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 년째 열다섯 텍스트T 1
김혜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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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년 동안 38세로 살아가는 도깨비 김신도 있고 600년 동안 죽지 않고 살아가는

불가살도 있으니 500년 째 열 다섯살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여우도 있지 않겠는가.

하늘의 신 환인은 자신의 아들 환웅을 인간세계로 내려보내 다스리게 했다.

환웅은 절친한 세 친구 곰과 범, 여우에게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삼칠일 동안 먹고

지내면 인간으로 변하게 해준다고 했다.

 


 

곰과 범은 동굴로 들어갔지만 여우는 싫다고 거절했다.

곰은 삼칠일을 견뎌 인간이 되고 웅녀하는 이름을 갖게 되었지만 범은 포기하고

동굴에서 뛰쳐나갔다. 웅녀는 단군을 낳았고 친구인 여우 령을 찾아왔다.

웅녀는 령에게 인간과 동물사이에 중간자가 되어 양쪽 모두를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령뿐만 아니라 여우 일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령은 자신을 따르는 하얀여우를 모았고 환웅은 령에게 구슬 하나를 내렸고 령은 구슬을

삼켰다. 령은 다시 하얀여우들에게 자신의 입에서 나온 구슬들을 삼키게 했다.

그렇게 령과 하얀여우들은 인간이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야호족은 구슬을 삼킨 순간 육체의 시간이 멈춘 채 살아왔다.

동굴을 뛰쳐나간 범은 야호족을 죽여 구슬을 뺏아 삼킨 뒤 인간의 모습을 한 호랑족이

되었다. 동물을 위협할 정도로 힘이 세진 인간을 싫어했던 호랑족은 인간세상을 어지럽히고

파괴하려고 한다. 인간과 동물세상을 연결하려는 야호족과 파괴하려는 호랑족은 적이 되었다.

 


 

500년 전 죽을 고비를 맞았던 인간 소녀 서희는 령의 도움으로 살아났고 서희의 엄마와

할머니까지 구해 구슬을 먹여 야호족이 되도록 했다.

이후 서희는 500년 동안 열 다섯살로 살아가게 된다. 이번 생은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중학교에 전학했고 엄마랑 할머니까지 세 쌍둥이가 되어 봄과 여름이라는 이름으로

중학생이 되어 신나는 학교생활을 시작한다. 엄마와 할머니는 중학생으로 살아가는

것이 처음이다. 오래전 궁중음식점을 했었던 할머니는 매번 사업을 벌이다가 사기를

당해 가난에 허덕였고 엄마는 배우가 되어 살림을 책임졌다.

 


 

매 번 중학교 2학년 생으로 살아가니 학교생활이 신날리 없는 가을이.

짝이 된 신우라는 소년은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아는 척도 하지 않고 신난 봄과 여름이는

벌써부터 반 아이들한테 인기를 얻어 바쁜 나날을 보낸다.

신우는 어린시절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그 상처로 인해

왕따같은 생활을 하게 된 신우는 가을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고 마음의 문을 연다.

 

하지만 호시탐탐 야호족을 위협하는 호랑족이 가을이를 노리는데...

가을이에게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자신을 구해주고 보살폈던 령이 호랑족에게

죽임을 당하고 가을이 마저 죽음의 위기에 처하는데...

야호족과 호랑족의 전쟁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 것인가.

 

죽지 않고 열 다섯만 오백 년째 살아가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닿지 못한 나이에 대한 열망은 왜 없겠는가. 엄마가 사랑했던 범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가을이는

야호족으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했었다. 령의 바램처럼 가을이는 인간세상을 파괴하려는

호랑족으로 부터 세상을 지킬 수 있을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곰의 후손인 우리 민족사이에 실제 야호족과 호랑족이 숨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주 매력적인 소재의 소설로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누가 주인공이 될지 자꾸 연상이 된다.

 

우선 이 소설의 주인공 가을이는 그 나이쯤의 배우가 좋은데 딱 생각나는 배우는 바로~~~

갈소원!

 

 


영화 '7번 방의 선물'에서는 아주 귀여운 아가였지만 이제는 어엿한 소녀로 성장!

예쁜건 물론이고 강단이 센 '가을'이와 이미지가 딱 아닌가요?

 

가을이의 엄마 여름이는 오지은, 할머니는 오영실!

령은 이지아-아 여신같은 이미지가 딱 이지아.

령의 동생 휴는 임주환이 좋을 것 같아요. 임주환은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가 있잖아요.

신우역할이 좀 어려웠어요. 중학생이어야 하는데 얼른 생각나는 배우가 없어서

최근 방영했던 드라마 학교에서 나온 김요한이 딱이긴 한데 나이대가 좀 그렇죠.

 


 

살짝 어두운 느낌이지만 단아한 모습이 소설속 신우의 이미지랑은 딱인데 말이죠.

 

일단 드라마로 제작되면 인기몰이는 장담합니다.

제 캐스팅 어떤가요? 소설을 읽어보신 분들 답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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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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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이 비극이 이 소설처럼 추억이 되는 순간이 올거야. 팬데믹 시대를 견디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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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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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코로나 환자수가 10만이 넘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이제는 오히려 무덤덤해지는 것 같다. 외식은 꿈도 못꾸고 병원진료도 가급적 미루게

된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일 외에는 외출을 줄이고 있다.

가벼운 증세라는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오히려 코로나사태를 더 빨리 종식시킬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들이 나온다. 제발 그렇게 되기를 빈다.

 

아홉 살 마티아는 생일을 맞아 아파트 위층에 있는 할머니 집에서 조촐하게 파티를 연다.

아이들끼리 번잡스런 파티를 하지 않아도 좋아서 마티아는 다행이다 싶다.

코로나가 전세계로 퍼지고 있었고 이태리, 특히 밀라노는 확진자 급증으로 봉쇄조치가

이어지고 사람들은 위급한 상황이나 장을 볼 때만 외출이 허가된다.

체육교사인 마티아의 엄마는 바이러스가 가족들을 찾아올까봐 공포에 질려 지나치게

대응한다. 가족끼리 포옹도 안되고 하루에도 손을 몇 번씩 씻게한다.

 

아파트 주민들도 문을 걸어잠그고 오로지 아파트 관리인인 카를로 할아버지만 분주하게

청소를 하거나 정원을 돌본다. 카를로 할아버지는 심장병을 앓고 있고 수술을 해야하지만

팬데믹 사태로 병원에 자리가 나지 않아 계속 미루고 있다.

이제 학교도 비대면 방식으로 영상교육을 시행하게 되고 엄마와 별거중인 마티아의 아빠

안드레이가 밀라노를 방문했다가 봉쇄조치로 아파트로 들어오게 된다.

마티아는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떠난 아빠를 싫어한다.

물론 엄마 역시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다. 마티아는 그 남자도 싫다.

 

아파트 안에 갇힌 사람들의 일상은 인내가 필요하다.

멋진 노래를 부르는 사람, 바이올린을 켜는 사람, 치매를 앓는 아내를 돌보는 사람,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느라 정신없는 간호사를 둔 아내 몰래 집에서 바람을 피우는 남자.

그걸 몰래 지켜보는 마티아 부자. 그 와중에 아빠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식당을 하는

이모는 아빠의 아이디어로 대박을 친다. 이른 바 소풍바구니 배달사업.

비대면 시대에 말하자면 주제가 있는 메뉴를 집집마다 배달해주는 사업이다.

아빠는 변호사이지만 만화를 수집하거나 다른 사업을 꿈꾸는등 유별난 사람이다.

더구나 가족들이 사는 아파트를 담보로 빚까지 얻었단다. 이런 아빠를 어떻게 용서할까.

 

봉쇄가 길어질 수록 사람들은 피폐해지고 마티아의 가족들도 예민해진다.

이웃과의 갈등도 이어진다. 그럴 때 아빠가 보여준 용기때문에 마티아는 점차 아빠가 좋아진다.  하지만 마티아가 고열을 내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가족들은 절망하게 되는데..

 

소설은 2080년 손자들에게 과거의 비극을 얘기하는 방식으로 시작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비극적인 현실을 추억처럼 떠올리는 걸 보면서 정말 우리가 먼

미래에 지금을 추억처럼 얘기하는 날이 오기는 할까 싶다.

조그만 공간에 갇혀 서로 부딪히고 상처주고 하면서 점차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감동스럽다. 어제 뉴스에도 열이 높은 어린아기가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고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열이 있는 환자는 입원이 거부되는 현실.

코로나 사태를 극심하게 겪었던 이태리의 상황이 실감나게 그려졌다.

이 사태가 진정되면 우리 가족은 더 가까워질까. 많은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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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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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을 믿는가? 다음생은? 윤회를 믿는가를 묻는다면 나는 믿는다고 답하겠다.

딱히 종교가 있는 건 아니지만 난 윤회를 믿는다.

현생의 업을 잘 닦으면 후생에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오히려 업을 다 닦으면 소멸하는게 낫지 않을까? 어쨌든 혼은 윤회를 하고 다음생에

다시 태어난 인간은 전생의 기억을 잊게 된다. 간혹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고는

하는데 전생의 기억을 모두 갖고 있다면 현생의 삶이 더 복잡해질 것 같기도 하다.

 

열 일곱살 소년 유채우는 죽었다. 죽던 날 채우는 두 개의 스케줄이 있었고 채우의

마음속을 꽉 채우고 있던 설과 할 일도 있었다. 그런데 아무 예감도 없이 갑자기

죽고 말았다. 죽은 채우는 망각의 강을 건너 저승으로 향했고 심판의 결정으로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채우에게 천 명의 생을 사면 다시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조가 된다는 여우, 만호를 만나게 된다.

 

만호는 채우에게 인간으로 태어나는 기회를 포기하고 소멸되는 대신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겠다고 꼬득인다. 채우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채우는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다. 설이었다. 자신이 돌봐주어야 할 소녀.

그녀가 다시 인간으로 태어났고 여전히 게살 알레르기가 있다고 했다. 그렇게 채우는

다시 인간들의 세상으로 돌아온다. 100일의 기한동안 설을 찾아야 한다.

 


 

천을 세고 선 자리에서 머물러야 한다는 조건도 있었다. 그렇게 닿은 곳은 흉가처럼

으스스한 2층집앞. 채우는 전생에서 그랬듯이 요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연다.

'약속 식당'.

채우는 42살 아줌마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설을 만나기 위해 두 사람만의 비밀레시피로

만든 '비밀병기'와 살살말랑, 그리고 설이와 채우가 개발하려 했던 미완성 레시피

'파감로맨스'. 이렇게 세 가지 메뉴만 준비했다.

 

'약속 식당'이 있는 이층집은 저주받은 집으로 소문이 난 곳이다. 살던 가족들이 감쪽같이

사라진 집. 채우는 비가 오는 날에는 2층에서 뭔가 끌고 다니는 소리가 나는 그 집에서

설이가 손님이 되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한 달전 오픈했다는 '예쁘다 미용실'의 왕원장과 상조회사를 다녔다는 황부장 그리고

근처 중학교의 체육선생과 여중생인 구주미와 고동미, 구주미의 동생인 구동찬.

약속 식당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 그들에게는 말못할 비밀들이 있다.

 

채우는 전생을 기억못하는 설을 만나 그녀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얼마나 간절한 약속이었기에 자신이 영원히 소멸될 것을 알면서도 인간세상으로

되돌아왔을까.

 

작가 역시 언니와 오빠를 잃었던 아픔이 있다고 했다. 생전 아버지는 먼저 간 자식들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나 역시 먼저간 동생들을 이렇게 잊지

못하고 사는데. 나는 과연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와 간절하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구미호 식당 시리즈 3편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번 생이 끝나면 맺었던 인연의 끈도 같이 끝나는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되돌아온

채우. 죽어서도 약속을 지키고 싶었던 그의 간절한 마음이 참 아름답고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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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의 역사 - 음식에 인생을 바친 사람들의 이야기
윌리엄 시트웰 지음, 문희경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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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요리의 변천사를 넘어서 인류의 변천사를 따라가는 깊이가 다른 요리역사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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