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조문객 - 특별감식관_DNA 초상 기록 No.2035-01
이성탄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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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가까운 미래의 어느 날, 한강 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고층아파트.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나이는 만 36세 직업은 사모펀드 매니저 이소명.

사체는 모든 피부가 벗겨지고 근육까지 단자당한 참혹한 모습이었다.

사건을 맡은 강력계팀장 혜석은 감식관인 도운과 함께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과학은 발전해서 DNA로 알아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고 단순히 성별과 피부색, 질병에 관한 정보를 넘어서 DNA주인의 상세한 외모까지를 그려낼 수 있는 수준이 이르렀다.

사건현장에서 채취한 DNA에서는 키가 크고 동북아시아계열의 30대 초반인 남자라는

결과가 나온다. 그렇게 피해자 주변에서 찾은 남자는 38세의 한국계 미국인인 빅터 정.

2년 전 소명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자신의 개인 자금 600억을 투자했었다.

 


 

하지만 그는 소명을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소명을 괴롭히는 스토거가 있었고 그가 소명을 죽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감식관의 범위를 넘어서 혜석을 돕던 도운은 사실 지금 경찰에서 이용하는 DNA초상화 기술을 발명해 낸 인물이다.

과거 파격적인 이 개발프로젝트를 위해 투자자를 끌여들이려 했지만 누군가의 방해로

투자가치가 하락되어 헐값에 회사를 넘기고 경찰청에 특채되었던 것이다.

 


 

자신에게 뼈아픈 실패를 안긴 당사자가 바로 소명이었다는 것을 알게되고

과거의 아픔으로 괴로워하던 도운은 간발의 차이로 소명을 스토커하던 남자를

놓치고 만다. 과연 소명을 죽인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빅터일까. 스토커일까.

 

이 소설을 읽을 줄 알았더라면 진즉에 과학공부를 열심히 할걸 그랬다.

나처럼 과학에 무지한 사람들은 다소 어려운 주제가 등장하는 것이 함정이다.

인간이 가진 DNA에 얽힌 비밀은 아직도 완전하게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정말 아주 적은 DNA정보로 생김새까지 유출해내는 경지에

이를까? 그렇다면 요즘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스토커범죄에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을까? 아마도 과도한 정보수집과 인권침해문제로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분명 과학의 발전은 이 소설처럼 상상하지 못할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반전이 숨어있다.

정말 이런 미래가 온다면 그건 축복일까 형벌일까. 그게 궁금해진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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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무엇인가 - 우리가 지금 공부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51
한근태 지음 / 샘터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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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학창시절 죽기 살기로 공부하진 않았던 것 같다.

머리가 좋은 편이었던지 그렇게 공부해도 성적이 괜찮았고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다시 돌아간다면 정말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를 싫어하는 이유가 학교에서의 공부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려서는 그저 공부를 잘 해야만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일단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좋은 대학을 나오면 좋은 직장과 미래가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공부가 무지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역사공부만 빼놓고.

 


 

공부보다 나를 사로잡았던 것은 바로 책이었다. 책을 읽는 것도 공부란 사실은 후에 알았다.

어찌보면 국어나 수학보다 책이 더 나를 좋은 미래로 이끌었던 것 같다.

그저 다른 세상을 가보는 일이 당시 내게는 독서밖에 없었기에 책은 늘 나를 설레게 했다.

아마 누군가는 공부 그 자체가 재미있고 마음을 설레게 할지도 모른다. 소수이긴 하겠지만.

 


 

본인 자신이 열심히 공부했고-재미가 있다기 보다는 그게 인생의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국비유학까지 한 사람이니 그가 공부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를 말한다면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 자신이 진리였기 때문에.

그의 해답지가 대체로 맞는 말이었지만 특히 역사공부와 어학공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나 역시 크게 공감한다. 조금 어렵더라도, 재미가 없더라고 꼭 최선을 다해 배우라고 조언하고 싶다.

 


 

저자가 말하는 공부의 의미는 다양하다. 수학이나 영어같은 과목의 성과도 중요하고

건강, 역사의식, 독서에 이르기까지 공부의 범위는 다양하다.

그 모든 공부의 최종 목적지는 성공이겠지만 저자는 더 큰 의미로 공부가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와 그 길로 이끌어주는 열쇠라고 정의한다.

 

맞는 말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진학을 위한 공부, 주입식 공부는 문제가 많다.

저자 역시 유학시절 토론하는데 많은 애로를 느꼈다고 한다.

공부는 중요하고 열심히 해야하는데 공부의 방법은 좀 더 합리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표가 뭔지도 모르겠고 그저 하라니까 하는 척 하는 공부를

벗어나 공부가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정답을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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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는 백년손님 - 시부모가 처음인 시린이(?)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해날 지음 / SISO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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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평행선인 고부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셀프효도중인 아들의 시선으로 따라가보니 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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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는 백년손님 - 시부모가 처음인 시린이(?)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해날 지음 / SISO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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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는 백년손님'이란 말이 있지만 며느리가 백년손님이라고?

사위는 어려운 사람이라 손님처럼 대접하지만 며느리는 같은 식구라고

생각해서 허물없이 대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저자는 며느리도 귀한

손님처럼 대해주라는 뜻으로 이런 제목을 붙인 것이 아닌가 싶다.

 


 

남편은 어려서 부모님을 모두 여의었기에 흔히 말하는 고부갈등을 겪을 일은 없었다.

기가 센 편인 나를 그의 부모님들이 좋아하셨을까 라고 물으면 아주 잘해주셨을 것이라고 대답하는 남편을 보면서 '아닐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부갈등'이란 말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말이 아닐까. 유독 아들에 대한 집착이 강한

어머니들이 며느리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는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를 오가는 시대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같다.

 


 

속담에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고 하듯 주로 갈등을 일으키는 주범은 시어머니이다.

열달동안 품에 있다가 세상에 나온 아들은 내 소유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자식 겉을 낳았지 속을 낳았냐'는 말처럼 그저 잠시 내 몸에 머물다 나온 독립적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이 고부갈등을 줄이는 첫번째 걸음이다.

나는 시집살이를 하지 않았으니 공평하게 내 며느리에게도 시집살이 시킬 일은 없다.

 


 

저자는 두 살 연상의 아내와 결혼을 하고 어려운 결혼생활을 해왔던 것 같다.

자신이 결혼을 할 때에는 부모님도 어려워서 도움을 받지 못했고 누나가 결혼을 할 때는 다소 도움을 준 것이 아내의 마음을 속상하게 했던 것같다.

누나와 아내는 동갑이라 말도 편하게 하고 그런 사이였는데 언제 그 문제로 폭발이 되어 서먹한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사는 형제가 있으면 못사는 형제도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못사는 자식에게 도움을 더 주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자식들 눈에는 공평하게 비치지 않을 수도 있다.

나이가 들어가니 '어른노릇'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깨닫게 된다.

입찬 소리 못한다고 나도 언젠가 꼰대짓하는 시어머니가 될지도 모르지만 반찬 만들어서 경비실에 맡겨두는 멋진 엄마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 아예 지들 살림은 지들이 하라고 멀리 떨어져서 응원만 할지도 모른다.

 

며느리도 누구인가의 귀한 딸이고 부족한 아들에게 시집와준것만도 고마워하면 안되려나.

고부갈등을 피해 13년 째 시집문턱을 넘지 않는 며느리는 정말 행복하기만 할까.

중간에서 셀프효도중인 저자의 마음이 퍽 안타깝다.

그래도 그렇게 하는 것이 평화공존의 방법이라면 당연히 응원한다.

언젠가 시부모님들의 마음도 편안해지고 며느리도 이해심을 발휘해서 좋은 고부관계로 간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친구들끼리 만나면 그런다. 자식은 자식의 삶을 살고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자고. 맞다.

적어도 불합리한 고부사이가 우리에게 있었다면 그런 고루한 유산은 다음세대에 물려줘서는 안된다. 나도 며느리였고 언젠가 시어머니가 될테니 이 다짐 잊지 말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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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25만 부 기념 퍼플 에디션)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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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사람처럼 인연이 있어야 만난다고 생각한다.

2021년이 엿새를 남긴 지금 내가 이 책을 만난것은 행운이었다.

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책이라 기대가 컸지만 마치 어려서

가장 크림이 많은 빵의 중간 부분을 아껴 먹었던 것처럼 몇 달전 사놓은

이 책을 바라보면서 가장 마지막까지 아껴두었었다.

 


 

노라는 죽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수영을 잘했었고 그래서 체육교사였던 아버지는 그녀가 올림픽 메달을 딸 것이라 기대했었는데 그녀는 그길을 포기했다. 이후 아버지는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했다.

그녀의 오빠인 조는 밴드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 같았지만 게이였고 알콜중독자였다.

어느 순간부터 조와 노라는 멀어지고 말았다. 그녀 곁에는 이제 아무도 없었다.

이미 오래전 엄마도 암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피아노를 잘 쳐서 멋진 연주자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저 돈벌이로 레슨을 하는 정도였다.

심지어 밥줄이었던 악기점에서 해고통지까지 들었다. 이제 그녀가 갈 곳은 단 하나. 죽음이었다.

항우울증약으로 버티던 삶을 이제는 끝내야 했다. 그렇게 노라는 하루가 저물어가는 23시22분 약을 털어 넣었다. 그리고 노라는 초록색 책들이 가득한 자정의 라이브러리에 도착한다.

 


 

노라는 도서관에 가려던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가 도착한 곳에는 오래전 학교 도서관의 사서였던 엘름 부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있다는 자정의 도서관이라니.

노라는 죽음마저도 자신을 거부한 것 같아 분노가 치밀었다.

엘름부인은 도서관에 가득 꽂힌 책이 그녀의 다른 길이었다고 했다.

그녀가 살아보지 못했던 삶, 포기했던 어떤 길. 노라는 죽기 전 그 길을 가보기로 한다.

 


 

수영선수가 되어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강연을 하기 위해 전세계를 여행하는 삶.

빙하학자가 되어 지구온난화와 환경을 연구하는 연구원.

심지어 어마어마한 락스타가 되어 전세계를 순회하는 대스타의 삶.

와이너리 대표, 때론 아이를 둔 엄마가 되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잠시 머무를 뿐 다시

라이브러리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잠시 매력적으로 보이던 그런 삶도 그녀에게

행복을 주진 못했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어려서부터 가장 좋아했던 프러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가

생각났다. 그런데 책 중반에 엘름부인이 바로 그 시를 노라에게 들려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렇다. 우리는 가지 못한 길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혹시 그 길을 갔더라면 내 삶은

달라졌을까.

 

모두 자신의 곁을 떠나버렸다고 생각했던 노라가 죽음을 선택했을 때 도착한 도서관에서 가보지 못한 삶에 들어가보는 장면은 정말 흥미로웠고 나도 이런 경험을 해봤으면 싶었다.

나도 노라처럼 그 많은 길들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살고 싶은 의지를 찾아가는 노라의 여정은 눈물겹다. 그리고 결국 사랑만이 희망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정말 연말에 읽기 딱 좋은 소설이다.

소설처럼 저 어마어마한 우주속 어딘가에 내가 여러명 존재하고 다양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정말 가슴을 설레게 한다. 책을 덮고 나서야 나는 저자가 남자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이렇게 섬세한 글을 쓰는 남자라니...다음 작품에는 어떤 기적을 선물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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