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 - 암을 치유하며 써내려간 용기와 희망의 선언
이브 엔슬러 지음, 정소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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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이란 주제를 아니, 여성의 성기를 빗대어 세상에 도전장을 냈던 이브 엔슬러의 자전적 에세이이다.

그녀의 이름은 낯설어도 '버자이너 모놀로그'란 연극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그녀가 왜 여성과 여자아이에 대한 폭력을 없애기 위해 '브이데이'라는 운동을 창설하고 전사로 변했는지는 그녀의 어린시절의 이야기속에서 유추할 수 있다.

아버지로부터의 성폭력이라니...오프라 윈프리도 자신의 사촌오빠로 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했었다.

왜 남자들은 여성들에게 이런 무자비한 죄를 저지르는 것일까. 그것도 피를 나눈 혈연끼리 말이다.

가장이면서 가정을 장악했던 아버지는 그녀를 사랑했었고 그녀를 범했으며 나중에 그녀를 죽이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런 상처 때문이었을까. 그녀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는 방탕 그 자체였다.



알콜과 마약 거기에 섹스중독에 이르기까지 그 어린 영혼에게 깃든 죄악의 근원은 무엇이었을까.

자신의 상처를 그렇게라도 잊고 싶었던 몸부림이었다고 이해하고 싶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여성운동가가 되고 작가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사랑이 깊고 정의로우며 용기가 있는 인물인지를 알게된다.

아직은 젊은 오십대 중반에 찾아온 자궁암은 전사였던 그녀를 무릎꿇게 만든다.  언젠가 분명 찾아올 죽음이었지만 자신의 죽음은 이런 방식이 아닐 것이라고 믿었단다. 하긴 그녀는 암에 무력하게 무릎을 꿇을 만큼 허약한 상대가 아니었다.



자궁을 들어내고 결장과 직장마저 잘라내는 수술을 받고 배설물을 받아내는 주머니를 차야하는 비참한 시간들을 보내면서 그녀는 왜 자신에게 이런 비극이 생겼는지를 끊임없이 돌아본다.

'내 피속에 있었을까?', '잘 울지 않아서였을까?', '난잡한 성관계 때문이었을까?'

물론 유전적인 요인과 그녀가 살아온 환경이 암의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누구나 이런 비극앞에서는 원인을 따지고 싶어질 것이다. 


 



그녀는 유일하게 감동받았던 종교의 신에게 기도한다. '무엇보다, 두려움을 가져가 주세요.'라고.

몸이 느끼는 통증도 두려웠겠지만 이렇게 죽어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도 두려웠을 것이다.



사실 그녀는 감정을 억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욕구에 너무 솔직했고 에너지는 넘쳤으며 더구나 암에 걸릴 사람은 절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진 자신의 몸에서 만큼은 도도한 여자였다. 그런 그녀에게 여성성을 상징하는 모든 것을 잘라내고 똥주머니를 차야하는 처지라니...누구라도 이런 상황을 예상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7개월의 치료기간동안 그녀는 그녀에게 속했던 사람들과의 추억을 떠올리고 화해하고 떠나보내고 그리고 받아들인다.

어린 딸을 방관했던 엄마를 용서하고 그녀의 죽음을 평화롭게 받아들인다. 어쩌면 자신도 그 길을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기고. 심지어 죽음에 익숙해지려고 애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죽음은 그녀의 것이 아니라는 확신이 그녀를 구했는지도 모르겠다.


흔히 불행에 빠졌을 때 자신이 살아온 가치를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녀가 병상에 누워 절망하고 있었을 때 그녀의 삶에 들어왔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병상을 지킨다.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자신의 삶이 행복했음을 충분히 느껴야한다.

15년을 함께 살았던 남편은 두 줄짜리 이메일을 보냈고, 13년을 함께 살았던 남자는 카드 한장을 보냈고, 그 만큼의 기간 동안 사귀었던 다른 애인은 아예 연락도 없었다니..사랑에 대한 실패, 힘이 되는 기억도 없고 절망이 훨훨 타올랐다는 그녀의 탄식이 가슴아프다. 하지만 그깟 남자들 쯤이야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면 그만이다.

절망의 끝에서 다시 세상에 나온 그녀가 반갑다. 역시 죽음도 그녀의 투지앞에서는 무릎을 꿇었던 것 같다. 물론 언젠가는 그녀를 데려가겠지만 그녀가 원하는 우아한 방법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녀에게 어울리니까.


죽음과 조우한 고통의 시간조차도 거침없이 넘어서는 그녀가 오랫동안 그늘속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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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행복 플러스 - 행복 지수를 높이는 시크릿
댄 해리스 지음, 정경호 옮김 / 이지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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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불안과 공포가 숨어있는 모양이다.

미국의 ABC NEWS의 간판 프로그램인 <나이트라인>과 <굿모닝 아메리카>의 공동 앵커이며 아프가니스탄, 이라크,팔레스타인등지에서 중군기자로 활약한 댄 해리스에게도 성공에 대한 집착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한다.

 


 

하긴 누구나 평탄한 길만을 갈 수는 없다. 하지만 누가봐도 그의 길은 순탄스러워보였고 그의 기우는 어리석어 보였다.

물론 성공한 방송인이 되기까지 그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지방의 조그만 방송국에서 처음 방송일을 시작한 그가 미국의 메인 방송국으로 진출하기까지 그는 잡다한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시간을 모두 쏟아부을 정도로 방송일에 매달리는 노력형 인간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이 성공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 분명 그는 운도 따랐던 것같다. 그렇게 노력과 운을 겸비한 성공한 방송인이었지만 끈임없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언젠가는 방송가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른 두려움이 따라다녔다고 한다.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내 머릿속 또 하나의 나'때문에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댄처럼 이런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지 않을까. 남보다 우월하기 위하여 한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강박에 휩싸여 살아가는 모습은 요즘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과연 많은 연봉이,저택과 별장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있을까.

 


 

한 때 그는 열망하던 '주말 방송 앵커만 차지하면 영원히 만족하며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나자 만족감은 잠시 뿐, 이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되었다.'-본문중에서 이런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다. 여기까지면 되겠지..하지만 또 다른 욕망이 부풀어 오르고 그 곳을 차지하기 위해 달려야 하는 것. 그 것이 바로 인간의 숙명이 아닐까.

 

 

결국 그는 불안을 잠재우고 순간의 쾌락을 위해 마약을 하게되고 중독에까지 이르게 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고 취재차 만난 종교인들을 통해 내면의 물음에 답을 얻기 위해 집중한다.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종교인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질문을 던졌지만 그의 질문에 명쾌한 답을 얻기는 쉽지 않았다.

그가 자신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답을 찾아다녔던 것은 그의 영혼이 결국은 선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런 그가 어렵게 만난 '명상'이 그의 갈증을 달래준다. 명상피정을 단행할때만 해도 그는 명상에 대해 전혀 긍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았었다. 하지만 거의 잃을 것이 없을 것이란 위안으로..아내와 며칠 동안 떨어져 있는다는 것이 큰 위협이긴 했지만 그는 뭔가 해답이 필요했었다.

결국 그는 그 피정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게된다. 그의 명상일지를 보면 초기에 얼마나 따분하고 초조했었는지 명상에 대한 그의 기대가 허물어질 것같은 예감에 읽는 내가 다 초조할 지경이었다.

 

댄 이외에도 인간이 가진 본성을 찾아가기 위해 명상을 선택하고 만족한 결과를 얻은 사람들은 많다.

그리고 그 명상의 끝에는 불교의 심오한 철학이 맞닿아 있다. 특히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명상은 참으로 좋은 해답이 될 것같다.

'의도적인 휴식을 가질 것.' 잠깐씩이라도 업무에 관한 생각을 내려놓고 그 시간에 마음 다스리기 수련을 하라는 얘기에 크게 공감이 되었다. 컴퓨터 화면이 뜨기를 기다리는 동안 초조해하지 말고 호흡에 집중하고 운전을 할 때는 라디오뉴스를 끄고 잠시라도 휴식을 가진다면 따로 명상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질 것이다. 말하자면 생활명상인 셈이다.

자신만을 바라보던 댄은 이제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 비로소 댄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극적인 효과를 위해 팰리스 힐튼을 몰아부친 것을 후회하는 등..명상이 추구하는 이타적인 방식과 치열한 기자정신의 상충이 그를 다시 괴롭히기 시작한다.

부처의 가르침을 어떻게 해석하느냐하는 딜레마에 빠졌던 댄은 진정한 명상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종교에 회의적이었고 끊임없이 불안에 시달렸던 댄의 삶을 바꾼 명상의 힘은 무엇일까.

명상에 빠진 한 남자의 고백서라고 하기에는 이 책의 무게감이 대단하다. 미래에 관한 불안감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어둠속에 빠지기도 했던 과거까지 솔직히 드러냄으로써 그는 명상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스스로 증명해보이고 있다.

그가 느꼈던 불안은 사실 우리모두에게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절망이 그대로 전해진다.

어떤 종교도 설득되지 못했던 그의 차가운 지성이 선택한 명성이 엄청난 에너지로 다가온다.

결국 행복지수를 높이는 시크릿은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법 즉 명상(생각 수련법)이라니..생각이 많아진다.

사실 어려운 방법도 아니고 특별한 공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매 순간 잠깐씩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니..정말 꼭 해보고 싶은 힐링법이다. 10%, 아니 단 1%라도 더 행복해지고 싶은 내가 댄이 선택한 그 길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

댄이 권한 'The Way of Worrier'의 열가지 수칙을 주목해본다. 댄이 쟁취한 해답을 나도 꼭 찾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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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2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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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단어속에 숨겨진 어마어마한 의미와 역사와 사건을 무게로 잰다면 어느 저울로도 잴 수 없을만큼 무거울 것입니다. 인류가 가장 많은 주제로 다루었고 다루고 있고 다룰 것이며 그로인해 겪었던 전쟁과 문화적 유산과 업적등을 어찌 다 말로 가늠할 수 있을까요.

너무도 짧게 살다 하느님의 품으로 떠나버린 장영희교수의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란 제목을

보니 왈칵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정말 그녀의 말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너무도 짧았기에..



영문학자인 그녀가 만난 수많은 영문학작품들은 사랑을 빼고는 아무것도 아닐만큼 온통 사랑이 주제입니다.



영미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피츠 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 미국의 혼돈을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가난때문에 놓쳤던 사랑을 다시 부(富)로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옛여인을 찾아온 개츠비가 결국 억울한 죽임을 당하고 자신을 그토록 원했던 남자를 살인자로 만들어 놓고 개츠비의 연인은 유유히 남편을 따라 여행을 떠나고 마는 마지막 장면에 많은 독자들이 절망했었습니다. 왜 이토록 가슴아픈 작품에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을까요.

가난때문에 사랑을 놓쳤어도, 다시 실패할지도 모를 두려움을 이기고 기어이 자신의 사랑을 찾아 죽음도 불사했던 개츠비의 사랑이 바로 '위대함'그 자체가 아닐까..하고 그녀는 말합니다.



평생 200여명의 여인과 사랑을 나눈 것으로 유명했던 바이런은 그의 말대로라면 '옷을 입고 벗는 사이'에 계속 시를 써서 수많은 단시를 남겼다고 합니다. 그의 여성 편력은 스캔들이 아니고 창작이 근원이 된 셈입니다.




'소위 객관적인 잣대로 잴 때 '이상한'사랑도 사랑을 하는 당사자가 아니면 그 누구도, 설령 부모라 할지라도 감히 그 사랑의 가치를 함부로 말할 수 없습니다. 신 이외에는 그 누구도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을 감히 판단할 수 없고, 그래서 아무도 다른 이들의 사랑을 판관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분문중에서


위대한 시인 예이츠도 평생 이루지 못할 사랑때문에 가슴아파했고 결국 그 고통을 시로 승화시켰습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워즈워스가 '우리 최고 시인 가운데 하나'라고 극찬했던 퍼시 비쉬 셸리 역시 어려서 만난 아내를 버리고 연인과 사랑의 도피를 합니다. 결국 아내의 자살로 그는 평생 살인자라는 불명예라는 꼬리표를 부치게 되지만 그의 사랑은 후회가 없었다고 합니다. 남들에게는 불륜이었지만 그에게는 사랑이었던거죠.



그녀가 만났던 수많은 사랑이야기를 들으면서 정작 넘치는 사랑을 다 나눠주지 못하고 너무도 일찍 떠나버린 그녀를 떠올립니다.

'이제 내 삶도 중간을 넘어 내리막길을 가고 있지만 아직도 나는 눈물의 열정으로 대지를 사랑하지 못하고 내 마음의 싸움터에는 치열한 싸움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내게 남음 시간은 얼마일까요? 앞으로 나는 몇 번이나 더 이 아름다운 저녁놀을 볼 수 있을까요?' -본문중에서

아, 그녀가 이야기했던 수많은 사랑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너무도 일찍 세상을 떠났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마지막을 예고한 듯한 작품도 있었죠. 이 글을 쓰는 그 순간 그녀도 알았을까요?

자신이 너무도 일찍 우리와 이별하리라는 것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랑 없는 '지옥'에서 속절없이 헤매기에는 내게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입니다.'

아, 정말 그녀가 그립습니다. 그렇게 우리곁을 너무 일찍 떠난 그녀의 외침이기에 더 가슴 절절히 와 닿는 말입니다.

사랑없는 세상은 바로 지옥이라는 그 말,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너무 짧다는 그 말.


꼭 남녀간의 사랑만을 말한 것은 아닐겁니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후회없이 맘껏 사랑해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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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 - 옛이야기 속 집 떠난 소년들이 말하는 나 자신으로 살기 아우름 3
신동흔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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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은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어도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 무릎곁에 앉거나 누워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하던 그 이야기를 듣고는 상상의 나래속에 흠뻑 빠져들어 결말이 어떻게 날까 조바심치곤 했었다. 물론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이야기들은 모두 해피엔딩이었다.

나쁜 사람들은 벌을 받고 착한 사람들은 복을 받고 잘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착하게 살아야겠다 다짐도 했었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이야기이든 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이든 옛날이야기의 구성은 대략 권선징악의 구조를 갖고 있다.

구비 문학가인 저자의 옛이야기는 샘터 잡지를 통해 읽고 있었다.

구비 문학은 활자로 나온 책보다 훨씬 생생하고 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옛이야기에 등장한 주인공들의 당당한 떠남을 주제로 삼고 있다.


 

 


그림형제의 민담집에 실린 '백설공주'는 계모의 사주로 사냥꾼에 의해 숲으로 보내진다. 죽임을 당하기전 공주의 애원에 마음이 약해진 사냥꾼은 공주를 살려주게 되고 공주는 숲속을 헤매다 난쟁이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들어간다.

물론 이 이야기는 모두가 알고 있다. 작가는 죽임을 당할 위기에 빠진 공주가 만약 숲속에서 울고만 있었더라면 행복한 결말에 도달하지 못했을것이라고 말한다. 사냥꾼의 위협에서 벗어난 공주가 숲을 헤매이는 행동은 새로운 희망에 대한 간절함이었단다. 공주의 적극적인 행동은 난쟁이들을 만나 안정을 찾고 결국 계모를 물리치고 행복을 쟁취하는 원동력 이라는 것이다. 동양의 바리데기공주역시 부모를 살리기위해 서천서역으로 생명수를 찾아 떠나는 장면역시 자신에게 닥친 운명을 물리치고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효녀심청역시 아버지의 눈을 뜨게하기 위해 집안에만 머물지 않고 자신을 몸을 인당수에 바치기 위해 길을 떠난다.


 

 


똑같이 악독한 계모밑에서 핍박을 받았지만 콩쥐는 과감하게 집안을 떠나 동네잔치에 참여함으로써 고을원님과 맺어지고 행복을 찾았지만 장화와 홍련은 집안에만 머무름으로써 자신의 불행을 헤쳐나가지 못하고 비극을 자초하게 된다.

이렇듯 행복한 결말에 도달한 주인공들은 모두 불행의 근원이었던 울타리를 박차고 과감하게 세상밖으로 나온 사람들이다.

집이란 안전하고 평화스럽게 느껴지지만 좁고 닫힌 공간으로서 발전과는 반대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넓은 세상으로 나오면 자칫 위험하고 전쟁터같은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그런 떠남이 없다면 삶은 정체되고 썩게 된다는 의미가 된다.


 

 


'세상이 크고 무섭다고 숨어서 피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편하고 안전할지 모르지만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지요.

(중략)밖으로 나와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게 답입니다. 꽁꽁 갇혀서 아무 일도 못 한 채 한세월 보내고 떠난다면 그건

인생의 낭비라 할 수 있지요.'-분문중에서-


작가는 동서양에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떠남'의 의미를 젼혀 다른 시선으로 풀이하고 있다.

떠나지 않고 머무른다면 인생의 낭비이고 발전은 없을 것이란 말에 공감이 된다.

두렵더라도 세상밖으로 나가 당당하게 맞서보자. 혹여 더 비극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언정 도전이라는 미션은 수행한 셈이니 의미있는 인생이 아니겠는가. 혹 나는 지금 고인 물에서 썩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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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아우름 1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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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민족임을 내세우는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인종끼리는 서로 섞여야 우수한 종이

나온다는 학설로 잠시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통섭원의 원장 최재천의 책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는 그의 신념이 그대로 깃들어있다.

수십억년을 진화하여 살아남은 인류의 생존은 분명 인류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일이지만 그 모든 업적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다양한 종들과의 공존만이 모두가 살아남을 마지막 희망이라는 주장이 핵심이다.



그가 아직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아 맘껏 방황하고 있었을 어린시절의 이야기는 원치 않는 방황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이 꼭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군인이었던 아버지와 오랜동안 떨어져 지내야했던 그 시절 그를 이끈 것은 고향인 강릉이었다.

서울에서 공부를 하면서도 방학이면 꼬박 하루를 걸려 달려가곤 했던 강릉은 그가 지금 학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자양분이 된 셈이다. 결국 그는 자연에 묻혀 같이 호흡하며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봐야겠다.

하지만 그가 진심으로 걸어가고 싶었던 길을 선택하기까지 그 역시 수많은 갈등과 방황의 시간들을 겪어야만 했었다.



부모의 바람대로 의예과를 진학하여 의사가 되었다면 그는 불행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밀림의 한가운데서 흰얼굴꼬리말원숭이를 만나면 환호하고 발끝에서 꼬물거리는 개미들의 삶에 호기심으로 눈빛이 반짝거리는 그가 흰가운을 입고 하루종일 답답한 병원에 갇힌 채 툭하면 한밤중에도 불려나가는 생활을 어찌 견뎠겠는가.


어찌보면 그가 지금의 길을 선택한 건 아주 단순한 소망때문이었다.

어떻게 하면 놀고먹는 직업이 있을까..했던 진지한 소망.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없다.

모든 성공의 결과가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결국에는 놀고 먹는 인생을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는 소망이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고 먹겠다니 참으로 황당한 소망이라고 해야겠다.

우연히 한국을 찾은 곤충학자 에드먼즈 교수의 유유자적해 보이는 일상이 그에게 딱 꽂힌 순간 바로 그의 꿈이 되어버린다.

어쨌든 이 우연이 인류에게는 참으로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나중에 증명이 되었지만 시작은 그러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길에 들어서자 그는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행복했고 결국은 꿈을 이루어냈다.

그는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굶어 죽은 사람은 없다고.

하기 싫은 일을 단지 돈을 많이 번다는 이유로 붙잡고 사는 삶은 결코 행복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아주 성공한 사람이다.

방황은 젊은이의 특권이라며 맘껏 방황하라고 권하는 그는 사실 어이없는 방황만 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길을 찾기위해 고등학교 1학년 때 언론인 봉두완씨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고 유학시절에는 하계의 우상인 윌슨교수에게 편지를 써서 접견의 기회를 얻어내기도 했다.

그가 정말 방황만 했다고 생각하는가.


젊은 세대들이 아픈 시대이다. 방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다. 동물행동학자로서 뿐만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지금의 방황조차도 후일에 자양분이 되는 기회를 잡기를 간절히 바란다.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수많은 실패와 방황의 이야기를 들려준 그가 참 멋있게 느껴진 책이다.

수능을 끝내고 대학 선택에 고민하고 있는 아들녀석에게 얼른 읽혀보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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