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함께 산책을 -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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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독일의 철학자이다. 26세의 젊은 나이에 스위스 바젤 대학교 정교수가 되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35세에 퇴직했다. 이후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위스등지에서 집필과

사색에 몰두했다. 후대의 의사들은 니체가 뇌종양이나 진행성 핵상 마비 질환에 시달렸을

것으로 추측할만큼 그는 두통, 위통, 구토등의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니체는 신체도 정신도 불안정했지만 여덟시간이 넘는 산책을 즐겼다.

그가 고통을 이기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자연속에서 하나가 되어 몰아일체가 되는 경험.

그리고 다가온 특별한 경험이 그를 기쁨에 떨게 했다고 한다. 아마도 명상을 오래하면

느끼는 극치의 순간을 맛보았던게 아닌가 싶다.

내 몸은 이곳에 있지만 혼은 우주 저 밖으로 날아가 만물을 바라보는 그런 경험은 아니었을까.

 

 

참선하는 승려가 이르는 경지를 경험한 니체는 '산책이 바로 명상'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경험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야만 경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누군가는 비로 마당을 쓸다가 누군가는 달빛이 비치는 숲길을 걷다가 몰아일체의 순간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치 삼라만상의 이치를 깨달은 듯 기쁨에 이른다.

아마도 나는 이런 경험까지 이르지는 못할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이 이런 순간을 경험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하지만 저자는 책을 읽는 것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마음으로 선입견 없이 책을

읽다보면 다가오는 떨림같은 것들. 책을 제법 읽었다고는 하나 이런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다.

 

 

계획적인 삶을 살아온 나로서는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명상에서 얻는

극치에 이르기 위해서는 '무아', 즉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순간을 만들어야 한단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런 경지에 이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에 아첨하고 주위에 신경 쓰면서 시류대로 잘 적응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니 나는

그런 의미대로 라면 '어른'이다.

 

 

하지만 니체가 경험했던 명상의 극치란 아이의 마음과 같다는 말에 공감한다.

무색무취의 순수한 세계에 들어서는 일.

어른이 되어서는 참 힘든 경지이다. 그래서 선의 경지에 이른 도인들이 자유롭고

순수한 마음으로 나이들지 않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다양한 사상가의 일상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본 시간이었다.

마치 득도한 스님의 설법을 들은 듯도 하고 몰아일체를 경험한 철학자 니체와 함께

산책을 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제목이 이랬던 것일까.

언젠가 도달하고픈 경지이지만 아마도 난 닿지 못할 것이다. 잠시 그 경지에 이른

사람들과 함께 했던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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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공부, 스스로 끝까지 하는 힘
김성효 지음 / 해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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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도 기초체력이 중요하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가르치는 학부모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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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공부, 스스로 끝까지 하는 힘
김성효 지음 / 해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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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우리가 어려서 한 공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학원은 거의 없었고 과외공부가 유행했다. 그리고 전과나 수련장으로 시험에 대비하는

정도의 공부만 열심히 해도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오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전세계적으로 교육열정 1위 아닌가.

물론 이 열정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초석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초등학교뿐 아니라 대학입학 전의 공부들도 스스로 열심히 하면 어느정도 레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전혀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

고등교육을 받은 부모들이 득시글한 시대에 자신들의 아이들은 더 나은 교육을 시키겠다고 벼른다. 어찌보면 요즘 아이들은 안스럽기도 하다.

 

 

정말 특이하게 대안학교나 홐스쿨링을 시키지 않을거라면 시류를 거스를 수는 없다.

나역시 늦둥이 아들녀석을 밤늦게까지 강남 학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느라고 고생 꽤나 했었다.

그럼에도 아들의 교육은 성공하지 못했다. 한자 문제지까지 만들어가며 4급 시험에 합격시킨 것이 유일한 성과라고나 할까. 물가까지 끌고가는 것은 어찌어찌 하겠는데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은 어렵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존감을 높여줘야 한다는데 나는 정말 낙제점의 엄마였다.

저자가 예를 들어 놓은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은 거의 내가 했던 말들이었다. 이런 세상에!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제대로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들이 있다면 나와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말고 저자의 조언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 자기주도학습을 하게 하는 방법이 이렇게 자세히 소개될 수가 없다.

저자의 육아경험뿐만아니라 학습현장에서의 경험치를 더해 현실감 팍팍 돋는 비법들이 그득하다.

아이와 대화하고-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찾아나가는 방법들 중에는 감사일기를 쓰라는 조언이 많이 와 닿는다. 이건 교육법뿐만 아니라 우리 인생에도 퍽 도움이 될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요즘같은 온라인 교육시대에는 평소와 다른 교육법도 필요하다.

비대면 방식의 교육으로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말도 있다. 문제집 한 권을 더 풀고 학원에 등록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겠지만 이 책은 스스로 자신이 주인이 되어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자신감을 키워서 스스로 찾아가는 방법을 잘 조언만 해준다면 많은 부모들의 걱정을 덜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미에 책 50권 도전을 정말 나도 조언하고픈 비법이다.

초등학교때의 공부방법이 평생 공부의 초석이 되듯 그 시절의 독서가 평생 스승이 될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수학공식 하나 풀고 영어 단어 하나 외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책을 읽는 습관을 잘 들여놓는 것은 평생 스승이나 친구를 얻는 것과 같다.

교육뿐만이 아니라 세상 살아가는 지혜가 가득한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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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아웃 - 사람을 구하는 데 진심인 편입니다
오흥권 지음 / 아토포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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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명을 책임지는 숭고한 길을 힘들게 걸어왔고 가고 있는 의사의 재미있고 감동적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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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아웃 - 사람을 구하는 데 진심인 편입니다
오흥권 지음 / 아토포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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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아웃이라 함은 경기중에 잠시 쉬는 시간을 뜻한다. 작전지시를 위해서이기도 하고 전략적으로 휴식을 갖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타임 아웃은 의학적으로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환자 식별을 위한 개인정보, 수술부위, 수술방법등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절차를 말한다고 한다.

하긴 가끔 해외뉴스에서 절단해야할 부위가 잘못되었다는 보도가 있는걸 보면 이 타임 아웃 절차는 무척 중요한 시간이라 하겠다.

 

 

오랫동안 병원과 거래를 하는 일을 한지라 의사와 교류할 일이 많았다. 요즘 의대생들이 가기 싫어하는 과는 아니고 성형외과나 피부과 의사이긴 하지만 사회에서 존경받는 이 직종에 내 자식이 선택하겠다면 말리고 싶다고 말해왔다. 어쩌면 의사란 직업은 가장 힘든 직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즐거운 사람보다는 힘든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일도 무척 고되다.

여기 대장암 센터 외과 교수인 저자 역시 힘든 수련시간을 거쳐 전문의가 되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들은 의사들을 '선생님'이라 부른다.

그만큼 존경하고 존중한다는 뜻일게다. 병을 고치는 숭고한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직종보다 엄청난 훈련을 쌓아야 하고 체력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 글에서도 나오지만 의대생 시절은 그야말로 꿀의 시간이었다면 인턴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고생 시작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레지런트 역시 마찬가지이다.

수면부족은 기본이고 밥먹을 시간조차 없다. 그래도 공부 꽤나 했다는 수재들이 몸고생 마음고생 이런 선택은 쉽지 않다.

 

 

가끔 드라마에도 등장하지만 치열한 그들의 삶에 여유란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의사들은 인성적으로 따뜻하고 배려가 있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내가 만난 의사들이 이런 모습이었던가. 대학병원의 젊은 교수는 권위적이었고 피곤에 절은 모습이었다.

물론 친절하지도 않았다. 3시간 기다려 3분 진료가 무색했다. 그래서 병원 가는 일이 더 싫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쩌랴. 아픈데.

 

이 글을 읽으면서 참된 의사로 커나가는 과정들이 지단하게 느껴지고 인간적으로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그럼에도 환자들에게 좀 더 따뜻하고 친절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진료도 바쁘고 친구 만날 시간도 힘들텐데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니 참 대견하달까.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다는 말이 참 멋지다. 어디 문학상에서 대상을 받았을만큼 필력도 출중하다. 무엇보다 진솔한 마음들이 담겨있어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인생도 이런 '타임 아웃'같은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준비하고 점검하고 잠시 쉬어가는 그런 시간.

사람을 구하는 일도 글을 쓰는 일도 진심인 의사를 만나 잠시 숨을 고른 시간이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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