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가는 날이 제철입니다

가는 날이 제철입니다 - 전국 오일장과 지역의 맛을 찾아서 ㅣ 김진영의 장날 시리즈
김진영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월

전국 오일장의 풍경을 이렇게 생생하게 자세하게 모아놓은 책이라니 일부러라도 전국 5일장 여행 떠나봐야겠다

[서평]가는 날이 제철입니다

가는 날이 제철입니다 - 전국 오일장과 지역의 맛을 찾아서 ㅣ 김진영의 장날 시리즈
김진영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월

살다가 답답한 일이 생기면 나는 전통시장을 찾는다.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잠시 시름을 잊고 마트보다 싼 채소며 고기도

사고 여기저기 먹거리도 먹어가면서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생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

외국에도 상설시장외에 벼룩시장같은 반짝 시장이 서기도 하지만 우리처럼 아예

날을 정해 장을 서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주로 5일장이 열리는데 교통이 불편하고 물류가 원할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5일정도에

한번 장을 보는 것이 적당한 간격이었던게 아닌가 싶다.

요즘은 여행하기가 쉽지 않아 나서지 못하지만 예전에 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일부러

그 고장의 5일장을 맞춰 길을 나서곤 했었다.

 

그 고장마다 특산품과 먹거리들을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제천은 아무래도 산이

깊은 곳이라 산나물이 많이 난다. 제천 장에 가면 산나물을 넣은 닭볶음탕이 유명하다니

감자나 넣고 끓인 닭볶음탕과는 사뭇 다른 맛이 날 것같다. 잘 기억해둬야겠다.

 

언젠가 영광에 가서 거리를 보니 온통 굴비집 천지였다. 사실 쿰쿰한 굴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기대없이 들어갔다가 굴비보다 한정식집의 반찬이 더 마음에 들어 잘 먹고 온 기억이

있다. 그런데 순댓국이 더 유명하다니 전혀 몰랐다.

전라도 지역이야 어디를 가나 음식이 맛있으니 큰 염려없이 선택을 하는 편인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순댓국같은게 구수하게 댕긴다. 영광에 가면 굴비를 사고 순댓국을 즐겨봐야겠다.

 

장을 가면 텃밭에서 캐온 채소며 먹거리를 소쿠리에 늘어놓고 파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참 정겹게 다가온다. 그저 몇 천원 돈을 사기 위해 몇 시간에 하나 다니는 버스를 타고

장터에 나오는 일상이 얼마나 소박하고 아름다운가.

장을 가면 일단 사람 구경이 제일 재미있다. 거리의 풍경이며 사람의 얼굴을 보면 어떻게

살아가는지 짐작하게 되고 인연처럼 스치는 그 순간들이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입맛 까다로운 낭만식객 허영만이 인정하는 전문가답게 전국 5일장의 풍경이며 특산품들의

소개가 참 알뜰하고 알차다. 계절마다 고장마다 다른 먹거리들을 사기도 하고 먹기도 하면서

즐기는 오일장 여행 언제쯤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까.

그 전에 이 책으로 5일장 지도를 그려 계획표를 마련해둬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100자평] 지금이 제철입니다

지금이 제철입니다
박길영 지음 / 온유서가 / 2021년 9월

새로운 길을 선택해서 열심히 살고자 했지만 역경은 도처에서 나타난다. 자연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끼는 인생의 소중한 지혜를 담았다.

[서평]서초동 리그

서초동 리그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1월

'이거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책을 덮으면서 든 생각이다. 듣기로 대한민국처럼 검찰의 위용이 드센 나라가

많지 않다고 한다.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의 두께가 너무 커서 그렇다고 한다.

얼마전에서야 그 권력의 일부를 경찰과 나누긴 했지만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이유는

아직 해소되지 못했다.

검사가 되기 위한 길은 힘들고 긴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렇게 해서 쟁취한 권력을 '정의'를 위해서만 쓰지 않고 뭔가와 자꾸

결탁하고 남용하고 오용하는 이유가. 과거엔 모르고 당했고 이제 그 진실을 알게된

대중에게 과거의 일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은 비겁하게만 느껴진다.

우리나라는 어디서든 연줄이 통한다. 학연, 지연, 어떤식으로 얼켰든 인연을 너무 소중(?)하게

다룬다. 그런 인연조차 변변치 않은 백동수검사는 검찰조직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한동현부장검사의 부름을 받는다. 바로 그 날 오전 한 벤처기업 대표의 자살뉴스가 보도되었다.

검찰조직내에서도 마이너리그 소속인 백동수는 한동현이 왜 자신을 불렀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내민 카드의 내용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실감도 나지 않았다.

현정권이 임명한 김병민검찰총장을 쳐내자니. 이게 말이 되는가.

더구나 한검사는 총장쪽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검찰총장을 쳐내자는 것은 항명이었다.

가능한 일이기는 한가. 백동수는 한검사가 내민 카드를 선뜻 쥐지 못한다.

하지만 다음 날 바로 한검사가 마련한 대검찰청 901호로 출근하기 시작하고 한검사가

미리 짜놓은 각본대로 총장을 기소하기 위한 서류가 만들어진다.

검찰조직과 정치판이 서로 엮어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이 소설처럼 어제의 아군이 적군이 되고 덕분에 누군가는 이 정권을

교체하기 위한 대선후보가 되었다.

물론 이 소설이 100%팩트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상황과 많이 닮아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많은 노력으로 사회의 리더가 되고 정의를 구현하는 자리에 서는 사람이라면

누려야 할 권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해야할 정의와 의무도 있다.

그들이 왜 내 편 남의 편을 가르고 서로를 물어뜯는 이유는 다 알수가 없다.

더구나 저희들끼리 왜 '프로'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저들에 의해 정의가 부정당하고 농락당하고 희생당하는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이 소설을 보면서 뜨끔할 권력자들이 꽤 많을 것 같다.

[100자평] 명리수업

명리수업 - 나를 알아가는 공부
향선 지음 / 피그말리온 / 2021년 12월

내가 태어났을 때 어떤 운명이 새겨졌을까. 우주의 오묘한 이치를 알아가는 재미있는 명리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