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단 한 번 -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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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불꽃같이 살다간 장영희. 그녀가 몹시 그립다.

 

 

소아마비에 걸려 장애를 가졌던 그녀가 담담히 자신이 걸어온 시간들을 쓴 이 에세이가 그 그리움을 대신한다.

대단한 영문학자의 딸로 태어나서 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걸어가던 그녀가 병마에 스러져 허무하게 떠나버렸다.

 


 

하늘에 떠있는 별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했던 그녀가 지금 별이 되어 우리곁을 비추고 있다.

그토록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아버지와 함께 또 다른 책을 만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의뢰인은 하나님이 아니실까. 인간이 좀 더 지혜롭게 살기 위해 부탁하신 대작일지도 모른다.

 


 

과거 가난하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차별을 받고 힘들게 살았는데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는 편견없이 그들과 잘 공생하고 살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조카가 부는 나팔소리를 전쟁이 난걸로 알아듣고 기겁했다는 장면에서 죽음이 두려운 자신은 길고 오래 살고 싶다고 했는데 60도 못살고 떠나버렸다. 얼마나 간절히 살고 싶었을지...

장애의 몸을 가진 것도 억울한데 그리 빨리 부르신 신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마리아란 세례명에 어울리게 살고 싶었던 그녀의 삶은 치열했고 아름다웠다.

시험 성적이 살짝 아쉬운 제자가 길에서 부채를 파는 노인의 부채를 사주는 장면을 보고 학점을 높여줬다는 장면이 바로 장영희였다.

마음속에 선(善)이 있고 그 속에 보물이 있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하다 떠난 사람. 좀 더 우리곁에서 더 많은 사랑을 나누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잠시 달래주었던 귀한 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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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마법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 지식 세대를 위한 좋은 독서, 탁월한 독서, 위대한 독서법
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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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의 무대는 바로 도서관이었다.

마법의 도서관이랄까. 나도 도서관에 가면 마법에 걸린 듯 다른 세상을 경험한다.

그 곳엔 세상의 모든 이치와 비밀과 스토리가 숨어있다.

그걸 골라내고 읽고 느끼는 재미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려서 처음 접한 책속에 담긴 세상은 마법 그 자체였다.

그래서 책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가난했고 책이 귀한 시대였기에 도서관이 그 갈증을 해소

시켜주었다. 그리고 먼 어느 날 나만의 서재를 갖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지금 이 글을 적는 공간이 바로 그 서재다.

 

 

무작정 다독에만 빠진 나로서는 체계적 서재의 모습은 힘들다.

하루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건 거의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런 능력을 지닌

사람이 있다니. 놀랍다.

그리고 읽은 책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점이 더 놀랍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은 책을 읽어본 사람만이 안다.

두서없이 읽어내린 책도 의미있지만 '서재의 마법'에서 알려주는 정보대로 서재를

꾸민다면 더 좋은 공간이 탄생될 것같다.

 

 

'한 권의 책을 깊게 읽고 담아놓는 습관'이 왜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독서의 힘이 무엇인지를 이미 경험했지만 책이 숨쉬는 서재의 정리법에서 더 좋은

독서법과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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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의 초상
이연호 지음 / 좋은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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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는 법없이도 살 사람이란 말을 듣는 아버지.

하지만 술에 취해 폭력을 일삼고 노름에 쩔은 아버지밑에서 불행하게 자란 남자 R.

그런 남편을 대신해 돈을 벌면서 늘 죽겠다고 말하는 어머니.

이런 시간을 견디고 살았던 남자에게 다가온 n.

 

 

첫만남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던 음악방송 채팅방에서였다.

늘 제일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반야밀. 그게 n이었다.

그리고 실제 n을 만난 것은 여느날 처럼 아버지에게서 매를 맞고 도망치던 순간이었다.

머리채를 휘감은 아버지에게 뭐하는 짓이냐고 끼어들었던 n.

 

 

실제 자신의 아이에게 이런 폭력을 행사하는 부모가 많다고 한다.

아직 독립할 수 없는 여린 나이의 자식에게 이런 폭력과 상처를 주다니. 믿을 수가 없다.

R이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보이게 성장한 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n은 R에게 뮤즈가 되었다. 인천에서 R이 사는 곳까지 택시를 타고 달려올 수 있는 정도의

재력을 지닌 아이. 갑자기 사라져서 R에게 절망을 주었던 n이 그 사이 유학을 다녀왔다는

것만 봐도 n은 R과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n은 신기루같은 아이였다. 어느 날 사라져 버린 뒤로 그에게 신발을 보내오면서도

나타나지 않았던 n.

그런 n을 찾기위해 n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R의 마음속에 n은

불멸처럼 자리잡았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가슴한켠을 자리한 n은 R의 영원한 뮤즈.

아마도 삶이 끝나는 갈까지도 그 기억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정말 n은 실제 존재하기나 했던 것일까. 책을 덮으면서 든 셍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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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 그동안 몰랐던 서양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20가지
허나영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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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문화유산중에 그림은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단순히 종이나 캠퍼스위에 사물을 그리고 색을 입히는 그 작업이 바로 역사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다. 숲이나 나무, 인물이 그려진 그 그림속에는 당시의 사회상이나 스토리들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타고날 때부터 뭔가를 기록하고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원시시대에 그려진 벽화가 남아있는 것을 보면 당시에도 꽤 괜찮은 화가가 있었던게

아닐까 짐작해보기도 한다.

 


 

 

학창시절 크레파스나 물간으로 그림을 그리긴 했지만 '그림'은 나와는 다른 세상의

예술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몇 년전부터 그림에 관한 책들이 나오면서 그 그림에

깃든 스토리나 화가들의 삶을 더 깊숙하게 바라다볼 기회가 되었다.

대체로 화가들은 가난하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던 것 같다. 고흐역시 다른 화가들에

비해 엄청난 작품을 그렸지만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만 팔렸다고 하니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알게된다. 하지만 사후 가장 인기있는 그림이 고흐의 작품들이라니

왜 진작 그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 가난함의 치열함이 명작을 만들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작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그림의 역사를 한 권으로

만났다. 대체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작품도 있고 몰랐던 작품이나 화가도 등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거의 다 남자였다. 과거 여자는 모든 면에서 주인공이 될 수가

없었던 탓이다. 그럼에도 타고난 재능을 버리지 못했던 여자 화가들의 이야기가 특히 맘에

와 닿는다. 17세기 이탈리아에서 화가인 오라치오의 딸로 태어난 아르테미시아는 유명

화가였던 카라바조에게 그림을 배웠고 능력이 출중했지만 열 여덟살이 되던 해에 타시라는

화가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당시 성폭행을 당한 여자는 가해자와 결혼을 하거나 은둔자로

살아야 하는 운명이었다. 그럼에도 화가로서 당당히 자신의 삶을 꾸려나간 아르테미시아는

보수적인 시대에 빛나는 여성임이 분명하다.

 


 

 

그녀의 그림인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에서는 그녀의 아픔이 그대로 드러난다.

당시 이 그림을 본 한 부인이 기절을 했을 정도로 섬뜩한 장면인데 유디트의 목을 베는

유디트가 바로 아르테미시아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녀의 실제 모습이 궁금했는데 자화상에서의 그녀는 조금 고집스러워 보이면서도 결연한

표정을 보인다. 자신의 불행한 과거와 평생 싸워야 했던 전사의 모습이 느껴졌다.

 


 

 

그림에 관한 책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마네의 '풀밭위에 점심식사'는 당시에는 파격

그 자체였을 것이다. 여성의 누드화가 대중의 눈길을 끌기도 했겠지만 당시 남성중심의

세상에서 대담하게 세상사람들을 바라보는 여인의 눈길에서 느껴지는 도도함이 불편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아내외에 연인을 두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시절이었다니 더욱 더 그렇다.

마네는 당시에 시선으로 보면 파격적인 화가가 분명하다.

물론 마네 역시 당대에서는 비난을 받고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후 각광받는 화가로 인정을

받는다. 대체로 선각자들의 삶은 고난이 따른다.

 

유명 그림이 실린 책들은 참 반갑다. 세계 유명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나 만날 명작을

이렇게라도 볼 수 있으니 눈호강인데다 그림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림에 문외한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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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중독이다 - 정신건강전문의가 알려주는 자기 혁명 다이어트
한창우 지음 / 미다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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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중독'은 부정적이다. 뭔가에 집착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러다보면 결국 탈이난다.

약에 대한 의존도 그렇고 사람에 대한 것도 그렇다. 그런데 비만도 중독이 된다니.

제목으로만 보면 조금 의아스럽다.

 


 

 

우리 몸은 살아있는 세포 그 자체이기 때문에 살아남는 법에 대해 아주 영리하다.

주인의 삶의 형태에 따라 교묘하게 반응하면서 나이를 먹는다.

주로 비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면 왜 '중독'이라고 말하는지를 알게된다.

비만의 원인이야 당연히 섭식과 운동의 부재이다. 어느 날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은

자신의 중독증세에 싸워야 한다. 이미 몸은 비만자체에 중독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나역시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살이 잘 찌는데 살아오면서 수없이 다이어트를 해봤다.

하지만 역시 성공하다가도 요요현상으로 다시 더 비만해지는 일을 반복했었다.

이미 몸은 비만인 시간들을 기억했다가 용케도 고무줄처럼 제자리를 찾아들어갔다.

아하 내가 내 몸을 이렇게 만든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일단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면 절식을 하게 된다. 가능하면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양도 많이 줄인다. 당연히 어느 정도 지나면 체중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저자도 늘 다시 경험했다는 요요가 저 멀리 기다리고 있다.

요요가 반복되면 몸은 지난 번 보다 더 영양을 축적하려고 한다. 언제 다시 주인이 자신을 혹독하게 다룰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알면서도 다시 실수를 반복하곤 했다.

 


 

 

왜 비만하게 되는지, 어떻게 체계적으로 다이어트를 해야하는지를 꼼꼼하게 조언하고 있다.

정신건강전문의답게 심리적으로 어떻게 다이어트를 이끌고 갈지를 조언하고 있어 흔한

다이어트 법과는 다르다. 우선 자신의 몸이 비만에 어떻게 중독되어 왔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저자의 조언대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간다면 분명 성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을

믿게 된다. 옷장에 걸어두고 버리지 못했던 과거의 옷들을 다시 입어올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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