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펫 7 - 의리파 기니피그의 출동 좀비펫 시리즈 7
샘 헤이 지음, 사이먼 쿠퍼 그림, 김명신 옮김 / 샘터사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한 살이 된 조 에드먼즈는 애완동물을 매우 좋아합니다. 하지만 엄마의 알레르기 때문에 집에서는 동물을 기를 수가 없어요.

그러던 어느 날, 조는 찰리 삼촌에게서 딱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고대 이집트의 부적을 선물받는데...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조가 바라던 애완동물은 나타나지 않고, 이상한 좀비펫들이 나타납니다.

졸지에 보호자가 된 조는 좀비펫이 편안히 저승으로 갈 수 있도록 고민을 해결해 주어야만 하는데요.

 

 

 

방학이 시작되는 일요일 오후 조와 토비와 부모님은 크로퍼드 씨 댁을 방문합니다.

이 집에는 번개돌이, 바람돌이, 날쌘돌이라고 ​부르는 세 마리의 기니피크를 기르는데요 복도 한쪽 끝에 장애물을 늘어놓고 

기니피그 경주를 벌이면 너무나 재미있다네요.

셋 중에 제일 몸집이 큰 바람돌이가 늘 이긴답니다. 마침 화요일은 조지의 생일이라 몬스터 파티를 열 예정이라는데 조와 토비가

초대됩니다. 하지만 조는 다섯 살짜리 애의 생일파티는 별로라 내키지 않습니다.

 

 

집에 돌아온 조는 자동차경주 비디오 게임을 하다가 깜짝 놀라고 맙니다. 탁자 밑에서 바람돌이가 나타났거든요.

몇 시간 전에 봤던 매끈한 털 뭉치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말이에요. 털은 젖어 있고 입을 벌릴 때마다 조그만 비눗방울이 터져

나왔어요. 안타깝게도 바람돌이는 죽어서 좀비펫이 되고 말았던거에요.

부엌에 있던 뱀을 피해 도망치다가 세탁기로 들어갔는데 엄마가 그만 옷속에 숨은 바람돌이까지 넣고 세탁기를 작동시켰다지 뭐에요.

바람돌이는 남은 친구들이 위험에 빠질까봐 저승에 가지 못하고 조를 찾아온 것이랍니다. 

"녀석이 내 친구들을 잡아먹지 못하도록 네가 막아줘야 해, 조!"

 

 

 

 

 세상에 집에 뱀이 있다니 믿어지나요? 아직 큰 소동이 안 난걸 보면 아무도 뱀을 보지 못했다는 건데요. 뱀은 도대체 어디 숨어있는걸까요?  사람들은 집안에 뱀이 있다는 소리를 믿어줄까 모르겠어요.

 

 

알고보니 크로퍼드씨 옆집에 사는 스파이커네 집에서 뱀이 탈출을 한거에요. 스파이커의 형이 버려진 동물을 돌봐주는 일을 하는데요.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뱀을 돌보아주던 스파이커가 그만 실수로 뱀이 탈출을 했다니 이제 스파이커는 죽음입니다.

하지만 친구들을 걱정해서 조를 찾아온 바람돌이와 조가 스파이커와 함께 뱀을 찾기로 합니다.

 

 

 

과연 뱀을 찾아 위험에 빠진 바람돌이의 친구들을 구할 수 있을까요?

번번히 찾아오는 좀비펫 때문에 골치아픈 조이지만 볼링장에서 형편없는 볼링실력으로 놀림을 당하던 조를 바람돌이의 활약으로 연이어 스트라이크를 치게 해주었으니 모른 척 할 수는 없죠. 의리가 있지 의리!

 

 

뱀을 돌봐주던 스파이커의 집에는 여러 애완동물들이 있습니다. 코모도왕도마뱀이나 동무 다아아몬드등 방울뱀, 멋진 타라툴라까지..

학교를 통틀어 제일 싫어하는 스파이커와 함께 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덕분에 스파이커와 친해질 수 있어 다행입니다.

사실 스파이커는 친구가 없어 외로웠나봅니다. 괜히 친구들에게 시비를 걸고 관심을 끌려고 했던걸 보면요.

사실을 알면 야단을 칠 부모들 몰래 뱀을 찾아야 하는 조와 스파이커, 그리고 바람돌이의 탐정놀이가 무척이나 재미있습니다.

조가 이번에도 미션을 완성하고 바람돌이를 편하게 저승으로 보낼 수 있는지 꼭 확인해 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줄리아나 1997 - 하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 유부녀의 비밀일기'라는 부제가 붙은 좀 놀아본 언니들의 고백서이다.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비밀을 밝혔지만 아주 많은 부분이 논픽션이라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청담동 근처에 가면 영동대교 못미쳐 휘황찬란한 호텔과 나이트클럽을 눈길을 끈다. 아주 오래전 신사동이나

역삼동의 잘 나가는 나이트클럽이 청담동쪽에 자리를 잡으면서 실제 '줄리아나'란 나이트클럽이 옆에 '보스'와

함께 트렌디한 나이트클럽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모양이다.

92학번 이대생 5명이 줄리아나에 죽순이로 활동(?)하면서 뜨거운 청춘을 불태웠던 시간들을 보내고 17여 년이 흘러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가기까지의 각기 다른 색깔의 삶이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줄리아나 오자매의 자전적 소설로 공모전에 출품하여 당선되었던 지연과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변호사가 된 정아, 영문과를 졸업하고 가정주부로 정착한 세화, 광고회사의 에디터로 자리잡은 은영, 그리고 이름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되는 황진희.

이렇게 자신의 삶을 포함한 다섯 여자의 삶을 소설속에 다시 등장시키는 기법으로 살려낸 그녀들의 과거는 우리들이

지나온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촌 네거리에 자리한 '가을비 우산속'이라는 디스코텍을 드나들던 처녀들은 앞선 오자매들처럼 각자 자신의 삶을 살고

있고 그녀들 못지 않은 총천연색 사랑을 품기도 하고 보내기도 하면서 그렇게 늙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사랑이라고 믿었던 몇 번의 사랑이 지나가고 이만하면 괜찮다 싶은 남자를 골라 엄마의 말처럼 남편 밥 얻어먹고 사는게

제일 좋은 팔자라고 믿고 살아왔던 지연은 아주 오래전 공모전에 당선되어 선보인 자신의 소설 '줄리아나 1997'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 초대되고 프로그램 폐지에 따른 뒤풀이에서 자신의 운명을 뒤흔드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잘 나가는 잡지 '트렌디'의 편집장인 진수현은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치료차 떠난 일본에서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자라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거대출판그룹의 사위가 된 남자이다.

멋지고 매력있는 수현에게 끌린 지현은 다섯 자매중 유일하게 노처녀인 은영은 소개해주려고 나갔던 자리에서 열정적인

키스를 하게 된다. 그 키스가 수현과 지현을 폭풍속으로 이끈 기폭제가 된 것일까.

아니 책을 덮고 보니 이미 오래전 그 들은 이미 폭풍속에 들어와 있는 셈이었다. 다만 자신들만 모르고 있었을 뿐.

 

 

 

 

 

 

그녀의 유일한 작품인 '줄리아나 1997'에 담긴 글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랑과 태풍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유없이 생긴다. 막기 어렵다. 경로를 예측하기 힘들다. 모든 걸 휩쓸어버린다....'

하긴 그러니까 사랑이지. 제 아무리 거세도 결국 소멸한다....겨우 유통기한이 3년이라던가.

그래도 '하나가 지나가면 또 하나가 온다.'하는 말에 희망을 느껴야하나...아님 상처가 생길까봐 외면해야하나.

 

 

명망있는 법조계에 몸담은 아버지밑에서 태어난 정아는 연기자의 꿈을 접고 사시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지만 서울대

법대 출신의 남편과는 섹스리스의 고통을 견디며 살고 있다. 사시에 합격하지 못한 남편의 열등감은 부부사이에 큰 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엄청난 미인이기도 한 그녀에게 대쉬하는 남자들은 너무도 많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결혼생활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 이혼도 다른 남자와의 연애도 하지 않는다.

 

 

대학시절 자신의 삶에 철저히 가두려한 남자와 4년내내 연애를 했던 세화는 선을 보고 딱 3번 만난 남자와 전격적으로 결혼을 감행한다.

돈만 많은 집안에 장남인 남편은 여자문제로 바람 잘 날이 없다. 하지만 세화는 아들 둘을 낳고 시부모에게 사랑받는 철저한 며느리로

살아간다. 그녀에게 남편은 아이들의 아버지일 뿐, 결혼이란 건 사랑없이도 얼마든지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다. 비록 외롭지만.

 

 

'천하의 황진희'라고 이름 붙은 진희는 가난하고 비루한 어린시절이 싫어 성적인 매력이 넘치는자신을 추앙하는 남자들에게 쉽게

몸을 내어주는 여자였다. 오로지 그 때만 자신이 가치있는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걸레로 소문나기도 했지만 자신의 곁을 지켜준 웨이터 '조용필'을 마음에 받아들여 정착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타고난 끼는 어쩌지 못하고

두 어번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시크한 자신의 삶을 크게 흔든 남자를 만나 사랑을 꿈꿨지만 결국 헤어지고 술집을 경영한다.

이대나온 여자는 술집내면 안된다는 법은 없지만 가장 굴곡 많은 삶을 사는 인물이다.

꽃이 너무 예쁘면 벌과 나비가 끊이지 않는 법. 그녀의 끼를 잠재우고 평범한 삶으로 이끌어 줄 남자는 정녕 없는 것일까.

 

 

세상에..천연기념물이라고 칭하는 숫처녀로 마흔을 넘긴 은영은 좀 놀아본 친구들에게 뒤처지지 싫어 남자 경험이 많은 것처럼 떠벌리곤

했다. 하지만 드디어 진짜 자신의 남자를 만나 일을 치르지만 요염한 진희에게 눈길을 주는 남자 민석을 어떻게 주저앉혀 자신의 남자로

만들지 고민중이다.

 

 

 

'언제 만날지 모를 사람을 그리워하면 슬퍼진다....' -분문중에서-

보고 싶은데 보지 못하는 마음이 들어 괴로웠던 기억들이 내게도 많았던 것같다.

 

참으로 통속하다. 어려서 읽었던 연애소설보다 더 화끈하고 읽다 보면 진짜 온몸이 뜨거워진다.부끄 부끄..

마흔에는 연애 못하냐고? 섹스를 못하냐고? 외치는 지연은 양반이다. 쉰을 넘어도 여자는 여자고 사랑은 사랑이다. 암.

대한민국은 불륜이 넘치고 내가 하면 다 로맨스인 그런 시대가 되었다.

내가 지현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다시 찾아온 사랑을 택할텐데...그게 참 쉬운일은 아니지.

유통기한 넉넉한 사랑은 없을까?

 

 

읽는 내내 마이클 잭슨의 팝송이 흘러나왔던 디스코텍(그 때는 나이트클럽이라기 보다 이렇게 불렀다)에서 열심히 몸을 흔들던 나와

친구들이 떠올랐고 다시 올 것 같지 않았던 사랑과 이별들이 떠올랐다.

누군가는 이런 불륜소설이..하며 탄식할 지 모르지만 실제 뒤늦게 시작된 사랑에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봤고 이별혹은 이혼이라는 

결단을 한 경우도 봤기에 절대 남의 일이라고 소설이라고 웃어 넘길 수 없었다.

분명 이 소설속의 이야기들은 절대 허구가 아님을 나는 200% 믿는다. 소설이 아니고 일기라는 것을.

인생은 이렇다. 남의 사랑은 자로 재고 무게를 달 수 도 있지만 내게 온 사랑은 절대적인 그 무엇이다.

그래도..시들어가는 인생에 이런 사랑쯤 한 번 다시 찾아와주기를 바란다면....너무 응큼한 생각일까.

그렇다면 소설 속에 들어가 지연이가 되어 대리만족이라도 하는 수 밖에. 수현이 품에 안겨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문득 곁에서 늙어가고 있는 남자가 안타깝다. 그 남자도 한 때 내겐 뜨거운 남자였는데 말이다. 동지애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많은

부부들이여 당신의 인생에 있는 '줄리아나'을 깨울지어다. 몸이 좀 푸짐해졌어도 허리가 잘 안돌아가도 마음 속 추억은 늘 푸릇하다면

말이다. 지금은 사라진 디스코텍 '가을비 우산속'에서 젊음을 태우던 청춘들은 어디서 어떻게 늙어가고 있는지 궁금했던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온한 죽음 - 마지막까지 인간다운 존엄함을 잃지 않는 품격이 있는 죽음을 위하여!
나가오 카즈히로 지음, 유은정 옮김 / 한문화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이제 먹고 살만해져서일까. 삶과 나란한 죽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누구에게나 닥치는 일이지만 결코 오지 않을 것 같은 '죽음'들이 난무했던 봄이었다.
삶은 선택이 아니었지만 죽음은 간혹 선택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닥쳐올지 짐작하지 못한다.
내가 살고 있는 섬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예기치 않는 죽음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었다.
멀리 도시에서 낚시를 왔다가 실종되거나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섬사람이 바닷속에서 올라오지 못하고 숨지는 등
죽음은 예기치 않게 다가오곤 한다.

문명이 발달하고 인간의 수명이 늘어났지만 오히려 고귀한 죽음은 점점 어려워지는 것같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재택사가 이제는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만큼 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이뤄지는 곳은 병원이나
요양시설같은 곳에서 이루어지곤 한다. 예전에 80:20 이었던 재택사와 병원사가 20:80로 역전되었다는 통계를 봐도 알 수 있다.
마지막까지 인간다운 존엄함을 잃지 않는 죽음이란 무엇일까.
고등학교 때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자살을 겪으며 인간의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는 저자는 의대에 진학했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종말기 환자들이 병원이 아닌 자택에서 존엄하고 의미있게 마지막 시기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재택의료인의 삶을
살고 있다. 그가 현장에서 겪은 수많은 죽음들을 보면서 어떤 죽음이 존엄하고 평화로운 것인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역시 고령화사회로 진행되면서 구십살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딱 3일만 앓다 떠나고 싶다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게 마음먹은데로 된다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사례들을 보아도 평소 강제적인 연명치료는 절대 받지 않겠다고 단언했던 노인들이 막상 의식을 잃고
구급차에 실려가 의미없는 연장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직 건강하거나 의식이 명료할 때는 당연히 구차스런 생명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지만 정작 자신의 생명을 자신이 결정할 
수 없는 경우가 되면 남은 가족들은 쉽게 생명연장치료를 포기할 수 없게 되버린다.
후에 혹시라도 자책을 할 수도 있고 다른 가족들에게 원망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작년 세상을 떠난 막내동생의 경우가 그랬다.
무슨이유에선지 걸음걷기가 불편해지고 약간의 당뇨증세가 있던 동생은 병원을 들어설 당시는 의식이 있고 스스로 걸어다닐 정도로 병이 심각한 경우는 아니었다. 수술도 잘 끝나고 퇴원을 해도 좋을 만큼 병이 호전되어 가던 중 갑작스런 호흡곤란증세가 생겼다.
호흡만 가쁠 뿐 의식은 명료했던 동생은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호흡기를 꽂게 되었다.
의료지식은 없었지만 불길한 예감을 가진 나는 제부에게 아직 의식이 있을 때 호흡기를 뽑고 동생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했었다.
왠지 동생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란 예감은 결국 나중에 사실이 되어 중환자실로 옮겨진지 열흘 정도 후에 사망하고 말았다.
당시 제부와 가족들은 중환자실에 들어갈 때만 해도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좋아져서 나올텐데 왜 잠깐이라도 호흡기를 떼라고 하냐고
나를 원망했었다. 결국 동생은 죽음을 전혀 준비하지 못한 채 말 한마디 해보지 못하고 세상을 버리고 말았다.
만약 나였다면 의식이 남아 있었을 때 잠시라도 호흡기를 떼고서라도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싶었을 것이다.
일단 연명치료에 들어가면 가족도 의사도 치료를 중단할 수 없다.
다만 동생의 심장이 멈췄을 때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 것이 전부였다.



인간답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마지막 남은 시간을 존엄하고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행복한 죽음이 아니었을까.
동생이 죽고 나는 혹시라도 내가 의식없이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연명치료는 절대하지말라는 서약서를 쓰자고 결심했다.
존엄한 평온사는 내 선택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어머니가 이런 상황이 된다면 연명치료를 중단해달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 죽음은 내가 선택하고 싶다.

"매일 어떤 팬티를 입고 집을 나섭니까?" 다소 엉뚱한 질문에 웃음이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죽음은 언제 닥칠지 모른다.
지저분한 속옷바람으로 많은 사람들앞에 마지막 모습으로 기억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매일 오늘 나에게 죽음이 닥칠지 모른다는 각오로 깔끔한 준비를 한다는 것은 퍽 멋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오늘, 혹은 내일 죽음이 닥칠지 모른다는 생각이라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겠는가.



친절하게 올려져 있는 '사전의료의향서'를 보고 자신의 죽음은 어떤 모습이 될지 곰곰 생각해보자.
남은 가족들에게 폐가 되고 구차하고 의미없는 연장치료를 선택할 것인지 존엄사, 평온사를 선택할 것인지 아직 건강하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때 반드시 짚고 가야할 또다른 삶의 모습이란걸 인식하자.
종합병원에서 대접받는 의사로 살기보다는 인간의 마지막 길을 존엄하게 인도해주기로 결심한 저자의 모습에 존경심이 절로 든다.
과연 우리 곁에 이런 의사가 몇 명이나 될까.
오늘 세월호사건에 주범인 유병언이 비참하게 시골 매실밭에서 뼈가 앙상히 드러난 채 죽어간 모습을 보니 고귀한 '죽음'이 얼마나

어려운지 또 다시 생각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른 살 감정공부 - 감정 때문에 일이 힘든 당신에게
함규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 '人'자를 보면 서로 기대어 선 모습이 연상된다. 인간이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 할지라도 절대 홀로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피를 나눈 형제나 부모 자식간에도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
하물며 남끼리야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어차피 우리는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속에서 공존하는 존재들이다.
이왕이면 사이좋게 기분좋게 지내면 좋겠지만 이해보다는 갈등이 더 많이 존재하는 것이 사회이다.
처음 이 책을 소개하는 문구를 보았을 때 생각났던 것은 직장생활 4년차인 딸아이였다.
선머슴아처럼 괄괄한 성격인데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욱하는 기질이 있어 늘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는데 직장내 갈등이나
적응문제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기 때문이었다.
나역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던 사람으로 사회생활을 구조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딸아이가 느끼는 고통은 절대적으로
당사자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지켜보는 일이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혹시라도 이런 딸아이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선택한 책에서 정말 중요한 정보들과 코칭을 알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흔히 남의 돈 벌어 먹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냐고 툴툴거리는 사회인들에게 얘기하지만 막상 자신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꽤나 위험한
수준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자신은 문제가 없는데 직장이, 상사가, 동료가, 후배가 혹은 고객이 문제라고 '남의 탓'을 하는 것이다.
내가 수십년 전 사회생활을 할 때 견뎠던 어려운 점을 지금의 젊은 사람들에게 대입할 수는 없다.
모두 귀하게 자란 자식들이고 참을성마저 부족한 세대에게 '참아라, 참아라'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사회가 발달 할수록 다양한 직업군이 많이 나타나지만 국내 최초의 감정코치 전문가라는 저자의 직업이 우선 낯설고 흥미롭다.
과연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하는 일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우리 나라의 기업을 상대로 코칭을 해주는게 주요 업무라는데 예전에는 없던 이런 직업이 나타나야 할 만큼 우리사회는 복잡 다양한 
감정군들이 부디끼며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게다.




요즘 젊은이들 자기 주장이 확실하고 인내심이 부족한 편이다. 그런 이들에게 우리 시대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말도 되지 않는 불합리한 사고를 지녔다고 생각되는 상사의 책망에도 항변 한번 제대로 못하고 당해야했던 우리로서는 자기 할 말 딱딱하고 퇴근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요즘 후배들이 전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같은 말이라도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예민한 요즘 사람들을 승복시킬 수 있는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더구나 말대응에 경험이 부족한 부하직원들에는 '자네 겨우 이정도인가'하는 책망보다는 '자네의 이런 대응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도로 우회하는 답변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나역시 콜센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감정이 격앙된 상황에서 "고객님 배달이 밀려서 도착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렸잖아요'같은 대답이 돌아오면 가뜩이나 화가 난 상태에서 머리꼭지가 확 돌아버리는 경험을 한 적이 많았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다'는 말을 한다면 일단 진정이 된다는 말에 백번 공감한다.
우리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은 괜히 있는게 아니다.

귀하게 키운 내 자식이 고객에게 화풀이 대상이 되거나 억울한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속이 터질 노릇이지만 억울하다고 대들고
뛰쳐나온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대장간의 칼이 뜨거운 불에 달구어지고 망치로 벼려져야 강해지듯이 단련이 필요한 것이
바로 사회인이 되는 정석인 셈이다.

승진에 뒤쳐진 입사동기끼리의 소통방법이나 왕따 상사에게 인정받는 법같은 사회생활의 묘수가 예시를 들어가며 풀어놓고 있다.
어쨋거나 월급이 적어도 출퇴근이 힘들어도 감정 때문에 지치는 일이 더 힘든 법이다.
무조건 상사에게 아부를 하라거나 불합리한 명령에 승복하라는 것이 아니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개선할 건 개선함으로써 불필요한 감정소모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점이다.
책을 무척이나 아끼는 독자로서 이렇게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읽어도 아깝지 않는 속시원한 해결책이다.
내가 느낀 사회생활 극복의 묘수를 딸아이도 느껴 더 이상 힘든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강력 추천하고픈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샘터 2014.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올 장마는 비대신 폭염이 들어앉은 가문장마였다. 홍수끝은 없어도 가문 끝은 있다고 하지만 타들어가는 농부의 마음이 안타까운
그런 여름이다. 그래서일까 8월호 표지의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싱그럽게 다가온다.



봄부터 깊었던 시름이 천진한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잠시 잊혀지는 것같다.

'이달에 만난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개그맨 이홍렬이다.



'없으면 말구'하면서 산장 할머니를 연기하던 그를 요즘 tv에서 많이 못만나 서운했는데 기부모금활동을 하느라 바쁜 생활을 했다고
한다. 열 가지 버킷리스트 목록중 하나였던 국토종단이 모금운동의 시작이었다고 하는데 예순까지는 절대 주례를 서지 않겠다는 결심을
깨고 결혼 한건 주례 설 때 마다 아프리카 어린이를 한 명 후원하는 이홍렬다운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단다.
또 다른 탄생인 결혼의 기쁨과 후원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한 100쌍쯤 합동결혼식하는 곳은 없나 행복한 상상에 빠진 그가 부럽다.
자신의 재능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고 기부의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그는 분명 키작은 '키다리 아저씨'가 분명하다.
나도 이참에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다보니 시원한 동해안 여행이 간절해진다. 이왕이면 바다와 계곡 동굴이 어우러진 동해안을 자동차가 아닌
기차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일단 비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막히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일석 삼조의 기회가 될 것같다.



동해역 근처에 있다는 8천원 무한리필 회냉면 '능라도'는 기어이 가보고 싶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십자말풀이 흠...풀어보니 문제가 두어개쯤 어렵다. '가까운 길'이면 '단도'인가? 그런데 나온 답은 엉뚱하다.
검색을 해봐도 답이 보이지 않는다. 다음호 정답을 기다리는 수밖에 그래도 이번달 미션 '수'자가 몇 번 나오는지는 알아냈다.



이혼한 후 홀로 아들을 키우던중 암에 걸려 투병중인 어머니가 아들과의 갈등때문에 고민이라는 편지가 소개된 '참살이 마음공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잘 타협해보라'는 뻔한 답변대신,



'오늘부터 내 자식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정을 끊으라'는 법륜스님의 단호한 대답에 속이 다 시원하다.
엄마는 항상 주는 사람이라는 공식을 넘어서 우선은 암 투병에 전념하고 미워했던 남편을 위해 기도하라고 조언해주신다.
남편을 미워했던 마음이 아이에게 영향을 주어 엄마에 대한 미움과 저항감이 씨앗이었으니 인연의 고리를 끊으라는 말을 과연
엄마가 받아들일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불행을 아이에게 되물림해주지 않으려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해보인다.
부처처럼 웃고 계시는 법륜스님의 따끔한 일침이 마냥 자애롭기만을 강요하는 종교의 무거움에서 벗어난 현답인 듯해서 멋지게 보인다.

이 달의 특집은 '구석구석 동네 명소'이다.
그저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흔하디 흔한 동네의 우물터나 당산나무, 그리고 좁은 골목길 같은 그런 곳들이 누구에겐가는 '명소'로 기억된다. 나에게 그런 곳은 어디인지 한 번쯤 기억을 끄집어 내보는 시간도 즐거울 것 같다.
작지만 큰 개그맨 이홍렬처럼 '키다리 아저씨'같은 샘터가 있어 삶이 즐겁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