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디츠 - 나치 포로수용소를 뒤흔든 집요한 탈출과 생존의 기록
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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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콜디츠성은 독일 몰데강에서 45미터 높이로 솟은 산꼭대기에 있다.

성을 목적은 통치자의 힘을 보여주고 적에게 겁을 주고 포로를 감금하는 것. 2차세계대전중 콜디츠성은 이 목적을 아주 훌륭하게 해낸다.


독일에게 침공당하고 포로가 된 수많은 나라의 군인들이 콜디츠로 감금되었다.

다국적 포로수용소가 된 것이다. 하지만 포로가 된 군인들의 탈출 시도가 이어진다.

누군가는 성공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시 붙잡혀 오기도 한다. 독일 병사에게 뇌물을 주고 거의 탈출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독일군의 덫임이 밝혀지면서 독일군이 진급을 하거나 돈을 벌기도 했다.


프랑스군인 르레이의 탈출극은 영화처럼 멋졌다. 독일군은 창이 뚫고 들어오지 못할 방패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프랑스군이 방패를 뚫고 탈출을 한 셈이다. 탈출이 성공할 때마다 더욱 강력한 탐조등이 설치되고 벽은 높아졌다.


콜디츠를 탈출한 또 다른 프랑스군인 메레스르브룅은 탈출전 자신의 감방에 있는 가방에 이런 라벨을 붙여두었다. '만약 내가 성공할 경우, 내 소지품을 다음의 주소로 보내주면 고맙겠소..'독일군은 정중하게 이 가방을 그 주소로 보내주는 친절함을 보여주었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 사람들이 서로 죽이고 파괴시키는게 전쟁 아니었나?

포로에 대해서는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었다는 것이 여러 기록에서 나온다.




'콜디츠 올림픽 대회'가 열렸다는게 믿어지는가. 종목도 다양했다. 하긴 감옥에 갇힌 포로들에게 생기를 더해주기 위한 장치로 스포츠만한게 없을터였다.

YMCA가 경기용품을 보냈고 각국을 대표한 포로들의 경기는 열기로 가득했다고 한다.

'폴란드인은 죽도록 진지하고, 프랑스인은 원기 왕성하고, 네덜란드인들은 엄숙하고, 벨기에인은 프랑스인을 따라하고, 영국인은 그냥 웃었다' 이 얼마나 위트있는 표현이란 말인가. 딱 그 민족들의 성향을 아주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전쟁과 포로수용소의 이야기라 어두울 것 같지만 아주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말하자면 콜디치성 안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지는 셈인 것이다. 계급간의 갈등이나 배신 욕망과 광기, 희망과 절망이 교묘하게 섞인 포로수용소의 모습이 인간세상을 축소시켜놓은 것 같았다. \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들이 실화이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전쟁이 끝난 후 콜디츠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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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과 영감을 더하는 전국 문구점 도감 - 문구인이 사랑하는 전국 문구소품샵 35곳
모두의 도감 편집부 지음 / 모두의도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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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어린 시절에는 예쁘고 다양한 문구를 갖는 것이 소원이었다.

노트도 누런 종이가 아닌 백색의 고급 종이로 만든 두꺼운 것이 갖고 싶었고 연필을 깍는 기계도 갖고 싶었다. 어린아이들이 칼로 연필을 얼마나 고르게 잘 깎았겠는가.

자석이 달린 필통에 잘깎인 연필을 키대로 넣으면 그렇게 행복했었다.


물감이나 색연필, 크레용도 색이 더 많은게 그렇게 갖고 싶었는데 아마 겨우 열 두개 정도 들어간걸 썼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문구점앞을 지나가면 자꾸 걸음이 멈춰지면서 예쁜 문구에 눈길이 머무는 걸 느낀다. 요즘 문구들은 하나같이 예뻐서 '나좀 데려가 줘요'하는 눈길로 나를 바라본다.

하지만 집앞 학교 근처에 문구점은 자꾸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문구에 진심인 저자가 서울에서 제주에 이르는 문구점 35곳을 둘러보고 쓴 책이라고 한다.

예사 문구점들이 아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스토리가 보이고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았다.

지역마다 진열해놓은 문구의 특색이 달랐다. 경주같은 관광지에서는 경주를 연상시키는 선물용 문구가 많았고 대전 도룡동 한적한 주택가 사이에 자리한 줄리엣의 편지는 사랑과 애정이 담긴 마음을 비추는 문구점이라고 한다. 독특한 일러스트가 눈길을 잡는다.


목공예를 이용한 문구를 제작하는 곳도 있고 외국에서 인기있는 문구를 진열해놓은 곳도 있다.

그저 노트나 필기구를 진열한 문구점이라기 보다는 전시관을 보는 느낌이 드는 곳도 있다. 눈요기거리가 많으면 한 번이라도 더 가고 싶어지지 않을까.


미도리작업실의 미도리는 일본어로 '초록'이라는 뜻이라는데 좋아하는 것을 해보고 싶어 작업실을 열었다고 한다. 너무 크지 않고 번잡하지 않은 공간을 만들어 자신을 위로하고 싶어했지만 지금은 비슷한 시기를 지나는 누군가에게도 작은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는 쥔장의 마음에서 따뜻한 배려가 느껴졌다.

매끈하게 만들어진 필통을 사서 색색별의 연필을 잘깎아 눕혀두고 싶고 나만의 스티커를 만들어 여기저기 붙여두고도 싶다. 색이 여럿인 물감을 사서 그림을 그려봐도 좋지 않을까.

이제 여행을 떠나게 되면 맛집만 다닐 일이 아니고 그 곳만의 문구점을 들러야겠다.

나만의 문구도감을 만들어 멋지게 꾸며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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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계획 - 맛 좀 아는 먹브로의 무계획 유랑기
MBN <전현무계획> 제작팀 지음 / 다온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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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렇게 팔자좋은 사람도 있구나 싶다. 전국 맛집을 돌아다니면서 먹고 출연료까지 받는 직업이라니 부럽다 못해 심통이 난다. 여느 먹방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일단 섭외를 미리 하지 않고 즉석에서 사정(?)해서 찍는다는게 다르긴 하다.


방송3사를 비롯해서 종편에 이르기까지 전현무가 안나오는 방송이 없을 지경이다.

도대체 몸이 몇 개나 되길래 틀기만 하면 보이는 걸까. 그리고 시청자들중에 느꼈을라나 그렇게 먹고 다니는데 살은 외려 좀 빠진 것 같고 얼굴도 작아지고 피부도 좋아졌다는거. 복 받은 사람일세.


여수시민으로 15년을 넘게 살면서 이 책에 소개된 집은 가보지 못한 것 같아 속상하다.

간장게장 골목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게장집도 가봤고 장어집도 가봤다. 그런데 백반집이며 미평동에 있다는 햄버거가게는 전혀 몰랐었다. 내가 살 때 소개좀 해주지. 아까비!

남산 바로 옆에 살면서 남산에 안 가본거랑 똑같네. 그리고 지금 내가 사는 동네에 살았던 건 알고 있었는데 5년이나 살았구나. 그럼 우리동네 맛집좀 소개해주지. 옥수동이네.


그냥 맛집만 돌아다니는 것만 써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판인데 대구편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동인동 양푼이갈비집도 가보고 서문시장 칼국수집도 가봤다. 그런데 4대 떡볶이집이 있었구나.

그런데 현지인들만 알 것같은 골목 사잇길 맛집을 기가막히게 찾아내는 기술은 뭘까.

요즘 또 성시경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녀서 나만 알던 단골집이라도 나올까 겁이 난다.

우리동네에 또 언제 왔다갔는지 그 이후 웨이팅줄이 생겨서 제발 좀 우리동네에 안왔으면 싶다.


사이 사이 궁금했던 팁도 나와서 좋았다. 스지란게 소심줄을 말하는거였구나.

흠 수구레와는 또 다른 곳이라는거지. 맵부심으로 유명한 사람답게 땡초 팍팍 넣는 걸 보니 괜히 내 입맛이 다 매워진다.

덕분에 몰랐던 곳도 알게되어 좋았는데 내 단골집은 오지말아주삼.

계획없이 찾아간 식당에서 인생 최고의 맛을 찾아낼 줄 아는 행운아들의 유랑기에 슬슬 배가고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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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PTO.AI - 블록체인과 AI의 본질을 이해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다
김기영 외 지음 / 키랩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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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옛말이 되어 버렸다.

하룻밤만에도 강산이 변하는 시대가 오다니 정말 신발끈 단단히 조이고 뛰어도 따라잡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휴대폰이 컴퓨터가 되고 은행이 되고 비서가 되더니 이제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는 시대도 되었다.


일단 블록체인이라는 단어의 뜻부터 정의해보자. 데이터를 여러 컴퓨터에 분산 저장하고 각 거래 내역을 블록 단위로 연결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만든 원장 기술이라고 한다.

정의를 내리니 더 어렵다. 예전의 장부같은 개념을 말하는 것일까.


일단 가상의 공간에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을 말하는 것 같은데 최근에 연속으로 일어나고 있는 카드사나 통신사 정보유출사건을 보면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중 확장성이나 보안성이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닌가 짐작해본다. AI는 조금 쉽다. 인공지능이란 뜻인데 각 매체에 퍼지는 가짜뉴스의대부분을 이 AI가 만들었다니 AI의 진화는 인류의 미래까지 장악해서 멸망을 부르는 건 아닌지 두려워진다.


더 큰 문제는 저자의 말처럼 블록체인 시장이 진화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인데 인간이 개입을 넘어서 스스로 진화하는 단계에 이른다고 상상해보자. AI는 인간이 만들었지만 언젠가 인간을 위협하는 대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터미네이터'가 현실이 되는 미래가 곧 올것이다.

블록체인이나 AI, 쳇GPT를 개발하고 보급시킨 사람들은 그런 위협에 대한 대책도 만들었을까. 저자는 이런 미래를 내다보고 이 책을 만든 것 같다.


인간을 대신하여 전쟁을 하고 부품 하나만으로 인간의 힘을 업시켜 무거운 것도 들어올리게 한다.

이제 공중을 나는 자동차가 흔한 세상이 올 것이고 사람이 직접 하는 일들은 줄어들 것이다.

아날로그 세대인 내가 디지털 시대의 급격한 도래가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분명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이지만 경계를 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지 않을까.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생기면 일단 뒤로 물러나고 주춤거렸다. 지금으로 충분한데 하면서.

이 책을 교과서 삼아 차근차근 배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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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문구점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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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웃을일이 없어서 우울감이 밀려왔었다. 뉴스를 봐도 세상돌아가는 일도 가족들을 봐도 힘이 빠졌다.
바람이 마음을 휩쓸고 지나가던 요즘에 잠시 이 책으로 위안을 얻었다. 문학의 가치라는게 이런거구나 싶어 이 책을 만난 일이 너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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