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오후세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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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이라면 일단 망설임없이 펼쳐본다. 서점가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이 작품은
그동안의 그의 작품과는 또다른 색감이 느껴진다. 확실히 재간꾼임이 틀림없다.
결코 미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몸매가 육감적이고 어딘가 개구리를 연상시키는 얼굴상을 가진 이토이 미유키라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상고를 진학했지만 눈에 띄는 아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녀의 변신은 전문대학을 들어가고나서 부터였는데 확실히 외모부터 풍기는 자태까지 달라졌다고 주위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가난한 집안의 장녀로 공부도 재능도 별볼일 없었던 그녀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색기를 알아보고 달려드는 부나방같은 사내들 덕분이었다.



자신이 가진 유일한 무기인 색기를 이용하여 부나방들을 하나 둘씩 살해하지만 명백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다만 그녀가 살고 있는 소도시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이 남달라 그녀에 관한 소문으로 행적을 쫓는 것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뿐.
자동차대리점의 사장도 토건회사의 사장도 수중에서 잠든채 익사하고 만다.
누군가는 그녀가 약을 타서 먹인 후 익사시켰다고 확신하지만 남편이 정부와 놀아나다 우스운 꼴로 죽었다는 걸 알리기 싫어 입을 닫는다.
작품이 끝날 때까지 그녀는 자신의 범행을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그녀의 주변사람들의 소문에 의해 범죄일 것이란 짐작만 들뿐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속담 '아닌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말이
맞긴 한가보다. 소문의 한가운데에서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그녀의 활약이 그다지 밉지 않다.
어차피 착실한 인간들이라면 그녀곁에서 그렇게 죽어 넘어가지는 않았을테니 말이다.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다'라는 말이 딱인 작품이다.
지금쯤이면 꼬리가 밟히겠구나 싶어 자꾸 책장을 넘기다보니 마지막장이 보인다. 도대체 그녀의 팜므파탈에 종지부가 찍힐 것인지
누구라도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암튼 늘 새로운 색감으로 다가오는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으로 잠시 더위를 잊는다.
'소문은 소문일 뿐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소문에는 소문이 생긴 원인이 끼어있는 법, 살펴보면 의외의 실마리가 있다.
혹시 주변에 이상한 소문이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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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간들 - 제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지월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 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일단 작품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수상작들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음으로 나는 안심하고 책을 연다.
책을 덮는 순간 느꼈던 것은 박범신작가의 추천사처럼 '물샐틈 없는 꼼꼼한 바느질 솜씨'가 연상되었다.
가끔은 삐뚤빼뚤 할법도 하건만 한 땀 한 땀 간격도 정확하고 심지어 아름답기까지한 바느질이 떠올랐다.
기계로 일목요연하게 박음질된 그런 바느질에서 느끼지 못하는 인간의 냄새가 쏙쏙 박힌 그런 배열들말이다.



제목처럼 작가는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을 겪으며 느꼈던 상실의 아픔들을 얘기하고 있다.
인간이 어디에서 오는 것이든 대충 그 출현은 짐작할 수 있지만 가는 것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물론 시한부 삶이라면 대략 짐작이야 하겠지만. 어느 날 자다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상황이라면 너무도 기가막혀 아주 한참동안 그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역시 막내동생의 죽음이 그러했으니까.
아무 예고도 없이 닥친 죽음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어떻게 확정지어야 할 것인지 심리적인 공황에 빠지게 된다.
교회 권사였던 엄마와 아버지, 그리고 결혼후 호주로 이민간 언니는 카톨릭신자가 되었고 자신은 불교도인 버라이어티한 가족의 종교관에맞춰 어떤 예법으로 장례식을 치러야하는지에 대한 혼란과 예부터 전해져 오는 우리 장례식의 의미까지 하나의 죽음에는 엄청난 시간과 역사와 의식과 의미까지 더해져 결코 간단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엄마가 살아온 시간들과 군인으로 평생직업을 마무리하고 여전히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누리고 싶어하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병마까지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하는 숙제가 남은 자식들의 이야기는 남의 일로만 여길 수 없는 펙트가 느껴진다.
누구나 부모는 있으니까 언젠가 분명히 우리에게도 다가오거나 이미 겪었을 일들이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망자를 보내야하는 과정을 그래도 작가는 꽤 이성적인 시각으로 지켜보았던 것같다.
고집불통에 타협하기 힘든 아버지를 달래고 윽박질러 엄마가 없는 삶을 받아들이게 하는 과정도 참 지난하다.
부모의 기대와 사랑을 듬뿍 받았던 언니와 이쁜 막내자리를 꿰찬 두 자매와는 달리 자기밥 찾아먹기 바빴던 둘째 딸이었기 때문에 더 단단해졌는지도 모른다. 주변에 둘째들은 대개 이런 성품을 지닌 것을 보면.



자칫 방관자나 단단한 이성자처럼 보일지도 모를 위치에서 때로는 아플만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제 몫 이상 역할을 잘 해냈다.
그러면서 담담히 자신이 지나온 시간들과 부모님과의 시간들. 아버지에게 다가오고 있는 죽음에 대한 생각들이 마치 내일처럼 다가온다.
중학교 시절 담임선생에게 당했던 치욕스런 일들을 보면서 문득 나에게도 그런 치졸한 선생이 있었음이 떠올랐다.
지금은 교단을 떠나 어디선가 늙어가고 있을지 아님 벌써 세상을 떠났을지 모르지만 늙어가는 있는 뇌에서도 절대 늙어지지 않는 기억을
가지게 된 아픔을 놈들은 절대 알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혹시 그가 자신의 실수와 비인간적인 태도를 지적했던 제자의 글을 보게 된다면 어떤 얼굴을 할까.
그나마 여고시절 길에서 만난 선생앞에서 침을 뱉고 돌아섰다는 장면에서 조금 위안이 된다. 바보같은 놈.
그런 놈들이 여전히 세월이 흘러도 어디선가 교단에 서있을 것이란 사실이 분노스럽다.

작가는 너무도 평범한 삶을 살다간 엄마역시 언젠가 모두에게서 잊혀지겠지만 그 죽음에는 수많은 시간과 역사와 사랑과 아픔들이 내재해
있음을 되살렸다. 그래서 평범치 않은 죽음으로 승화시킨 노력이 참 이쁘다.
막힘없이 써내려간 것처럼 편하게 다가왔던 이 글이 1년 넘게 5천장이 넘는 글이었다는 것을 알게되니 갑자기 책이 묵직해지는 느낌이다.
하긴 65년의 삶과 70이 훨씬 넘은 시간과 40년이 훌쩍 넘는 시간들이 교차된 무게가 결코 가벼울 수 없다.
늘 으르렁 대는 것 같으면서도 아버지의 마지막이 인간답기를 바라는 딸자식의 기원이 느껴져 그것도 이쁘다.
이 글이 쓰여질 수 있게 된 것은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이었지만 어쩌면 엄마의 마지막 선물같은 작품으로 탄생되었으니 천당에서 엄마는
행복하겠다. 늘 뜨뜨미지근했던 아버지의 사랑이 이 수상으로 뜨거워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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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맥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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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푸른하늘 맥주'라고 하면 '아사히 맥주'나 '칭다오 맥주'처럼 혹시 맥주 브랜드 이름이 아닐까 잠시 멈칫해본다.
일본의 유명작가이며 내가 늘 감동을 따따블로 받는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이라니 우선 믿음 한 보따리 깔고
보는 이 작품, 정말 유쾌하고 행복하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무지개곶의 찻집'이나 '쓰가루 백년식당','여섯잔의 칵테일'같은 주옥같은 작품을 쓴 작가로만
기억했다면 '푸른하늘 맥주'는 모리사와 아키오 그 자체를 보여주는 자전 에세이이다.
흠...책을 읽는 내내 맥주가 무척 땡겼다.
하긴 일본 사람들 밥상에서도 식당에서도 무조건 맥주가 먼저일만큼 맥주를 독일사람들 다음으로 좋아하긴 한다.
하지만 모리사와가 이렇게까지 맥주를, 술을 좋아하는 줄은 몰랐다.
그런 점에서 나는 그가 더욱 좋아진다. 나도 애주가이니까.



와세다대학 출신이라면 일단 머리가 좋다고 인정한다. 물론 글도 잘쓰는 그이지만 10대 20대의 모습은 어땠을까.
묻지 않아도 좔좔 그의 행적이 낱낱이 드러난다. 방탕하다기 보다는 자유로왔던 그의 영혼이 그대로 느껴진다.
때로는 오토바이로 때로는 차로 일본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겪었던 그의 여행이 어찌나 유쾌하고 상쾌하고 가끔은 당혹스러워
터져나오는 웃음을 주체하기 힘들다.
그동안 가슴 따뜻한 사랑을 주제로 글을 썼던 그의 감성은 마치 조용한 시인같은 느낌이었는데..이건 뭐지?
특히 그와 같이한 동행인들의 개성은 정말 남다르다.
검은 피부에 레스링선수같은 울퉁불퉁한 몸매의 소유자 아폴로가 대기업 비지니스 전사가 되었다니 믿을 수 없다.
오토바이 폭주족이나 격투기 선수, 혹은 헬스클럽관장쯤이면 모를까.

맥주짱, 익살짱, 여행짱...정말 그의 젊은 영혼은 이렇게 정의할 수 밖에 없다.
어찌되었건 침낭을 꾸리고 아이스박스에 맥주를 꽉꽉 채우고 여행을 다닐만큼은 돈이 있었던 모양이다.
특히 자주 등장하는 강과 바다가 인상적이다. 아니 맥주가 인상적이다. 제목에 왜 맥주가 들어갔는지 충분히 이해할 만큼.



한적한 시골 공터에서 잠을 자다가 트럭에 치일뻔했던 순간은 아찔하면서도 웃음이 멈출 수가 없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트럭을 피해 미처 침낭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자벌레처럼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는 모습이 연상되었으니까.
겨우 피하고 다시 잠든 잠자리에서 이제는 논둑에 잡초태우기 때문에 다시 타죽을 위기를 맞다니.
그래도 다행이다. 그 때 사고를 당했다면 그의 주옥같은 작품은 결코 만나지 못했을테니까.



'수중출산'이라면 요즘 유행하는 자연분만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겠지만...산기를 느낀 작가의 동행 친구가 엄청난 쾌감을 느낀 것은 '수중방분'이었음을 알게된다...이런...더럽지만 나도 시도해보고 싶은 건 왜일까.

전국 방방곳곳을 유랑하면서 때로는 위험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마주친 사건들을 보니 그의 자유분망함과 다소 엉뚱한 구석을 만난 것 같아
행복하다. 야생에서 생활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만큼 물고기며 야생식물에 해박한 그의 실력도 놀랍다.
물고기를 잡아 회를 뜨고 튀김을 해서 들이켰던 그 수많은 맥주를 생각하면 아마도 '맥주의 강'이 탄생했을법도 한데.
이제는 어언 마흔 중반에 들어선 그의 나이가 무색해진다.
그의 찬란했던 젊음이 어딘가 묶이지 않고 내닫던 청춘이 부럽다.
술에 취해 기타렐레를 튕기며 노래를 고래고래 불렀던 모습이며 노천탕을 황당하게 오가는 모습, 그리고 씩씩하게 바다에 빠진 소년을 구하던 모습까지 정말 생생한 그의 젊음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오토바이 마니아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아마 젊은시절부터의 취미가 아닌가 싶다.
아주 오랫동안 그가 우리에게 행복을 전파해주길 간절히 바라면서 이제 슬슬 둔해지는 몸으로 떠나는 여행기는 또 어떤 모습일지 다음 여행기가 궁금해진다. 맥주는 내가 살테니 나좀 같이 데려가 주면 안될까요? 모리사와씨!
지금 휴가를 떠나려고 하는 분들 이 책 강추합니다. 물론 마음이 꿀꿀한 분들이라면 더욱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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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펫 7 - 의리파 기니피그의 출동 좀비펫 시리즈 7
샘 헤이 지음, 사이먼 쿠퍼 그림, 김명신 옮김 / 샘터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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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이 된 조 에드먼즈는 애완동물을 매우 좋아합니다. 하지만 엄마의 알레르기 때문에 집에서는 동물을 기를 수가 없어요.

그러던 어느 날, 조는 찰리 삼촌에게서 딱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고대 이집트의 부적을 선물받는데...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조가 바라던 애완동물은 나타나지 않고, 이상한 좀비펫들이 나타납니다.

졸지에 보호자가 된 조는 좀비펫이 편안히 저승으로 갈 수 있도록 고민을 해결해 주어야만 하는데요.

 

 

 

방학이 시작되는 일요일 오후 조와 토비와 부모님은 크로퍼드 씨 댁을 방문합니다.

이 집에는 번개돌이, 바람돌이, 날쌘돌이라고 ​부르는 세 마리의 기니피크를 기르는데요 복도 한쪽 끝에 장애물을 늘어놓고 

기니피그 경주를 벌이면 너무나 재미있다네요.

셋 중에 제일 몸집이 큰 바람돌이가 늘 이긴답니다. 마침 화요일은 조지의 생일이라 몬스터 파티를 열 예정이라는데 조와 토비가

초대됩니다. 하지만 조는 다섯 살짜리 애의 생일파티는 별로라 내키지 않습니다.

 

 

집에 돌아온 조는 자동차경주 비디오 게임을 하다가 깜짝 놀라고 맙니다. 탁자 밑에서 바람돌이가 나타났거든요.

몇 시간 전에 봤던 매끈한 털 뭉치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말이에요. 털은 젖어 있고 입을 벌릴 때마다 조그만 비눗방울이 터져

나왔어요. 안타깝게도 바람돌이는 죽어서 좀비펫이 되고 말았던거에요.

부엌에 있던 뱀을 피해 도망치다가 세탁기로 들어갔는데 엄마가 그만 옷속에 숨은 바람돌이까지 넣고 세탁기를 작동시켰다지 뭐에요.

바람돌이는 남은 친구들이 위험에 빠질까봐 저승에 가지 못하고 조를 찾아온 것이랍니다. 

"녀석이 내 친구들을 잡아먹지 못하도록 네가 막아줘야 해, 조!"

 

 

 

 

 세상에 집에 뱀이 있다니 믿어지나요? 아직 큰 소동이 안 난걸 보면 아무도 뱀을 보지 못했다는 건데요. 뱀은 도대체 어디 숨어있는걸까요?  사람들은 집안에 뱀이 있다는 소리를 믿어줄까 모르겠어요.

 

 

알고보니 크로퍼드씨 옆집에 사는 스파이커네 집에서 뱀이 탈출을 한거에요. 스파이커의 형이 버려진 동물을 돌봐주는 일을 하는데요.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뱀을 돌보아주던 스파이커가 그만 실수로 뱀이 탈출을 했다니 이제 스파이커는 죽음입니다.

하지만 친구들을 걱정해서 조를 찾아온 바람돌이와 조가 스파이커와 함께 뱀을 찾기로 합니다.

 

 

 

과연 뱀을 찾아 위험에 빠진 바람돌이의 친구들을 구할 수 있을까요?

번번히 찾아오는 좀비펫 때문에 골치아픈 조이지만 볼링장에서 형편없는 볼링실력으로 놀림을 당하던 조를 바람돌이의 활약으로 연이어 스트라이크를 치게 해주었으니 모른 척 할 수는 없죠. 의리가 있지 의리!

 

 

뱀을 돌봐주던 스파이커의 집에는 여러 애완동물들이 있습니다. 코모도왕도마뱀이나 동무 다아아몬드등 방울뱀, 멋진 타라툴라까지..

학교를 통틀어 제일 싫어하는 스파이커와 함께 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덕분에 스파이커와 친해질 수 있어 다행입니다.

사실 스파이커는 친구가 없어 외로웠나봅니다. 괜히 친구들에게 시비를 걸고 관심을 끌려고 했던걸 보면요.

사실을 알면 야단을 칠 부모들 몰래 뱀을 찾아야 하는 조와 스파이커, 그리고 바람돌이의 탐정놀이가 무척이나 재미있습니다.

조가 이번에도 미션을 완성하고 바람돌이를 편하게 저승으로 보낼 수 있는지 꼭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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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 하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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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유부녀의 비밀일기'라는 부제가 붙은 좀 놀아본 언니들의 고백서이다.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비밀을 밝혔지만 아주 많은 부분이 논픽션이라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청담동 근처에 가면 영동대교 못미쳐 휘황찬란한 호텔과 나이트클럽을 눈길을 끈다. 아주 오래전 신사동이나

역삼동의 잘 나가는 나이트클럽이 청담동쪽에 자리를 잡으면서 실제 '줄리아나'란 나이트클럽이 옆에 '보스'와

함께 트렌디한 나이트클럽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모양이다.

92학번 이대생 5명이 줄리아나에 죽순이로 활동(?)하면서 뜨거운 청춘을 불태웠던 시간들을 보내고 17여 년이 흘러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가기까지의 각기 다른 색깔의 삶이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줄리아나 오자매의 자전적 소설로 공모전에 출품하여 당선되었던 지연과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변호사가 된 정아, 영문과를 졸업하고 가정주부로 정착한 세화, 광고회사의 에디터로 자리잡은 은영, 그리고 이름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되는 황진희.

이렇게 자신의 삶을 포함한 다섯 여자의 삶을 소설속에 다시 등장시키는 기법으로 살려낸 그녀들의 과거는 우리들이

지나온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촌 네거리에 자리한 '가을비 우산속'이라는 디스코텍을 드나들던 처녀들은 앞선 오자매들처럼 각자 자신의 삶을 살고

있고 그녀들 못지 않은 총천연색 사랑을 품기도 하고 보내기도 하면서 그렇게 늙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사랑이라고 믿었던 몇 번의 사랑이 지나가고 이만하면 괜찮다 싶은 남자를 골라 엄마의 말처럼 남편 밥 얻어먹고 사는게

제일 좋은 팔자라고 믿고 살아왔던 지연은 아주 오래전 공모전에 당선되어 선보인 자신의 소설 '줄리아나 1997'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 초대되고 프로그램 폐지에 따른 뒤풀이에서 자신의 운명을 뒤흔드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잘 나가는 잡지 '트렌디'의 편집장인 진수현은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치료차 떠난 일본에서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자라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거대출판그룹의 사위가 된 남자이다.

멋지고 매력있는 수현에게 끌린 지현은 다섯 자매중 유일하게 노처녀인 은영은 소개해주려고 나갔던 자리에서 열정적인

키스를 하게 된다. 그 키스가 수현과 지현을 폭풍속으로 이끈 기폭제가 된 것일까.

아니 책을 덮고 보니 이미 오래전 그 들은 이미 폭풍속에 들어와 있는 셈이었다. 다만 자신들만 모르고 있었을 뿐.

 

 

 

 

 

 

그녀의 유일한 작품인 '줄리아나 1997'에 담긴 글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랑과 태풍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유없이 생긴다. 막기 어렵다. 경로를 예측하기 힘들다. 모든 걸 휩쓸어버린다....'

하긴 그러니까 사랑이지. 제 아무리 거세도 결국 소멸한다....겨우 유통기한이 3년이라던가.

그래도 '하나가 지나가면 또 하나가 온다.'하는 말에 희망을 느껴야하나...아님 상처가 생길까봐 외면해야하나.

 

 

명망있는 법조계에 몸담은 아버지밑에서 태어난 정아는 연기자의 꿈을 접고 사시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지만 서울대

법대 출신의 남편과는 섹스리스의 고통을 견디며 살고 있다. 사시에 합격하지 못한 남편의 열등감은 부부사이에 큰 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엄청난 미인이기도 한 그녀에게 대쉬하는 남자들은 너무도 많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결혼생활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 이혼도 다른 남자와의 연애도 하지 않는다.

 

 

대학시절 자신의 삶에 철저히 가두려한 남자와 4년내내 연애를 했던 세화는 선을 보고 딱 3번 만난 남자와 전격적으로 결혼을 감행한다.

돈만 많은 집안에 장남인 남편은 여자문제로 바람 잘 날이 없다. 하지만 세화는 아들 둘을 낳고 시부모에게 사랑받는 철저한 며느리로

살아간다. 그녀에게 남편은 아이들의 아버지일 뿐, 결혼이란 건 사랑없이도 얼마든지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다. 비록 외롭지만.

 

 

'천하의 황진희'라고 이름 붙은 진희는 가난하고 비루한 어린시절이 싫어 성적인 매력이 넘치는자신을 추앙하는 남자들에게 쉽게

몸을 내어주는 여자였다. 오로지 그 때만 자신이 가치있는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걸레로 소문나기도 했지만 자신의 곁을 지켜준 웨이터 '조용필'을 마음에 받아들여 정착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타고난 끼는 어쩌지 못하고

두 어번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시크한 자신의 삶을 크게 흔든 남자를 만나 사랑을 꿈꿨지만 결국 헤어지고 술집을 경영한다.

이대나온 여자는 술집내면 안된다는 법은 없지만 가장 굴곡 많은 삶을 사는 인물이다.

꽃이 너무 예쁘면 벌과 나비가 끊이지 않는 법. 그녀의 끼를 잠재우고 평범한 삶으로 이끌어 줄 남자는 정녕 없는 것일까.

 

 

세상에..천연기념물이라고 칭하는 숫처녀로 마흔을 넘긴 은영은 좀 놀아본 친구들에게 뒤처지지 싫어 남자 경험이 많은 것처럼 떠벌리곤

했다. 하지만 드디어 진짜 자신의 남자를 만나 일을 치르지만 요염한 진희에게 눈길을 주는 남자 민석을 어떻게 주저앉혀 자신의 남자로

만들지 고민중이다.

 

 

 

'언제 만날지 모를 사람을 그리워하면 슬퍼진다....' -분문중에서-

보고 싶은데 보지 못하는 마음이 들어 괴로웠던 기억들이 내게도 많았던 것같다.

 

참으로 통속하다. 어려서 읽었던 연애소설보다 더 화끈하고 읽다 보면 진짜 온몸이 뜨거워진다.부끄 부끄..

마흔에는 연애 못하냐고? 섹스를 못하냐고? 외치는 지연은 양반이다. 쉰을 넘어도 여자는 여자고 사랑은 사랑이다. 암.

대한민국은 불륜이 넘치고 내가 하면 다 로맨스인 그런 시대가 되었다.

내가 지현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다시 찾아온 사랑을 택할텐데...그게 참 쉬운일은 아니지.

유통기한 넉넉한 사랑은 없을까?

 

 

읽는 내내 마이클 잭슨의 팝송이 흘러나왔던 디스코텍(그 때는 나이트클럽이라기 보다 이렇게 불렀다)에서 열심히 몸을 흔들던 나와

친구들이 떠올랐고 다시 올 것 같지 않았던 사랑과 이별들이 떠올랐다.

누군가는 이런 불륜소설이..하며 탄식할 지 모르지만 실제 뒤늦게 시작된 사랑에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봤고 이별혹은 이혼이라는 

결단을 한 경우도 봤기에 절대 남의 일이라고 소설이라고 웃어 넘길 수 없었다.

분명 이 소설속의 이야기들은 절대 허구가 아님을 나는 200% 믿는다. 소설이 아니고 일기라는 것을.

인생은 이렇다. 남의 사랑은 자로 재고 무게를 달 수 도 있지만 내게 온 사랑은 절대적인 그 무엇이다.

그래도..시들어가는 인생에 이런 사랑쯤 한 번 다시 찾아와주기를 바란다면....너무 응큼한 생각일까.

그렇다면 소설 속에 들어가 지연이가 되어 대리만족이라도 하는 수 밖에. 수현이 품에 안겨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문득 곁에서 늙어가고 있는 남자가 안타깝다. 그 남자도 한 때 내겐 뜨거운 남자였는데 말이다. 동지애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많은

부부들이여 당신의 인생에 있는 '줄리아나'을 깨울지어다. 몸이 좀 푸짐해졌어도 허리가 잘 안돌아가도 마음 속 추억은 늘 푸릇하다면

말이다. 지금은 사라진 디스코텍 '가을비 우산속'에서 젊음을 태우던 청춘들은 어디서 어떻게 늙어가고 있는지 궁금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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