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그라운드
S.L. 그레이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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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종말을 맞는다면 제2의 빙하시대가 도래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주행성과의 충돌?

그것도 아니라면 외계인의 침공일까.

우리는 살면서 이런 상상을 한번쯤을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설득력이 있는 주장은

바로 바이러스의 침공이 아닐까 싶다.

이 소설은 바로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위기를 맞은 사람들이 더 안전한 곳으로

찾아들면서 시작된다. 이른바 성소라고 불리는 안전지대를 분양한 그레그라는 인물은 위기를

피하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여 성소를 만든다. 하지만 이 성소라는 곳은 그의 말처럼

전혀 완벽한 곳이 아니었다.



지하8층으로 이루어진 성소는 입주민들이 묵을 숙소와 오락실, 수영장과 심지어 닭을 키우고 채소를

키우는 수경재배실까지 갖춘 곳이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어설픈 성소!

하지만 외부와의 단절을 담당한 헤치만큼은 완벽했다.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성소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피해 성소에 모여든다.

광신도인 거스리 가족-부부의 종교정신은 거의 광신의 수준인데다 쌍둥이중 오빠인 브렛은 망나니다.

다섯 살짜리 딸과 그 아이의 보모인 케이트를 사전에 의논도 없이 마구잡이로 데리고 온 타이슨.

과거에 독일의 군인이었던 딘 하우저 가족-특히 아버지인 레오는 컴퓨터 관련일을 하고 있어 성소가 고립되었을 때 약간의 도움을 주기도 한다.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 커플인 비키와 제임스-비키의 애견인 클로뎃(사실 동물은 성소에 입소금지

였지만 예외).

그리고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아내를 잠시 놔두고 급하게 성소에 파견된 성소건축책임자 윌 부세.


하지만 살기 위해 찾아든 성소는 성소의 책임자였던 그레그의 죽음을 시작으로 지옥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가운데 이어지는 연쇄 살인들. 그리고 탈출을 하기 위해 폭탄을 떠뜨렸지만

오히려 성소가 파괴되면서 수돗물이 단수되고 지하의 냉장고에는 죽어가는 시체만 하나 둘 쌓이고 만다.


뭔가 비밀을 간직한 것만 같은 성소 입소자들. 다양한 사연과 비밀들을 숨긴 채 죽음을 향한 광기로 결국

마지막 선택을 앞두게 된다. 과연 살인자는 누구일까.

이 소설은 연쇄살인을 풀어나가는 미스터리를 더한 심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바이러스로 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것 같았던 성소가 오히려 지옥같은 곳이 되면서 살짝 포장되었던 인격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과정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고갈되어 가는 물처럼 인간성은 점차 고갈되어가고 최악의 상태에서 인간은 어떻게 미쳐가는지 그리고 마침내 성소를 빠져나온 사람들과 마지막에 독자들에게 밝혀주는 진짜 범인의 모습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인물이었다.

바로 이것이 미스터리소설의 진수를 보여준다. 하지만 반전의 반전은 가장 마지막 장에 나와있다.

조디 포스터의 영화에서 보여준 패닉룸의 모습이 떠오른 소설이었다. 과연 성소 혹은 패닉룸은

안식처일까.

소설을 읽는내내 마치 내가 성소에 갇힌 듯 폐소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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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했으면 변했으면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7
이은선 글.그림 / 책고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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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개에게 쫓기는게 불만인 고양이가 있었어요.



아주 크고 힘이 센 동물이면 얼마나 좋을까? 고양이는 간절하게 원했답니다.



자 이제부터 고양이의 변신이 시작됩니다.


코끼리는 어떨까요? 곰도 괜찮지 않을까요. 고릴라도 고양이보다는 힘도 세고 크니까 좋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변하면 변할 수록 다른 고민이 생기곤 하네요.



바람처럼 빨리 달리면 무서울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치타가 되어보니 너무 숨이 차서 고민입니다.  고양이는 계속 변신합니다.



그러더니 결국 쥐가 되고 만 고양이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지금의 자신보다 다른게 되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과연 가지 못한 길에 가보면 삶이 달라졌을까요?

그 어떤 길에도 돌멩이도 있고 거친 물살도 있을 수 있고 가로막힌 장애물들이 수두룩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 그리고 지금의 내가 가장 최선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불만인 고양이가 이러저러한 둥물로 변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결국 쥐가 되어 그토록 싫어하던 고양이에게 쫓기는 모습에서 해학과 위트가 느껴집니다.

불만투성이 아이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동화에요.

낭만 고양이가 아닌 불만 고양이의 변신을 따라가다 보면 묘하게 거울을 보는 것 같네요.

지금의 나는 불만고앙이가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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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의 상인들 - 프란치스코 교황 vs 부패한 바티칸
잔루이지 누치 지음, 소하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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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심상치가 않다. 가장 고결해야 하는 성전(聖殿)에 상인(商人)이라니...간혹 수도원에서 포도주를 만들어 기금을 모은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지만 아예 상인이라는 타이틀이라면 성전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하물며 전셰계의 존경을 받는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에서?

이탈리아의 저널리스트이자 뉴스앵커인 잔루이지 누치는 대담하게도 교황청의 비밀을 파헤친다.

소설이 아니다.  과거로부터 이어져왔고 현재 진행형인 교황청의 내밀한 비밀, 리얼 그 자체이다.



카톨릭의 수장인 교황이 거주하는 바티칸은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성스럽고 존경스러운 곳이라고

생각한다.

오래전 교황청이 존재한 이래 성스럽지 못한 사건이나 사고가 없었다고는 할 수없다.

면죄부를 발행했다거나 교황의 부정한 일들, 그리고 성직자들의 범죄들이 늘 있긴 했다.

하지만 바티칸의 기밀문서 유출 사건인 '바티리스크스캔들'을 보면 과연 바티칸이 성국인가 싶어진다.



요한 바오로 1세는 1978년 교황청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13년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는 다시 거대한 교황청의 조직과 대결하고 있다.

과연 교황청에서는 무슨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남미에서 최초로 선출된 프란치스코는 가난과 청빈의 삶을 살았던 것으로 대표되는 성인 프란치스코의 이름처럼 정직한 수도자가 되기 위해 위험한 칼을 치켜든 것이다.

전세계에서 모금된 기부금들이 과연 어떻게 쓰이는가. 수많은 성인들과 복자를 돈으로 찍어내는 공장이라는 추잡한 소문들도 그렇고 바티칸 은행이 마피아의 돈세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일까.



프란치스코가 조직한 감시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황청은 비밀들은 베일을 쉽게 벗지 않는다.

'사람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교회가 가난해져야 한다'는 프란치스코의 바람은 종교인의 본분을

망각한 이른바 성전의 상인들에 의해 묵살되고 거대한 비밀은 더 두꺼운 어둠속으로 사라지곤 했다.

이 책은 그동안 숨겨왔던 교황청의 비밀중 서곡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카톨릭 교회가 2000년을

존립해왔고 교황이 아무리 바뀌어도 교황청의 썩은 사과들은 여전히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감은

틀리지 않을 것같다.

프란치스코의 몇몇 의로운 성직자들의 칼은 겨우 두꺼운 커튼의 리본 하나만 자르고 내려놓을지도 모른다.

정보가 발달되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현대에 와서도 결코 깰 수 없는 세상이 있다는게 놀랍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 프란치스코와 그의 조사단의 칼이 썩은 사과들을 더 많이 제거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부패한 거대조직의 비밀을 파헤쳐 세상에 고발하는 저자의 안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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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를 베다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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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아픔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위안이 되기도 하는 가족들의 이야기, 그들 없는 삶은 무미하겠죠. 내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는 소설이라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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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나서 참 좋았다 - 20년간 생명의 목소리를 들어온 의사가 전하는 진료실 에세이
김남규 지음 / 이지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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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라는 직업은 전혀 부러운 직종이 아니다.  건강한 사람들보다는 아픈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야 하고 치료를 잘 받고 건강을 되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삶을 놓치는 사람들도 봐야하기

때문이다. 사실 3D업종보다 더 힘든 직업이 아닐까 싶다. 체력적이로나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점에서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선생님'이란 존칭으로 추앙(?)하는

것은 고귀한 의술에 대한 존경의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연세대 의대에서 외과부장으로 교수로 근무중인 의사 김남규의

에세이에서는 의사로서의 고뇌와 인간으로서의 감성이 잘 드러나 있었다.  하루종일 환자와 씨름하느라 글을 쓸 틈도 없을텐데

이렇게 따뜻한 에세이까지 출간을 하다니 그의 감성이 참 남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진료실 창문에 놓인 화분에 드리운 햇살을 느끼고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을 보면 그의 감성이 확실히 예민하고 따뜻하다. 이런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마음까지 치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차갑고 도도한 의사가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런 의사가 좀 더 많아졌으면 싶다.



그의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환자도 있지만 놓친 환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가 기억속에 남은

환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괜찮은 죽음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회복을 기대하는 환자에게 부정적인 답을 들려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인간으로서 얼마나 힘들지 짐작해본다.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나 손을 잡아주는 것밖에 할 것이 없어 가슴아팠다는 고백은 가슴을 시리게 한다.

어찌보면 참 딱한 직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환자의 마음까지 붙드는 그의 마음이 너무 좋다.

피치 못하게 떠나 보낸 환자를 여전히 붙들고 있는 그의 여린 마음은 의사로서 단점이 될 수 도 있겠다.

친구의 아들녀석이 그가 몸담은 병원에서 훈련중이다.  가혹한 선배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고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할까 고민중이라 들었다.  물론 혹독한 훈련이 필요한 과정이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환자의 마음까지 들여다볼줄 아는 선생에게 배웠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아파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고통받고 있는 존재이다.  이런 아픔까지 헤아려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주는 의사가 있다면 병의 무게가 조금쯤은 가벼워 질텐데..

이렇게 좋은 의사라도 사실 만나는 일이 없어야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내가 건강을 놓쳐 병원에 가야한다면 이런 의사에게 가고 싶다.  이 책은 우리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감동이겠지만 이 세상의 모든 의사가 꼭 읽어봐주었으면 좋겠다.

어떤 소명으로 환자를 돌봐야 하는지 표본이 바로 이 책에 있기 때문이다.

많은 환자들이 그의 손을 통해 회복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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