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왕 - 넘치는 욕망을 싹둑 잘라내는 심플 탐험 에세이
유강균 지음 / 마인드빌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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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집을 새로 꾸미면서 정리를 했었다. 구석구석 쌓인 오래된 물건들이 너무 많았다.

어떤 것은 있었는지도 몰랐고 어떤 것은 언젠가 쓰게될 것이라 생각하고 모아둔 것이다.

새 집에 헌 물건을 계속 쌓아두기가 그래서 많이 비워냈다. 그랬더니 집이 다 훤해졌다.

 

 

사실 물건을 사는 일도 쉽지는 않지만-나처럼 소심한 사람은 꼼꼼하게 비교분석을 하는 편이라-비워내는 일은 더 어렵다. 잘 쓰지는 않지만 멀쩡한걸 그냥 버리는 것은 죄악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살림을 하다보면 일 년에 한 번 쓰는 물건도 필요하기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여기 저자는 정리의 달인이라고 한다. 그 정리의 기본이 바로 '비움'이었다고 말한다.

하긴 비워내야 심플해지니까 비우는게 가장 우선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자신의 공간을 가지는 것이 꿈이었기에 자신의 공간이 생기는 순간 심플라이프를

실천하게 된 모양이다. 그 칼같은 '버림'에 놀라게 된다. 뭐든 하나만 남기고 다 버렸다고?

 

 

고된 직장생활을 견디면서도 보드게임 개발이란 꿈을 놓치지 않는 그 열정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사실 수많은 직장인들의 꿈은 달랐을 것이다. 그럼에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할 수없이

견디고 자신을 혹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자신의 꿈을 향해

하나하나 길을 넓혀가는 과정이 기특하지 않은가.

 

 

꾸준하게 기록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필기구 하나까지 세심하게 선별하고 옷을 고르는 안목도

특별할 정도로 삶을 잘 정리하고 있으니 언젠가 도달할 그 날을 같이 기대해본다.

그 과정에 이런 책까지 나왔으니 분명 준비가 잘 되고 있다고 믿어진다.

'생각부터 정리하라'는 말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사실 생각만 잘 정리하면 행동은 따라올 준비가 되는 셈이다.

그가 잘 정리했다는 방을 보고 싶어진다. 얼마나 깔끔하고 단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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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파단자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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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분간의 기억만 지속되는 남자, 이른바 전향성 기억 상실증에 걸린 남자 니키치.

그는 친구가 어린 불량배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던 장면이 떠오르고 누군가의

쇠파이프가 자신의 머리를 내려치는게 마지막 기억이다.

 

 

눈을 떴을 때 기억나는 건 그 마지막 장면뿐인데 낯선 방안에서 깨어나곤 하는 그의 곁에는

노트 한 권이 있다. 거기에는 자신의 병명과 현재상황, 그리고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자신의

필체로 쓰여있다. 정말 나는 기억상실자인가. 내 메모가 맞을까?

 

 

더구나 황당한 메모까지 발견된다.

 

 

'나는 지금 살인마와 싸우고 있다.'

아니 이 무슨 말도 안되는 메모란 말인가. 수십분밖에 기억못하는 내가 살인마와 싸우다니.

이 메모가 사실이라면 그 살인마는 누구인가.

 

 

키라는 상대의 신체를 접촉하면서 기억을 조작하는 초능력을 지닌 남자이다.

누구든 키라의 초능력으로 기억이 조작된다.

여자에게 자신이 약혼자나 애인이란 기억을 심어 성폭력을 하거나 돈을 빼앗기도 하고

살인도 서슴치 않는다. 말하자면 악마이다.

왜 신은 키라에게 이런 말도 안되는 초능력을 주신 것일까.

 

키라는 전철역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내를 선로로 밀어 죽이려다 실패하고 달아나게

된다. 그리고 뛰어든 어느 찻집. 그곳에 있던 사람들에게 자신이 한 시간전부터 이곳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심고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

하필 그 찻집에서 유일하게 기억을 조작할 수 없는 남자가 있었다.

바로 니키치. 그의 기억상실증은 기억조작에 휘둘리지 않는 면역력이 있었다.

키라가 위험한 인물임을 직감한 니키치는 우연처럼 자주 마주치는 키라의 인상착의며

의심을 노트에 적어두기 시작하는데...

 

소통게 능하지 못한 니키치가 화법공부를 하는 학원의 강사 교코는 니키치에게 도움을 주려

하지만 하필 키라가 이 교코를 마음에 두고 드나들기 시작하고 니키치는 키라로부터 교코를

지켜주기 위해 부실한 기억과 메모에 의지하면서 키라의 정체를 밝히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순간 키라와 정면승부를 펼치는데..

 

아주 기발한 소재의 소설이다. 기억을 잃는자와 기억을 조작하는 자의 정면승부라니..

과연 니키치는 살인마 키라를 처단할 수 있을까.

1962년생인 저자가 2020년 죽음을 맞았다니 참으로 애석하다.

아직 퍽 젊은 나이에 왜 서둘러 떠났을까. 1주기 추모작인 이 소설이 그래서 더 뜻깊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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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파단자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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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분간의 기억만 유지할 수 있는 기억상실증의 남자와 기억을 조작할 수 있는 남자의 한판 승부가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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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클라아스 부쉬만 지음, 박은결 옮김 / 웨일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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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죄를 밝혀내는 법의학자의 경험이야기에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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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가 말할 때 - 법의학이 밝혀낸 삶의 마지막 순간들
클라아스 부쉬만 지음, 박은결 옮김 / 웨일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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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의 법의학자들이 출현한 프로그램을 보았다.

죽은 시신을 검시하고 죽음의 비밀을 밝히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어렵게 의학을 공부하고 굳이 법의학자가 되려는 사람도 없어서 업무의 양도 많다고 한다.

여기 독일 법의학자 클라아스 부쉬만도 처음에는 자신이 법의학자가 되려는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응급구조대원으로 활동하다가 제약회사 영업직을 선택하기도 했다.

 


 

응급의사가 되기 위해 의대에 진학했다가 법의학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후회하지 않고 독일 대표 법의학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저자의 죽은 자들의

이야기에는 수많은 사연과 사건이 난무한다.

 


 

저자의 응급구조사로서의 경험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어려운 일을 하는 소방관, 응급의사,

경찰관등 정신적 트라우마와도 싸우는 그들이야말로 가장 큰 존경을 받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특히 억울한 죽음을 당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법의학자 역시 존경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어렵게 자란 소년의 어린시절이 트라우마로 남았다가 결국 자신을 성추행한 남자를 죽이게 되고 사람들은 그 소년을 영웅시 했지만 법은 냉정했다는 말에

정당한 살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된다. 하지만 죽여 마땅한 인간들이 넘치는데.

두명의 사내가 노숙자를 죽이고 유기했던 사건에서는 알콜중독자들의 비참한 말로를

보게 된다. 결국 살인자들은 교도소에 가게 되었고 오히려 규칙적인 생활과 의료지원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에서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

 


 

완벽한 살인은 있지만 완전범죄는 없다고 믿는 이 법의학자의 정의에 자부심을 본다.

잠을 자다가도 친구들과 파티를 열었다가도 불려나가는 직업이지만 늘 보람이 있다는

말에 이런 법의학자들이 있어 억울한 죽음이 밝혀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

 

소설이 아니고 실제 자신이 겪은 온갖 사건들을 보면서 세상 어디에서나 이런 비참한

사건들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이걸 밝히려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있음을 떠올리게

된다.

'어떤 죽음도 외롭거나 억울하지 않도록 나는 오늘도 죽은 자가 하는 말을 듣는다'라는

저자의 말에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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