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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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막돼먹은 세상에 한 방 날리고 싶은 순간이 있다. 법은 멀고 주먹이 가까운 경우인데 법이란게 세상의 모든 불합리를
교정해주지는 않는다는 걸 아니까. 다만 성질대로 시원하게 한 방 먹이고 사방이 막힌 감방에 들어가는 건 좀 뭐하긴 하다.
이제 겨우 고등학교 1학년인 이정우가 과연 이런 전설의 주먹을 가지고 있다면 아니 전설의 공중 휘둘러차기 기술이 있다면
나도 정현이처럼 정우곁에 꼭 붙어있고 싶다. 그렇다고 무작정 주먹을 휘두르는 양아치가 되고 싶다는 건 아니다.
녀석은 어디서 이런 기술을 배웠는지 굳이 알려고 하지는 않겠다. 부산에서 '통'으로 통하던 정우가 서울에서 '짱'이 아닌
'통'으로 군림하는 과정을 보면 다소 만화스런 구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영화 '친구'나 '말죽거리 잔혹사', 심지어 '대부'같은 거대한 영화까지 연상되는 피튀기는 싸움장면을 좋아한다면 강추할만한
책이다. 분명 흰 종이에 검은 활자로 찍혀있는데 자주 선혈이 낭자한 장면이 떠오르곤 한다.
물론 이 막돼먹은 정우의 모습을 누가 연기하면 좋을지 내내 생각하면서 말이다.
굳이 남자만 좋아할 것이라는 편견도 버리길 바란다. 여자학교에서도 일진이나 칠공주파들은 있으니까.
아니 예전 만주에서 활동하던 여도적떼들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절단내버렸다고 하지 않은가. 막판에 명동파와 전면전을
벌이는 장면에서도 앞선 남자애들 뒤에서 자근자근 뼈와 살을 추리는 여자애들이 나오는 걸 보면 여자는 약하고 겁이 많을 것이라는
편견은 버리는 것이 좋겠다. 다만 임신중이거나 심신이 약한 사람들은 책을 열기전에 심호흡을 하기를 권한다.

녀석이 왜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를 왔는지 부모는 누구길래 이렇게 서울을 들었다놨다해도 나타나지를 않는지는 묻지 말자.
뭐 있어봐야 막무가내인 녀석을 통제하긴 글렀을니까. 어디가나 사내녀석들은 오래전 짐승이었던 유전자를 어쩌지 못하는지
꼭 영역표시를 해야만 직성을 풀리는 모양이다. 특히 힘좀 쓸 것같은 전학생이 오면 우선 주먹으로 선제빵을 날려야 한다니까.
하지만 호리호리한 체격에 키도 크지않은 정우를 한참 잘못봐도 잘못봤다. 그냥 휙휙 공중을 날아다니는 중국무협영화를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녀석은 지상보다 공중에서 머무는 시간이 좀 길다. 그래봤자 10초 안짝이지만.

녀석의 앞길을 가로막은 양아치들이 하나 둘 쓰러지고 드디어 업소관리를 좀 해주시는 어르신들에게 불려가게 된 정우.
차기 리더의 싹수를 알아본 사장이 뒤를 밀어주기로 하는데 주먹의 말로를 알았다면 발을 들여놓지 말았어야 했다. 정우.
1학년인 주제에 3학년 선배를 무릅꿇리고 선생같지 않는 선생들에게 한 방 먹이는 건 나도 멋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진정한 스승이 되어보겠다고 애쓰는 교생 윤정임의 선의를 그렇게 무시하는 건 아니지.
아주 가끔은 진짜 선생같은 선생님이 있긴 있거든. 드물긴 하지만.
막나가는 너를 사람으로 만들어보겠다고 네곁을 맴돌다 그만 그렇게 되어버린건 정말 화가나서 미칠 지경이야.
이제 우리나라도 마피아천국인 미국이나 콜롬비아처럼 총의 시대가 온거란 말인가.
나는 녀석처럼 오로지 몸으로 승부하는 게 좋은데. 그게 진짜 주먹 아니니? 김두한이나 시라소니처럼 말이야.
어차피 주먹은 어느시대에든 있어야 하는 존재이긴 하니까. 하려면 제대로 멋지게 진짜 주먹이 되란 말이지.
치사하게 총이 뭐냐. 그치 정우.




'하찮은 권력을 가지고 그 것에 안주하는 녀석들은 자신에게 꼼짝도 못하는 나약한 자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당당히 저항하는 자들은 쉽게 다스리지 못한다.' -본문중에서

그래 나도 저항 한번 해보지 않고 당하는 녀석들을 혐오한다. 맛빡이 터질 때까지 덤벼보는거야. 그렇게라도 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사를 봐도 알수 있잖아. 정우...난 너의 이런 점이 맘에 들어.

인간미라곤 눈을 씻고 찾아보기 힘든 냉혈한 진우를 평정한 건 잘 한 일이야. 남겨둬봤자 죽음만 계속되는 그런 녀석은 네손에서
해결하는게 맞아. 그러고보니 주먹들에게도 분명 서열내지는 등급이 확실하게 있는 것 같다.
정우가 A+++라면 진우같은 녀석은 C급도 못되는 양아치가 분명하다. 지옥에서 온 사자(死者)같이 오직 죽음에만 몰두하는 그런
짐승같은 놈들이지. 우리 주변에는 이런 놈들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야.

조금 늦긴 했지만 마지막을 멋지게 평정하고 고요하게 학문의 세계로 돌아간 건 정말 잘한일이긴 하다.
그래도 세상은 법치로 그럭저럭 돌아가는 세상이긴 하니까. 세상을 지배하는 소수의 사람들은 그 법치의 세상에서 교묘하게 
요리조리 법망을 피한 채 제 몫을 챙기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런 세상을 보려면 무지에서 눈을 제대로 떠야할테니까.
조금 졸리긴 하겠지만 어두운 눈을 뜨고 다시 세상으로 나오는거야. 
지덕체를 다 갖춘다면 세상에 군림하는 일이 조금 더 쉬워질테니까. 그 때를 기대할게. 열심히 해 정우야!
그리고 우직하고 충직했던 가슴 넉넉한 정현이를 위해 나도 기도할게. 멀리서 정현이처럼 너를 응원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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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붉게 피던 집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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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지나가버린 내 옛시간들과 오랜만에 마주하게 되었다.
1980년대 중반 은평구 D동의 어느 다가구주택의 이야기가 특히 내마음을 끄는 것은 그 시절 나역시 은평구
불광동 다가구주택에서 신혼살림을 살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같은 울타리안에 6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그 시절 어느 날 문간방에 살던 대학생 영달이가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필이면 사고 전날 그 방에서 살던 신혼부부가 갑자기 이사를 가고 잔뜩 술에 취해 들어왔던
영달이가 그 방으로 옮겨 잠을 잤던 첫날이었다. 아궁에서 옮겨진 연탄이 방문앞에 놓여있고 방문과 창문이 열려있었고
평소에 말이없고 소심하게 보였던 영달이가 자살한 것으로 마무리되었던 사건이었다.




세입자끼리만 살던 안채에 세들어살았던 수빈은 29년 후, 잘나가는 대중문화평론가로 유명해지면서 신문사로 부터 80년대
유년의 이야기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2년 여전 자신의 책 사인회에서 만난 우돌이는 라이락이 붉게 피던 집에서 함께
뛰어놀았던 친구였다. 연인관계로 발전한 두 사람은 서로의 기억을 더듬어 그 시절의 이야기를 풀아가는데..

둘 다 너무 잘생기고 예뻤던 신혼부부와 과일행상을 하던 우돌이네, 버스운전사로 일하던 수빈이네, 그리고 그 안채에서
함께 마루를 쓰던 처녀 세명 그리고 문간방에서 세를 살다 연탄가스사고로 죽은 영달이까지..
연재를 시작한 수빈은 자신의 블로그에 그 시절 라이락 붉게 피던집에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소식을 알려달라는 공지를 올린다.
그 공지를 보고 연락을 한 신혼부부의 아들 의철로 인해 이제는 상계동에서 '소문난 밥도둑'이라는 간장게장집으로 성공한 새댁과
마주하게 된다. 어느 날 낙찰계를 미리타먹고 야반도주를 한 신혼부부의 새댁에 대한 기억은 모두 달랐었다.
처녀셋이 함께 살았던 방에서 장애를 가지고 있던 목발언니 황경자는 미용실원장이 되어있었고 그녀는 새댁이 뇌종양을 앓던 우돌이
동생 우영이의 치료비를 꿔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도망을 쳤다고 기억했고,
새댁과 동향이라는 또 한 처녀 임계숙이는 새신랑이 바람이 나서 쫓아냈지만 새댁이 임신을 하는 바람에 신랑을 불러들이기 위해
찾아나섰다는 것이다.

그렇게 옛추억의 사람들과 과거여행을 하던 수빈에게 전직경찰 고영두가 나타난다.
오래전 영달이 죽은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로 그 사건에 의혹을 품고 수사를 하려 했지만 검사의 사건중단지시로 자살로 마감지으면서
풀리지 않은 의혹을 찾아 오랫동안 추적을 해왔고 그동안 모아놓은 수사일기를 수빈에게 내어놓는다.
영달의 사건을 뒤좇으며 드러나는 과거의 이야기들.
같은 사건을 다르게 기억하는 사람들.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 우달에게 숨겨져있던 깊은 상처들.
3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누군가는 그 시간들을 절대 농지 못했고 누군가는 숨긴채 숨을 죽이고 살았다.
하지만 우연히 신문연재를 통해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한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의 진실들.

마침 사건의 열쇠를 지닌 여인인 새댁 김순자의 시간을 공유했던 나로서는 그 시절 마당을 사이에 두고 어울리던 세입자들의 이야기가
정겨웠다. 고무다라이에 물을 채워놓고 아이들이 물장난을 치는 장면이며 하나뿐인 변소를 치우고 물청소를 하는 장면들.
19공탄의 구멍을 맞춰 연탄을 갈던 기억까지...동네에서 모은 낙찰계의 불입금이 15만원이었으니 그 시절 남편의 월급 30여만이 떠오르기도 했다. 나와 함께 세를 살던 사람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문득 추억에 잠겨보기도 하면서 숨겨진 사건의 비밀을 쫓는 재미가 대단하다.
글을 쓰면서 작가의 약력을 다시 들쳐본다. 안타깝게도 그의 나이를 짐작할 만한 정보가 없다. 1980년대의 이야기를 풀어낼 정도라면
나와 비슷한 연배여야 하는데...생각보다 젊은 것 같아 더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도입부에 김옥자와 김순자의 이름이 왜 헷갈렸는지 비밀의 열쇠이기도 한 이 의문이 풀리기도 했지만 다소 싱거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풀어내는 그의 작법은 예사롭지 않다.
미스터리문학의 강국 일본에서도 주목받는 작가라니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사건 현장이었던 은평구 D동 근처에서 고왔던 새댁시절의 내가 혹시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의 사람들과 마주쳤는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옛 시간들과 만나 시간여행을 해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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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사물들 - 시인의 마음에 비친 내밀한 이야기들
강정 외 지음, 허정 사진 / 한겨레출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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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을 떠다니는 수많은 언어중에서 빛나는 언어만을 골라내는 재주를 지닌 시인들에게 비치는 사물은 어떤 모습일까.
누구에게나 소중하게 여기는 사물 하나 둘 쯤은 있기 마련이다. 값을 환산하기 어려운 보물도 있을것이고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물건들도 꽤 많을텐데 시인들이 꼽은 사물들은 한때 그들의 삶에 궤적을 그린 그런 사물들이었다.
허연시인에게 타자기는 자신이 골라낸 언어를 다듬어주는 비서같은 역활이었고, 단 한번 파르르 불꽃을 피워내고 사그러지는
성냥은 시인 정영효에게 이제는 편리함에 밀려 사라진 추억의 사물이 되어버렸다.
어렵게 떠난 유학길에서 만난 재떨이에 담배크기대로 파여진 홈이 일본인들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었다는 고운기시인은 기어이
돌아오는 짐속에 재털이를 숨겨왔다고 했다. 힘든 유학생활을 기념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님 외로움을 이기게 해준 담배와 함께
자신을 지켜봐주었던 의리때문이었을까. 
연필 역시 이제는 산뜻한 샤프펜슬에 밀려 보기 힘든 물건이 되었지만 여태천시인이 느꼈던 연필깍는 일에 대한 숭고함이 나도
있었다. 부러지고 뭉툭해진 연필을 쥐고 칼로 단아하게 나무를 깍아내다 보면 검은 흑연덩어리가 얼굴을 내밀고 잘 버려진 칼처럼
뭉특한 흑연덩어리를 갈아내면 빛나는 창처럼 우뚝했던 그 기억말이다.
다음 날 필통을 열면 가지런히 정돈된 연필을 보면서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자했던 어린 내모습이 겹쳐져온다.
가뜩이나 가난한 시절 카메라는 분명 사치였음에도 고이 모아두었던 학비를 털어 카메라를 샀던 시인에게 카메라는 일상을 담는
도구로서뿐만 아니라 흘러가는 시간을 잡아두는 소중한 매개였을 것이다.
어린시절 부엌의 중심을 차지했던 석유풍로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김해준시인은 풍로를 보며 어린 유년의 시간들을 떠올리곤
한단다. 그러고 보니 시인들이 꼽은 사물들에는 모두 유년의 추억들이 간직되어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일상을 지키는 그저 그런 물건들이었지만 남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는 시인들에게는 특별한 애장품이
되는 그런 사물들은 모두 생명을 지닌 것처럼 생생하다.
누군가에게 이름이 불려지고 의미가 되어주는 순간 죽어있는 것들이 깨어나고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만 같다.




유용주시인의 '위생장갑'에 얽힌 에피소드를 읽다가는 포복절도를 하고 만다.
그가 한창 아내와 사랑을 나누던 중 콘돔대신 위생장갑을 끼고 겪었을 낭패가 그대로 그려진다. 이런...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추파춥스를 이용해 절정을 즐기려던 친구가 제발 시인 자신이 아니길 바란다. 
왠지 시인은 고결해야만 할 것 같은 막연한 기대때문에....절대 우리 범인들처럼 싸구려 격정에 휘둘리는 위인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그래도 눈이 휘둥그레질 이야기를 풀어낼 자신감이라면 그의 시도 예사롭지는 않을 것 같다.

이제는 강화도에서 고기잡는 어부시인뿐 아니라 사랑하는 이와 가정을 꾸리고 식당을 차렸다는 함민복의 '시계'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서린 사물로 가슴이 저릿해진다. 시인의 말대로 도처에 시계 아닌 것이 없다. 물도 꽃도 시간을 말해주니
말이다. 
이처럼 시인들의 눈과 마음에 미친 사물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곁에 흩어져있는 사물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흔하디 흔한 녀석들에게 이름한번 불러주고 눈길 한 번 더 주다보면 녀석들도 제가각 제 얘기를 들어달라고 어리광을 부릴 것만
같다. 하필이면 내집에 와 내 것이 되어버린 것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물과도 인연으로 만났을테니 말이다.
시로만 만났던 시인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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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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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열세 살에 4기 갑상선 암 판정을 받은 열일곱살의 헤이즐은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 화약치료를 시도해 보았지만

종양은 줄어들었다가 다시 자라났다. 폐에는 물에 고이기 시작하여 숨쉬기가 곤란해지면서 산소통을 옆에 끼고

살아가고 있다. 다행히 실험약물인 팔란키포라는 약으로 암세포의 성장을 늦추고 있지만 언제 죽음이 다가올지

모르는 암환자로 위태스러운 삶을 지탱하고 있다.

헤이즐의 엄마는 헤이즐이 우울증에 걸렸다고 판단하고 아동암환자들의 모임인 서포트에 참여한다고 주장한다.

추우울 그룹인 서포트그룹에 할 수 없이 참여하게 된 헤이즐은 안암을 앓고 있는 아이작과 그의 친구인 어거스터스

워터스를 만나게 된다. 헤이즐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어거스터스에게 관심을 갖게 된 헤이즐은 골육종으로 다리

하나를 잘라낸 그와 우정을 나누게 된다.

 

피터 반 호텐의 [장엄한 고뇌]를 가장좋아했던 헤이즐은 [새벽의 대가]라는 책을 좋아하는 어거스터스와 관심사에

대해 얘기를 나누게 되고 [장엄한 고뇌]의 주인공과 그녀의 어머니가 소설이후에 어떤 결말에 도달하는지 알고 싶어

작가인 반 호텐에게 메일을 보내게 된다. 미국에서 네덜란드로 이주한 반 호텐에게서 소설이후의 스토리는 상상에 맡긴다는

답장을 받게 된다. 하지만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반 호텐에게 집요하게 연락을 하고 결국 네덜란드로 방문해달라는 

초청메시지를 얻어내고 만다.

산소통을 끌고 다녀야 할 만큼 위태로운 헤이즐의 건강을 염려한 의사들 중 일부가 그녀의 여행에 반대를 했지만 다행스럽게

승낙을 얻게 되어 헤이즐은 소원인 반 호텐을 만나기 위해 어거스터스와 엄마와 함께 네덜란드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만난 반 호텐은 술주정뱅이인데다 그동안 보냈던 긍정적인 메시지들은 사실 그의 비서가 보냈던 사실만을

확인하게 된다. 절망에 빠진 헤이즐과 어거스터스는 안네의 일기로 유명해진 안네가 살았던 집을 방문하고 그 조그만

공간에서 사랑을 꿈꾸었던 안네의 삶에 큰 감동을 받고 둘은 키스를 나누게 된다.

급히 호텔로 돌아와 진짜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어거스터스는 80%완치라는 확률에도 불구하고 다시 재발했고 그 사실을 숨긴 채 헤이즐의 소원을 위해 치료를 마다하고

비행기에 올랐음을 알게된다. 도대체 왜 어리고 선한 아이들에게 암은 잔혹하게 이들을 헤집어 놓는 것일까.

서포트 그룹에 모인 아이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점점 기도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아픔을

느끼면서 자신도 언젠가는 그 명단에 들어가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급속도로 암세포에 잠식당하는 어거스터스는 자신이 지상에서 잊혀지는게 두렵다고 고백한다.

늘 죽음을 곁에 두고 있는 두 사람은 내세에 대해, 혹은 우주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언젠가 바람처럼 사라질 자신들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과연 우주속에서 자신들의 존재는 무엇일까..

'가끔 우주는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곤 하는 것 같아'

꿈도 펴보지 못한 채 스러져가는 아이들에게 우주속 자신의 존재는 어떤 무게를 가졌을지 재어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늘 죽음으로부터 위협당했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죽음을 맞는 어거스터스는 미리 자신의 추도사를 헤이즐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하고 헤이즐은 죽은자를 칭송하는 고리타분한 추도사를 버리고 어거스터스가 얼마나 멍청하고 한심했는지를 까발리는

엉뚱한 추도사를 읽어준다. 억울하게 찾아든 죽음에 대해 어퍼컷을 날리는 듯한 멋진 추도사가 고작 그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너무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맞게되는 아이들과 그의 가족들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의 죽음과 아픔은 과연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

그저 우주속에 티끌조차 되지 못하는 자신들의 존재에 대해 아파하지만 그래도 우주는 우리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한다고 위로한다. 결국 언젠가 모두 우주속 티끌로 사라져야 하는 존재이긴 하지만 불과 십 몇년의 삶을 지탱하고

떠나야 하는 어린 천사들의 투쟁이 눈물겹다.

때로는 아프지만 때론 유머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죽음에 대한 작가의 재능이 빛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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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연인 1 - 제1회 퍼플로맨스 최우수상 수상작
임이슬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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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매니저'로 대한민국이 들썩거릴만큼 '별에서 온 그대'가 인기를 끌었었다. 요즘은 별에서 온 그대들이 대세인가.

133억 광년이라는 가늠도 힘든 거리에 떨어져 있는 커다란 공모양의 트레나은하에서 온 '미르'와 고루하기 그지없는

조선의 선비 휘지의 사랑이야기이다.

트레나 별에서는 성년이 되면 독립적인 여행을 허용한다. 미르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있어 별 인기도 없다는 지구를

선택하고 2608년 8월에 좌표를 맞추었건만 어찌된 일인지 1608년 8월의 조선시대로 떨어지고 말았다.

강원도 양양 설악산 기슭에 떨어진 우주선은 반토막이 나고 모국과 유일하게 연결이 되는 통신기기마저 절단이 났다.

마침 그날 장터에서 만난 무당을 곤경에서 구하고 예언처럼 들려준 '이 세상 사람이 아닌'미르를 만난 휘지는 모함에

빠져 귀양중인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약관의 준수한 외모를 지닌 휘지는 '별에서 온 그대'인 미르와 동거(?)를 시작하지만 아녀자를 억압하던 시대인 조선에 온

말괄량이 미르때문에 좌충우돌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휘지를 하늘 받들듯 모시는 머슴 봉구는 여우같이 나타난 주인을

홀리는 미르가 영 못마땅하다.

결국 서울 본댁으로 미르를 보내기로 결정하고 봉구와 길을 떠난 미르는 도중에 호랑이를 만나고 급히 쫓아온 휘지덕에 목숨을

구하지만 휘지는 큰 상처를 입게된다. 하지만 미르에게는 죽은 세포를 살리고 뼈를 낫게하는 신통한 능력이 있었다.

휘지의 상처를 말끔하게 치료하고 목숨을 구한 미르는 다시 양양에 머물게 되고 휘지의 절친인 도호부사의 자제 수하의 아내

예희와 여동생인 수연과 친밀하게 지내게 된다.

휘지를 오랫동안 연모한 수연이지만 휘지는 마음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휘지는 별에서 온 미르를 사모하게 된다.

 

 

그즈음 마을에서는 알수없는 동물에게 뜯기어 죽은 시체들이 연이어 발견되고 수하와 휘지는 사건을 쫓게된다.

휘지와 미르, 수연의 삼각관계와 마을에 연쇄살인을 쫓는 스릴러까지 더해지면서 소설은 재미를 더한다.

더불어 얼마 전 방영된 전지현과 김수현의 모습까지 겹쳐져 누가 휘지와 미르 역할을 하면 좋을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

천상의 선녀가 된 미르와 선녀의 옷대신 모국 트레나 별과 연결된 통신기기의 부품하나를 숨겨둔 휘지의 사랑은 이루어질 것인가.

 

통속적인 로맨스소설이라고만 하기에는 역사적인 모티브와 인물의 개성이 잘 살아있는 수작이라고 평하고 싶다.

사실 강원도 지방에 외계인이라고 보이는 괴비행체가 출몰되었다는 기록도 있고보면 혹시 정말로 '별에서 온 그대'가 지구에

살아남아 후손이 번성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작가의 감각적인 언어가 눈길을 끈다. 차용한 조선시대의 놀이나 노래역시 쉽게 쓴 소설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다만 '별에서 온 그대' 미르가 생각보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조선시대와 바로 화합하는 설정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나는 이런 로맨스 소설이 좋다. 어느 날 나에게도 '도 매니저'같은 그대가 와줄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비루한 현실을

견디게 해주기 때문에. 물론 '별에서 온 그대'가 펑퍼짐한 아줌마를 보고 놀라 바로 돌아가버리는 헤프닝이 벌어질지도 모르지만.

그러니 상상의 세계가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이런 소설은 무거운 나를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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