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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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에게 가장 상처를 줄 수 있는 대상은 누구일까? 책을 읽는내내 가슴이 아팠다.

자신과 피를 나눈 가족이 주는 상처는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

우리는 가족을 선택해서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따뜻하고 안락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싶을 것이다.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행복한 요소를 갖춘 그런 가정말이다.

근엄하지만 따뜻하고 능력있는 아버지와 아이를 사랑하고 보살펴주는 인자한 어머니가 있고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해결해줄 경제적인 것들과 조금 더 바란다면 그 모든 것들을 같이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다정한 이웃들이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는 삶이 될 것이다.

하지만 태어나고 보니 원하던 가정의 모습이 아니었다면...다시 되돌릴 수도 없는 삶을 어째야 할까.

 

 

 

자동차 보험사에서 능력있는 손해사정사로 인정받았던 앙투안은 단 한번 임산부가 벌인 교통사기를 조사하면서 그녀의 불쌍한 삶에 보상이라도 해주듯이 거짓 조사서를 올려 보상을 받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 해고통지를 받는다. 그 시기 이미 아내인 나탈리와의 부부사이는 벌어지고 있었다.

말하자면 엎친데 덮친격으로 앙투안의 삶은 아래로 곤두박질하기 시작한다. 아니 벌써 추락은 시작되고 있었다.

화학을 전공하고 약국에 약사로 근무하던 앙투안의 아버지는 약사로서는 유능했지만 남편이나 아버지로서는 무능한 가장이었다. 어린나이에 어머니를 만나 잠깐 불같은 사랑을 했다고 믿었던 아버지는 그 뒤 타고난 재처럼 온기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하긴 영원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나에게 이런 결말은 예상이 되었지만 어린 앙투안은 부모의 건조한 결혼생활이 이해되지 못했다.

앙투안의 뒤를 이어 태어난 쌍동이 여동생 안과 안나는 너무도 아름다운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쌍둥이중에 안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게 되자 간신히 가정의 형태를 유지하던 앙투안의 울타리는 무너져 내린다. 쌍둥이를 낳은 후 각방을 쓰던 부모에게는 사랑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었다.

어머니는 간단한 짐만을 챙겨 집을 떠났고 남겨진 가족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너무도 고통스런 댓가를 지불해야만 했다. 잠시 아버지는 떠나버린 엄마의 자리도 채우려고 했지만 가장으로서의 능력마저도 부족했던 아버지는 새어머니를 들이는 것으로 그자리를 채우고 만다.

여동생과 어머니의 갑작스런 부재로 충격에 빠진 앙투안과 안나는 정신과 치료를 받을만큼 고통에 빠지고 둘이 서로 의지하면서 고통을 견디게 된다.

너무도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되어버려 자식에 대한 애정이 없었던 것일까.

인기있는 약사로 여자들에게 인기있었던 아버지에게 소외감을 느껴서였을까.

굳이 앙투안의 엄마가 자식들마저 버린 채 집을 떠난 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사실 집을 떠나서도 그녀의 삶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으므로...몇 몇 남자들과 동거를 하기도 했지만 청소부로 근근히 살아가야 할만큼 어려움에 빠지면서도 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식어버린 남편과의 사랑은 그렇다쳐도 자식에 대한 사랑이나 의무는?

 

 

충격으로 언어장애를 가지게 된 안나와 앙투안은 슬픔에 젖은채 성장한다.

안나는 자신과 비슷한 운명을 가진 남자와 만나 이상적인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앙투안은 마치 부모의 운명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처럼 거의 같은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한때는 뜨거웠지만 사랑은 식어가고 아내인 나탈리는 바람을 피운다가 결국 그의 곁을 떠나버린다.

바로 그무렵 해고까지 당한 앙투안은 남겨진 아이들과 예전에 자신이 안나와 그랬던 것처럼 슬픔에 젖은 채 황량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왜 앙투안은 권총으로 자신의 딸을 쏴야만 했을까.

자신에게 닥친 절망을 극복하지 못해 아이들을 쏴죽이고 자신도 자살을 하려 했던 것일까.

하지만 딸 조세핀의 턱을 향해 총알을 발사한 후 정신을 차린 앙투안은 권총을 내려놓고 경찰에 투항한다.

심각한 정신장애로 판단되어 철창이 아닌 정신병원에 입원한 앙투안.

아이들은 엄마인 나탈리와 그의 연인이 함께 살고 있는 집으로 보내진다.

 

이제 앙투안의 곁에는 암으로 죽어가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부재로 대신 어머니의 자리를 차지한 새어머니만이 있을 뿐이다. 그들 조차도 자신의 아이들을 총으로 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한다.

앙투안은 멀리 멕시코로 떠난다.

나탈리의 집으로 갔던 딸 조세핀은 엄마도 그의 연인도 사랑하지 않는다.

다만 아들인 레옹은 엄마의 남자의 보살핌을 받으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잘 누르며 살아간다.

 

 

 

왜 우리들은 곁에 있을 때 소중한 것을 알지 못할까.

자신에게 어른이 되는 법을 가르쳐주지 못하고 집밖에서만 맴돌던 아버지처럼 앙투안 역시 그의 아버지의 삶을 닮아간다.

그런 이기심때문에 외로웠던 앙투안이 좀 더 다른 삶을 살았더라면...자신의 딸을 총으로 쏘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슬픔이 배어있는 프랑스 특유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우울한 느낌이다. 어둔 하늘 아래 비가 내리는 장면같다고나 할까.

앙투안의 아버지역시 좀더 다정하게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누어줬더라면...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는 물려받기 싫은 운명을 대물림하는 뿌리가 되어버렸다.

다만 총으로 찢겨진 상처로 가장 고통스러웠던 조세핀이 인간이 아니라고 여겼던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그래도 가족이 마지막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혹시라도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사랑을 나누지 못하는 가족들이 있다면 이런 불행한 가족사를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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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른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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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선택한 독자라면 우선 이 책을 읽기전 따뜻한 담요와 간단하게 요기를 할 샌드위치와 커피를

준비해두도록 조언하고 싶다.

유럽의 겨울날씨는 우리나라보다 더욱 춥고 음산하다고 알고 있다. 하필 꽃샘추위가 기승인 요즘 이 소설의 무대는 12월의 추운 겨울인데다 난방도 되지 않는 지하실이다보니 읽는내내 추위가 느껴져 혼이났다.

서른 다섯 살의 매력적인 경찰 브누아 경감은 자신의 매력을 백분 이용하여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는 바람둥이 사내이다. 문제는 그가 아들 하나를 둔 유부남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내인 가엘을 사랑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동서양을 넘어 사내들의 속성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인지. 결국 그 바람끼 때문에 브누아는 불행에 빠지고 만다.

 

 

출장에서 돌아오던 브누아는 고장난 차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도와주기 위해 차에서 내린다. 여기까지는 경찰로서의 친절이라고 해두자. 하지만 차주인인 미모의 여자 리디아의 유혹에 넘어가 그녀의 집으로 간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그녀가 건네준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은 브누아는 어두운 지하실 쇠창살안에서 눈을 뜬다.

리디아가 의도적으로 자신을 끌어들여 지하실에 가둔 것을 알게된다. 하지만 왜 리디아는 브누아를 가둔 것일까.

일란성 쌍둥이 동생인 오델리아는 15년전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살해되었지만 시신을 발견되지 않았다.

오랜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을만큼 고통속에서 살아온 리디아는 범인에 대한 단서를 적은 편지를 받게 되고 범인으로 지목된 브누아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그를 납치하여 가둔 것이었다.

하지만 타고난 바람끼 때문에 수많은 여자를 전전하기는 했지만 브누아는 누군가를 납치하여 살해한 기억은 없었다.

브누아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있는 리디아는 그가 범행을 자백하고 오델리아 묻혀있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 고문을 하고 서서히 그를 죽이려 한다. 독자들은 분명 브누아가 범인이 아님을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그에게 범인의 누명을 씌웠고 리디아는 그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리디아의 확신으로 브누아는 점차 죽음으로 향하게 된다.

과연 브누아를 범인으로 몰아가게 한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정신병을 앓고 있는 그녀를 조종할 수 있는 인물이 떠오르긴 한다. 하지만 그가 왜 브누아에게 칼을 겨눈 것일까.

 

작가는 곳곳에 부비트랩을 장치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남편의 바람끼를 알고 있으면서도 부부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아내 가렐에게는 남편을 죽일 의도가 없었을까? 혹은 동료사이면서도 한때는 연인사이였던 자밀라 형사 역시 진짜 범인일 가능성은?

남편의 실종에 충격을 받았을 가렐의 의심스러운 행동은 아주 의도치 않았던 사건의 실마리가 된다.

동료이면서 상사인 경찰의 부정한 행동은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더러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실제 우리는 이런 포장된 인간들 사이에서 교묘함을 알지 못한 채 상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철창안에 갇힌 죄수만이 죄인이라는 증표가 될까? 우리곁에 같이 숨어 살고 있는 고도의 죄인들의 존재를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

 

 

대부분의 추리물들은 범인이 밝혀지고 잡히든 죽음을 맞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의 결말은 생각지 않은 반전이 기다린다.

독자만이 범인을 알 뿐이다. 진짜 범인이 브누아가 갇혀있던 지하실에 남겨두었던 마지막 사인!

'넌 절대로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납치된 브누아도 그를 납치하여 고통에 빠지게 한 리디아도 진짜 범인은 끝내 모르게 된다.

브누아는 마지막까지도 자신이 왜 이런 불행에 빠지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 채 소설은 막을 내린다.

'너는 모른다'라는 제목이 이 소설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독자들은 마지막에 가서야 공감하게 될 것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줄 수 있는지 브누아의 불행을 보면서 절감하게 된다.

과연 브누아가 겪은 고통은 적절했던 것일까? 그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과거의 어떤 행동이 분명 그를 불행으로 몰게 되었으니까 당연하다고 해야할지 모르지만 마지막까지 자신은 결백하다고 믿었던 브누아에게는 부당한 일이다.

불행의 당사자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기도 한 것과 끝내 자신이 왜 불행해졌는지 모른 채 결말을 맞은 것이 이 소설의 포인트가 아닌가싶다.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죽어가는 브누아의 삶을 보면서 바람둥이 남자들이 정신이 번쩍 나지 않을까.

혹시 남편이나 애인이 바람끼가 있다면 반드시 읽어보라고 챙겨줘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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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사는 거리 히라쓰카 여탐정 사건부 1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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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의 고전인 홈즈나 아르세르 뤼팡, 혹은 아가사크리스티를 연상하는 독자라면 이렇게 가벼운

추리물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마치 개나리나 진달래가 핀 봄의 정원을 거니는 느낌이 될 작품이다.

 

 

이미 표지에서도 그런 느낌이 팍팍 풍긴다.

남자를 연상케 하는 쇼트 헤어는 갈색, 혹은 금색에 가까워 보이고 마치 사자의 갈기처럼 느껴지는 엘자와 그녀의 여고동창인 미카의 활약이 치밀하다기 보다는 경쾌하게 전개된 작품들이다.

도쿄에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고 고향인 히라쓰카도 돌아와 울며 겨자먹기로 엘자의 조수가 되어버린 미카는 늘씬한 다리와 화끈한 성격의 엘자와는 다르게 예의가 바르고 이성적인 여성이다.

하지만 나이를 불문히고 반말은 예사인데다 목검을 휘두르는 엘자에게는 조신한 미카가 딱이다.

어느 날, 자신이 사귀고 있는 남자에게 다른 애인이 있는 것같다고 의뢰한 여자의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남자의 뒤를 쫓던 중 낯선 여자의 방문을 목격하게 되고 남자는 욕실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이 작품의 트릭은 여장을 즐기는 남자와 살인을 저지른 범인의 범인 바꿔치기 수법이 돋보인다.

 

일본에서는 탐정이 정식직종으로 인정을 받는다고 한다. 주로 우리나라의 흥신소나 심부름센터에서 하는 일들을 담당하는데 엘자와 미카는 연인의 실종과 살인사건들을 수사하게된다.

실제로 살인사건이 난 것을 수사했다기 보다는 실종사건을 쫓다보니 살인사건과 맞닥뜨리게 되었고 경찰에서도 밝혀내지 못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식이다.

 

안에서 문이 잠긴 밀실살인 사건의 결말은 반전 그 자체이다. 점을 보러 온 고객에게 거울로 사기를 치는 무당의 이야기도 아주 신선하다.  물론 모든 사건해결의 키는 엘자가 쥐고 있다.

하지만 무대뽀 엘자의 좌충우돌 수사방식은 뭔가 조마조마하다. 그걸 조종해주는 역할이 바로 미카이다.

말하자면 셜록 흠즈와 왓슨의 모습같다고 할까.

젊은 여성들이 해결해 나가는 사건들은 살인같은 끔찍한 결말이 있어도 그리 어둡지 않다.

 

정신없는 축제현장에서 의뢰받은 사건 관계자인 여자를 뒤쫓는 장면은 은근 스릴도 있다.

분명 그녀들이 쫓는 여자를 놓치지 않았건만 그 시간 인근에서는 그 여자가 범인인 듯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유능한 엘자와 미카 콤비가 놓친 것은 무엇이었을까.

고도의 범죄물이라기 보다는 가벼운 두뇌회전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작품이라 그런지 쉽게 읽힌다.

아마 연재편이 또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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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한혜경 지음 / 샘터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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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은 시간이 아닌가싶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모든 것을 다 가진

권력자에게도 공평한 시간! 결국 우리들의 삶은 죽음을 향하게 되어있다. 역시 공평하게.

100세 시대라는 말이 먼 이웃의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이제 내 얘기라는 것이 실감나는 나이가 되고 보니 과연 나는 품위있게 늙어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한국의 베이비붐세대에 태어나 참으로 열심히 살아온 세대에 속한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베이비붐세대는 한 때 경제를 이끄는 축이었지만 이제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노년세대의 중심축이 되어가고 있다. 어찌보면 서글픈 현실이다.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부지런하게 일해 자식들에게 잘사는 환경을 마련해주기위해 소처럼 일했던 세대였는데 이제 서서히 지는 해처럼 나이가 들어가고 있으니 그 것만으로도 서글픈데 문제는 노후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느냐하는 것이다.


 


좀 더 못살았던 부모님처럼 우리들도 자식들에게 헌신했다. 하지만 아직은 부모에 대해 '효'라는 개념이 다소나마 남아 있어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은 남아있는 세대였다. 부모님들도 당연히 자식에게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나마도 하지 못하고 짐승처럼 부모를 대하는 인간들도 없진 않지만 형편만 괜찮다면 당연히 부모님을 돌봐드리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과연 자식들에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까?

모임에서 만난 친구들은 한결같이 자식에게 기대지 않겠다고 단언한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가슴 시리다.

한마디로 우리 베이비붐세대는 과거와 미래에 끼인 세대로서 부모를 돌봐드리여하고 자식에게는 헌신해야 하는 세대인 것이다. 당연히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 따로 떼어놓은 재산은 물론 감정까지도 여유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저출산국가로 돌아선 지금 우리는 후손들에게 너무나 큰 짐을 지우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에서 자신을 '돈 버는 기계'처럼 이용만 하다가 버린다는 분노감을 품은 사람들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

나이들어 할만한 일자리도 잃게 되고 여유있게 쓸 생활비도 없다면 아직도 많이 남은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식들은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살만해졌다고 해도 부모를 제대로 돌보겠다는 의식은 별로 없다.

물론 기대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신의 몸마저 제대로 가눌 수없는 시간이 온다면 과연 누가 우리들을 돌볼 것인가. 절로 한숨이 나온다.



얼마전 드라마에서 자식들에게 그동안 키우기 위해 들어갔던 돈을 반환하라는 '효도소송'이 이제 드라마속 이야기만이 아닌 세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힘들게 사는 법을 모르는 자식들에게 늘 퍼주기만 했던 부모들은 이제 '효도계약서'를 받아야만 하는 현실이 도래했다. 절대 웃을 수없는 이야기이다.


아직 의식이 있고 다소나마 돈도 가지고 있다면 서둘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당당하게 노년을 즐기기 위한 대책이 바로 이 책에 나와있다.

법률적인 조언을 들을 곳이나 건강한 삶을 위한 상담처에 대한 정보도 꼼꼼하게 안내되어 있어 든든하다.

우울증에 걸려 남은 시간들을 헛되이 쓰지말고 '품위있게' 나이들어가는 법에 대한 조언들이 너무 감사하게 다가온다.

'당신도 결국에는 늙는다'라며 노인체험을 해보는 장면은 가슴아프지만 이렇게라도 미래를 대비하고 젊은이들을 이해 시켜야한다.

100세시대를 맞아 버려야 할 것들과 무장되어야 할 전략들을 실감나게 조언하는 이 책을 친구들에게도 권해야겠다.

같이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  나도 8십이 되는 내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지만 어차피 그 곳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첫걸음을 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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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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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춘삼월이 가깝다. 하지만 한겨울 바람보다 꽃샘바람이 더 파고드는 요즘이 더 춥게 느껴진다.

봄의 따뜻한 기운을 기다리는 마음이 떠나기 싫은 찬바람의 기운조차도 지긋해지기 때문이겠다.


 

아무리 떠나기 싫은 겨울이라도 어느새 여기저기 봄기운이 스멀스멀 눈치를 보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남해의 섬은 이곳은 찬바람을 뚫고 올라온 냉이며 달래가 어느새 지천이라 엊그제는 제법 캐다가 맛있게 무쳐먹었다.

봄이 오면 마음도 싱숭생숭해지기 마련이라 옛말에는 처녀가 바람이 난다고 하는데 샘터의 노란 표지를 보니 어느새 봄을 담은 듯 따스하게 맘이 덥혀진다.


 


요즘은 다시 서울과 섬을 오가는 생활을 하는지라 그동안 목말랐던 문화행사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그런데 우리동네에 이런 협동조합이 있다닌 눈이 번쩍 떠진다. 동화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인형으로 만들다니..아이디어가 참 신선하다.

그림속에 인물을 현실로 끄집어내는 작업이니 아이들에게는 기적같은 경험이 되기도 하겠다.

'만원의 행복'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나만의 인형을 만들어볼 수도 있고 저렴한 수강료로 만들기 강좌에도 등록할 수 있단다.

바느질솜씨는 자신이 없지만 산책삼아 동네 햇빛공방에 수강신청을 해볼까.



오래전 콩나물시루같은 경춘선을 타고 대성리며 춘천을 오가는 여행조차도 행복했던 기억이 있건만 요즘 기차여행은 일취월장 변신이 대단해졌다. 족욕을 즐기고 온돌에 몸을 누인채 기차여행을 즐기다니 정말 깜짝 놀랐다.

더구나 개그 공연까지 볼 수있다니 일석 몇조란 말인가. 강을 따라 꽃이 가득핀 철길을 느긋이 즐기고 싶어진다.


 

2~3월안에는 온돈마루실 가격이 반값이라니 수다쟁이 친구들 한번 불러 모아야겠다.



책욕심이 많은 나는 평생의 소원인 서재를 가지고 한동안 뿌듯했다. 하지만 한달이면 수십권씩 쌓이는 책들이 어느새 걱정거리가 되었다. 좁은 공간에 쌓인 책들에 내려앉은 먼지를 보면 책욕심을 좀 내려놔야지..하면서도 엄두가 안난다.

개인이 운영하는 '국민도서관 책꽂이'은 내 책을 무료로 보관해주는 대신, 내가 맡긴 책을 남에게 빌려주는 도서 공유 서비스라고 한다. 아..내가 원하던 서비스였다. 그리고 꼭 다시 볼 가능성이 없는 책들은 기부를 해도 좋을 것같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살짝 살이 쪄보인다. 하긴 세월이 얼마인가. 나잇살은 너도 나도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조금 후덕해 보이는 얼굴이 더 정답다. 요즘에는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통인시장의 기름떡볶이를 그녀도 좋아한단다. 나도 이번에 서울에 가면 꼭 찾아가 맛을 봐야겠다. 정년없이 열정만 있으면 언제든지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그녀가 부럽다. 서구적인 마스크와는 다르게 한옥사랑이 남다르다. 나이탓인가. 나도 슬슬 한옥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나도 어린 시절을 떠올릴 골목시장이 있다. 지금은 재개발이 되어 옛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어려서 먹던 골목냉면이 너무도 그리운데...살면서 저렇게 찾아갈 추억의 시장이 아직 남아있는 것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



늘 이코너는 유심히 보게된다. 아는 것 같지만 전혀 몰랐던 진실들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무심코 선택했던 수많은 간장들이 이렇게 엄청난 비밀이 숨어있다니..메주를 띄우고 된장을 건져내어 만든 재래식간장은 왠지 입에 맞지 않아 얻어두고도 즐겨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제 입맛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염산으로 분해하여 간장을 만들다니..이런 간장이 몸에 절대 해롭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내 집에 있는 간장들을 유심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분해간장인지 100% 양조간장인지 꼼꼼이 챙겨보자.


60년간 받은 200여통의 편지를 모아 서간집을 낸다는 최정호 석좌교수의 글을 보니 스마트시대에 사라져버린 손편지가 그리워진다. '지금 세대는 부모님 편지를 한 장도 가지고 있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에 가슴이 저릿해진다.

글쎄 나도 아이들에게 손편지를 쓴적이 있었던가? 나를 기억해줄 흔적은 모두 가상의 공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익숙해진 요즘 꽃무늬가 그려진 편지지를 언제 봤는지 기억도 가물하다.

간직해줄지는 모르지만 올봄 물이 차오르는 삼 월에는 그리운이들에게 손편지라도 써야겠다.


여전히 창문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찬바람속에서 봄이 느껴진다. 시간은 우리와 상관없이 들이닥칠 것이고 짧은 봄이 가기전에 부지런히 마음갈이를 해야겠다. 이제는 시간이 무섭고 한없이 소중해지는 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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