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지기들
에마 스토넥스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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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어둠이 내리면,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는 날이라면 더욱 등대불이 필요해진다.

과거에는 등대지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무인등대가 대부분이다.

1972년 12월 영국의 한 등대에서 등대원 세 명이 사라진 사건이 일어난다.

주임 등대원 아서, 부등대원 빌, 그리고 임시 등대원이었던 빈센트.

등대로 통하는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마치 금방 식사를 하려는 듯 식탁에는 2인분의

식기가 놓여 있었다. 등대안은 청결했고 그들의 흔적은 없었다.

 

 


 

등대를 관리하는 트라이던스 하우스는 이 사실을 발표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이 사건은 미제로 남는다.

그후 20여 년이 흘러 바다나 배를 주제로 소설을 쓰는 작가가 이 사건을 취재하기

시작한다. 과연 그 등대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소설로 쓸 예정이었다.

 

 



 

아서의 아내였던 헬렌부터 시작한다. 헬렌은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한 때는 사랑했지만

그가 사라질 무렵에는 서로 소원했던 사이였다.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었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가십처럼 어딘가 살아있으라는 기대는 없다.

밀수꾼들에 의해 이용되었다가 죽임을 당했다는 소문도 있고 보물을 찾아 어딘가로 떠났다는

소문도 있었다. 하지만 헬렌은 아서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에 있다는 것을 안다.

 

 


 

단단한 바위섬에 세워진 등대가 아니고 암초같은 바위위에 덩그러니 타워처럼 세워진

메이든 록 등대는 날씨가 조금만 사나워도 배를 접안하기 어려운 등대였다.

그들이 사라질 당시에도 폭풍으로 뱃길이 끊겼었다. 세 명의 등대지기들은 8주를

근무하고 4주를 집에서 보낸다. 이미 교대를 하고 집으로 향해야 할 빌은 등대에 갇혔고

며 칠 후 다른 두명과 함께 사라진 것이다.

 

 


 

빌의 아내인 제니는 빌이 그렇게 자신을 버리고 떠날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다.

언젠가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물론 이미 등대기지들이 살던 집에서는 떠났기 때문에

빌이 집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면서 20년을 기다렸다.

빌이 자신을 배신한 것 때문에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빌은 한 때 다른여자를

마음에 두었다. 제니는 분노했고 빌에게 경고를 하기위해 해서는 안될 사고를 치긴했다.

제니는 아서의 아내인 헬렌이 꾸준히 연락을 해도 응답을 하지 않았다. 당연했다.

 

거친 바다위에 우뚝 솟은 좁은 등대에 세 명의 남자들이 지낸다는것은 참 불편했을 것이다.

침대조차 남자들의 몸을 다 감싸주지 못할 정도의 크기였고 그들이 먹고 쓰는 비품을

실은 배는 걸핏하면 제 시간에 오지 못했다.

아서는 훌륭한 등대지기였고 빈센트는 어린시절 교도소에 드나들긴 했지만 아서를 존경했다.

빌은 늘 아내 제니말고 다른 여자와 새로운 세상으로 도망치고 싶어했다.

이런 세 남자의 실종에는 어떤 진실이 숨어있을까.

마치 밀실살인사건을 쫒는 것 같은 미스터리한 소설이다.

사랑하는, 혹은 사랑은 이미 식었지만 여전히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등대지기들.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채 부딪히며 견뎌햐 하는 그들에게 일어난 일들은

인간의 욕망과 후회, 죄책감들이 얽혀있고 당시 사나웠던 날씨도 한몫 거든다.

 

세상에는 미제사건으로 남아있지만 실제 당시 조사한 사람들은 진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진실을 20여 년만에 추적하는 작가에게도 비밀이 있었다.

그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두려워했던 이들에 의해 철저히 봉인되었던 그 날의

진실에 다가가면 이 소설의 작가가 오래전 실제했던 한 등대섬의 실종사건을 어떻게

이런 멋진 소설로 탄생시켰는지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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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길어 올리기 - 그 설핏한 기억들을 위하여
이경재 지음 / 샘터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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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나는 이런 글들을 쓸 수 있을까.

제목처럼 시간을 길어 올리려면 오랜 경험과 추억과 인연들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만큼 잘 익었고 잘 살아왔던가.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이 책은 묘하게 자꾸 지나간 시간들과 인연들을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자꾸 멈추게 한다. 사이사이 들어간 홀로그램속 음악도 찾아들어야지

가까웠던 인연들의 프로필도 찾아보고 싶지 그러니 속도가 더디기만 했다.

그래도 좋았다. 그냥 앞서 먼저 길을 떠난 사람의 발자욱을 가만히 따라가는 고요한

느낌이 좋았다. 그러다 결국 표지에는 부족했던 그의 프로필까지 챙겨보게 되었다.

 


 

당시에는 머리좋은 사람들만 간다는 학교도 나오고 한다하는 기업에 오래 몸담았다는데

스포츠쪽에도 인연이 있었는지 야구와 복싱쪽 일도 많이 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팔방미인인데다 역마살도 대단하고 글재주까지 겸했으니 참 대단한 양반이시다.

 


 

누군가의 글을 읽다보면 그가 살아온 흔적들이 얼핏 보이는데 일단 세상을 보는 시선이

넓었고 사람을 보는 안목도 대단하다. 그림에 음악에 문학에 철학에 도대체 관심이 없는

분야가 없다. 욕심이 참 많은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더구나 자신과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과는 깊은 우정까지 겸하는 바른 사람이다.

그쯤 살았으니 이런 책을 쓰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도 좋은 사람.

 


 

 

좋은 인연들과 더 많은 추억들이 쌓이기를 바라본다.

당신의 바람대로 깊은 우물에서 퍼 올린 시원한 물같은 글이다.

오랜 사색과 독서와 경험을 참으로 잘 써내려갔다. 그러니 걱정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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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가 일 잘하는 법 - 선배도, 상사도, 회사도 알려주지 않은
피터(Peter) 지음 / 와이즈베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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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서는 없겠지만 브레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 바로

기획실이 아닐까 싶다.

일단 회사 조직도를 보고 어떤 기획을 해야할지 회사의 미래를 읽어내는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 차기 리더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말하자면 일 잘하는 기획자들은 시각이 넓은 것이다. 이런 능력은 타고 나기도 하지만

계속적으로 훈련을 하면 분명 효과가 있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과연 회사가 원하는 방향은 무엇인지 고객이 원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아이디어가 많은 기획자라 하더라고 상상놀음 정도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번득이는 아이디어 보다는 전체를 보고 정보를 추출해내는 능력을 키워야 기획자의 자질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할 때 가지각색의 사람들과 협업을 하게 된다.

하루종일 서류와 씨름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 같은데 성과가 없는 사람도 있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금방 짚어내는 능력을 지닌 사람도 있다.

후자의 경우가 바로 기획자의 자질을 가진 사람이다.



 

이 책은 회사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방법, 그리고 과거에서 미래를 읽는 법,

고객이 원하는 니즈가 무엇인지를 읽어내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조언되어 있다.

누적 250만 수를 기록하며 수많은 직장인들의 렌선 멘토가 된 저자는 국내 소비재 기업에서 전략기획자로 일했고 재무분석 프로세스 혁신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노하우가 듬뿍 담겨있다.

지금 사회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을 양분삼아 성공의 길을 가길 바라는 마음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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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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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기원을 찾아가는 맛있는 여정을 함께하니 역사와 재미가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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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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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걸 즐기고 맛집탐방이 취미인 나로서는 음식얘기가 나오는 책은 다 좋아한다.

단순히 요리레시피를 소개하는 차원이 아니라 음식의 기원을 찾아나서는 여정이라니

어찌 흥미롭지 않을소냐.

 


 

라멘은 일본인에 의해서 개발된 음식이라고 여겼더니 그 일본인이 타이완사람이었다거나 와인은 우연히 발견된 술이고 막걸리는 발명된 술이라는 얘기들은 정말 재미있다.

이 책에 소개된 몇 음식은 우리 부모님의 고향 평양이 원산지라 더 반갑기도 했다.

 


 

평양냉면이 겨울음식이었다는 것은 어려서 아버지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었다.

우리가 어려서는 왜 그리 겨울이 추웠는지 마당에 묵은 김치독에 김치가 얼곤 했었다.

그 서걱거리는 김치나 동치미를 잘게 썰고 국물을 넣어 면이나 밥을 말아먹곤 했다.

좀 커서는 힘없는 면발인 평양냉면보다 질긴 함흥냉면을 더 좋아하게 되었지만 부뚜막에 반죽된 겨자를 올려두고 발효되길 기다리던 아버지 모습이 가끔 생각난다.

 


 

그런데 불고기의 기원이 평양이라니 아주 의외였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불고기는 숯불에 구운 것이 아니라 국물불고기였던 것 같은데 일본여행가서 먹었던 야끼니쿠가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음식은 알고 있었는데 그 기원이 평양이었다니 당시 평양사람들의 살림살이가 괜찮았던 모양이다. 간이 세지 않았던 배추김치며 엄청난 크기의 만두가 또 평양을 그립게 한다.

 


 

최근 중국의 동북아공정이 문제가 되곤 하는데 역사를 조작하는 것을 넘어서 옷이며 음식까지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모습에서 우리 것이 꽤 좋았나 보구나 하고 위로해본다.

 

한 분야를 오랫동안 공부하고 추적하고 연구하고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느낀다.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고 그 과정은 지단했을 것이다.

덕분에 이렇게 갑작스런 추위가 몰려오는 날 따뜻한 집에서 이 책을 만났으니 감사할밖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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