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부터는 오직 나를 위해서만! - 참는 인생은 이제 그만
와다 히데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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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세대인 내가 몇 년전 코로나 팩데믹이 한창이었을 때 처음 '어르신'이란 호칭을 들었다. 아니 이제 겨우 60을 갓넘었는데 어르신이라니, 처음에는 화가났다. 적어도 70은 넘어야 들을 소리가 아닌가하고.


과거 수명이 낮았던 시절에는 환갑잔치도 했지만 지금은 칠순도 그저 그렇고 팔순 정도는 되어야 잔치를 한다고 하지만 아무리 우겨봐도 늙었다는걸 숨길 수는 없다. 다만 건강하게 늙어가고 있는지 먹어야 할 약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지의 차이일 뿐이다.


병원이 근처에 있어야 안심이 될 정도로 건강도 나빠지고 몸 여기저기에서 삐꺽거리는게 느껴진다.

나이 들어 좋은게 있다면 작년부터인가 국민연금이 나온다는 것 밖에는 없다.

만 65세가 되면 돈주고 맞았던 백신들을 무료로 접종해준다고 하니 그것도 좋다고 해야하려나.

사실 나이들어 좋은 점은 거의 없다. 예전처럼 도덕있는 젊은이들에게 대접받는 것도 없다. 그럼에도 나이가 들어가는대로 살아야 하니 우울해진다.


이 책은 특히 윗어른 잘 모시고 아이들 잘 키워낸 딱 지금의 내 세대에게 위로가 되는 책이다.

태어나보니 가난한 나라였고 형제는 많고 곱게 자라는게 쉽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먹을거며 입을거리도 풍족하지 않았으니 참아야 할 일들도 많았다. 지금도 맘껏 누리지 못하고 죽은 후 얼마라도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친구들이 많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참는 인생은 이제 그만'이라는 문구가 왜 이리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내가 불쌍해지는지.


늙어갈 수록 즐겁게 살아가라고, 몸에 안좋은거라고 생각되었던 먹거리도 적당히 즐기고 그닥 도움이 안되는 사람들 안만나도 좋다고, 술 담배도 완전히 끊는거 보다는 조금씩 줄이면서 즐기라고 해주니 어찌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40여년 간 전문의로 일했다니 신뢰가 팍팍 가면서

우울했던 마음이 풀어지는 것만 같다. 나 역시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겪고 있지만 정신과를 찾아 가는 걸 미루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약물을 조금만 먹으면 좋아진다고 하니 도전해볼 예정이다.

그리고 먹고 싶은거, 하고싶은거 참지말고 해보리라 마음먹는다.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해 사치를 부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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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식물하러 갑니다 - 덕질과 직업 사이, 가드너 탐구 생활 백백 시리즈
손연주 지음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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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잘 여문 씨앗 하나가 땅에 심겨져 햇빛과 물을 먹고 잘 자라온 시간들을 보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선뜻 대답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 자신이 무슨 꿈을 가졌는지 그 꿈이 잘 이루어져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혹은 직업훈련을 하고 적당한 직업을 가졌어도 그게 꿈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꿈과 직업은 다르니까.


어린 연주고 그랬었다. 하고 싶은게 오히려 많아서 자신의 꿈이 정말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고고학자나 수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했고 사실 이 책을 보니 웹툰작가가 되었어도 이름을 날렸을 것만 같이 그림 솜씨도 수준급이었다. 이렇게 재주많았던 소녀는 '씨앗 모으기'가 취미였다니 정말 남다르지 않은가.


내가 어렸을 때 처럼 '우표 모으기'나 '인형 수집'같은게 아니고 씨앗을 모으는게 취미였다니..

결국 식물과는 운명처럼 같이할 것이란 예감같은걸 했던게지. 책으로 만난 연주에게 받은 느낌으로 아주 딱인 만남이라고나 할까. 도시에서 낳고 자란 나도 텃밭가꾸기가 소망이었던 적이 있어서 그 소망을 이루었을 때 정말 좋았지만 잡초뽑기와 벌레들의 향연에 손을 들고 말았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야야 사랑스럽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가 자꾸 떠올랐다.

대개의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거나 보지 못한 풀들을 볼줄알았던 소녀에게 가드너는 천상연분이 아닌가.

식물원에서의 사계절 풍경이 저자의 눈과 마음을 통해 보여졌다. 단지 직업으로만 생각했다면 힘든 일들이 참 많았을 것이다. 자세히 보아주는 가드너를 만난 식물원의 풀들이 얼마나 행복했을까.


우리는 자연에게서 참 많은 것들을 배운다. 뿌리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생명을 틔우는 풀들, 가꾸는만큼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열매들을 보면서 감사함을 배우게 된다.

'나답게 식물하자'는 소신으로 다양한 길을 가고 있는 저자를 보니 자연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 반려견 토리와 함께 하는 산책길에서 만나는 풀 하나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것만 같다.

미래의 선택으로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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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구 1
윤재호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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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설이 소설로만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실제 이런 미래가 다가올까 두렵기 때문이다. 지구는 이미 병들어있고 기후위기로 인한 반격이 시작된 지금 과연 인류는 계속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으려나.


그래도 인류는 살아남아 새로운 별에 정착했다. 그렇게 혼이 났으면 서로 돕고 잘 살일이지 역시 인류는 또 제버릇이 나와 계급이 나뉘는 사회로 진화, 혹은 퇴화했고 새로운 제국은 12개로 나뉘어 하층으로 내려갈 수록 노예같은 살을 살게 된다. 선택된 인간은 센트럴시티에서 살아가고

하류계급의 인간들은 새로운 에너가 된 다이아몬드 채굴을 하면서 죽어갔다.


30년 전 제국에 봉기를 든 반역집단 레볼트들의 이마에는 'Z' 표식이 있다.

제국의 비밀경찰 '플릭'은 숨어있는 레볼트를 찾는 임무를 맡았다. 지구에서 옮겨온 인류는 새로운 종족을 개발하고 무기를 개발해서 하등인간집단을 만들어내고 탄압한다.

오래전 지구에서도 그랬듯 그런 인간에게 대항하는 집단도 만들어졌다.

결국 역사책에 쓰여진 전쟁이 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었다.


페르다인이 사는 행성에 예언자가 말했다. 페르다인은 천 년후 멸망한다고.

멸망을 피하기 위해 살길을 찾던 페르다인들은 지구인들을 만나게 되었고 지구인을 잡아먹은 페르다인들의 유전자가 변이하면서 괴물이 탄생하게 된다.

새로운 제국에는 이런 괴물들과 지구인들과 페르다인들이 섞여 살아가고 있다.

지구인의 후손인 케이가 신비한 힘을 지닌 다이아몬드의 영향으로 프랑수아 5세와 융합된 존재가 되었고 제국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초능력자와 괴물과 지구인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잡아먹힌다.

강력한 무기들롸 초능력이 등장하고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나거나 부서진 몸이 다시 재생된다.

분명 미래의 어느 날 이런 일들이 생길 수 있다고 믿는다.

인류는 위대하고 더 위대한 종족이 우주에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에 지겨운 전쟁이 계속되리란 것도.

판타지하면서도 역동적인 소설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오는 장면들이 두렵기도 했다. 이런 미래가 오기전 우리가 할 일이 있지 않을까. 저자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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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고의
기윤슬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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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은 무엇인지를 되짚어본 시간이다. 진실이라고 믿었던 과거의 비밀들이 밝혀지면서 반전과 스릴까지 더했던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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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고의
기윤슬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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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수많은 반전과 배신이 섞인 소설이다. 그래서 인간의 본질은 어떤 존재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누군가가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온 여자, 가난하고 비루한 시절을 잊고 신분상승에만 몰두했던 여자의 삶이 사상누각처럼 어리석은 일이었다는 사실이 '인과응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소설이었다.


그렇다고 그 여자에게 돌을 던질 수도 없다. 수능시험을 치루고 명문대 합격소식을 받아든 현주는 엄마가 집에 새로 들인 아저씨에게서 현금카드를 건네받는다.

보험일을 하던 엄마는 여러 남자를 만나왔지만 그저 이용하려는 남자들 뿐이었고 가장 마지막에 집까지 들어오게한 남자, 이경섭은 딸인 유미와 함께 가족이 되었다. 현주에게는 끝까지 가족이 아니었던 사람들이다.


추레하고 무능하고 한없이 착하게만 보였던 아저씨, 그리고 현주를 쫓아다니며 관심을 받고 싶어하던 유미는 귀찮기만 한 존재였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난 것일까.

결국 가출신고만 한 채 지내다가 현주는 유미가 다니고 싶어하는 아카데미에 등록을 해주라고 건네준 현금카드를 가로챈 후 서울로 온다. 그 날 현주는 유미에게 5만원을 건네면서 가고싶다는 모임에 가라고 했었다. 자신이 건네받은 5백만원에 비하면 아주 적은 돈이었고 그것으로 유미를 떼내고 싶었다.

신나게 집을 나갔던 유미는 모임장소에서 일어나 화재로 사망하게 된다. 현주는 자신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누가 그 호프집에서 화재가 일어나리라 생각했겠는가.


들고온 5백만원으로 대학입학을 하고 장학금을 받으면서 졸업을 한후 대기업에 취직까지 했다.

그리고 회사일로 연결이 된 변호사, 석현을 알게되어 연애를 하다가 얼마전 청혼까지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자신의 전화번호로 온 메시지 하나에 현주의 삶이 흔들린다.

'동생을 죽인 살인자' 오래전 자신이 유미의 일을 블로그에 올렸을 때 누군가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은 되지 않겠냐는 댓글을 봤다. 사실 유미가 죽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았다. 현주가 돈을 주면서

그 곳에 가라고는 했지만 죽을 것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죽을 걸 알았더라도 현주는 유미를 말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유미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니까.


나같아도 혼자 사는 엄마가 무능하고 추레한 남자를 '새아빠'라고 데리고 들어오면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아저씨를, 그의 딸 유미를 미워했던 현주를 이해하면서도 유미가 왕따를 당하고 고통받는 것에도 무관심하게 내버려둔 현주의 냉혈함은 너무하다 싶었다.

하지만 엄마의 실종이 살해사건으로 밝혀지고 그동안 믿어왔던 일들이 다 거짓임을 알게 되었을 때 그건 배신이라기 보다는 '댓가'였다고 생각하게 된다.

오로지 위만 쳐다보고 살아온 현주가 위장된 자신의 삶과 제대로 맞닥뜨리는 장면에서는 안타까움보다는 자신이 뿌린 씨앗을 거두는 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독한 판단인가.

'세상은 보이는 것보다 더 무섭다'라는걸 보여준 소설이었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욕망에 충실하다 못해 악을 저지르는 것에 아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지, 누가 가장 인간다운 사람이었는지 되짚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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