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7.4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꽃망울이 보송보송 꽃을 피우는 요즘 어디든 소풍이라도 나서고 싶어지는 날들입니다.

김밥 한줄 싸들고 샘터 한 권 들고 뒷동산에라도 오르면 얼마나 행복할지 봄은 역시 생동감을

주는 계절인듯 합니다. 이달 샘터 역시 어느 한곳 빈틈없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묵직한 시계가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표지를 보니 새삼 시간의 소중함이랄까요.  어느새 창간 47년이라는 리본을 두른 기념호라 더욱 기대가 됩니다.

이달에 만난 사람은 제가 좋아하는 배우 이문식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얼마전 '정글의 법칙'에 나온 그의 모습에서 왜소할 것이라 생각했던 제 선입견을 완전히 불식시켰습니다.

나이도 제법 되시는 것으로 아는데 왕(王)저 복근이라니...못하는 게 없는 김병만씨 못지 않은 활약에 이문식의 근성을 보게 되어 특히 이번호 기사를 눈여겨 보게 됩니다. 아이들을 틀에 가두지 않고 대안학교를 보낼만큼 깨여있는 의식도 놀랍습니다. 참 멋진 배우라 다음 연기가 또 기대되네요.


 


'넬라판타지아'라는 노래로 우리에게 익숙한 배댜해씨가 반짝 몰려든 인기뒤에 시련이 숨어 있었군요.

좋은 일 뒤에는 나쁜일이 뒤따라온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제대로 된 '음악'을 하고 싶다는 그녀의 고백이 아름답습니다. 목소리처럼 맑은 나날들이 계속되기를 빌어봅니다.


 


쉬운듯 하지만 어려운 '오징어볶음' 저도 신경쓰고 만들어도 물이 흥건한 볶음이 되어 난감했는데 이달 할머니의 부엌수업에는 흥건해지지 않으면서도 맛깔난 오징어볶음의 비법이 숨어있습니다.


 


저는 왠지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미안해지고 가슴이 아파옵니다. 풍요로움 속에 빈곤이 가득한 이 세대들이 때로는 과감한 도전으로 우리 기성세대들을 놀라게 하는데요. 편해보이는 직장을 때려치고 스스로 길가 토스트집을 차린 조경미씨의 사연이 봄처럼 상큼합니다. 평택시청 옆 광장의 그녀의 푸드트럭에 꼭 먹으러 가고 싶어집니다.


 


우리는 때로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의리는 지키는 반려동물들의 이야기를 보면 그런 생각이 절로 들곤 합니다. 이번호'동물에게 배운다'는 늙은 조랑말의 이야기입니다.

조랑말의 수명 15년을 훌쩍 넘어 살았다는 '하양이'의 넉넉함 속에서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게 됩니다. 새끼 사슴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조용히 삶을 정리해나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나이가 들으니 포기할 것이 많아지고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 같으면서도 때로는 고집스러운 일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하양이'의 삶에서 나도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봄바람이 살랑거리니 어디론가 훌쩍 떠나보고 싶다는 '바람'이 나를 흔듭니다.

왜 봄에 바람이 나는지 알것 같기도 하네요. 누군가의 아내로 엄마로 사는 내가 가끔은 '나'자신이고 싶은 적이 왜 없겠습니까. 이번호 특집 '혼자라서 좋은 날'을 보니 배시시 웃음이 배어나옵니다.

나처럼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구나 싶기도 하구요.  5월호 특집은 '내가 아직 아이처럼, 혹은 벌써 어른처럼 느껴질 때'라고 하니 한번 도전해볼까요. 봄이 깊어가는 요즘 제가 사는 섬에는 동백꽃이 툭툭 지고 유채꽃이 화려하지만 벚꽃은 없답니다. 섬진강의 벚꽃도 그립고 멀리 있는 친구도 그리워지네요.  샘터로 이 기다림과 그리움을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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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 - 힘든 하루를 끝내고, 내가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영혼을 달래는 혼밥 야식 만화
이시야마 아즈사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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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고 했으니까'라는 제목이 참 좋다.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이라는게 수고 없이는

이어질 수 없기 때문에 오늘도 땀 많이 흘린 자신을 위해 야식 한 그릇 차려먹는 것은

스스로를 위한 위로요 충전이 아닐까.


 


올해 서른이 된 오사카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야식은 따뜻하다.

''살과의 전쟁을 포기한다'라고 과감히 선언하고 칼로리가 어마어마할 것 같은 마요네즈며 치즈를 마구 투척하는 장면은 시원스럽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아마 살이 잘 찌지 않는 스타일이 아닐까. 낮에는 알바를 하고 밤늦게 혹은 새벽까지 작업을 해야하는 특성상 야식없이는 그 밤 작업을 이어가기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이렇게 마구 먹어도 되는걸지.

괜히 내가 다 걱정스럽다. 야식을 먹지 않아도 늘 살이 찌는 나로서는 말이다.


 


삼남매의 둘째인 저자의 집 도시락은 일단 크기부터가 남다르다고 했다. 사실 일본인들은 소식으로 유명한데 마치 우리네 도시락처럼 사이즈가 푸짐한 도시락을 보니 일단 마음부터 든든해진다.

주먹밥 하나라도 더 챙겨먹이려는 아버지의 사랑이 부럽기도 하다. 실제로 요리도 참 잘하신다니

얼마나 좋을까.

운동회 날 가족들이 둘러 앉아 푸짐한 도시락을 펼치는 장면은 내가 갖지 못한 그림이라 더 없이

부럽기만 하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 하이디가 할머니를 위해 챙겨왔던 하얀빵이 사실은 맛이 별로 없다든가

곰 세마리의 스프는 맛이 어떨것 같다는 상상이야 말로 그녀가 작가다운 능력을 가졌다는 의미이다.

어린시절 읽었던 동화에서 나오는 음식은 어떤 맛일지를 상상하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일듯 싶다.

우리나라는 오래전 겨울밤에 '찹살떡 메밀묵'하는 아저씨들이 돌아다녔는데 일본은 라멘장수가

돌아다녔던 것 모양이다.  출출한 겨울밤 뜨끈한 라멘으로 허기를 달랬을 가족들의 모습이 참 정겹다.

그러고 보면 서양은 가질 수 없는 동양인들만의 야식문화가 있는 것 같다.


 


일본도 '기무치'를 즐겨먹는다더니 '김치전골죽'까지 뚝딱 만들어서 참기를을 훌훌 뿌려 먹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미혼인 저자의 야식 메뉴가 의외로 참 다양하다. 호박이니 양배추같은 채소가 많이 들어가 그나마 좀 다이어틱해 보이긴 하는데 역시 소스가 문제이다. 그래도 어떠랴 아직까지 야식을 즐길만큼 살이 풍만하지 않은 듯하니.


이제 긴 겨울이 끝나고 봄햇살이 소근거른다. 겨우내 찐 살을 어쩔거나. 여름이 다가오면 더위보다

드러난 살들이 더 무서운 나로서는 저자의 용기가 부럽긴 하지만 그녀의 추천 메뉴 몇 개쯤은 꼭

해보고 싶다.

특히 정신노동으로 많이 지친 날이거나 비라도 추적 거리는 날이라면 냉장고를 뒤져 야식하는

그럴듯 하게 만들어 놓고 술한잔 괜찮지 않을까.

요리 그림이 너무 생생해서 더 먹고 싶었던 '야식'들. 영혼을 달래는 혼밥 야식에 잠깐 배가 고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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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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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바람난 남편 때문에 상처받은 여인이 있다. 아버지의 죽음 이 후 시름에 빠져있던 레이첼은 톰을 만나

위안을 얻고 결국 결혼한다. 하지만 남편인 톰은 몇 년 후 새로운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아이까지 낳고

레이첼을 버린다. 집을 나온 레이첼은 친구인 캐시의 집에서 지내면서 직장을 다니지만 지나친

음주때문에 해고되고 만다. 레이첼이 런던에 있는 직장과 집을 오가는 기차를 타고 한 때 자신이 살던

집을 바라보는 것이 일과가 되어 버린다. 한 때는 사랑했지만 지금은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자신이 그토록 갖고자 했던 아기까지 얻은 전 남편 톰과 그의 새아내인 애나를 바라보는 것은 너무도 괴로운

일이다.


 

레이첼과 톰이 살았던 집에서 두어집 떨어진 곳에 사는 부부, 스콧과 메건! 레이첼은 그들을 제스와

제이슨이라고 이름 붙여 자신만의 상상에서 새로운 인물로 탄생시켰다.

둘은 너무도 사랑하는 사이이고 자신이 끝낸 결혼생활과는 다른 행복한 부부라고 믿으면서.

그렇게 기차를 타고 자신이 살던 집과 제스부부가 사는 집을 지켜보던 레이첼은 어느 날 제스가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얼 마후 제스-실제로는 메건-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된다.

레이첼은 자신이 보았던 의문의 남자가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경찰에 제보하고 제스의 남편인

제이슨-실제로는 스콧-에게 알린다. 화랑을 경영하던 메건은 경영악화로 문을 닫았고 이웃인 톰과

애나의 아기 에비를 돌봐주는 일을 했었다.

하지만 메건은 자신이 아이를 싫어하는것을 알고 일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오래전 자신에게서 태어난

아기를 떠올린다.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메건은 한 남자를 만나 동거를 하고 아이를 낳았었다.

그 사실을 모른 채 메건과 결혼한 스콧은 메건을 사랑하지만 뭔가 비밀을 간직한 듯한 아내 메건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한다. 

 

 


이 소설에서는 상처받은 여자 셋이 각기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를 갖지 못해 술로 결혼생활을 파탄지경으로 이르게 했던 레이첼과

그녀의 남편 톰을 유혹하여 아내자리를 꿰찬 애나, 그녀는 톰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꼈지만 유부남의

불륜상대가 되는 것에 조금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다.

결국 자신도 레이첼이 그랬던 것 같은 배신을 느끼게 된다.


 

메건의 실종사건에 의문을 가지고 뒤를 쫓는 레이첼과 파탄난 부부들의 비밀이 섞이면서 묘한

스릴러가 느껴지는 소설이다.

늘 술에 취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레이첼의 기억력은 믿을 수가 없다. 또한 그녀의 증언은 신뢰감도

없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메건이 사라진 저녁의 일이 떠오르면서 메건 실종 사건의 비밀이 밝혀진다.



레이첼과 애나, 그리고 메건의 시선을 오가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는 조금쯤은 우울하고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사건을 파헤치는 기존의 스릴러나 미스터리물과는 다른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심리묘사가 더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결국 비밀이 밝혀지면서 아주 뜻밖에 범인이 나타난다. 앞서 살짝 드러났던 메건의 외간 남자가 과연

누구였는지 꼭 확인해보시기를...

 


 

이렇게 멋진 원작을 영화로 만날 수 있다니 정말 기대가 된다.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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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투명
장웨란 외 지음, 김태성 외 옮김 / 예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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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대학에 입학할 무렵에는 중국을 중공이라 불렀다. '죽의 장막'으로 불릴 정도로 폐쇄적이고

사상적으로도 우리와는 적대적인 국가였다. 그런 분위기에서 중문학과에 진학하는 친구들은

미래를 두려워했고 주변에서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혀를 차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장막을 거두고 세계의 최강국이 될 것이라 예견하는 사람들도 소수 있었다.

일단 중국은 '인해전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인적자원이 존재하는 나라였고 열리기만 한다면

스폰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드릴 여지가 너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불과 30여 년이 흐른 지금 중국은 미국을 위협할 정도의 강국이 되었다. 공항에서 제일 시끄럽고

여전히 세련되지 못한 국민성때문에 지탄을 받기도 하지만 중국의 부상은 무서울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

여전히 공산국가이며 초기의 저렴한 인적자원때문에 몰려들었던 수많은 자본가들이 눈물을 흘리며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과거 우리에게 문화를 전파하던 부모의 나라에서 한류에

열광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정도가 우리가 중국을 보는 시각이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여전히 공산당원이 지배하는 국가에서는 어떤 문학이 존재할까 하는

궁금증때문이었다.

오랫동안 폐쇄적이었고 사상적으로 다양하지 못했던 국가에서 천편일률적인 단순한 문학만이 생존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나의 이런 편견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여성작가인 치우산산의 '쉬는시간'은 교직에 있다 퇴직한 일흔 다섯의 여인 장수잉의 일과를 그리고

있다.

이년 전 세상을 떠난 남편의 공간은 이제 적막하기만 하다. 평생 시간표대로 살아온 교원답게 그녀는 일과를 시간표로 만들어 생활하기로 한다. 늘 가르치려는 습성이 발휘되어 아파트단지의 부조리를 교정하려고 들고 시간표사이의 쉬는 시간에는 이웃을 관찰, 혹은 훔쳐보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자신의 현관앞을 지나는 발자욱 소리만으로도 누구인지를 알고 윗층에 도둑이 들자 우연히 현관앞에서 마주친 남자가 범인이라고 신고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 남자는 택배기사일 뿐이고 그녀의 과도한 훔쳐보기가 할일없는 노인네의 일상이라고 판명되자 좌절한다.

역시 중국의 노령인구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에 빠져있음을 느끼게 된다. 자식들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독거 노인들.

과도한 이웃 훔쳐보기는 결국 지나친 고독의 부작용이다. 장수잉의 모습에서 나의 미래를 보게 된다.


 


중국 당대의 작가라는 마이쟈의 '일본놈'은 우리와 같은 비극을 겪었던 중국이 바라보는 '일본놈'의

시각이 잘 녹아있다. 열 다섯 어린시절 중국을 침략했던 일본군에게 끌려가 짐꾼으로 일했던 더구이에게 왜 '일본놈'이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는지 과거의 시간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과거속에는 더구이의

인간적인 고뇌가 선택한 비밀이 숨어있다. 그 비밀을 알게된 더구이의 아버지는 수치심으로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선택한다.

과거 일본의 잔인한 시간을 경험한 세대들이 일본을 얼마나 끔찍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동병상련의 마음이랄까 우리 역시 '일본놈'이라면 치가 떨리고 여전히 억지를 쓰는 그들이 혐오스럽다.


 


이혼뒤에 집을 전처에게 내어주고 연인이 된 두궈의 집에 함께 살게된 남자는 두궈의 아들에게 '아빠'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낯설기만 하다. 자신에게도 딸이 있었지만 큰 사랑을 느끼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두궈의 아들이 자신에게 집착할 수록 딸에 대한 죄책감이 커지게 된다. 우연히 마주친 전처와 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남자는 두궈에게 양쪽집을 오가면서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이런 모습은 사실 중국보다는 미국이나 유럽의 진보된 남녀의 모습이 아닐까. 그만큼 중국도 결혼관이나 사랑에 대한 관념이 크게 진보했다는 뜻일게다.


서로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하고 떠나는 남녀와 그들의 가정부였던 스촨출신의 여인이 이혼을 생각했던 남편을 기다리며 설레는 이야기는 현대 중국의 남녀의 감각적인 삶을 말해준다. 지방출신의 가난한 농민들이 도시로 향하는 자본주의적 시각같은 것도 느껴진다.

집안에서 더 인정받았던 언니는 당시에는 인기직인 택시기사와 허락되지 않은 결혼을 하고 가난에 치여사는 현실과 이제는 부자가 된 동생의 가정부일을 해주는 장면에서 같은 자매이지만 돈이 주는 삶이 변화를 여지없이 대비시킨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중국문학의 깊이가 예사롭지 않음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처절한 시간들을 지나온 작가들이 변화되는 현실을 긴 호흡없이도 날카롭게 그려냈다.

우리보다 아직은 한 수 아래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선입견들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거대한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이 팽배하는 중국은 그야말로 거대한 파도를 넘어 신세계로 향하고 있다.

그에 맞선 중국인들의 다양한 시각과 진보적인 사고가 우리못지 않다는 것이 참 놀랍다.

이런 좋은 작품들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출판사에게 부탁하고 싶다. 책이 주는 힘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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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컬러링북
무한도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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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한도전은 이제 대한민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인의 예능이 되었다. 멤버들의 11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던 것이다. 차팔고 배팔던 시절은 이제 희미해진 옛추억으로 남을 위기가 되고

'한류'에 힘입어 이런 콘텐츠가 무한수출의 기틀이 된 것이다. 아 대단한 대한민국 예능이여!


 


500여편에 이르는 주제를 소화한 멤버들은 그 사이 바뀌기도 했지만 핵심멤버들의 면면은 여전해서

무한도전의 감동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이 한권의 컬러링북에 무한도전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우린 자연인이다', '바보전쟁','언니의 유혹','자유로가요제','배달의무도'같은 쟁쟁한 예능들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도대체 이런 것들을 기획하는 PD나 작가들의 역량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 어려운 미션들은 수행하는 멤버들의 역량은 또 어떻고.


 


이런 재미있는 예능들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만들어진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기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수출까지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예능인이지만 수출의 역군이기도 하다.


 


예능인이라고 해서 무엇이든 다 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단 미션이 주어지면 전문인 못지않은 완성도로

시청자들을 감동시키는 그들의 열정은 세월이 흘러가도 전혀 식지 않았다.


 


컬러링북을 들쳐가면서 추억에 잠겼던 내가 이 '배달의 무도'를 보면서 당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을 찾아가 엄마의 정성을 배달해 주었던 그 장면들 말이다.

아프리카는 물론 극지방, 그리고 일제징용의 뼈아픈 역사가 깃든 군함도에서 젯밥을 올리던 장면에서는

대한민국 국민 절반은 울지 않았을까.


예능이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무한도전의 끝은 어디까지 일지 살짝 궁금해진다.

언젠가 멤버들의 회갑연이나 칠순잔치까지 보게되는 것은 아닌지...그야말로 기대가 커진다.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장면들이 고스란히 녹여있는 '무한도전 컬러링북'을 보면서 추억에 잠겨

어린시절로 돌아가 색칠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막상 해보니 잘하고 싶은 마음도 불끈거리고 요즘 세상이 하도 시끄러워 골치가 지끈거리는데

잠시 시름을 잊기에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열심히 색칠을 하다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만한 놀잇감도 없다. 열심히 칠하고 열심히

추억해보자.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어른들의 추악함조차 퇴색되는 경험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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