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의 연인들 - 소설로 읽는 거의 모든 사랑의 마음
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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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길을 가다보면 늪같은 사랑을 만날 때가 있다.

누군가는 '함정'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구원'이라고도 부르는 그런 사랑들!

나에게도 한 때는 불꽃처럼 타올랐던...그리고 어느 순간은 가슴을 찌르는 것같은 고통을 느꼈던 그런 사랑들. 

명작속에 나타난 기묘한 사랑을 통해 내가 보냈던 혹은 숨겨두었던 사랑을 비쳐보는 소설이다.

 

 

순결하게 살아가던 서른 여섯 살의 신부는 열두 살 소녀를 사랑한다.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녀나 다름없는 소녀는 광견병에 걸려 악마에 씌웠다는 의혹을 받고 수도원에 갇힌다.

신부는 그녀를 치료하면서 깊은 사랑에 빠진다. 소녀에게서 악마를 본 신부는 그녀를 지우기 위해 스스로를

고문한다. 신부에게 사랑은 지옥이고 소녀는 악마일 뿐이다.

이렇게 사랑은 악마의 유혹처럼 달콤하게 위장된 지옥일 때도 있다. -사랑과 다른 악마들-

 

레베카와 아마란타는 동시에 피에르토를 사랑한다.

레베카는 사랑을 차지하고 아마란타는 그러지 못한다. 질투에 휩싸인 아마란타는 둘의 결혼을 방해하고

레베카를 독살할 계획까지 세운다. 하지만 레베카는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되어 피에트로와 헤어지고  아마란타와

피에트로는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마란타는 피에트로의 청혼을 거절한다.

'나는 죽으면 죽었지, 당신하고는 결혼하지 않겠어요.'

절망에 빠진 피에트로가 자살을 하고 양심에 가책으로 괴로워하던 아마란타는 석탄불에 손으 지질만큼 괴로웠다.

레베카에게서 빼앗고 싶을만큼 절절했던 사랑을 왜 포기한 것일까.

복수? 아님 서서히 사그라질지도 모를 사랑의 변질을 두려워했을까.

누가 무엇이라고 부르든 이 세사람의 감정은 사랑이다.

 

 

'서로 첫눈에 반한 사랑, 상대 이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 사랑.....'

사랑의 모습은 수만가지의 모습으로 표현될 수 있는 카멜레온과도 같다. 색이 다를 뿐 '사랑'은 '사랑'일 뿐이다.

 

'프란츠가 아내와 이혼하겠다고 선언한 순간 사비나는 이 때문에 프란츠를 떠나야겠다고 결단한다.

그녀는 구속을 싫어하고 배신을 즐기기 때문이다.' -224p

 

아내인 마리클로드에게 기나긴 외도에 대한 반성의 표현으로 프란츠는 눈을 감아버리고 만다.

사비나가 그의 곁을 떠나겠다고 결심하지 않았다면 프란츠가 아내에게 다시 돌아갈 생각을 했을까.

왜 그렇게 열망하던 사랑이 손안에 잡히려는 순간 스스르 손을 놔버리게 되는 것일까...사랑은.

 

꿈꾸는 사랑을 경험했다면 그건 행운이다. 어쩌면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을 꿈꾸는 것으로 결핍을 해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서가에 꽂혀있는 수만가지의 사랑을 읽음으로써 한 생에서는 결코 도달하지 못할 다양한 사랑을 체험하는 일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함께 울고, 때로는 버리고 싶은 그 숱한 사랑들에게 내 짧은 생을 대입해보고 싶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처절할 수록...극단적일 수록 더 안타깝게 다가오는 사랑들 속에 잠시 빠져있다 보면 세속에서 더 이상 사랑에 빠지지 못하고

말라가는 내 영혼이 결핍을 견디고 부풀어 오르는 것 같기 때문일 것이다.

그 옛날 사랑이라고 믿었던 그 감정들이 정말 사랑이기는 했던 것일까....마른 잎새마저 쓸쓸히 져버린 늦가을날..문득 그립다.

사랑이라도 믿었던 모든 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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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2 - 송지나 대본집
송지나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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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장의 도박장에서 혜린은 회장의 딸이라는 것을 숨기고 후계자수업을 받는다.

아버지에게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주식투자도 하고 이익금으로 가난한 후배를 돕기도 한다.

태수는 자신을 삼청교육대로 보낸 윤회장과 종도에게 복수하기 위해 도식과 손을 잡는다.

 

한편 최고권력자들에게 뒷돈을 대던 윤회장의 입김이 거세어지자 도식과 동환은 박회장을 내세워

윤회장을 제거하려고 한다. 지리산자락에 종합위락단지조성을 위해 땅을 사려던 윤회장은 박회장의

방해로 뜻을 이룰 수 없게 되자 뇌물수수에 관한 비밀장부를 이용하여 실세들을 위협한다.

이를 눈치 챈 종도는 자신의 부하들을 시켜 박회장을 교통사고로 위장하여 살해하고 윤회장에게 협의를 씌운다.

더이상 두고 볼수 없다고 판단한 권력의 실세들은 윤회장의 도박장을 탈세혐의로 문을 닫게 하려고 한다.

윤회장과 실세들의 마지막 한판이 예정되어있던 기자회견장에 실세들의 방해로 기자들이 나타나지 않고

급기야 윤회장은 충격으로 사망하고 만다.

 

우석은 박회장의 죽음을 수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만 권력의 실세와 폭력배들과 결탁한 검사들에 의해

방해를 받는다. 급기야 사표를 쓰지만 정의로운 검사장의 설득으로 광주지검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종도의 사업장이 있는 광주에서 그는 이미 젊은 사업가로 인정받고 언론에서도 그를 칭찬하는 분위기이다.

검사장의 조카이면서 의협심많은 여기자 영진은 우석에게 프로포즈하지만 거절당하고 우석은 자신의 하숙집

딸인 선영과 결혼하여 광주에 함께 내려간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사장으로 취임하게 된 혜린은 자신의 그림자와도 같은 재희의 도움으로 위기를

헤쳐나가지만 이미 권력의 실세들에게 눈밖에 난 이상 자리를 유지하기는 어려워진다.

정신없이 어음이 돌아오고 그 위기의 순간 태수는 자신의 전 재산을 팔아 혜린 몰래 그녀를 도와준다.

 

실세들에 편에 태수가 있다고 오해한 혜린은 태수와 마주쳐도 냉정하기만 하다.

우석은 이미 권력의 노예가 된 검찰내의 사람들과 맞서 종도의 비리를 수사하기로 결심하고 증거를 모은다.

겨우 종도를 붙잡았지만 윗선의 방해로 보석으로 풀려난 종도.

혜린은 권력과 종도를 잡기 위해 종도가 복사해놓은 비밀장부를 우석에게 전하고 종도를 잡으려 했지만 이미

종도는 사라진 후이다.

자신의 위기가 혜린이 때문이라고 생각한 종도는 혜린을 납치하고 혜린을 돕다가 찍혀 감옥에 갇혀있던 태수는

혜린의 위험을 감지하고 탈옥을 감행하여 위기의 순간 혜린을 구출한다. 이 와중에 재희는 안타깝게 사망하고 만다.

혜린을 구출한 태수는 별장에서 혜린과 하룻밤을 보내고 종도와의 마지막 대결을 위해 그녀 곁을 떠난다.

 

종도의 부하들을 통해 종도의 위치를 알아낸 태수는 길고 질긴 종도와의 인연을 끝내려고 하지만 종도의 비열한

목숨구걸에 그를 놓아주려한다. 하지만 그 틈을 노리고 태수를 죽이기 위해 달려들던 종도는 깊은 강물로 추락하여

죽고만다.

태수는 폭력조직의 우두머리로 살인죄까지 더하여 우석에게 잡히는 신세가 된다.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이 종도때문이었고 태수가 전재산을 팔아 도우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혜린은 태수를 구하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결국 태수는 사형선고를 받고 우석의 눈앞에서 유명한 마지막 말을 한다.

"나 떨고 있냐? 그게 겁나...내가 겁낼까봐...."

 

자신의 아버지의 유골이 묻히고 어머니의 유골이 뿌려졌던 계곡에 앉아 있는 혜린과 우석.

노을 속으로 흩어지는 태수의 재.....이렇게 어두웠던 한 사나이의 일생이 막을 내린다.

 

그 어둡고 참담했던 시간속에 버려져야 했던 사람들과 빛을 향해 있는 힘을 다했던 의로운 사람들.

과거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영속할 것 같은 부당하고 힘센 권력의 무리들.

대한민국이 가장 뜨거웠고 변화무쌍했던 10여년의 시간들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던 작품이다.

정경유착과 계급간의 격차, 먹히고 먹는 약육강식의 적나라함을 이렇게 보여준 작품이 있을까.

그 치열한 시간을 이기고 대작의 위업을 달성했던 故김종학 감독의 재능이 안타깝기만 하다.

'모래시계'안에는 우리 모두의 역사와 삶이 녹아있다.

그래서 전혀 무관하지 않은 드라마로 모든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자리 잡고 추억처럼 떠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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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1 - 송지나 대본집
송지나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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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대한민국 남자들을 TV앞에 붙들어 앉혔던 드라마 '모래시계'를 다시 만났다.

시청률 고공행진을 달렸던 '모래시계'의 주 시청자는 남자들이었다.

바보상자 TV앞에 모여들게 한 '모래시계'는 과연 어떤 드라마길래 대한민국 남자들을 움직였을까.

 

한국전쟁이후 불안한 정국은 박정희의 구데타로 인해 정리되고 이후 독재시대의 막이 열린다.

가난한 대한민국은 경제개발의 미명아래 숱한 부조리가 펼쳐지는 와중에 1977년이 무대의 시작이다.

대성고로 전학온 태수는 교내폭력서클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평정을 한다.

태수의 짝인 우석은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우수한 두뇌를 가진 모범생이다.

태수의 엄마는 요정마담으로 아주 오래전 깊이 사랑했던 남자-태수의 아버지-를 만나 태수를 낳았지만

빨치산으로 들어간 남자는 곧 죽음을 맞이하고 그 때 이후 요정을 경영하며 태수를 키운다.

 

끊임없이 폭력배들에게 위협을 당하면서도 공부를 하고 싶었던 태수는 우석에게 공부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고

꿈인 육사로 진학하려 하지만 아버지의 빨치산 이력에 발목을 잡힌다.

태수의 소문을 들은 폭력두목 성범은 태수를 영입하기 위해 부하들을 보내고 깡패는 되지 않겠다는 우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태수는 묵묵히 매를 맞고 그 자리를 피한다.

 

우석에게 대학등록금을 전하고 성범의 수하로 들어간 태수는 친구인 종도의 비열한 꼬임에 여러번 위기를 맞지만

성범의 신뢰를 등에 업고 서울지역의 운영권을 물려받게 된다.

 

서울의 자치방에서 사법고시 준비를 하는 우석은 카지노 업계의 대부인 윤회장의 딸 혜린을 만나게 된다.

온화함과 냉혈함을 함깨 지닌 아버지의 이중성을 알게된 혜린은 집을 떠나 우석의 자취방곁에 거처를 정하고

대학내 서클에 가입해 데모에 참여하는 등 독립적인 삶을 살게된다.

 

어린 혜린이 납치되자 자신의 두목을 배신하면서까지 혜린을 구한 재희는 늘 혜린의 뒤를 쫓으며 흑기사의 삶을 살게된다.

사법시험 1차에 합격하고 2차시험을 앞둔 우석은 태수를 탈출시키기 위해 시험에 참여하지 못하고 낙방하게 된다.

고향에 돌아가 입대를 하는 우석. 마침 후배인 진수를 만나기 위해 광주에 내려온 태수는 1980년 광주에서 역사의 비극인

광주사태의 참상을 경험한다. 우석역시 광주에 진압군으로 투입되어 가해자의 입장이 된다.

한편 혜린은 시국사범으로 들어갔다가 출소하지만 정신적인 충격으로 입원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다시 마주친 우석과 태수.

여전히 뒷골목에서 주먹으로 군림하는 태수와 혜린도 다시 만나고 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태수와 결혼을 선언하는 혜린. 윤회장은 태수를 제거하라고 명령한다.

윤회장의 사주를 받은 종도의 계략으로 삼청교육대로 끌려가는 태수.

한편 우석은 아픈 아버지가 있는 고향에 내려가 사법고시를 그만두겠다고 말한다.

혜린은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태수를 빼내주면 다시는 태수와 만나지 않겠다고 윤회장에게 부탁하고

태수는 삼청교육대에서 탈출하지만 다시 잡히고 어느 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세상밖으로 나오게 된다.

제대를 한 우석은 다시 자취방을 얻어 공부를 시작하고 태수는 흩어진 조직을 다시 정리하고 혜린을 찾는다.

인천에서 하룻밤을 보낸 혜린은 태수가 준 반지를 놓고 사라진다.

우석은 기어이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태수는 자신에게 비수를 꽂은 종도를 향한 복수를 시작한다.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어둡고 광폭했던 70,80년대를 이렇게 극명하게 그려낸 작품이 있었던가.

자본주의에 기생하는 어둠의 세력들이 득세하고 독재를 향한 무고한 삶들이 스러져갔던 시간들.

그 참혹한 시간을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우석과 혜린, 태수의 엇갈린 운명들.

어둠의 자식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태수와 아버지의 기대대로 바른 삶을 살아야 하는 우석.

냉혈주의자인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살아가는 혜린. 결국 사랑하는 사람마저도 포기하고 결국 아버지의 세계로

돌아가 아버지의 사업을 배우기로 한 그녀의 운명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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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공원정대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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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지어서 한 해 먹고살기도 힘든 어른들을 부모로 둔 무슨 군 무슨 읍에서 태어나 자란 나와

만석이 칠성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며 지낸다.

만석이는 많은 빚을 내서 특용작물을 재배하다가 농촌지도소의 지도에 따라 너도나도 똑같은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바람에 값이 폭락하여 집을 팔고 특용작물이 자라던 비닐하우스에서 산다.

칠성이는 소를 키울 생각이었지만 미국에서 값 싼 소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소 값이 폭락하더니

사료 값마저 두 배로 오르는 바람에 소를 팔고 축사 문을 닫았다.

 

나는 커피를 좋아하던 미선이를 만나 미선이의 자취방을 들락거리다가 미선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미선이와 합치기 전에 정말 해보고 싶은게 뭘까.

 

글로벌 경기 침체로 문을 닫아버린 공단에도 취직할 수 없었던 나와 만석이, 칠성이는 우리들의

우상인 소녀시대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떠나기로 한다.

이른 바 '조공원정대'

여기에서 조공은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찾아가서 직접 선물을 갖다 주는 걸 뜻한다.

미선이가 아끼는 루왁커피T10을 훔쳐들고 조공원정대를 꾸민 세 사람은 숙박비라도 절약하려고

고향 선배 동수 형을 찾아간다. 시골에서 농사지어서 등록금을 대고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었던

형은 어학연수 다녀온 잘나가는 것들을 이기지 못하고 옥탑방에서 주식폐인이 된 채 소일하고 있다.

다시 고향에 돌아갈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패밀리 레스토랑과 나이트클럽에서 토니와 제리, 티파니가

된 세 사람은 한 달이 지나고 월급을 타자 만석과 칠성이는 계속 제리와 티파니로 남기로 하고

자신만 원래의 목표였던 조공을 바치고 임신한 미선이와 살기 위해 고향으로 떠나려고 한다.

하지만 소녀시대는 밀집한 팬들을 헤치고 밴으로 사라지고 조공으로 바치려 했던 루왁커피는

사정없이 짓밟힌다. 세 남자의 소녀시대에 대한 열정도 사정없이 짓밟혀버린다.

고향에 있던 미선이 티파니나 제시카란 이름으로 살기위해 서울로 향하고 '나'도 다시 토니로 살기위해

서울에 남기로 한다. 이미 서울에 수도 없이 진을 친 다른 토니들과 마찬가지로.

 

'조공원정대'가 소녀시대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순간에는 걸그룹을 향한 열정이 남아있었으나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방황하던 청년들은 잘 나가는 놈들이 채우고 남은 자리에 자리를 잡게된다.

'조공원정대'의 깃발을 내리는 순간 그들은 어른이 되었고 막막한 삶의 무게가 얹혀지게 되는 것이다.

 

'안녕 할리'에서도 엄마의 치마폭에 싸여 엄마 뜻대로 살아온 '나'가 멋진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독립을

꿈꾸지만 결국 다지 주저앉는 30대를 그리고 있다. 집에서 키우던 '할리'가 거세당하고 성대를 잃은 것처럼

'나'는 꿈을 거세당하고 퀵서비스를 하다가 숨져간다.

 

 

8편의 단편집 '조공원정대'는 하필이면 백수가 지천인 세대에 태어나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분명 밥을 굶을만큼 가난한 시대는 아니지만 꿈이 결핍된 이 시대를 능청스러우면서도 가슴아프게 꼬집는 것이다.

미국의 프라임 모기지의 영향으로 전세계적인 불황이 덮치고 이 속절없는 태풍은 대한민국 시골의 읍까지도 휘몰아쳐

할일없는 백수가 넘쳐나고 이런 시절만 아니었다면 태어났을 아기마저 떼어내야만 하는 아픔이 절절하다.

얼핏 유머스럽지만 진한 아픔이 녹여있는 단편들은 이 시대의 비정함과 결핍을 잘 대변해주는 참신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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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3.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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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13년 맺음달의 마지막호가 나왔습니다.

 

 

아직 거리에는 단풍든 잎사귀를 입은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고 하늘은 가을빚을 머금었는데 어느새 첫눈이

내렸다고 하니 겨울은 이미 깊숙히 들어와 자리를 잡았습니다. 무주의 덕유산자락도 첫눈을 뒤집어 쓰고 가을을 접었네요.

 

 

한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에 파고드는 찬바람은 몇 년째 계속된 불황에 겨울이 반갑지 않은 이웃들을 돌보는 '씨뿌리는 사람들'로

시린 가슴이 조금은 따뜻해져오는 것 같습니다.

OECD국가에서도 상위권에 든 대한민국이지만 아직은 겨울이면 싸늘한 외풍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부산의 예비사회적 기업 바이맘의 대표 김민욱씨는 어머니의 아이디어로 최소한의 에너지로 최대의 난방 효과를 내는

방한텐트 '마미룸'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20대를 기초생활지원 대상자로 살아서 그랬을까요.

유독 어려운 이웃들에게 필요한 방한텐트를 만들어 보급하게되었다니 자식을 향한 엄마의 품을 닮은 '바이맘'이 이번 겨울추위도

물리쳐줄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돈을 벌어야지요."라고 웃는 김 대표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옵니다.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준비해본 사람들은 알지요. 받는 마음도 기쁘지만 주는 마음이 더 기쁘다는 것을.

그동안 꾸준히 선물을 전해오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고 특별히 2013년 맺음달에 이렇게 많은 옷을 대방출해주신

서초구 반포동에서 옷가게를 운영하시는 엄미숙님의 산타선물입니다. 어서 어서 홈페이지에 가서 신청하시면 득템하실 것 같네요.

 

 

먹는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제가 늘 챙겨보는 '할머니의 부엌수업'은 신병덕 할머니의 토종닭 도라지 백숙입니다.

충북 증평군 율리에 사는 할머니표 닭백숙은 마을에서 키운 도라지를 넣고 닭기름을 꼼꼼하게 떼어낸 다음 만들어서 개운하다고

합니다. 기름소금에 찍은 닭백숙의 맛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침이 고입니다.

 

 

'그 시절 유행품'을 보면서 잠시 옛추억에 젖어봅니다. '다마고치'는 제 딸아이가 기억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부활했다는 '삐삐'도 생각나고 '여학생'이나 '소년중앙'같은 잡지도 떠오르네요.

그 때 몇권 쯤 챙겨놨으면 지금쯤 괜찮은 골동품이 되어 있을텐데 말입니다.

 

 

누구에게나 돌아가고 싶은 순간들이 있을겁니다. 2013년 맺음달의 특집은 바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들'이네요.

쉰일곱 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기억하는 딸,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여동생과 함께 몇년 전

'대장항문외과'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어가서 진료를 받았더라면 지금쯤 병을 치료하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 사랑하는 사람을 편하게 보내주지 못한 철없음에 대한 이야기도 보입니다.

누구나 과거에는 이렇게 철없었고 후회할만한 일들을 만들었지요. 저도 올해 먼저 세상을 떠난 막내동생을

좀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한 일이 가슴을 후려칩니다. 다시 돌아간다면 따뜻하게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이제 눈이 내리는 겨울이 오면 나도 시 한편 써보고 싶습니다. 자연은 늘 시를 잉태하고 있으니 가능하겠죠?

 

 

혹시 아니요? 2014년 샘터상에 작품 공모라도 하게될지...내년 2월 28일까지라니 다들 한번 도전해보세요.

저도 졸필이지만 마음을 다 잡고 한번 도전해보고 싶네요.

내년에는 또 어떤 희망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다가올지 기대가 됩니다.

작지만 큰 '샘터'덕분에 올해도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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