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 - 초상화에 감춰진 옛 이야기
배한철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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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의 주요인물들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한 적이 많았었다.  사진도 없던 시절 그나마 그림으로 남은 인물들은 행운아가 아니었을까. 터럭 하나도 틀리면 차라리 위패를 모시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존재하던 시절에는 그런 행운조차 누리지 못한 인물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역사속 인물을 맞닥뜨리니 그들의 존재감이 확 들어온다.


 


우리가 알고 있던 천원 지폐의 이황의 초상은 사실 허구라는 것과 이순신의 초상도 상상화라고 하니 아쉽기만 하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기자일을 하던 저자가 문화재 부문을 취재하면서 못다한 국사학 교수의 꿈을 이렇게라도 펼쳤다니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단순히 그림속 인문들에 대한 의문을 넘어 당시의 시대성이나 역사의 큰 흐름까지 읽어내야 가능한 역사서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때 나라를 구한 것이 이순신이었다고 알고 있던 나로서는 명나라의 제상 석성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것이란 설에 감동을 받았다.

석성의 후실이 처녀시절 부모의 장례비를 대신 치뤄준 통역관 홍순언과의 인연이 없었다면 조선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을지 오싹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런 석성이 후일 위기에 처하자 외면해 버린 조선의 선조는 역시 졸장부가 분명해보인다.


 


조선의 역사는 당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외척의 휘두름으로 인해 왕들은 재위내내 시달려야 했다.

그 뒷면에는 바로 당쟁의 주역인 광의 장인들이 존재했다고 하니 그들의 풍모 또한 흥미롭다.  조선의 근간을 흔들던 주역들의 모습이 바로 이들이다. 어찌보면 왕보다 더 위대한(?) 인물들이 아닐까.


 


조선시대에 초상을 가질 수 있었던 사람들은 권력과 명예를 가진 사람들이다. 사후에 제작된 경우도 많다고 한다.

때로는 허구의 모습이기도 하고 과장 표현된 점도 있다고 하지만 그 섬세함에 놀라운 작품도 너무 많다.

그림속의 인물이 쓴 모자와 옷, 배만 봐도 시대를 추정할 수 있다니 그림속에 역사가 숨쉬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백 년도 못사는 인생일진대 이렇게 후대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초상이라도 남겼던 인물을을 다시 만나 즐거운 역사여행을 즐겼다.  박학다식한 저자의 재미있는 설명과 가설들이 아주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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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래는 늘 남에게만 보이는가 - 비즈니스 리더 11인에게 배우는 논리를 넘어서는 직관의 힘
다카노 켄이치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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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성공이 있긴 있다. 누군가는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재능으로 만들어진다'라고 했지만 과연 1%의 노력만으로 성공을 쟁취한 사람들이 있는지 묻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성공의 정의는 무엇일까. 돈, 명예, 권력....그런 것들을 많이 가지면 성공한 것일까.

물론 그런 것들을 가지기 위해 인간들은 무한한 노력들을 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리는 그것을 성공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성공의 의미는 자신이 꿈꾸던 희망을 완벽하게 이룬 것이 아닐까.


 

여기 비즈니스 리더 11인의 성공기를 다룬 비법서가 있다.  분명 이들에게는 우리에게는 없는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된다. 구글은 알지만 창업자인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이 세계를 움직인 힘은 무엇일까.  그들은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달랐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아채는 힘이 있었다.

분명 존재하는 무의식의 세계를 자극한 것이 지금의 성공의 비법이 된 것이다.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불과 10여전 전까지도 전자제품하면 일본을 제일로 꼽았었다. 하지만 그 유명한 소니며 후지같은 이름들은 사그러지고 말았다. 그자리를 꽤찬 것은 바로 우리의 삼성이다. 

삼성의 이건희는 '아내와 자식 이외에는 모두 바꾸라'고 호령했다는데 그의 혁신이 지금의 삼성을 이루어낸 비법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삼성과 쌍벽을 이루는 혹은 우위에 있는 애플의 성공비법은 무엇일까.

 


 

우리동네만 보더라도 한두집 걸러 편의점들이 즐비하다. 토착 편의점이 생기기전 편의점의 대표격은 역시 '세븐일레븐'이었다.  수많은 편의점의 등장에도 여전히 '세븐일레븐'이 성공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더운 날 뙤약볕에서도 잘 상하지 않는 매실 삼각김밥을 평소보다 많이 갖춰놓는다는지 계절을 앞서 미리 고객들이 선호할 제품들을 다른 편의점보다 일찍 배치하는등의 파격적인 판매기법이 통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렇다면~'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직접 검증함으로써 자신만의 비법을 찾아낸 것이 정말 신의 한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왜 나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남에게만 보이는지, 그리고 성공한 사람과 무엇이 다른지 곰곰히 돌아봐야 한다.

'왜 성공한 미래는 남에게만 보이는가'라고 되물어 본다.  논리를 넘어서는 직관의 힘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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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표류
이나이즈미 렌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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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게 특히 어려운 시간들이다. 백수가 넘쳐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20여년 전 취업빙하기를 겪었던 일본의 모습이 겹쳐진다.

이 책은 일본이 거쳤던 어둠의 시간을 통해 한국의 미래를 예측해보는 보고서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를 했지만 갈 곳이 없거나 겨우 구한 직장이 나와 맞지 않았다면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젊은이 8인의 이직을 통해 취업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었다.

직장, 혹은 직업은 왜 필요할까. 먹고 살기 위해서? 아님 자아실현을 위해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라도 평생 돈을 벌어야 하고 때로는 원치 않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아마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평생 나의 행복을 위해 선택해야하는 일이라면 맞춤옷처럼 잘 맞았으면 좋겠는데 이 책에 소개된 8인의 사례를 보면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원하는 일과 만나고 있다.

30세의 야마네 요이치는 중견 IT업체에서 제법 실적도 훌륭했고 인정도 받았지만 결국 취업정보업체로 이직을 결정한다.

상하구조로 조직된 직장에서는 상사를 잘 만나야 한다. 하지만 요이치의 경우에는 오히려 상사를 잘 만난것이 이직의 원이이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권위적이고 이기적으로 보였던 상사가 뛰어난 집중력으로 업무를 휘어잡고 아랫사람들을 감화시키는 과정을 보면서 자신도 그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커다란 기계에 쓸만한 부속같은 존재도 중요하지만 직업을 찾는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업무에 더 매력을 느꼈고 결국 원하는 길을 찾은 셈이다.


 


나도 아이들이나 후배들에게 영원한 직장은 없다고 말하곤 한다. 특히 여자들에게 직장은 수많은 벽으로 둘러쳐진 밀림같은 곳이다. 남자들보다 월급도 적고 성과도 적게 평가받는다. 더구나 결혼, 임신, 출산에 따른 후유증은 고스란히 여자의 몫이다. 이런점에서는 여전히 일본도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누구나 선망하는 대형 종합상사에서 근무했지만 너무나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살아가고 있는 직장 선배나 상사들을 보면서 이직을 결심한 이마이 다이스케는 IT벤처로 자리를 옮기고 서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이렇게 누구에겐가는 선망의 직장이 나에게는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바로 이자리를 선망의 자리로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일, 혹은 직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처럼 맞지 않는 직장을 옮기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는 맞지 않는 옷이라도 걸치고 싶은 열망들이 가득하다. 우리에게도 몇 년후 지금 이 빙하기가 추억처럼 회자되는 날이 오리라 믿어본다.

이 책이 시행착오로 방황하는 시간과 갈등들을 좁혀주는 가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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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는 고양이 기분을 몰라 - 어느 심리학자의 물렁한 삶에 찾아온 작고 따스하고 산뜻한 골칫거리
닐스 우덴베리 지음, 신견식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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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인 노교수의 집에 어느 날 길고양이가 찾아온다. 열 일곱살 무렵 다시는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살아온 노인에게 나비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한 가족이 되기까지의 에세이가 감동스럽게 그려졌다.


 


나 역시 어린 시절 개에게 물린 트라우마때문에 평생 개를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뚱'이란 이름의 진도견과 함께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존재는 인간에게 많은 변화를 준다.

냉정하던 마음이 애틋해지고 길고양이의 무법질에도 조금은 관대해졌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고양이가 여전히 무섭고 귀찮다. 길고양이가 너무 많고 고양이 울음소리도 거슬린다.

평생 심리학을 공부한 노교수의 눈으로 지켜본 '고양이관찰기'는 내가 알고 있던 막연한 선입견을 불식시키기도 한다.

고양이가 엄청 깔끔하고 요망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온 이야기지만 노교수집에 들어온 나비 역시 깔끔쟁이였던것 같다.

중성화수술을 하러 오가는 차안에서 실례를 한 것 빼고는 어디에서 처리를 하는지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개보다 의리는 없다는 것이 맞았다.  어느 날 문득 사라졌다가 돌아오기도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주인의 침대로 기어드는 모습에서 꽤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생명체라는 생각이 든다.


 


하긴 인류에게 고양이의 기여도는 높았다고 볼 수 없다. 개처럼 사람의 사냥동무가 된 적도 없고 말과 소처럼 일꾼 노릇도 하지 않았다. 더구나 소, 양, 돼지처럼 젖이나 고기를 내놓지도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여전히 근처에 고양이를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고양이만의 매력이 있다는 말이다.

나는 그 매력을 발견하지 못해 여전히 고양이를 구박하지만 냉담했던 노교수의 마음을 녹였던 나비의 행적을 보노라니 확실히 영악한 동물이 분명해 보인다.


 


오랫동안 애완동물을 멀리했지만 분명 노교수의 마음에는 따듯한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고양이를 인용한 시를 들려주고 역사적 고찰에 이르기까지 나비는 노교수의 마음에 깊이 각인되었다.

나비를 두고 여행을 떠나는 것도 주저할만큼 나비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스스로 제 처지를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고양이와 무뚝뚝한 노교수와의 따뜻한 이야기가 아침 저녁 찬바람이 부는 이즈음에 감동스럽게 다가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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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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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단편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전작인 '빅 퀘스천'은 작가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라고 한다면 이 연작들의 주인공의 모습에서

역시 작가의 모습들이 겹쳐진다. 누구든 자신의 단점이나 허물은 솔직하기 어렵다.

하지만 더글라스 케네디는 자신의 불행했던 결혼생활과 길었던 이혼의 과정을 통해 결혼제도나

이혼, 결국 가정이란 울타리가 때로는 사상누각처럼 허무하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다.


 


'우리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실수중에서

사실 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이유로 우리는 눈에 콩까풀이 씌이고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는 것은 아닐까.

마치 마취에 취하듯 약효가 끝나면 그제서야 현실이 보이는 과정은 거의 누구에게나 비슷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인류에게 사랑은 유효기간 3년이라는 진단도 나오지 않았던가.

'변하지 않는 사랑은 없다' 물론 이 말을 비켜가는 사랑, 혹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거의 대부분 이 말에 공감할 정도로 우리의 사랑은 유효기간이 분명히 있다.


 


12편의 단편은 성공적인 사랑이나 인생의 이야기가 아니라 온통 실패자들의 고백서이다.

'나는 등친다 고로 존재한다'고 외치던 사기꾼이 결국 법망에서는 빠져나갔지만 피해자들이 연합하여 그를 나락에 떨어뜨리는 이야기-픽업-이나 '냉전'이나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처럼 이제는 시들한 부부들의 결혼 실패기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냥 남의 이야기처럼 넘길수가 없다.  그들의 이야기들이 전혀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국적도 시대도 불문하고 부부들의 이야기는 진부한 스토리들이 분명이 있다는 소리다.


 


'우리는 왜 우리의 삶에 깃든 모든 좌절과 실패의 원인이 사실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걸 받아들이려하지 않을까? 우리는 자주 상처 받았다고 여기지만 사실 상처를 입힌 당사자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왜 받아들이지 못할까?'-본문중에서

결국 이 단편들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이 부분일 것이다.  남의 탓이 아닌 바로 내탓이 불행의 원인임을 깨달으라는 메시지.

지금 불행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혹시 내가 가해자는 아닌지.

빠른 속도감이 느껴지는 단편을 통해 또 다시 작가 내면의 이야기를 본 것 같은 작품이다.

결국 작가도 나도 어쩔 수 없는 실수투성이의 인간일 뿐이라는 얘기에 더욱 그가 가까워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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