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심장 스토리콜렉터 100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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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약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거나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절대 이 책을

열지 말지어다. 읽는 내내 책을 집어 던지고 싶을만큼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하니까.

 


 

LAPD 헌터는 하와이로 휴가를 떠나기 직전 블레이크 반장으로 부터 호출을 받는다.

FBI의 케네디는 국립 강력범죄분석센터의 책임자로 아주 우연한 사고로 노출이 된 어떤 사건의 도움을 받기 위해 헌터를 찾아온 것이다.

폭우가 내리는 한적한 시골 마을의 휴게소를 향해 돌진했던 자동차는 주차해있던 차를 들이박았고 트렁크가 열린 그 순간에 두 여자의 몸통이 없는 머리가 발견된 것이었다.  차 주인이 급히 체포되었고 FBI의 가장 비밀스런 공간에 갇히게 된다.

 


 

도무지 입을 열 기미가 없던 범인은 헌터를 지목하고 그가 오면 입을 열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헌터는 생각지도 못한 연방수사국 지하방에 초대되었다.

범인은 25년 전 헌터와 스텐포드를 함께 다녔던 친구 루시엔이었다.

헌터는 열 여섯에 대학에 입학할 만큼 천재적인 머리를 지녔고 루시엔 역시 그에 못지않은 머리를 가진 능력자였다. 대학졸업후 한 번 만난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살인자가 되어 자신을 찾으리라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었다.

 


 

루시엔은 단순히 배달만 했을 뿐 자신은 살인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헌터가 이 일을

해결해주기를 부탁한다. 헌터는 루시엔이 거짓말을 할 때면 나타나는 특징을 알고 있었다.

루시엔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헌터는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루시엔이 안내하는 길을 걸어갈수록 그의 추악한 악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루시엔은 이미 오래전부터 연쇄살인을 저질러 왔고 아주 우연하게 일어난 사고만 아니었다면 좀더 많은 살인을 저지를 인물이었다.

소시오패스! 그는 살인중독자였다. 첫 살인을 저지르고 희열을 느낀 루시엔은 점차 다른 방법으로 살인을 즐겼고 자신이 신이 된듯한 충족감을 즐겼다.

 

과거 자신이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증세마저 없애버릴만큼 치밀한 계획을 세워 헌트를 몰아가는 루시엔. 그의 죄악이 하나씩 밝혀질수록 분노가 끓어오른다.

정말 이런 인간이 있을까.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한니발이 떠오르기도 하고 실제 연쇄살인을 즐겼던 정남규가 생각나기도 한다. 살인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다던 정남규.

졀국 살인을 저지르지 못할 상황이 되자 스스로를 죽임으로써 마지막 살인을 완성했던 그보다  더한 악인을 만난 기분이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과거의 사건과 교차되면서 헌터의 상처가 드러나고 루시엔이 얼마나 악독한 연쇄살인자인지 밝혀지게 된다. 하지만 루시엔은 이런 상황까지 예측하고 교묘한 덫을 놓아 지하방을 탈출한다. 헌터와 함께. 과연 헌터는 루시엔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내가 읽었던 수많은 스릴러소설에 등장하는 악인중에 이런 악인은 없었던 것 같다.

루시엔이 가장 참혹하게 고통스럽게 죽었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던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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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 이어령 유고시집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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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이 시대의 석학 이어령. 그립던 딸과 함께 못다한 정 다 나누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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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 이어령 유고시집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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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이 죽으면 별이 떨어졌다고 표현한다.

나는 이 표현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죽으면, 특히 이 시대를 빛냈던 사람이

하늘에 올라가면 별이 된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이 나라에 태어나 가난하고 척박했던 마음을 채워주던 석학 한 사람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었다.

 


 

문학계의 거두이지만 어디에도 속박되지 않고 자유로왔고 자유롭지만 세상에 엄격했던 문학가이고 영성가이며 리더로서의 자질도 너무 훌륭했던 이어령!

이제 그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보고 싶다면 남긴 그의 글로나 만날 수밖에.

 


 

그가 인터뷰했던 어느 화면에서 죽음에 관한 말이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누구나 언젠가 꼭 가게 되는 그 길. 그 길에서 그는 그립던 딸의 손을 잡고 웃고 있을까.

꽃잎이 휘날닐 것 같은 그 길에서 이제는 아픔을 내려놓고 우둔한 사람들의 운명도

걱정말고 끝없이 행복하기를..

그의 글과 말에는 엄격함과 자애로움과 지혜가 있었다.

세 아이의 아버지였고 손주를 둔 할아버지이기도 했던 그가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는 매운 회초리 소리가 들린다.

 


 

이민아! 그의 자랑이었고 그의 근심이었고 그의 그리움이었던 딸.

몇 번의 결혼과 이별을 겪고 병까지 들어 힘들게 살다간 그 딸을 그리는 장면에서는

코끝이 찡해진다. 죽음 앞에서는 불같은 아비의 사랑도 별 수 없어서.

아프다는 딸에게 해줄게 없어서 이제는 다른 세상에서 혼자 밥먹는 일도 미안하다는

아비의 절절한 아픔이 나를 때린다.

 


 

너무 영민했고 너무 예뻤던 딸. 이국 땅에서도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잘 살았는데

그래서 찾아간 아비는 행복했었는데 그 헌팅턴 비치에 이제 아무도 없다.

 

이어령이 남긴 저서가 한 둘이겠는가.

이 시집은 딸을 보내고 느꼈던 아픔들을 담고 있다.

더불어 그가 평생 믿었던 신에 대한 믿음과 경의도 담겨있다.

딸을 먼저 데려간 신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영성은 빛을 잃지 않는다.

그가 근거없이 신을 경배할 사람이 아니어서 신에게 다소 소원한 나는 그의 이런

무조건이 부럽기도 하다. 내게 소중한 것을 앗아간 신일지라도 등 돌리지 않는 견고한

믿음이.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이미 죽음을 받아들인 담담한 일화들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 시집의 서문도 그가 떠나기 불과 나흘 전에 쓰여진 것이다.

다행이다. 남겨질 것들과 버려야 할 것들을 정리할 시간들이 충분했을테니

잘 가셨겠구나...이제 그립던 딸과 못다한 정을 나눌 수 있겠구나.

오늘 밤 하늘 위 별들의 속삭임속에 어쩌면 그의 남은 이야기가 들릴지도 모르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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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홈 브런치 - 계절을 담은 나만의 브런치 테이블
한지혜 지음 / 샘터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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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겸 점심으로 먹는 간단한 식사를 브런치라고 한다.

몇 년전부터 동네 카페에는 이 브런치를 즐기려는 주부들로 일찍 자리가 찬다고 한다.

아침 일찍 아직 입맛이 없는 시간을 살짝 지나 슬슬 출출함이 느껴지는 그런 시간에 먹는 브런치는 너무 과하면 멋과 맛이 없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레시피는 어떨까.

 


 

 

이책에 담긴 브런치 레시피 중에 가장 만만해 보이는 참치 샌드위치.

명절 때 들어온 참치 선물셋트에는 아직 참치캔이 여러개 남았다.

냉장고에 남은 파프리카와 양파 오이를 이용하니 재료걱정도 없다.

마요네즈소스에 버무린 참치와 야채를 식빵에 얹기만 하면 OK!

 

 

더 간단한 브런치도 있다. 짜잔~~

식빵 1장과 냉장고에 늘 자리잡고 있는 땅콩버터, 바나나 1개만 있으면 된다.

그런데 모양은 전혀 간단해보이지 않는다. 맛도 중요하지만 손님 접대를 위한 레시피가 아니고 나를 위한 요런 예쁜 토스트 어찌 기특하지 않을소냐.

 

 

빵종류가 너무 빡빡하다 싶으면 뜨끈한 조개 크림 수프도 있다.

조개와 브로콜리만 준비하면 특별하게 필요한게 거의 없다. 생크림이 들어가면 고소하긴 하겠지만 혹시라도 개운한 조개수프가 좋다면 생략해도 좋지 않을까.

요건 해장수프로도 제격이겠다. ㅎㅎ

 

 

날씨가 화창한 봄날에 딱 어울리는 채소 누들 샐러드는 또 어떠한가.

옥수수 캔 하나정도 준비하면 얼마든지 간단하게 완성할 수 있는 레시피이다.

피쉬소스가 없다면 참치액젓이나 멸치액젓으로도 해결이 될 수 있다.

가볍게 즐길 수 있지만 맛은 전혀 가볍지 않은 건강식이 아닐까.

 

소장하고픈 책이 또 하나 생겼다.

요즘 우리 아이들 입맛이 없다고 투덜거리는데 요런 상큼한 브런치 레시피로 엄마 주가좀 올려봐야 겠다. 특별한 재료도 많이 필요없고 레시피도 간단하다.

하지만 순식간에 완성할 수 있는 요런 브런치로 카페 분위기 팍팍 내보고 싶다.

뒷산에 달래가 올라오고 쑥도 천지인데 요런 자연스런 나물로 내일은 나를 위한 브런치를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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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 베니핏 - COST BENEFIT
조영주 외 지음 / 해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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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대비성능'즉 가성비를 추구하는 시대에 다섯 작가들의 합리적인 선택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영주의 절친대행은 요즘 이시대가 얼마나 삭막하고 이기적인지를 다루고 있다.

정말 친구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 있을까. 하다못해 온라인 친구조차 없는 사람이라니.

재연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오래전 독서모임에서 만났던 명혜 역시 그런 사람이다.

요즘에 우리는 친구를 못만나 애가 타고 친구대신 핸드폰이 없으면 조바심이 나는데 말이다.

 

 

오히려 SNS가 발달하고 소통되는 시대일수록 인간관계는 더 어려워지는 것일까.

절친대행 회사를 통해 친구를 소개받은 명혜와 재연은 회사의 의도대로 중독되고

결국 소멸한다. 그 소멸을 먹이로 몸을 키우는 무시무시한 괴물사회가 두려워진다.

 

 

결혼하는 사람이 줄었다고 뉴스에 나온다. 더불어 이혼도 줄었다고 한다.

결혼도 이혼도 간단하지 않은 선택이다. 결혼을 앞두고 혼수준비에 열성을 다하는 부부.

쇼핑몰을 전전하고 인터넷을 뒤지고 그렇게 하나하나 혼수를 장만하는데 성공한 결혼을 한 것처럼 보이는 친구의 조언으로 식기세척기를 사려는 여자. 설거지 거리도 별로 없는데 돈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남자. 결국 냉담을 오가다가 결혼의 실체를 확인하게 되는데.

그래도 여자가 좋아하지만 말하지 못했던 즉석떡볶이로 확인된다. 가성비 짱인데.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먼미래 버전인 정명섭의 '그리고 행성에는 아무도 없었다'에서는 과거 추리물처럼 모든 사람이 사라진다.

그러고보면 인류의 역사는 과거일때나 미래의 어느 때에서도 범죄는 존재했고 존재할 것이라는 명제에 한숨이 나온다. 하긴 범죄없는 세상이 반드시 이상적인 세상일 것이라는 상상은 섣부를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쨌든 오지 않을 '범죄없는 세상'을 꿈꾼다. 꿈이라도 꾼다.

 

나 역시 가성비 짱인 제품을 찾고 시간을 합리적으로 짜고 낭비없는 생활을 하려고 한다.

심지어 쓸데없는 감정낭비도 자제하고 싶어한다. 그럼에도 어떤 선택은 앞으로 남는데

뒤로 밑지는 경우가 있다. 다섯 작가의 작품에 잠시 진정한 가성비가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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