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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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코 레이크몬트 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제이슨은 아내 다니엘라, 아들 찰리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한 때 유망한 과학도였지만 짧은 연애와 찰리의 임신으로

연구원직을 접고 교수직을 택했었다. 아내인 다니엘라 역시 유망화가였지만

찰리의 출산으로 작가의 길을 포기하고 가끔 아이들의 과외지도를 하고 있다.

 


 

대학시절 룸메이트였던 절친 라이언이 파비아상을 수상한 날밤 그를 축하해주기 위해

바에 갔다오다 누구에겐가 납치를 당한다. 게이샤가면을 쓴 남자. 하지만 왠지 낯설지

않은 존재. 그가 끌고간 낡은 창고에서 알몸이 된 제이슨은 그가 찌른 주사를 맞고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깨어난 곳은 낯선 지하공간. 그리고 이상한 상자.

 

 

그곳에서 만난 남자는 제이슨을 반갑게 맞이한다. 그에게 새 옷을 주고 쉬게 해주었으며

제이슨이 알지못하는 얘기들을 한다. 이 상자안에서 살아온 유일한 인물이고 그를 기다렸다고. 그는 제이슨이 그 상자를 발명했으면 실제 실험을 위해 상자안으로 들어간 후 사라졌다고 했다.

말하자면 그 상자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타임머신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하지만 제이슨은 그걸 만든 기억조차 없다. 다만 다니엘라와 찰리가 있는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 뿐이다.

 

 

제이슨은 지하공간에서 탈출하여 집으로 가려하지만 찾아가 집은 전혀 낯선 곳이다.

헤매던 제이슨은 다니엘라의 전시회포스터를 보게되고 그곳을 찾아가는데 다니엘라는

15년간 함께 살아온 부부가 아닌 촉망받는 작가의 모습이었다.

분명 다니엘라가 맞고 과거 결혼을 할뻔한 추억은 서로 기억하지만 다니엘라와 제이슨은 이별을 했었고 지금은 절친 라이언과 사귀는 중이라고 했다. 이건 꿈이야.

 


 

다니엘라와 추억을 더듬으며 꿈같은 하룻밤을 보내지만 결국 제이슨을 찾아온 의문의

남자들에게 다니엘라는 죽음을 맞고 제이슨은 다시 지하공간으로 끌려온다.

그리고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들. 과거 다니엘라는 선택하지 않았던 제이슨이 상자를

발명했고 스스로 실험을 하기위해 미지의 시공간속으로 떠났던 거였다.

제이슨은 가장 행복했던 시간과 가족을 찾아 탈출을 감해하다가 감금되었지만 연구소 일원인 의사 어맨다에 도움으로 상자로 들어가 같이 시공간여행을 시작한다.

 

가끔 그런생각을 한다. 지구도 좋고 우주 어딘가의 행성도 좋다. 우리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존재하고 어쩌면 나와같은 모습의 도플갱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

이 소설은 물리학자인 제이슨이 발명한 상자로 인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상상을 담고 있다.

앰플을 먹거나 주사하면 정신을 잃게 되고 깨어나면 시공간의 어디쯤에 도달한다.

그렇게 열린 문 밖에는 생각지 못한 모습들이 기다리고 있다.

멸망된 지구의 모습이거나 같은 인물이지만 아주 엉뚱하게 살아가는 모습들.

제이슨은 포기하지 않고 다니엘라와 찰리를 찾아 상자로 돌아가 다시 여행을 반복한다.

하지만 이미 무한한 시공간안에는 수많은 제이슨과 다니엘라와 찰리가 살고 있다.

과연 제이슨은 행복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주 파격적인 소설이다. 시간여행이라는 모티브의 소설과 영화는 많았다.

과거가 바뀌면 현재는? 혹은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하는 것도 큰 재미이다.

무한공간에 떠도는 수많은 제이슨중 누가 진짜 제이슨일까.

목숨을 걸고 가족들을 찾아가는 여정이 참 눈물겹다. 결국 가족과 사랑만이 존재의 힘이라는걸 또다시 깨닫게 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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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 라이어 라이어 - 태어나서 딱 세 번 거짓말한 남자의 엉망진창 인생 이야기
마이클 레비턴 지음, 김마림 옮김 / 문학수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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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하지 않고는 살아가기 힘든 현실에 대한 풍자극을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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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 라이어 라이어 - 태어나서 딱 세 번 거짓말한 남자의 엉망진창 인생 이야기
마이클 레비턴 지음, 김마림 옮김 / 문학수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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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예수의 제자였던 베드로도

하루에 세 번 거짓말을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평생 세 번의 거짓말을 했을 뿐이라는 저자의 말은 진실일까?

 


 

진실이라면 정말 대단한 인내와 고결의 존재이므로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하지만 그 정도의 거짓말으로도 세상이 살아지던가? 라고 묻고 싶다.

 


 

유대교인인 그의 종교도 그의 이런 삶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그의 아버지역시 거짓말 못하고 직선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심지어 아들의 황당한 창작극에서도 칭찬이나 기대감없는 솔직함으로 당황스러운 상황을 만든다.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니 저자 역시 그런 삶이 당연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삶에는 크게 문제가 없어보인다. 다만 그 주변 사람들은 늘 당황하게 되는 것 말고는 말이다.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 경우는 너무도 많다. 예쁘지 않은 아가를 귀엽다고 애둘러 표현하거나 싸구려처럼 보이는 명품을 좋아보인다고 말하며 위로하는 마음씀씀이가 필요하지 않으면 삶이 좀 담담해지고 덜 골치아플지도 모른다.

 


 

칼을 들이댄 강도에게 솔직하게 자신은 돈이 없다면서 지갑을 내보이면서 당황하는 강도에게 왜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거냐고 그리고 여긴 사방에 카메라가 많아서 강도짓하기 적당하지 않은 곳이라고 설교하는 장면은 무슨 코미디극을 보는 것 같았다.

그나마 그 강도가 좀 어리숙했기에 망정이지 열받아서 칼이라도 휘둘렀으면 어쩔뻔했을까.  오죽하면 제발 입좀 닥치라고 소리를 질렀을까.

 

그의 거짓말 못하는 삶은 좌충우돌에 황당함이 그득하다.

결국 그 솔직함 때문에 취업과 연애에 연이은 실패로 당하고서야 거짓말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주는 행복을 발견하는 과정은 우리가 어떻게 거짓과 진실의 줄의 타야할지 고민하게 된다. 나는 거짓말장이일까? 아니라고 당당히 대답할 수 없다.

내 거짓말이 누구에겐가 평화로운 답이 되었기를 바랄 뿐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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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알 것 같은 마음 연시리즈 에세이 14
금나래 지음 / 행복우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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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마음을 그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나 사물을 그리는 것도 결국은 내가 느끼는 대로

그리는 일이라 그린이의 마음이 담길 수밖에 없다.

 


 

악기를 연주하는 일이나 글을 쓰는 일이나 그림을 그리는 일도 모두 마음을 담지

않으면 가짜가 된다. 화가인 저자의 그림들은 뭐랄까 요즘 유행하는 AI의 모습같기도 하고 어린왕자가 사는 별에서 온 풍경같기도 하다.

 

 

엄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조금 슬프게 다가왔다. 왜 멋진 작가들의 엄마들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못되지 못하고 다 이렇게 헌신적이고 아픈 운명이 많은걸까.

결국 그 슬픔속에서 태어나야만 그림도, 음악도, 글도 가능한 일인걸까.

 

 

비둘기호를 타고 춘천을 갔었다는걸 보면 연식이 짐작되는데 이제는 지하철을 타고도 오가는 그 길과는 다른 그 시절의 애잔함과 느림과 설레임은 절대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멀었던 도시가 가까와져도 저자의 말처럼 시간은 과거로 흐르지 않아서 내 기억속에서는 여전히 낡은 모습으로 남아있다.

 


 

피정은 내 친구 수녀가 일 년에 몇 번 정도 떠나는 여행인데 그림도 글도 피정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마음에 콕 박힌다.

그러고보면 그림을 그리는 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현실과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고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참 축복받은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다.

다만 가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음만 부자말고 진짜 그림만으로도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태풍 두어개가 지나가더니 갑자기 가을이 내려 앉았다.

읽는 내내 이 가을과 많이 닮은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조금쯤은 쓸쓸하고 조금쯤은 철학적이고 들판에 지천일 코스모스를 책으로 만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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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보다 비키니를 택한 사람들 - 날것 그대로의 브라질 연시리즈 에세이 13
차은지 지음 / 행복우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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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버킷리스트에는 세계 여러도시에서 한달씩 살아보기가 있다.

크루즈여행이나 배낭여행처럼 주마간산식의 여행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그 나라에서

몇 달씩 살아보면서 진짜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 나라중에는 쿠바가 있다. 남미의 열정이 그대로 녹아있는 나라!

그 옆에 있는 브라질도 열정하면 빠지지 않는 나라이다.

 


 

오래전 전 세계에 가장 많은 식민지를 둘만큼 대국이었던 스페인의 지배지였던 남미에서 유일하게 포르투칼을 쓰는 나라이기도 하다.

브라질에서 나고 자란 회사 후배 하나가 그랬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가 바로 포르투칼어라고. 여기 책에서도 그렇게 써있지만 스페인어와 조금 비슷하다고 한다.

 


 

혼자 떠나는 여행! 왠지 멋져보이기도 하지만 많이 쓸쓸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경치를 보고 느끼고 그러면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을 것 같다.

저자를 만난 적은 없지만 왠지 내성적이면서 홀로 있는걸 즐기는 듯 한데 열정의 나라

브라질에서 좀 당황스러운 일들이 많지 않았을까.

 


 

최근 펜데믹 사태로 인해 브라질의 형편이 무척 나빠졌다고 한다. 물론 이 여행기는 그 전에 머물렀던 일기겠기에 다행이다 싶었다. 이탈리아에 가면 여자를 추앙하는 바람둥이 남자들 때문에 몹시 성가시다고 하던데 쿠바나 브라질같은 남미에서도 역시 넘치는 열기와 친절이 다소 부담스러워 보인다.

 


 

 

그 유명한 이과수 폭포를 구경하려면 거대한 물보라로 인해 우비가 필수라고 한다.

하지만 브라질 사람들은 우비보다는 비키니를 선택한다고 하니 그 대담함과 단순함이

참 멋져보인다.

그저 한 도시에서 머문 여행이 아니고 남미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적은 일기여서

더 깊숙하게 다가온 책이다.

 

지금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어디에 있든 남미의 흔적은 고스란히 그녀의 재산이 되었을 것이다.

여행이란게 그렇다. 철저한 고립으로 나를 들여다보고 한뼘쯤 커져서 오는 여정.

부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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