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의 맛 - 유튜버 자취남이 300명의 집을 가보고 느낀 것들
자취남(정성권)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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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밥을 지어먹으면서 생활함'이 자취의 뜻이라고 하는데 그런 의미라면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자취를 경험한 사람이다.

대략 초등학교무렵부터였던 것 같다. 엄마대신 밥도 하고 집안일을 했으니까.

아마 진정한 의미의 자취라 함은 홀로 독립해서 밥을 지어먹고 살림을 하는 것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미국이나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18세가 되면 독립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와우 사실 18세면 어른이라고 하기엔 살짝 부족한데 그런 나이에 독립이라니 용감하다고 할까. 암튼 대단하다. 우리 정서로 보면 아직 애들인데 어떻게 독립을 하겠나 싶다.

요즘엔 캥거루족이라고 해서 30이 훌쩍 넘어서도 부모랑 함께 사는 청년들이 얼마나

많은가. 집을 마련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경제적으로 독립이 어려운 청년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어서 씁쓸해진다.

 


 

서른 중반이 넘은 딸아이는 스물 중반쯤 독립을 했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왔고 스물 중반인 아들은 따로 독립을 시켰다. 진정한 의미에 자취인 셈인데 바로 집 앞에 마련해준 공간이라 간간히 내 손길이 가긴 한다. 처음보다 정리능력이 조금 상승했고 굶고 사는것 같진 않다.

 


 

우리나라 임대주택들은 붙박이가 많지 않은 편이라 거의 모든 것들을 다 사야하는게

부담이었다. 세탁기에 전자렌지에 에어컨같은 전자제품에 살림살이에 이불까지.

외국의 경우는 웬만한 가전제품은 거의 다 빌트인이어서 자신의 옷이나 책정도만

이동해도 좋은데 그건 좀 부러운 점이다.

 


 

월세가 좋은지, 전세가 좋은지-요즘 이율이 올라서 차라리 월세가 낫다는 말도 들린다.-아파트가 좋은지 빌라가 좋은지. 복층 오피스텔은 어떨지.

독립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고민이 많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은 물론 수많은 자취방을 순례하면서 얻은 노하우들을 전한다.

복층의 단점중 아래층 화장실을 오르내리는게 불편했다면서 요강의 쓰임새를 찬양하는 장면은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아마 그 세대에는 보지 못한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일텐데.

 

어릴 때 요긴하게 쓰던 요강이 지금도 있긴한가보다.

자취를 하는 사람의 집에 가보면 그 사람이 보이더라는 말이 인상깊다.

멕시멀리즘과 미니멀리즘중 뭐가 더 낫다고 하긴 그렇다.

각자의 개성에 따른 선택일 뿐이니까. 하지만 너무 사들여 몇 번 쓰지도 않고 처박아

버리는 습관은 좋지 못하다.

 

결혼이 점점 줄어들면서 홀로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혼밥, 혼술등 '혼'자가 들어가는

세대가 늘어나는 것은 쓸쓸하기도 하지만 나만의 자유를 즐기는 장점도 있을 듯하다.

진정한 자취의 맛을 즐기기 위한 팁이 가득한 이 책으로 실패를 줄여보면 어떨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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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마시는 새벽별
박도은 지음 / 델피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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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언젠가 우리는 소설 1984의 국민들처럼 빅브라더에게 조정당하고

감정을 거세당한채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생각만드로도 끔찍하다. 그건 삶이 아니라 멸망 그 자체일테니까.

 


 

미래의 지구는 세계정부로 단일화가 되었고 오로지 계명성국만이 세계정부와의 통합을 거부하고 대치하고 있다. 세계정부의 수장인 베어는 국민들에게 라우더라는 약을 먹여 감정을 없애고 수동적으로 살아가게 한다. 계명성국의 국민들은 예전의 지구인들처럼 감성을 유지하고 예술활동을 하는등 갇힌 세상에 살긴 하지만 정신은 풍요롭게 살아간다.

 


 

세계정부의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는 여전히 예술활동을 하는 계명성국의

예술품을 사들였고 양쪽 나라의 마피아 카르텔은 예술품을 거래하면서 돈을 번다.

계명성국의 대통령 유일호는 자국의 마피아가 위험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멈출 것을

지시하지만 카르텔은 세계정부의 돈을 가져와 국민들을 위해 쓰는 등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다.

 


 

그런 마피아 카르텔을 저지하기 위해 마피아수사국이 생겼고 대학을 막 졸업한 정신과 수호는 마피아수사국의 형사가 된다.

그림에 소질이 있던 유일호의 아들 희성은 자신이 그림이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꿈을 위해 마피아 일원이 되기로 한다.

 


 

세계정부에는 미래를 보는 능력을 지닌 세세라는 여자가 있어 베어의 일을 돕는다.

세세는 계명성국 사람이었지만 그녀의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 베어에게 납치되어

어쩔 수 없이 살아가고 있다.

마피아수사국의 형사중 고은은 선배 강찬과 사랑하는 사이지만 대통령 유일호의

딸이기도 하다. 오래전 사랑했던 여인 유정과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했었고 유정은

고은을 낳아 홀로 키웠다. 그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된 일호는 고은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려고 하지만 고은은 베어에 의해 납치되고 만다.

 

고은을 되찾기 위한 강찬과 마피아수사국의 형사들.

세세는 계명성국의 정신을 통해 고은과 자신의 탈출을 기도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새로운 신약 라우더의 비밀.

 

라우더에 의해 기계인간이 된 사람들. 과연 다시 자유와 감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

지구가 멸망한다는 수많은 시나리오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빅브라더와 같은 악마에 의해 지배당하는 시나리오도 등장한다.

정말 인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소설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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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라 세계문학의 천재들 5
에바 킬피 지음, 성귀수 옮김 / 들녘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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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구자인 대학교수 ‘나‘와 연인인 타마라의 파격적인 사랑이야기는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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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라 세계문학의 천재들 5
에바 킬피 지음, 성귀수 옮김 / 들녘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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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씌어진 책이라고 생각하니 놀랍기만 하다.

얼핏보면 에로티시즘을 그린 야한 소설쯤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당시 핀란드의 도덕관념이 이토록 해괴하고 솔직했단 말인가.

북구의 여러나라들이 성에 대담하고 자유연애에 익숙하다고는 하지만

당시의 시대상으로 봐도 엄청 충격적이 소설이다.

 


 

스스로를 노출광이고 언어적 페티시즘에 경도된 색광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대학교수 '나'.

그는 질병으로 인한 성불구자이다. 그의 연인 타마라는 자유연애와 섹스에 대해 아무 꺼리낌이 없는 쿨한 여자다. 다른 연인과 섹스를 하기 위해 외출하는 타마라를 위해 옷을 골라주고 배웅까지 하는 '나'는 이해심이 아주 많던가 아님 변태성욕자의 표본일지도 모른다.

 


 

실제 성관계는 할 수 없지만 온갖 방법으로 '나'와 타마라는 즐거운 성관계를 즐긴다.

특히 그녀가 잠자리를 한 남자와의 성관계장면을 자세히 묘사하면 '나'는 마치 그 남자가 '나'인것처럼 극치에 이르곤 한다. 타마라는 그런 관계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방탕한 아들이 다시 아버지에게로 돌아오는 것처럼 '나'는 타마라의 둥지같은 존재이다.

 


 

간혹 질투심이 일긴 하지만 타마라를 잃을 것 같아 내색은 별로 하지 않는다.

타마라는 자신의 환자이기도 한 여자를 '나'에게 소개하고 마치 내가 타마라와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지켜보듯 은근 떠보기도 한다.

'나'는 타마라의 섹스를 통해 나만의 섹스를 한다. 그게 비정상이라고 한다면

나는 엄청 비정상적인 사람이다. 타마라는 당연히 정상이라고 말하겠지만.

 


 

타마라의 섹스 관점은 확실하다. 절대 부끄럽거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어서는 안된다.

타마라는 성불능자인 '나'를 정신적으로 치유하고 또다른 남자는 실제 성생활이 가능

할 정도로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결국 '그 남자'를 사랑하기에 이른다.

 

섹스와 사랑, 결혼은 별개라고 여기는 타마라이지만 그 남자의 변심에 상심한다.

'나'는 그녀를 위로하고 결국 그녀의 열정적인 성생활을 지켜보면서 나를 대입하고

가장 마지막의 남자로 남을 것이라 확신한다.

 

애로티즘 소설이라고만 치부하기엔 심오한 무언가가 있다.

다소 충격적이고 문학적이란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소설이다.

몰입하기에 지적인 수준이 충분하다면 긴 시간을 두고 읽어야 할 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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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레슨 인 케미스트리 (체험판)
보니 가머스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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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의 미국. 아직 여성의 지위가 보잘 것 없던 시절 엘리자베스 조트는 과학자의

길을 선택하고 나름 고군분투중이다.

UCLA에서 박사학위를 받고자 했지만 교수의 성추행에 방어하려다 되려 쫒겨나는 사고가

발생하고 겨우 학사학위만 받게 된다.

 


 

겨우 취직한 헤이스팅스 연구소에서도 그녀의 위치는 보잘것이 없다.

심지어 연구소에서 가장 유명한 캘빈조자 그녀를 행정사무실의 직원으로 생각했다.

그녀의 연구와 실적은 대단했지만 아무도 그녀가 유명해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하지만 운명은 캘빈과 엘리자베스를 서로 사랑하게 만든다.

캘빈은 자존심이 강해 누군가의 도움도 마다하고 홀로서기를 해야한다고 다짐한

엘리자베스를 위해 몰래 도와주기도 하지만 그녀는 이 사실을 모른다.

알았다가는 캘빈을 버릴지도 모른다. 캘빈은 그녀가 자신을 떠나는 것 같은 불행을

견딜 수 없었다. 그만큼 엘리자베스를 사랑했다.

 


 

똑똑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다소 고집스럽고 융통성이라고는 없는 두 사람은 사랑했지만 결혼은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캘빈은 사실 엘리자베스와 결혼하고 싶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고집을 꺽을 수가 없다.

그녀는 자신만의 과업을 스스로 완수하고 싶어했고 결혼은 그 과정에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다.  청혼까지 거절당한 캘빈은 절망했지만 포기하지는 않는다.

 

둘은 사랑했고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동거에도 이른다.

유기견 여섯시 삽십분까지 입양하여 행복한 생활을 하지만 이들에게 위기가 닥친다.

 

체험판이라 캘빈과 엘리자베스에게 닥친 불행이 뭔지는 알수가 없다.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서 결국 이 책을 구입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과연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캘빈과는 더 이상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없게 되는걸까.

여자가 유리창문을 깨는 일이 지금도 쉽지 않지만 더 어려운 시대에 태어난 엘리자베스의 성공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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