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함께한 하루
산더 콜라트 지음, 문지희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쓸쓸하게 늙어가는 중년 남자의 일상에서 우리의 모습을 투영해본다. 아무 희망도 없을 것 같은 그저 그런날들중에도 사랑이 다가오는 모습이 위안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와 함께한 하루
산더 콜라트 지음, 문지희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와 함께 한 하루의 일만 펼쳐 놓은 소설은 아니다.

중환자실 간호사인 헹크는 56세의 이혼남이고 네덜란드의 국견이라고 하는

쿠이커혼제종인 개 '빌런'과 함께 살고 있다.

열 네살의 빌런은 심부전을 앓고 있고 아마 몇 달 후면 세상을 떠날 것이다.

 


 

그의 일상은 단조롭다.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음식을 조절해야 하지만 가끔은 먹고 싶은대로 먹고 또 가끔은 조깅을 하기도 한다. 한 여름 엄청 더운 날씨지만 빌런과 산책을 하기도 한다.

삼형제중 둘째인 헹크는 큰형 얀센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막내동생 프레이크와는 드문드문 연락을 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조카인 로사와는 살갑게 지내고 있다.

 


 

아내였던 리디아는 갑작스럽게 퇴근이 빨랐던 어느 날 집에 돌아와보니 딴 남자와 정사를 벌이고 있었고 이 일로 이혼을 하게 된다. 리디아와는 사랑으로 결혼을 했지만 누구든 그저그런 시간들을 거치면서 그랬던 것처럼 애정이 우정이 되고 게으름이 되고 무관심이 되고 결국 이혼을 길을 밟은 것 뿐이다.

헹크도 도덕적 결혼생활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수간호사였던 연상의 연인과 불륜을 했고 그 여자는 이제 요양원에서 죽어가고 있다. 가끔 그녀에게 다녀오기도 한다.

 


 

산책중에 만났던 여자 미아를 로사의 생일에 참석하기 위해 탔던 버스에게 다시 만난다.

헹크는 그녀가 갑자기 사랑스러웠졌고 함께 뒹구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이제 헹크의 긴 겨울은 끝날지도 모른다.

로사를 축하해주고 나와 다시 버스를 탔는데 운명처럼 미아를 다시 만난다.

헹크에게 설레임이 다시 시작되고 둘은 침대로 향한다.

미아는 빌런이 몹시도 사랑스러웠고 빌런의 상태를 듣고 마음아파했다.

아마도 미아는 인정이 많고 착한 여자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꽤 미인이다.

 

어느 토요일의 하루를 보여주는 이 소설은 중년 남자의 외로움과 그리움.

반려견 빌런에 대한 슬픔과 두려움.

새로운 사랑에 대한 설레임등이 담긴 조금은 쓸쓸한 풍경화같은 소설이다.

극적인 사건도 없지만 새로운 사랑이 움트는 것 같은 결말이 꽤 위로가 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려서 책은 귀했다. 서점도 많지 않았고 도서관도 드물었다.

잘사는 큰아버지댁을 갔는데 세계명작동화전집이 번쩍번쩍 꽂혀있었다.

눈이 반짝 커진 나는 상당히 먼거리에 있던 큰아버지댁을 드나들며 그 전집을

다 섭렵했었다. 내용은 그닥 남지 않았는데 당시에는 꽤 뿌듯했고 행복했었다.

 


 

제목이 상당히 눈길을 끌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아이를 위한 동화는 모두 어른이 만들었다.

동심은 거덜나고 그래도 아이같은 마음 한 조각이 많은 아이들에개 가 닿기를 바라는 작가들이 썼을 것이다. 서점에 가면 소설이나 에세이코너에 발길이 머물지만 간혹 무심하게 집어든 동화가 더 가슴을 파고들었던 기억이 있다. 아직 내게 어린아이같은 마음이 남아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내가 아끼면서 들쳐보는 동화가 있다면 '빨간 머리앤'이나 '홍당무'같은 희망적인 동화였다. 가난했고 외로웠지만 씩씩하게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결말이 가난했고 어리고 외로웠던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그런 기억이 지금도 남아서 간혹 한 번씩 펼쳐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희망을 꿈꾼다.

그게 동화의 힘이 아닐까. 아직 마음이 여물지 못한 아이보다 살다가 지친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바로 동화일지도 모른다. 선하게 살다보면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그

정직한 결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태어난 순간 모든 인간은 선하다. 살다보면 스쿠루지 영감같은 인간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크리스마스유령이 되어 그런 인간에게 한 방 먹이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어떻게 이런 동화를 쓸 수 있는 동심을 가졌는지 지금도 의아한 '어린 왕자'의

그 주옥같은 대화들은 여전히 나를 위로한다.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거고 나도 너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거야'

과연 나는 누군가에게 하나뿐인 존재이기라도 한 적이 있었을까.

이러니 동화가 지치고 조금쯤은 비겁한 어른들에게 가끔은 필요하다는거지.

 

이 책에 소개된 동화를 모두 읽은 것은 아니지만 살다가 앞이 보이지 않을 때, 혹은

과거 저편 나를 일으켜세웠던 동화가 그리울 때 펼쳐볼 보물같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 - 92년생 애매한 인간, 4년 직장생활을 접고 카페사장 4년차입니다
애매한 인간 지음 / 지베르니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딸이 대학 졸업하고 어렵게 취업한 안정적인 공공기관을 퇴사하고 카페를 차리겠다고 하면 난 분명 반대할 것 같다.

나 역시 마흔까지 직장생활을 하고 내 사업을 펼쳐보겠다고 퇴사를 했고 다행히 후회하지 않고 잘 이끌어왔다. 하지만 내 딸이라면 난 미래가 분명하지 않은 그 길을 택하지 말라고 말렸을 것이다. 아마 이 책의 저자의 엄마도 그러고 싶었을 것이다.

 


 

앙큼하게 의논도 하지 않고 덜컥 사표부터 내는 바람에 반대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엄마는 속으로는 어땠을지 몰라도 미지의 세상을 향한 딸을 응원해주었다.

사회생활하는 많은 사람들 대부분 가슴속에 사표 한장 품고 살지 않겠는가.

사람들끼리의 관계가 힘들어서, 일이 고단해서, 월급이 적어서 등등...퇴사의 이유는 넘친다.  그렇다고 다 진짜 사표를 던지고 나올 수는 없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니까.

 


 

30년 같은 3년의 직장생활이 몹시 힘들었던가보다. 특히 팀장과의 관계가 힘들었고

과중한 업무도 퇴사의 이유였을 것이다. 멀리서 보면 멋있어 보이는 카페를 차리기까지 고민이 왜 없었을까마는 하필이면 코로나가 떡하니 기다리고 있었다.

한집 건너 카페가 들어서고 팬데믹 상황이 오면서 카페는 만성 적자에 시달린다고 한다.

 


 

다달이 내야하는 집세며 각종 요금들에 재료비까지..간당간당한 통장이 보이는 듯 하다.  그 많은 시간들을 견디면서 과거의 직장생활이 그립기도 했을 것이다.

'내가 이러려고 사표를 던지고 카페를 차렸나'싶기도 했을테고.

그나마 곁에서 응원해주는 부모님이 계셔서 참 다행스럽다 싶다.

이제 위드 코로나 시대도 되었으니 잘 만든다는 밀크티를 사러 손님들이 줄을 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젠가 카페가 잘 되어 프랜차이즈 사업이 될지도 모르고 어쩌면 다른 적성을 찾아

더 멋진 일을 할지도 모르지만 견뎌온 시간들이 큰 양분이 될 것임을 나는 안다.

인생을 살아보니 빛나고 행복했던 시간보다 어렵고 고통스런 경험들이 내 삶을 더

찰지게 만들어 줬음을 안다. 그러니 매일 '자존감'때문에 힘들어하지 않기를.

어떻게든 도와주고픈 엄마의 마음이 생강청이 되고 때수건이 되고 마스크가 되더라도

까칠하게 굴지말고 상냥한 딸이 되기를...

 

스스로 애매하다고 하지만 어찌보면 인생은 그런 애매함의 연속이라는 걸 알기에

조용히 손을 잡아주고 싶다. 진주에 있다는 이 카페. 육전냉면을 먹으러 진주에 가면

한 번 찾아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퍼시스턴트 라이프 - 발명가의 시대는 계속된다
김영욱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남자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노력으로 얻은 댓가라고 해야하나.

머리가 좋았고 공부를 잘해서 의대에 진학했던 것은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기회였다.

하지만 3년이나 다녔던 의대를 자퇴하고 다시 수능시험에 도전하다니.

정말 이 선택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의사의 길은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저자도 말했지만 실제 의사들에게

만족도를 물어보니 상당수가 NO라고 답했다고 한다. 나 역시 내 아이들이 의사가 된다고

하면 말렸을 것이다. 매일 아픈 사람을 만나야 하고 노동에 가까운 혹사를 하는 직업이지

않은가. 그래도 주변의 기대를 저버리고 다른 길을 선택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다시 선택한 전자공학도의 길. 그리고 어렵사리 얻은 유학의 시간까지.

정말 이 남자 파란만장하다고 할까. 미국 대학의 등록금은 엄청나다. 거기에 생활비까지.

장학금이 없으면 시도할 수 없는 그 길에서 그는 초보수준의 영어 실력을 이기고 당당히 학위를 취득한다. 생활비가 없어 연구실에서 지내는 생활까지 감내하면서.

이 부분에서 나 역시 미국 유학시절 일하던 가게에서 지냈던 기억이 떠올랐다.

 


 

실제 자신이 이루고픈 분야에서 학위를 취득한 것 이상으로 힘든 유학시절은 그에게

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이후 기업에서의 실적을 이루어가는과정에서도 그의 승부욕은

빛을 발한다. 그는 쉽고 편한 길보다는 어려운 과제를 깨뜨려가는 그런 선택을 해왔다.

그의 이런 성격을 몸도 알았던 것일까. 대장암마저도 손을 들고 그의 곁을 떠난다.

평생 변주머니를 차고 살아야 할 운명이 될지도 몰랐다. 그 순간 얼마나 절망했을까.

 


 

다행스럽게도 대장에 있던 암덩어리는 전이가 되지 않았고 변주머니도 떼어낼 정도로

회복이 되었다. 참 나 이 남자 이 대장암이 그가 다시 일어서는 초석으로 만들고야 만다.

과거에 들어두었던 보험금을 받아내 창업자금으로 썼다니 이건 불운이 아니라 행운이

아니었을까. 그의 집념과 성격은 불행도 행운으로 만드는 힘을 가진 것이다.

 

그가 걸어온 시간들을 보면 공부 잘하는 모범생들이 흔히 걷는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높고 힘든 길들을 선택하고 그 길에 놓인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장면에서 사서 고생하네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평탄치 않은 시간들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멋진 남자다. 책의 제목 'persistent'처럼 '끈질긴', '집요한' 남자.

역경을 모두 자신의 삶에 양분으로 만들 줄 아는 남자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

그가 앞으로 이룰 그 모든 업적을 미리 축하하고 그의 이름을 기억해 둘 것이다.

언젠가 그가 우리나라 최초 공학부분에 노벨상을 거머쥘지도 모르니까.

 

 

https://youtu.be/BkUWw33Sric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