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우연들
김초엽 지음 / 열림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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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곁에 자리잡고 있는 수많은 책들이 우연처럼 온 것 같지만 어쩌면 필연, 혹은 운명은 아니었을까.

 


 

이름부터가 문학적인 '김초엽'이란 작가의 작품이 꽤 인기가 있다고 들었다.

표지를 보면 서른 살 정도의 젊은 작가인데 필력이 대단한가보다 정도로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 아 이 책은 '김초엽'의 책을 미리 좀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전공부터가 과학인 것도 특별하지만 SF쪽 작품을 쓰고 있다니 왜 이리 놀라움이 느껴질까.

우리 문학사에 SF작품이 많지 않다고 여기기도 했고 여자가 SF를? 하는 선입견도 작용했다.

여고 때 읽은 책이 계기가 되어 SF쪽에 재미를 느꼈는데 당시에 자신이 소설가가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니 그 시절 그녀에게 온 책은 그녀의 운명을 결정지은 셈이다.

 


 

아무리 재미를 느낀 분야라고 하더라도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는 힘들었기에 꽤 많은 책들을 섭렵하게 되는데 나는 이과쪽이 아니어서 그런지 그녀가 읽었다는 책중에는 내가 읽었던 책이 없었다. 확실히 이과적이고 과학적이고 SF적인 작가임이 분명하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이 작가의 삶에 그대로 투영되었다고나 할까.

그녀가 갈 길을 밝혀준 책들은 결국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게도 책은 그랬다. 소설가나 작가의 길로 인도하지는 않았지만 가난하고 외로웠던 내 어린시절에 친구가 되어주었고 흔들렸던 나를 붙들어주었다.

그래서 내가 비교적 분명한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책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으로 오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제법 많은 책을 읽었다고 자부했지만 고작 서른 살의 작가의 독서력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 부끄러움을 느끼며 읽은 책이다.

그러고보니 나를 가슴 떨리게 하고 설레게 했던 수많은 책들의 언어를 내가 다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이 서평도 분명 찾아 읽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당연하다. 이 정도의 독서력이라면 다음 작품도 기대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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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 - 따분한 일상을 유쾌하게 바꿔줄 다이어리 북
레슬리 마샹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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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 선물을 한 적이 있었던가. 이 책을 들쳐보면서 든 생각이다.

선물이라는건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행복해지는 일이다. 하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

선물을 해준적이 있었는지 기억에 없다. 그저 필요한 물건을 산 적은 있지만.

 


 

이 책은 바로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같은 책이다.

내가 반짝이는 별임을 깨닫게 해주고 잠시 쉬어가는 휴식을 선사한다.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밥도 먹는둥 마는 둥 정신없이 출근하여 일하고 바쁘게 보낸

나를 스스로 칭찬을 한적이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드라마, 영화, 혹은 책을 보면서 맘에 쏙 들어오는 문장이 있다.

최근 유명해진 '나를 추앙해달라'같은 문장들이 그렇다. 내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문장들을 가만히 적어본다면 괜찮은 책 한권이 탄생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히어로를 꿈꾼다. 적어도 상상을 덧입혀보고 싶어 히어로 영화에 매료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게 해준다. 당연히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걸 확인시켜준다. 그리고 내 욕망은 무엇인지, 나를 방해하는 빌런은 누구인지, 이렇게 적어가다 보면 해답도 보이지 않을까.

 

읽기보다는 생각하게 하고 적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그런 책이다.

그러다 보면 나만의 책한권이 빛나게 탄생되는 그런 마법같은 책으로 잠시 히어로가 되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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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작별
이한칸 지음 / 델피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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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난치병에 걸려 50세를 넘기기 힘든 류요엘은 냉동체임버에 들어간다.

7년 정도 후에 깨어날 수 있게 프로그램한 체임버였지만 어쩐 일인지 2년 7개월만에

깨어나고 만다. 이 프로젝트에 함께 연구하고 돌봐주기로 했던 이을류는 곁에 없었다.

 


 

생태조류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새를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던 류요엘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집 지하실에 실험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단순히 새를 해부하고 보관하는 것을 넘어선 위험한 실험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이 연구했던 특수주입액을 스스로 투여하고 냉동체임버에

들어갔던 것이다. 스무 살 차이가 나는 동생 김 산을 이을류에게 부탁하고.

 


 

그는 왜 자신이 7년 후에 깨어나지 않고 중간에 깨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아버지와 이혼하고 북한 국적의 남자와 재혼한 엄마가 북한으로 월북하면서

다리역할을 해주었던 브로커 백한기가 연락을 해오면서 자신이 그동안 간병로봇에게

돌봄을 받아왔으며 이을류는 모종의 사건으로 교도소에 들어간 사실을 알게된다.

 


 

거머리처럼 류요엘의 돈을 빨아먹던 백한기는 북에 있는 엄마가 이미 죽었음에도

대리역을 시켜 살아있다고 믿게 하면서 류요엘을 속여왔었다.

사라진 동생 김산의 행방을 찾던 류요엘은 김산을 돌보던 로봇이 폐기처분되기전

머물렀던 물류센터를 찾아가 로봇을 찾게 되고 김산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찾는다.

 

인류는 이미 급속냉동을 통해 생명연장에 대한 프로젝트를 시행해왔다.

시한부를 선고받은 사람들이 거액을 내고 냉동캡슐에 보관중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 사실을 넘어서 복제인간에 과정까지를 담고 있어 충격이다.

이미 동물에서는 성공한 실험이고 어쩌면 인간도 이미 실험이 끝났거나 시행중일지

모른다. 도덕적인 측면은 차치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영원히 곁에두고 싶어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으니 언젠가는 합법적인 프로젝트가 될 날도 올 것이다.

 

류요엘은 자신의 실체를 확인하고 영원한 작별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악은

벌을 받기 마련인듯 그동안 악행을 일삼던 백한기에 의해 류요엘의 운명도 바뀌고

심판을 받는다는 결말이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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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매 소녀 안전가옥 쇼-트 14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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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전해지는 전설을 파헤치는 영매소녀 은파의 활약에 시간가는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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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매 소녀 안전가옥 쇼-트 14
박에스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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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여고를 입학한 은파는 대물림되는 능력을 가진 소녀이다.

세상을 떠난 엄마도 이 능력때문에 죽었을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과 섞이는 법에 서툰 은파는 타로점을 봐주면서 점차 학교에 적응해가는데 3학년 선배이면서 학교에 가장 인기남인 기율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자 마음이 설렌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능력, 즉 영매의 능력을 지닌 은파는 학교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가는데 은파의 곁에는 늘 고양이 귀(鬼)이채가 붙어다닌다.

티격태격 하면서도 서로를 돕게 되는데 학교내에서 전해지는 전설에 의하면 도내에서

가장 대학진학률이 높은 것을 유지하려면 3년에 한 명 희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설을 확인해가는 은파와 이채,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였던 멋진 기율의 진짜 정체가 드러나고 엄마의 죽음에 얽힌 비밀과 이채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 처럼 생생함이 전해지는 소설이다.

다소 섬뜩하기도 하지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은파의 모습에 응원을 보내고 싶어진다.

사실 학교마다 전해지는 전설이 있다. 소풍을 가는 날 늘 비가 오는 건 수위아저씨가

뱀을 죽였기 때문이다라는 소문처럼.

오래된 기숙학교에서는 이 소설처럼 기괴한 소문 하나 쯤은 늘 있게 마련이다.

은파의 능력으로 전설을 파헤치는 과정과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에 잠시 시간을 잊을만큼 몰입감 높은 소설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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