이 온다면 어떤 방법으로 멸하게 될지 생각해본적이 있는가.

혜성이 지구와 부딪혀 멸하거나 빙하시대의 도래, 혹은 빙하가 녹아 홍수가 나서, 아니면 핵전쟁으로?

여러가지 가설이 등장한다. 하지만 가장 설득력이 있는 가설은 바로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멸이 아닐까 싶다. 인류의 역사가 기록된 이래 전쟁보다 더 많은 희생을 낸 것이 바로 '병'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세계는 사람간의 테러와 전쟁 그리고 바이러스와의 전쟁중이다.  



최근에 남미에 유행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라든가 잠시 주춤하던 에볼라바이러스의 침략은 외계인의 침공처럼 두렵다.

저자도 예를 들었지만 영화 '우주전쟁'에서 외계인의 침공으로 지구는 쑥대밭이 되고 인류는 외계의 손에 넘어가기 직전에 이른다. 하지만 외계인을 넘어뜨린 것은 인간이 아닌 바로 외계인이 처음 접한 바이러스 때문인 것으로 결말이 난다.  고도의 지능을 지녔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인류보다 진화한 외계인조차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때문에 패하고 만것이다. 그렇다고 환호할 일도 아니다. 우리도 그 외계인들보다 나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인류를 공포로 몰아간 바이러스 전염병의 유행의 역사를 보면 그 두려움이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스페인독감으로 대략 5000만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 현재 남한 인구와 맞먹는 숫자이다.

거의 한 나라가 절딴나는 수준인데 당시에는 사람간의 교류가 적은 시대이니 그 정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우주에서 보는 지구의 모습중에 하늘에 떠있는 비행기의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많다고 하는 이 시대에 다시 인플루엔자가 도래한다면? 그냥 추측이 아니라 사스 출현당시 첫 번째 슈퍼전파자는 광둥성의 요리사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추가로 8명을 감염시키고 두 번째 슈퍼전파자는 다시 입원한 병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염시키고 세 번재 슈퍼전파자는 두 번째 슈퍼전파자가 입원했던 병원의 의사로 친지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했다.

그가 투숙한 호텔에 머물던 방문자들은 전 세계로 바이러스를 실어 날랐다.

슈퍼전파자 의사 한명이 사스를 중국에서 홍콩으로 아시아 국가로 북미 대륙등으로 확산시키게 된 것이다.

이 예를 보면 이제 어느 지역에 발생된 바이러스성 질병이 단박에 전세계로 퍼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그것도 아주 단시일에 급격한 속도로 말이다.

 


 


지금 우리를 위협하는 수많은 바이러스들은 새롭게 나타난 혹은 변종된 바이러스도 있지만 이미 지구상에 존재했던 바이러스들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밀림지역같은 보존성이 우수한 지역에 숨어있던 바이러스등이 인간의 무자비한 개발로 인해 노출되면서 사람에게 전염되고 다시 진화하면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떠올랐다고 한다.

저자가 예를 든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출현에는 다양한 박쥐들이 등장한다. 왜 유독 박쥐들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온상이 된 것일까.  일단 바이러스는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재주가 뛰어난데다 자신의 존재를 증폭시키는 숙주를 고르는 재주역시 뛰어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박쥐는 그런점에서 바이러스가 가장 좋아할 만한 환경속에 서식하는 포유류이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 아닐까.  바이러스라는 존재는 숙주없이 살아가기 어렵다고 한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자신을 증폭시키기 위해 선택된 중간숙주로 박쥐만한 존재가 없는 것 같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를 위협하는 모기도 많아지고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도 많아지고 있다.

다행이라면 저자의 말대로 우리 몸의 면역체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하기 때문에 외부 칩입자를 잘 퇴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든 이 면역둑이 무너지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항생제로도 고치지 못하는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예상치 못했던 강력한 바이러스의 침공을 예상한다면 인류의 멸망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안되라는 보장이 없다.


바이러스가 너무 빠르게 확산될만큼 지구촌이 좁아지긴 했지만 그런만큼 세계인의 정보교류도 빠르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백신을 생산해내는 것이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걸리는 만큼 저자가 제안한 최소한의 예방책이라도 따라야 한다.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거나 예방백신으로 미리대비를 한다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바이러스와의 대면을 지연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변신의 귀재 바이러스의 실체에 대해 알기쉽게 체계적으로 전해준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더불어 바이러스에 맞서 대항할 수 있는 든든한 백신의 개발에도 힘을 기울여주기를 부탁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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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당신이 옳다 - 이미 지독한, 앞으로는 더 끔찍해질 세상을 대하는 방법
자크 아탈리 지음, 김수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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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류의 역사에서 한 순간이라도 온전한 평화를 누린 적이 있었던가?  역사를 세심하게 공부하지 않은 나지만 그런 순간은 거의 없었다고 단언한다.

전쟁과 기아, 전염병의 창궐까지 마치 풍선효과처럼 어딘가가 평화스러웠다면 지구 반대편 어디선가는 이런 재앙으로 고통받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하고 진화해왔다.

냉전의 시대가 끝나고 이제 지구의 봄이 오는가 싶던 순간도 있었다. 얼핏 평화의 서곡처럼 느껴졌던 그 순간도 지금은 또다른 냉전의 시작일 뿐이었다. 지금도 인류는 테러와 금융위기 질병의 위험과 싸우고 있다. 아마도 인류의 시간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 믿어진다.

유럽의 지성이라고 꼽히는 프랑스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는 '이미 지독한, 앞으로는 더 끔찍해질 세상을 대하는 방법'으로 자기 주도적인 삶을 제안한다. 

타인에 구애받지 않는 스스로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삶의 방식인 '자기 자신 되기'로 자존감을 회복

하라는 조언이다.



이제 더이상 국가나 정부가 우리 삶의 위기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너무도 오랫동안 경제불황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종속적인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삶을 훌륭히 살아낸 인물들이 인류에 끼친 영향을 제시하며 'Why not?'을 외치는 저자의 이끌림에 가슴이 설렌다. 우리도 그들과 같은 삶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이유가 있단 말인가.



인류의 문명과 문화의 꽃을 피운 '르네상스시대'는 인류가 가장 불안했던 시대에 태동되었다. 그런 점에서 어린시절 배웠던 경제그래프가 떠오른다. 마치 파도무늬처럼 굴곡져있던 선은 영원한 번영도 영원한 추락도 없이 높고 낮은 파장을 보여준다.

인류의 역사도 그러했다. 번영과 추락을 넘나들면서 결국 여기까지 이르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전세계적으로 큰 위기에 빠진 인류에게 조만간 제2의 르네상스가 도래할지도 모를일이다.

물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사람들' 혹은 '주인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말이다.

말이 쉽지 내 인생도 스스로 온전하게 타인의 간섭없이 살아가기는 어렵다. 사회규범과 규칙들 그리고 편견과 타당성을 넘어서는 변혁을 선택해야 하는 삶은 모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랬다가 손가락질만 받고 실패한다면?

이런 불안을 가진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었던 사람들'은 평범치 않다.  심하면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도 있다. 타인의 삶보다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는 나르시스트들도 많다.

그럼에도 그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았고 인류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발전시켰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들처럼 우리도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저자는 당연히 모두 그럴 능력이 있다고 단언한다.

다만 그 능력을 발휘하려면 여러 방해 요소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야 하고 단념하지 않고 저항하는 법을 배워 자신을 통제하는 결정론적 사고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예를 들어 제시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기주독적인 삶을 살아온 인물들이다.  오프라 윈프리처럼 가난과 폭행에 시달린 어린시절을 이기고 자신의 삶을 성공으로 이끈 인물들이 너무도 많다. 오히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큰 어려움없이 살아온 사람들보다 어려운 환경이라는 명제가 주어진 사람일 수록 성공의 빛이 더 찬란했음을 우리는 안다.

정치나 사랑에 핍박받고 가난과 폭행이라는 환경, 그리고 편견과 질서를 이기고 일어선 사람들의 사례에서 불끈 용기가 솟아오른다.

그런 점에서 이 시대 이 국가에 태어나 '꿈'이라는 걸 꿀 수 있는 우리는 행복한 세대가 아닐까.

거친 바람과 추위를 이기고 솟아오르는 꽃이 더 아름답고 향기롭듯이 지금 이 불안정한 시대를 이기고 살아남는다면 남은 생이 더 찬란할 수 있음을 기대한다. 

'언제나 당신이 옳다'라는 제목이 다소 뜬끔없다고 생각했지만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나'라면 그 모든 선택이 옳을 수 밖에 없음을 저자는 이미 알고 있었다.  어깨가 축 쳐진 이 시대의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지침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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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진로를 디자인하라
임재성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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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의 꿈은 무엇일까. 언제부터인지 대통령이 되고 싶다든지 판사,검사가 되고 싶다는 꿈들이

없어지고 아주 현실적인 꿈들이 등장했다. 이를테면 공무원이라든지 프로게이머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이걸 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건 단순히 직업이라고 표현되는 것들이다.

'꿈'이나 '희망'이라는 비전이 없는 세상이 되어간다.



우리가 맞닥뜨리는 수많은 문제와 선택해야 하는 수많은 길들중에 정답은 무엇인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화를 통해 비전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이제 저물어가는 노을같은 나이가 되고 보니 내가 놓쳤던 수많은 꿈들과 길들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하다.

더구나 나는 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지 못했던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이런 책을 통해서라도 아직 기회가 있다면 꿈을 심어주고 싶다.



'시력은 있으되 비전이 없는 사람이 제일 불쌍하다'라고 시각장애인이었던 헬렌 켈러가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세상을 보지 못하는 헬렌 켈러가 불쌍하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녀는 비전이 없는 사람이 불쌍하다고 했다.

가슴이 내려 앉는 소리가 들린다.  눈을 뜨고 있으되 보지 못하는 장애인은 바로 우리인지도 모른다.



영화 책도둑에서 리젤은 분서갱유와 같이 책을 불태우는 현장에서 타다 남은 책을 몰래 주워온다.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그녀를 구원한 것은 책이었다.

그녀의 집에 숨어든 유대인 막스에게 책을 읽어주는 리젤은 바로 '희망' 그 자체였을 것이다.

책이 팔리지 않고 책을 읽지 않은 시대가 되어버렸다는 것은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뜻인것 같아 아찔해진다.

'책은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도구이다.'

나 역시 책이 내 삶을 결정해주었다고 믿는 사람이다. 외롭고 가난하던 어린 소녀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책이었으므로... 뭐가 되고 싶은지조차 모르는 아이들에게 제일 먼저 권하고 싶은 것은 역시 책이다.  책이 자신의 인생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기적을 선물하고 싶다.



나도 이 영화를 아주 감동스럽게 봤던 기억이 떠오른다.  자신이 되고 싶었던 꿈을 접고 생계에만 매달려 살던 카터와 오로지 돈만을 쫓아 부자가 된 에드워드. 둘은 자신들의 삶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 순간 '버킷리스트'를 만든다.

영화를 보면서 나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지 되물었었다.  그 리스트중에 나는 여전히 이루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

굳이 죽음을 앞두고서 리스트를 만들지 말고 지금부터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실천하는 것이 남은 생을 멋지게 사는 비결이 될 것이다.


우선 이 책을 두 달후면 군대를 가는 아들녀석에게 선물하고 싶다.

도대체 뭐가 되고 싶은지를 스스로 묻게 하고 싶다. 적어도 이 책에서 힌트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어려운 철학책보다 더한 지혜와 비전이 담겨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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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집밥의 힘 - 힘들고 바쁜 10대를 위한 엄마의 응원가
윤정심 지음 / 성안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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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시대가 도래했다. TV채널을 바꿀 때마다 맛집이 등장하고 인기쉐프들이 화면을 장악하고 있다.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간에게 '먹는 일'은 생존 그 자체이다.

인기맛집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곤 한다.

"어려서 엄마가 만들어주던 바로 그 맛 이에요."

대단할 것도 없는 평범한 재료만으로도 뚝딱 뚝딱 만들어내던 마법같은 엄마의 손맛이 그립다.

이제 겨울 코트가 무겁다고 느껴지고 시장에 가면 온갖 봄나물들이 자태를 뽑내는 요즘 달아난 입맛을

되돌려줄 요리책을 보니 나도 아이들에게 '엄마의 손맛'을 전해줄 쉐프가 된 느낌이다.



이름난 요리사의 요리책이 아닌 그야말로 집밥만 20년 째 만들어온 주부의 손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화려한 장식으로 멋을 내거나 눈에만 예쁜 요리가 아닌 지금 우리 식탁에 올려진 그런 익숙한 그림이 정겹다.



요리가 젬병인 나는 이왕이면 간단한 재료로 맛을 내는 요리가 눈에 끌린다.  대파와 달걀만을 가지고 만드는 '대파달걀볶음밥'같은 요런 요리 참 마음에 든다. 요리랄 것도 없이 후딱 볶아내더라도 달큰한 파향이 어우러진 볶음밥, 바쁜 아침이나 밤참으로 제격일 것 같다. ㅎㅎ 무지 쉽다.

 



당장 오늘 저녁 만들어보고 싶은 요리로 '간장치킨'을 꼽아본다. 치킨은 우리 가족 모두 좋아하는 요리인데다 전화로 불러먹는 치킨들은 사실 너무 비싸다.  매콤한 양념치킨보다 깔끔한 간장치킨으로 오늘 저녁 신랑과 맥주 한 잔?

냉장고에 닭도 있겠다 청양고추 몇 개에 다진 마늘과 맛술 후추가루만 있으면 OK!


요즘 대박인 만능장이나 만능육수내는 법도 있다. 이렇게 친절하실수가...

요리 사이사이 친정엄마나 아이들과의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김치 안먹는 아이와의 전쟁을 접고 예쁜 앞치마를 물려줄 궁리를 하는 예쁜 엄마의 일기가 애틋하다.  요리팁도 얻고 인생사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만능요리책이다.

우선 이 요리책으로 매일 요리를 바꿔보자. 나도 언젠가 이런 요리책 낼 날도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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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을 그리다 - 내실에서 꿈을 찾은 예술가
정항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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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고 견디고 타협하는 삶을 받아들여야 덜 불행했던 시간들을 의미한다.

특히 재능이 뛰어난 여성들일수록, 자기 욕망이 강한 여자일수록 삶은 고달팠고 생은 짧았던 경우가 너무도 많았다. 허난설헌이 그러했고 48세라는 젊은 나이로 삶을 마감한 사임당이 그러하지 않은가.

우리나라 지폐에 최초의 여성으로 등장한 사임당의 짧은 삶은 아쉬웠지만 그녀가 살다간 시간들은 너무도 훌륭했다. 여전히 고루함이 남은 대한민국에서 고액지폐의 인물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바로 그녀가 얼마나 뛰어난 삶을 살았는지를 반증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현모양처의 대명사인 사임당의 삶을 들여다보니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온다.

여자라는 이유로 이름조차 가지지 못했던 그 시절 스스로 사임당이라고 명명하고 시,서,화에 재능을 맘껏 발휘했던 그녀가 지금 태어났더라면 얼마나 대접을 받았을 것인가.



강릉 오죽헌에서 딸만 다섯인 집안에 둘째 딸로 태어난 신씨는 이미 학문이 높은 집안에 내력을 물려받아 재능이 잠재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결혼을 하고 집을 떠나야 할 때 다른 딸들이 결혼할 때는 몰랐는데 이 딸만큼은 너무도 섭섭했다고 할만큼 그녀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것 같다.



그녀가 그렸다는 조충도를 보니 입이 절로 벌어진다.  그녀의 그림이 얼마나 리얼했던지 닭이 그려진 벌레를 쪼아먹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사실처럼 믿어질 정도이다.  색의 농담으로 원근법을 살렸다는지 여성의 세심한 시각으로 나비며 벌, 사마귀같은 벌레마저 살아움직이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어디 그림뿐인가. 당시 조선여성이라면 김쌈과 바느질에 능해야했던 시절이긴했지만 그녀의 자수솜씨는 장인의 경지가 아니던가. 더구나 학업을 게을리 하는 남편에게 10년동안 떨어서 살면서 학업에 힘쓰자고 제안하는 아내의 모습은 전장터의 장군처럼 대담하고 당당하기만 하다.  가부장 시대에 그녀의 리더쉽은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그런 어머니밑에서 태어난 자식들도 모두 재능을 물려받아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율곡 이이 뿐만이 아니라 딸인 매창과 막내아들 이우도 그녀만큼 뛰어난 예술가였다. 단지 그녀의 예술적인 재능만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착한 심성까지 물려받아 후대에 사람들이 칭송할 정도였다고 하니 어미로서 얼마나 뿌듯했을 것인가.  다만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것이 애통할 뿐이다.



단지 두 수 만 전한다는 그녀의 시는 가슴을 파고든다.  홀로 남으신 친정엄마를 두고 서울로 향했던 그녀는 어머니를 그리며 애끓는 마음을 시로 남겼다.  '언제쯤 강릉 길 다시 밞아 가 색동옷 읿고 어머니 곁에서 바느질 할꼬.' 처절한 그리움이 뚝뚝 묻어나오지 않는가.  좀 더 많은 작품이 남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나마 훌륭한 자식들과 후손들에 의해 조그만 흔적이라도 남아있었으니 다행이다 싶다.

조선시대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여성이라도 작품은 커녕 이름 석자 남기지 못한 인물이 얼마나 많았을 것인가.


향이 짙은 꽃은 숨기려해도 향이 퍼져나가기 마련이다. 중국에서조차 존경하는 인물이라던 허난설헌에 못지않은 예술가로서의 사임당을 존경하며 아내로서 어미로서 훌륭한 삶을 살다간 그녀의 삶을 흠모한다.  조만간 드라마로 태어날 사임당 신씨의 삶이 너무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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