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 1
김도경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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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스펙터클한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은 기분이다.

미래의 어느 날 IT산업과 전자사업은 이제 더 이상 발전이 불가능할 것같은 정점을 이루고

인터넷과 전력등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도시의 동맥이 하나의 선에 연결되어있고 자가용은 수직으로

뜨고 내리는 비톨이라는 비행선이 대신하는 세상이다.

인류가 시작되고 아주 오랜동안 모계사회로 발전했듯이 이제 세상은 다시 모계사회로 환원이 되었다.

남성들은 여성화되거나 중성적인 존재로 전락하고 오래전 남성이 차지했던 모든 권력과 책임은 여성에게

이양되었다. 심지어 남성과 여성의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으로 성전환하는 것을 허용하라는 남성의 권리를 찾는

'남성 권리 연합'이 결성되어 정부에 대항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ID 레니라고 불리는 송여지는 스물 세살의 여자로 고아원 출신이며 에니메이션 작가이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고아원 출신의 남자 파머를 구하기 위해 난자를 채취하여 경매사이트에 등록한다.

인류를 공포에 빠뜨렸던 AIDS는 이미 정복되었지만 새로운 질병 ONS(장기괴사증후군)이 창궐하여 새로운

장기의 수요가 급증하자 여성의 난자를 이용하여 줄기세포를 만든 후 인공장기를 배양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성공확률은 4%로 낮지만 유일한 희망이었던 이 장기배양법은 수많은 난자가 필요했고 결국 난자를 지닌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난자를 구하기 위해 여자들이 납치되거나 잦은 난자 채취로 인한

사망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었다.

어린 시절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파머가 ONS로 죽어가자 그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난자를 경매에 올린

레이의 난자가 시세보다 엄청난 가격에 팔리게 되고 누군가 그 난자를 노리고 레이를 뒤쫓게 된다.

영문도 모른 채 쫓기게 되는 레이와 그녀를 돕는 아노미아에게 위기가 계속된다.

 

 

한국 정부는 제약회사 CEO출신의 장수진이 여성대통령으로 재선되어 고갈이 예상되는 석유자원을 대체할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는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녀는 세계최초로 ONS예방백신을 개발하여 엄청난 부를 쌓았지만 국가에게 헌신하기 위해 결혼도 포기한 채

쉰 중반을 넘어서는 중이었다. 그녀를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한 마담 리즈와 리즈의 오른 팔인 준.

그리고 대통령과 경호원인 가희의 기묘한 관계등이 펼쳐지고 돈을 대신하는 제3의 대체수단인 전기를 두고

강국들의 암투가 시작된다.

 

이 소설은 참 경이롭다. 미래자원에 대한 박식한 견해와 가상공간안에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이 실제를

능가하는 장면이라든지 로보캅이나 아이언맨을 연상시키는 파워슈트같은 보호장치들의 등장은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고 믿어진다. 실제로 난자의 중요성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이 득세하는 세상이 온다는

설정도 불가능한 미래는 아니라고 본다. 현재 인류가 도달해있는 문명에 근거한 미래의 청사진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설득력이 있어 작가의 과학적 사고가 탁월함을 짐작케한다.

더구나 고아 출신의 레이의 존재를 안개속에 감춰두고 그녀의 난자를 향한 알수 없는 세력들의 다툼을 모티브로

등장인물들의 미스터리한 관계도도 아주 흥미롭다.

1권의 마지막 장면은 마담 리즈의 세력들이 레이가 살리고자 했던 파머에게 이식수술을 하게되고 막 복부를 닫으려는

순간 전기가 나가게 된다. 정전시에는 당연하게 비상발전기가 돌아가게 되어있지만 왠일인지 병원은 어둠에 휩싸이는데..

쫓기던 레이는 살인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고 대통령도 백신을 팔아먹기 위해 일부러 병을 유포시켰다는 루머에 휩싸이는

위기를 맞는다. 과연 레이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녀의 난자는 어떤 의미일까...2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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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자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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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 터울의 자매 이름을 합쳐놓으면 '도토리'가 되는 아주 재미있는 이름의 자매 이야기이다.

일본어로 '도토리'는 '돈구리'라고 발음하는데 언니 이름은 '돈코' 동생의 이름은 '구리코'이니

그 이름의 유래부터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자매를 낳은 병원 뒷마당에 도토리나무가 있었고 아이를 낳던 날 나무밑에 떨어져 있던 도토리를

주우며 아이이름을 떠올렸다는 자매의 부모는 조깅을 하러 나갔다가 졸음운전을 하던 생선운반트럭에

치여 죽었단다.

그 후 구리코는 오래도록 회를 먹을 수 없었다. 맛있는 회맛속에 녹아든 부모님의 목숨이 생각나서..

 

 

활달하고 솔직한 언니 돈코에 비해 내성적이고 섬세한 구리코는 그 사건으로 심한 트라우마를 갖게 된 것같다.

부모님을 잃은 후 여기 저기 친척집을 전전하며 성장했던 자매들은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기에 자신들의 존재가

짐이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했다. 아이가 없던 삼촌집에 있을 때는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자매를 입양하여

데릴사위를 보고 싶어하던 까탈스런 이모집에서는 마음이 무거웠다.

기어이 언니 돈코는 눈이 내리는 어느 날 구리코에게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가출을 하고 만다.

몇 년후 언니는 친할아버지를 설득하여 구리코를 찾아와 함께 살게 되지만 혼자 남겨졌던 구리코는 몸과 마음에

병을 얻게 된다.

 

연로하신 할아버지 집에서 할아버지를 돌봐드리며 살아가던 날들도 평화스러웠지만 혼자사는 삶에 익숙한 할아버지에게

폐가 되지 않기 위해 남몰래 노력을 하는 모습에서 두 자매의 외로움과 처지가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좋은 감수성을 가진 언니 돈코는 작가로 활동하고 자유연애를 즐기며 활기차게 살아가지만 동생 구리코는 마치 은둔자처럼

세상밖으로 나오기를 두려워한다. 건강도 좋지 않았지만 뭔가 구리코에게는 특별한 영의 세계가 존재하는 듯 느껴졌다.

오래전 같은 학교를 다녔던 남자친구의 꿈을 꾸면서 막연하게 그에게 불길한 일이 일어났음을 짐작한다.

결국 그에게 닥친 불행한 소식을 접하고 그의 흔적을 쫓아 떠난 여행길에서 실제 본적이 없는 그의 엄마를 한 눈에 알아보고

꽃을 건네는 장면은 꿈인듯 현실인듯...구리코의 특별한 영적세계를 확인하게 된다.

 

 

할아버지의 유산으로 당분간 돈걱정이 없어진 자매는 뭔가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는다.

그 것이 바로 '메일 보내기'였다.

누구에겐가 말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면 누군가 도토리자매에게 메일을 보낸다.

정해진 틀안에 정해진 글 자 수만큼이라는 규칙은 있지만 반드시 답장을 해주는 도토리자매.

부모를 잃고 친척집을 전전하던 외로움과 아픔이 있어서인지 그녀들의 답변은 수많은 외로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다.

'가끔, 책도 쓰지 않고 텔레비젼에도 출현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자신이 믿는 것과 해 온 일을 말하지 않은 채

죽어간 위대한 사람들을 생각한다. 내면이 호수처럼 맑고,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갈 듯 잔잔하고 우아한 죽음.

살아 있는 동안 부지런히 몸을 움직였던 만큼 고요하게 하늘에 안긴다. 자글자글한 주름과 생채기투성이

손도, 지치고 늘어진 육체도 아름답게 사라진다...' -67p

 

구리코는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함을 볼 줄아는 사람이다.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않을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도 내면이 아름다웠고 부지런한 삶을 살았을 어떤 사람들을

생각해낼 줄 아는 그녀의 감성이 바로 작가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죽은 친구 무기를 찾아가는 여행을 빼면 대단한 사건도 없는 잔잔한 작품이지만 묘하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누구나 숨어있는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다. 구리코의 은둔을 보면서 그리고 다시 세상밖으로 발을 내딛기 위해

머리를 자르고 옷을 사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예감하게 된다.

그 희망과 트라우마를 상쇄시키면서 숨어있는 내 안의 어둠에게 작별을 고하는 것 같은 쾌감이 느껴졌다.

바로 이게 요시모토 바나나가 내게 보내는 메시지일 것이다.

내가 왔다 간 흔적조차 희미해질 어느 날이 오게 되어도 남들은 몰랐지만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격정의 순간이

담겨졌던 내 삶을 그녀만큼은 위대한 사람이었노라고 말해 줄 것만 같아 기운이 난다.

바로 이게 요시모토 바나나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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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진 날
송정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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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예고없이 '콩깍지'와 씌거나 갑자기 '벼락'처럼 오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사람은 영원히 어른이 될 수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나는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영원히 어른이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길다고도 짧다고도 할 수 없는 인생에서 사랑이 없다면 생은 무의미한 시간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어떠한 형태의 사랑이든 말이다.

'아파도 사랑하며 사는 게 낫다'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흔히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며 선택사양처럼

말하기도 하지만 사랑은 필수라고 단언한다.

 

 

흔히 '소설'같다거나 '드라마'같다고 표현되는 그런 사랑의 이야기들이 들어있는 책이다.

이 책에 있는 이야기들은 실제하는 일이라고 첫머리에 언급한 이유는 사연 하나 하나가 현실에 있을법하지

않기 때문이다. 몇 십년을 살다가 우연히 소식을 듣게 된 초등학교 시절의 친구가 사실은 평생 자신을 사랑하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며 열 다섯이나 연상인 여자를 30년동안 짝사랑하고 있다는 초로의 남자이야기 같은 것이

어찌 현실처럼 들리겠는가.

'사랑을 하면 누구나 천국을 잠깐 훔쳐볼 수 있다'라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더불어 '지옥'도 공존하는 것이 또한

'사랑'이라는 것을 안다.

 

 

어느 날 문득 벼락처럼 찾아든 사랑에 설레이고 온통 세상이 달라진 것만 같게 만들면서도 혹시나 사랑이 깨지지는

않을까, 상대가 변하지는 않을까하는 조바심이 찾아오기도 하고,

사소한 오해나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상대의 단점, 그리고 서로 다른 환경으로 굳게 믿었던 사랑이 조금씩 흔들리는

시간이 오면 그때부터 '지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해야하는 것은 선택보다는 필수요 운명이란 생각이 든다.

같이 있고 싶고 걱정되고 상대를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은 그런 애틋한 마음들이 영원하리라는

보장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것이 바로 '사랑'이다.

 

 

도저히 현실에서는 일어날 것같지 않은 기적같은 사연들을 보면서 울고 웃다가 문득 첫사랑이 떠오른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으로 끝난 내 사랑은 어디에서 잘못된 것이었을까.

어느 날 여행을 간 바닷가에서 노란 머리띠를 한 소녀에게 반해 결혼을 했다는 남자의 사연을 보다가

후회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첫사랑은 사라졌지만 내 여편네로 남아있으니 만족한다'는 대답에 잠시 웃음을

지어본다. 나를 사랑했다고 기억하는 나의 첫사랑은 지금 어디서 나를 아련한 '첫사랑'으로 기억해 주고 있을까?

그의 여편네가 되지 못하고 지나간 첫사랑으로 남은 내 사랑은 해패앤드였는지 새드앤드였는지 정의하기 어렵다.

 

 

사랑하는 여인의 손을 잡기위해 한 손으로 피아노를 치는 남자의 이야기에서는 친구의 사랑이 떠오른다.

남자는 결혼을 했었고 친구는 미혼이었던 아주 오래전 둘은 사랑 비슷한 감정에 빠졌더랬다.

후에 친구가 결혼을 하고 두 사람은 몇 년후 유부남 유부녀가 되어 남들이 말하면 스캔들이요 자신들은 '사랑'이라고

믿는 시간에 휩싸인다. 그 때 남자는 수동이었던 차를 오토로 바꾸면서 그렇게 말했었다.

"한 손으로 너를 잡기 위해 차를 바꿨어"

아마 친구는 남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시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선택에 결코 후회는 없노라고

다짐도 했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 커플은 두 집안을 벌컥 뒤집어 놓고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세월이 흘러 문득 정신을 차렸는지도 모르겠고 포기해야 할 것들이 눈에 들어와 놓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사랑'내지는 '스캔들'을 보면서 돌을 던질 수도 박수를 쳐줄 수도 없었던 기억이 떠오른 것은 그들 역시도

'사랑'이라고 믿었던 힘에 발목을 잡혀 얼마동안 맹과니같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누구가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눈물 짓고 누군가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 기적처럼 이루어져 눈물짓는

사연들을 보며 나를 스쳐갔던 '이뤄질, 혹은 이뤄질 뻔한 수많은 사랑'들을 떠올린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원수로 남았던 추억으로 남았던 어쨋든 우리들은 사랑을 했고 할 것이고 선배들이 겪었던 시간들을 누군가

뒤따르며 또 겪을 것이다. 혹시라도 '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조용히 이 책을 쥐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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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도 전략이 필요해 - 프러포즈 기다리다 지친 그녀에게
김범준.이수빈.임회선 지음 / 이지북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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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금까지 사랑받는 책들을 보면 '손자병법'이나 '오륜서', '전쟁사'와 같은

병법책들이다. 그 옛날 다른 나라를 차지하기 위해 수 많은 전쟁들이 있었고 어떻게 하면 '땅따먹기'를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책들이 현대에 이르기까지도 중요한 안내서가 되고 있는 것을 본다.

아마 예전의 전쟁서들이 새로운 시대에서도 또다른 의미의 전쟁에 지혜를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예로부터 '결혼'에 관한 전략서들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어찌보면 결혼은 또 다른 의미의 전쟁일 수도 있고 '땅따먹기'에 버금가는 인륜지대사이거늘 어찌 이런

'결혼병법서'들이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오랜 옛날에 전략적인 차원이 결혼이 존재하긴 했었다. 원나라의 공주들과 결혼했던 고려의 왕조라든가.

태조왕건이 지방호족들의 딸들과 결혼을 했다거나 유럽의 왕족들이 서로의 자식들을 결합시킴으로써

전쟁을 피하고 이익을 취하는 형태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 결혼이 과연 행복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얼굴도 보지 못하고 첫날밤에 처음 만났던 예전의 결혼풍습으로도

그럭저럭 결혼생활을 유지했던 시절은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정보가 부족한 시대이다 보니 이 사람이 저 사람보다 잘났는지 못났는지 비교하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참을성이

미덕이던 시절이라 웬만하면 참고 살지..했던 선조들의 인내심이 이혼을 막아주지 않았을까 싶다.

 

 

오랫동안 결혼정보회사에서 수많은 커플들의 결혼을 성사시키던 매니저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제대로 된 결혼전략은

무엇인지를 오목조목 짚어낸 책이 바로 여기있다.

일단 아주 괜찮은 남자들 판별하는 10가지 항목을 살펴보니 겨우 한 두가지정도가 일치할까 싶을만큼 레벨이 상당한

수준이다. 다행히 옆페이지에 만약 이런 남자가 실제한다면 그건 남신(男神)이지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에 안도감이 밀려온다.

이미 내가 선택한 남자(무를수도 없는)는 도무지 한 가지도 일치하는 점이 없으니 가뜩이나 큰 눈이 더 크게 떠졌던 참이었다.

 

 

아마 내가 다시 미혼으로 돌아가 꼼꼼하게 결혼전략을 세운다해도 똑같은 실패를 할 것같은 예감이 든다.

특히 이런 프로필을 가진 남자를 만난다면 '옳닸구나'싶어 먼저 프로포즈를 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런 '킹카'의 프로필을 가진 남자들중에 '날라리족'이 많단다. 그저 자신같은 프로필을 가진 사람이면

어떤 수준의 여자를 만날 수 있는지 재미삼아 가입한 경우가 많단다. 이런...결혼이 무슨 장난이냐?

 

 

조선시대에 왕비를 간택할 때는 처녀인지를 가늠하는 비법이 있다고 한다. 비단 우리나라나 동양뿐만이 아니라

서양에서도 왕족이나 귀족집안으로 시집을 오는 여자들의 처녀성을 감별하는 제도가 있었다고 한다.

우스개 소리로 첫날 밤 남자가 아무리 꼬셔도 절대 과거는 털어놓으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내가 결혼하던 시대에는

제법 심각하게 오가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도 이런 남자가 있다면 두고 볼 것도 없이 종치고 막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건만 여전히 신나게 연애하는 여자는 상관없지만 자신의 아내라면 달라야 한다는 고루한 인식이라니.

그럼 자신을 거쳐간 수 많은 여자들의 순결은 어쩌고?

 

 

제법 똑똑하다는 얘기를 들었던 나 역시 결혼상대는 절대 킹카가 아니었음을 고백하면서 그렇게 고르고 싶다면

'너 자신부터' 상대에게 멋진 사람이 되라는 충고에 겸허함이 밀려온다. 나는 상대에게 '퀸카'인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맞다. 인간은 나보다는 상대방을 보려는 심리가 더 큰 법이라 자신의 흠은 절대 알지 못하거나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나마 상대방을 보는 것이라도 잘하면 좋으련만 고르고 골라 결혼을 해도 이혼률은 점점 높아만 가니 이렇게 제대로

된 '결혼병법서'라도 하나 장만해서 안목을 높히는 방법밖에는 없다.

 

사실 요즘 이런 책들이 많이 나온다. 그 만큼 사람을 고르고 선택하는 일들이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기준은 높아졌는데 안목은 그저 그렇고 제법 똑똑했던 사람들도 결혼만큼은 마음대로 안되더라는 얘기다.

이 책을 읽기전 그래도 결혼선배의 입장에서 미혼인 후배들에게 몇 가지 당부했던 말이 있다.

'세 가지를 해봐라, 일단 고스톱을 쳐보고 술을 왕창 먹여보고 잠자리를 해봐라.'

인간성 체크를 하는 조금은 단수가 낮은 나 만의 방법이긴 하지만 그래도 안 해보는 것보다는 낫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머리를 싸매고 결혼전략에 대해 고민해보길 권한다. 그래도 성공율을 보장하기 어려운게 결혼이다.

퇴근시간이 되면 칼같이 들어오는 묵은 나이 먹은 딸들을 보면 이 책이라도 쥐어주면서 눈이 트여지기를 바라지만

혹여라도 결혼하고 산다 못산다 할까봐 우격다짐으로 권하지도 못하겠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에 이어 '결혼권유는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가능하면 '잘 한 결혼'을 위해 딸들에게 강력히 이 책을 읽어보라고 강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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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4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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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잔인하다는 4월이라니..쏜화살같이 시간은 참 잘도 간다. 이제 천지에 꽃이 피고 잎새가 돋는 4월이다.

작은 듯 하면서도 늘 풍성한 샘터 4월호에는 우리네 삶의 이야기가 길가에  핀 꽃처럼 올망졸망 펼쳐져 있다.

 

 

나는 이 샘터를 받아들면 마치 맛있는 케잌을 두고 두고 아껴 먹듯이 하루에 서너 장씩 읽으며 되새김질을 한다.

하루에 다 읽어버리기에는 한 장 한 장의 사연이며 정보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런 샘터가 어느새 창간 44주년을 맞이 한단다. 사람의 나이로 보면 불혹을 넘어 곰삭아가는 진국의 나이쯤이다.

어느 종가집의 씨간장처럼 맛은 짙어지고 향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런 '샘터'가 될 것임을 나는 믿는다.

샘터를 거쳐 우리에게 온 책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 중 베스트셀러 1위를 맞혀달라는 이벤트를 보니 잠시 기억을

더듬게 된다. 다섯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에미 마음처럼 한 권을 뽑는 것보다 네 권을 내쳐야 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진다. 혹시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이벤트에 참여하여 44명을 뽑는 행운에 도전해보시길!

 

 

번드르한 맛집보다 골목 맛집을 좋아하는 내눈을 사로잡는 小곤小곤 '불변의 밥상'에 소개된 아담집.

사직공원을 끼고 배화대학을 올라가는 골목에 오래된 맛집을 자주 찾아가는데 '아담집'은 보지 못했었다.

백반, 칼국수, 비빔국수. 가격은 모두 4천원이란다. 국수 좋아하는 내가 2인분 같은 1인분의 비빔국수를

반드시 먹어보리라 주소를 저장한다.

 

카드 3사의 정보유출에 이어 KT의 정보유출까지 당하고 만 내가 이런 법률정보에 눈이 안갈 수 없다.

엄청나게 늘어난 스팸문자에 또다른 피해가 있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피해자에게 겨우 10~20만 정도의

위로금이라니 정말 화가난다. 집단 소송을 고려해보라는 조언에 조금 위안이 된다.

 

 

내가 샘터를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바로 이런 그림 때문이다. 이제는 저 시골 어디쯤에서나 볼법한

이런 밥상을 요즘 아이들은 알기나 할까? 스텐레스 그릇도 아니고 더 오래된 자기 그릇에 밥과 국을 담고

소반에 올려진 소박한 밥상. 전기밥솥이 없던 시절에 이불사이로 아버지의 밥그릇을 수건에 싸서 끼워넣던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진다. 저 밥상위에는 기다림과 사랑이 함께 올려져 있을 것이다.

 

 

이번 달 '할머니의 부엌수업'은 72살의 나이임에도 전혀 할머니같지 않은 김현실 할머니(?)의 해산물 스파게티가

소개되었다. 고운 외모와 너무도 어울리는 요리이다. 그림을 그리고 두 아이를 키우고 숨가쁘게 살아왔다는 세월에

전혀 주눅들지 않은 고운 모습이 스파게티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나도 저렇게 곱게 늙어 갔으면..

 

어제 정수기를 설치했더니 하필이면 정수물에 물고기를 넣었더니 죽었더라는 글이 올라와있다. 가슴이 덜컥한다.

이런...전기세도 장난이 아니란다. 다시 무를수도 없으니 그저 밤사이에라도 전기코드를 빼놓는 수밖에.

 

하나도 허트루 버릴 수 없는 좋은 글들과 정보가 가득한 샘터 4월호에 벚꽃잎이 하얗게 내려 않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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